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그리고 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블아 이오리의 피규어가
드디어 한국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오는 날이 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에게는 만남의 날이 곧 이별하는 날이
되어버렸네요. ㅠ_ㅠ 자세한 얘기는 밑에서 언급하겠습니다.
박스는 종이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투명한 플라스틱 박스입니다.
저 동그란 레버(?)같은 것이 간섭하지 않도록 옷에 둥그렇게
파인 부분이 있습니다만, 정작 총을 손에 제대로 끼워놓으면
파여있는 곳과 레버가 정확히 맞물리지 않고 붕 떠버려서 이게
대체 뭐 어떻게 된 일인가 싶더군요. ;;;
위 사진은 제대로 끼우기 전에 찍은 것.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포인트. 어지간한 블아 피규어들은 헤일로가
머리 뒷쪽에 고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얘는 헤일로를 총에 꽂습니다.
각도가 제법 삐딱해서 과연 제대로 자리를 잡기는 하는 건가 불안했
지만.....
놀랍게도 적절한 위치에 고정됩니다!!!!
원작에 충실한 조형, 풍성한 머릿결 등, 딱 기대한 만큼의 퀄리티로
나와줬습니다. 어디 긁힌 곳도 없이 깔끔하고 안전하게 포장되어
있는 건 덤이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이오리 피규어를
처분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당연하지만 돈. 가진 것 없는 거지신세라 뭐든 팔아야 했습니다.
허나 두 번째 이유가 아니었으면 아무리 급전이 필요해도 블아의 애정캐
쌍두마차의 일원인 이오리 피규어인만큼 끝까지 안고 갈 생각도 있었습니다.
문제의 둘째.
제가 애타게 이오리 피규어를 기대하고 고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카린과 나란히 세워두고 싶어서였기 때문
입니다. 카린과 이오리, 이렇게 두 학생은 저를 블아의 세계로
입문시킨 동기 그 자체였죠. 흑갈색 피부는 곧 애정이기에....!!
그런데 얘네들, 분명 동스케일(1/7)임에도 불구하고 키 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설정상으로는 카린이 이오리보다 13센티가
큰데 피규어는 이오리가 압도적으로 큽니다. 심지어 위 사진은
카린이 더 앞으로 나와있는데도 확연히 작아보입니다.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한 가장 큰 책임은 카린을 스케일에 비해 너무
작게 만든 맥스팩토리에게 있습니다. 체감상으론 1/8로 만든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그래도 그걸 감안해서 이오리가
카린이랑 같은 키로 나오는 정도라면 참고 넘어가려 했는데,
스피리테일 이오리는 그 나름대로 은근슬쩍 큼지막하게 나와
가지고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키 차이를 연출하게 되었습니다.
1/6 스케일의 대갈색시대 DE쨩이랑 머리 크기가 거의 같았으니
얼추 1/6.5 스케일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스케일적으로 이질감이 없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나란히 두면 보기 거북할 정도의 설정파괴가 생겨나서 둘이 나란히
세워두기는 커녕 같은 하늘 아래에 있는 것조차 뻘쭘할 지경에
이르렀으니 다른 집에 입양 보내는 데에 망설임이 확 줄었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다행히(?) 모 중고카페에 올리자 마자 구입해주신
분이 계셨던 덕분에 이렇게 규정위반(=장터에 판매중인 물건을 올리면
광고로 간주하고 삭제)에 걸리지 않고 사진을 올릴 수 있게 되었네요. ^^;;
네, 이오리 피규어는 더이상 제 손안에 없습니다. 위에 '^^' 이모티콘을
썼지만 생각할수록 슬픈 기분이 드는군요. ㅠ_ㅠ
총평= 품질은 깔끔한 편이니 이오리의 기본 일러스트가 마음에 드신다면
추천하고픈 제품입니다. 맥스팩토리 카린을 구입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말이죠. 굳이 둘 다 소장하신다 하더라도 함께 세워두는 건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1/7 블아 피규어들과도 스케일이 잘 맞을지는
장담을 못하겠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