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끝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호기심 천국 혹은 최영미만 남은게 동덕여대 사태임.
동덕여대 시위 현장이 뭐 지들에게는 무상 호텔 스위트룸처럼 보이나보지.
잔치 다 끝나고, 손님은 떠나고, 돌아오지 않을 연대해줄 동지만 하염없이 기다리는거에 불과해.
안올거 알고있겠지만.
서른, 잔치는 끝났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란 걸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최영미가 누군지 모르지만 괜히 이상한 직 해서 자기들만 바보된 아타까운 사연 걱정은 안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