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인레후
사실 메인스나 데카는 이벤스랑 다르게 한번에 기승전결이 이뤄지지 않고 길어져서 전체적인 내용 파악도 어렵고 추측이 절반이라 안쓸려 했는데 암튼 쓰게 됐음
나온지 2주나 됐고 뒷북이긴 한데 관심 좀
이번엔 종교? 랑 문화 얘기임
그동안 쓴건 여기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0600855
초고를 폰으로 쓰고 편집을 컴터로 해서 줄 이상할 수도 있음
항상 하는 얘기지만 재미로 보셈
메인스는 이벤스 같은거랑 흐름이 좀 다른데 애들 각각의 모티브 같은건 크게 의미가 없고 대부분 무언가의 대주제를 논하는 일종의 담론을 중심으로 흘러감
백귀 스토리는 백귀야행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얘네를 이해하려면 먼저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 일본인이 가지는 민족적 정서는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알려면 필요한게 신토다
일단 신토부터 알아보자
1. 신토
일본엔 신토라는 민족 종교(?)가 있다 ? 인 이유는 이게 종교인지 문화인지 말이 많아서 그럼
우리로 치면 유교
유교도 종교냐 문화냐 가지고 많이 싸운다
한국인의 가슴속엔 언제나 유교드래곤이 있듯이 쟤네도 일상화된 신토적 가치관이 있다
일본식 옷을 입고 몬가를 한다 하면 다 신토식이라 봐도 무방함
신토를 다른 말로 마츠리의 종교라고도 한다
일본은 고대부터 단일 민족이 아닌 나란데 원주민인 조몬인과 외래인인 야요이인이 믿던 토속신앙이 기원후 2-3세기 야마토 정권이 천통을 하면서 합쳐졌고 이 과정에서 야마토 정권의 필요에 의해 일본 신화의 특수성중 하나인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편집된 일본 신화가 나오게 된다
야마토 정권 관련된 역사는 파벌마다 서로 얘기가 조금씩 다른데 자세하게 알 필욘 없으니 넘어가자
야마토 정권은 우리가 익숙한 표기로 대화(大和) 라고 쓰는데 한자로는 왜(倭) 라고 씀
우리가 왜구 or 왜놈하고 부르는게 여기서 시작된거임
암튼 얘네가 말하는 신(카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신이 아니라 그냥 하늘에 사는 사람 비슷한 것들임
그 대표적인 예가 천손강림인데 천신인 아마테라스의 손자인 천손 니니기가 내려와 지상에 세운 나라가 일본이라고 하는 전승이 있고 니니기가 천황가의 조상이라고 하기 때문에 이게 일본 천황가의 전통성을 뒷바침 해주는 것 중 하나임
예시
익히 아는 삼신기도 천손강림때 니니기가 갖고 내려왔다고 전해지는 것들이다
이 신토에서 섬기는 신은 확인되는 것만 대략 800만@ 정도로 보는데 이렇게 된데에는 일본의 정서, 민족성 같은것과 연관이 있다
2. 뚜껑을 덮다
일본인들은 개인을 포함하여 모든 것들의 경계, 역할을 굉장히 중요하게 얘기한다
신토만 그런게 아니라 일본 전체적으로 이런 경계를 칼같이 구분 짓는 디자인들이 굉장히 흔함
이런 경계를 넘어서는 무언가는 부정한 것으로 보고 일본 사회라는 거대한 경계의 틀에서 그것을 배제해버림
문단 제목에도 있듯이 뚜껑을 덮는다고 했는데 이 틀에서 벗어난 것들을 배제하려면 어째야 할거 같음?
