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어요. 여기 놔두고 갔던데"
경찰이 급습한 부산 강서구의 한 외딴 주택. 창고 문을 열자 커다란 상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상자 안에 수북하게 쌓인 건 진료 기록지입니다. 이 창고에 보관된 것만 20만 부에 달했는데, 모두 부산 동래구의 한 의원이 작성한 문서입니다. 왜 병원에서 차로 40분 이상 떨어진 곳에 진료 기록지를 숨겨야 했던 걸까요?
이 진료 기록지를 작성한 의원은 2022년 말 문을 열었습니다. 도수치료, 줄기세포이식술, 무좀 레이저 등을 했습니다. 이 진료 행위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실손보험금'을 탈 수 있는 항목들이라는 점입니다. 적게는 300만 원의 통원 치료부터 최대 천만 원에 달하는 입원 치료까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코 성형, 쌍꺼풀, 보톡스 시술 등 미용·성형시술이 이뤄졌고, 위조된 진료기록 등이 보험사에 건네졌는데요. 이런 수법으로 가로챈 범죄수익이 64억 원, 원장 등 범행에 연루된 사람은 750명이 넘습니다.
더군다나 병의원을 대상으론 최초로 '범죄단체조직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보험사기를 위해 의원을 설립하고 조직원들을 모집해 범죄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 보험사기 64억 ‘꿀꺽’ 병의원에 ‘범죄단체조직’ 혐의 첫 적용 )
750명 ㅎ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