
꿈을 실은 원판

80년대, 일본의 음향전문회사 파이오니아사가 홈 비디오 시장에 진출합니다.
매체의 이름은 레이져 디스크.
당시 현역이였던 레코드를 연상케하는 이 매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는데요.
크기도 크기였지만, 깨끗한 화질, 그리고 어마어마한 가격에 많은 사람들 기억에 심어지게 됩니다.

(사진보자마자 삼성의 사카린병철(이병철)이 생각나서 흠짓 ㅋㅋㅋ???)
이 레이져디스크 사업을 밀어붙인자가 파이오니아의 2대사장, 이시즈카 요우조우씨. (石塚庸三)
당시 파이오니아의 창립자 마츠모토 노조무는 물론, 사내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레이져 디스크 사업을 반대하였다고 합니다.
왜 반대했는지의 이유가 안 보이지만, 아마 제조비용이 너무 비싼것과,
굳이 오디오로 먹고 살수 있는데, 뭘 영상산업까지 진출하냐란 이유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이 우려가 그대로 맞아들여, 초기의 레이져 디스크 사업은 파이오니아사의 회사의 사정도 어렵게 할 정도로 굉장히 위태위태했다고 합니다.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였던 가격, 비디오와 다르게 녹화기능도 없어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구입 고려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하지만, 당시 테이프 형식으로 쉽게 열화되는 노래방(가라오케)기기에 포인트를 맞춰,
레이져 카라오케 사업을 진행,

반도체 기술의 눈부신 기술발전으로 기기 가격이 점점 내려가고..

CD 재생까지 가능한 플레이어를 제작,
다수의 영상 소프트 공급으로 하여 파이오니아의 굵고 짧은 전성기를 그려주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서는 삼성의 쁘띠거니(이건희)가 상당한 오디오 마니아였고,
쁘띠거니가 "우리도 해보자는 거니"란 지시로 삼성이 한국의 레이저 디스크 사업을 주도하였습니다.
이때 자기들 레이저 디스크 사업한다고,
경찰과 협의하여 레이저 디스크 비디오테이프로 불법복제하는 업자들을 싸그리 잡아대기도 하였다는데요..
https://blog.naver.com/k2zeby/10175067978
(이때의 단속이야기는 위 블로그 링크로..)


당시 한국경제 상황과 비교해서 디스크 가격이 너무 비쌌던 점도 있지만,
수록시간 단축 이유나, 디스크 장수가 아깝다고 임의로 영화시간을 멋대로 편집하여 발행하는 만행까지 저질러 버리게 됩니다.
덕분에 판매량이 절망적인것도 덤.
결국 한 몇년 해보다가 바로 싱겁게 사업을 철수하였는데..
지들이 사업한다고 불법복사 업체들 조져 놓아서 많은 영상물 팬들의 분노를 샀죠.
불법복제는 당연히 조져저야 하는건 맞지만..
과거 한국은 일본개방문화전이여서 온전히 일본애니를 감상할수 있는건 이 불법복제밖에 없었고,
괴상한 심의규정으로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해외영화들도 이 불법복제를 통해서 볼수 있었죠.
분명한 불법행위지만,
과거 아날로그 시절 한국의 현실은 시궁창이였으니, 레이저 디스크 비디오 테이프 복사는 필요악이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삼성이 정신머리 잘 박고 원판중시로 제대로 된 소프트 공급과, 심의받기 어려운 작품을 주도해서 발매하거나 했으면 욕을 안 먹었을텐데..
거의 먹버수준이였으니..

여튼 위에 적은대로, 파이오니아가 레이져 디스크 보급이 되지 않아 고전하고 있을때,
일본에서 한 노래가 대히트칩니다.
吉幾三(요시 이쿠조)의 俺ら東京さ行ぐだ(나 도쿄에 갈꺼야)
바이오 하자드 8(빌리지)의 광고에도 등장했던 노래죠
중간중간에 카와이 나오코씨도 나오는데 겁나 이쁘다능 ㅠㅠ
テレビも無ェ ラジオも無ェ
TV도 없네 라디오도 없네
自動車(クルマ)もそれほど走って無ェ
자동차도 많이 안 달리네
ピアノも無ェ バーも無ェ
피아노도 없네 바도 없네
巡査(おまわり) 毎日ぐーるぐる
경찰은 언제나 빙빙도네
朝起ぎで 牛連れで
아침에 일어나 소를 데리고
二時間ちょっとの散歩道
2시간 좀 걸리는 산책길
電話も無ェ 瓦斯(ガス)も無ェ
전화도 없어 가스도 없어
バスは一日一度来る
버스는 하루에 한번만 오네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東京へ出るだ
도쿄에 나갈꺼야~
東京へ出だなら
도쿄에 나가면
銭(ゼニ)コァ貯めで
돈 왕창 모아서
東京でベコ(牛)飼うだ
도쿄에 소를 기를꺼야
ギターも無ェ ステレオ無ェ
기타도 없네 전축도 없네
生まれてこのかた 見だごとァ無ェ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적 없네
喫茶も無ェ 集(つど)いも無ェ
찻집도 없네 모임도 없네
まったぐ若者ァ 俺一人
젊은이는 나 하나네
婆さんと 爺さんと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数珠(ジュズ)を握って空拝む
염주 쥐고 하늘에 기도하네
薬屋無ェ 映画も無ェ
악국도 없네 영화관도 없네
たまに来るのは 紙芝居
가끔 오는 그림연극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東京へ出るだ
도쿄에 나갈꺼야~
東京へ出だなら
도쿄에 나가면
銭(ゼニ)コァ貯めで
돈 왕창 모아서
東京で馬車引くだ
도쿄에서 마차 끌꺼야
ディスコも無ェ のぞきも無ェ
디스코도 없네 윤락소도 없네
レーザー・ディスクは何者だ?
레이져 디스크는 뭐하는 놈이냐
カラオケは あるけれど
가라오케(노래방)테이프는 있지만
かける機械を見だごとァ無ェ
기계는 본적이 없네
新聞無ェ 雑誌も無ェ
신문도 없네 잡지도 없네
たまに来るのは回覧板
가끔씩 오는 건 회람판
信号無ェ ある訳無ェ
신호도 없네 있을리 없네
俺らの村には電気が無ェ
내 마을에는 전기가 없네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東京へ出るだ
도쿄에 나갈꺼야~
東京へ出だなら
도쿄에 나가면
銭(ゼニ)コァ貯めで
돈 왕창 모아서
銀座に山買うだ
긴자에 산을 살꺼야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俺らこんな村いやだ
나 이런 마을은 싫어
東京へ出るだ
도쿄에 나갈꺼야~
東京へ出だなら
도쿄에 나가면
銭(ゼニ)コァ貯めで
돈 왕창 모아서
東京でベコ(牛)飼うだ
도쿄에 소를 기를꺼야

노래가 상당히 코미컬하고 재밌는데요. ㅋㅋㅋ;;
자신의 어린시절을 그린 이 노래는 일본에서 대히트 치는데,
가사중 의도하지 않고 넣은 구절
レーザー・ディスクは何者だ?
레이져 디스크는 뭐하는 놈이냐
가 84년 일본에 레이져 디스크 보급이 점점 진행되는 때에,
이 구절이 레이져 디스크 광고(?)에 본의 아니게 한몫했다고 합니다.


파이오니아사는 감사의 표시로, 요시 이쿠조씨에게 레이져 디스크 플레이어와 몇장의 타이틀을 선물해주었다고..
요시 이쿠조씨도 답으로 노래의 에드리브로 "레이져 디스크는 괴물이다!" 라 변형해서 부르기도 했답니다 ㅎㅎ
무슨 플레이어에 어떤 타이틀을 받았을지..
덤으로 노래가 대히트하고 자신의 고향에서 아버지와 어깨동무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
도중에 감격에 복받쳤는지 살짝 눈물을 보이면서, 가사까지 바꿔가며 俺らこんな村好きだ(나 이 마을이 좋다)로 부르던데..
저도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던 ㅠㅠ
여튼 끝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