일반적인 사고 프로세스로는 부정한 것이 생김 > 원인파악 >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단도리친다 이런식으로 가는데 얘네는 그게 아니다
부정한 것이 생김 > 배제하고 뚜껑을 덮음 > 배제했으니까 없던 일 아님? 수구 하고 정신적 성찰이 끝나버린다
그래서 뚜껑을 덮는다는 속담이 있는거임
그냥 배제하고 뚜껑덮어 봉인하면 없던 일이 되버리니까
여기서 나오는게 원전사고 후속처리나 이지메니 하는 우리가 볼때 진짜 병.신인가 싶은 그런 행동들임
그래서 신토에 그렇게 많은 신이 있는거
모든 행위, 현상, 참된 것, 부정한 것 등등 a부터 z까지 전부 이건 뭐다 저건 뭐다 하고 선그어서 구분 지어놓은게 800만의 신임
대충 알아봤으니 이제 몰루 얘기를 하자
나머지 필요한 부분은 몰루 얘기하면서 하겠음
3. 언젠가 싹이 움트길 고대하며
일단 백귀가 불타는건 에도 대화재
메이레키 대화재라고 하고 후리소데 대화재라고도 한다
원인가지곤 여러 얘기가 있는데 몰루는 전승에서 가져온거
윳쿠리도 3명의 여자 (렌게, 키쿄, 나구사) 한테 거절 당하고 백귀 불타는 도화선이 되주셨다
왜 불타야 했을까? 그동안 내가 써온거 봐온 애들은 알겠지만 불은 정화고 모든 것을 섞일 수 있게 녹여주는 것이다
위에서 하던 얘기랑 이어지는데 저렇게 온갖 것에 다 경계를 그어버리면 본질적으로 공허해진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너무 촘촘하게 짜버리면 이쑤시개로 물 마시기 마냥 a라는 티끌 하나밖에 가지지 못한 존재가 되버리기 때문임
모눈종이 생각하면 쉬움 한칸에 점 하나 찍어놓고 여기가 니 자리고 넌 여기서 못나가 하는거랑 같은거임
이게 니야를 포함해서 백귀 전체가 최종편 이후로 약간 현타 온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이유임
전에 썼던 최종편 얘기에서 했던 색채 얘기
반전이 아니라 n:n을 가지고 있는 상태를 1:9로 만드는게 색채라고 했었는데 백귀 얘넨 앞뒤를 구분 할 수 없는 100:0의 상태이기 때문이 현타가 온거
얘넨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그저 자기한테 주어진 이야기 (백물어) 그 백가지 이야기 중 딱 하나밖에 가지지 못하는 공허한 존재들이기 때문임
내가 가진 경계를 넘어 다른걸 탐내면 그때부턴 부정한 것이 되기때문에 넘어가지도 못함
그래서 코쿠리코랑 슈로가 불태운거임 경계를 없애기 위해서
재앙신으로 규정되어 틀에서 배제되 '우리들의 백물어' =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경계를 허물고 그런 틀을 부수려고 시도한거임
경계를 없애고 나면 그 다음은?
경계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흐릿해지고 섞이는 시간 황혼(타소가레)이 올 수 있기 때문임
그렇기에 쿠코리코도 아마 칠수인일거라 봄
아줌마 하는 얘기보면 와카모 아키라 같은 애들이랑 마찬가지로 사회라는 틀에서 배척당한 아이들이란 대주제를 공유하고 있음
여기까지 오면 전반적인 흐름이나 각각의 역할을 유추해낼 수 있는데
이건 위에서 말한 뚜껑을 덮다임
부정한 것이라 배제하고 봉인해뒀던 것들 그래서 나올때 봉인을 푼다던가 (쿠로카게) 항아리에 담아 덮어뒀던 부정한 감정 (윳쿠리)이 사고를 치는거
덮어두고 없는 일인레후 해버리니까 후속조치가 안되서 결국 사고를 치는거임
얘넨 계절의 순환임
윳쿠리 봄
렌게 여름
키쿄 가을
나구사 겨울
백화라는 동아리 안에서만 아니라 백귀의 현재 상태라고도 볼 수 있음
윳쿠리가 해야했던 송구영신의 제의 이거 이름만 다르지 우리도 하는건데 대표적인게 제야의 종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불러오는 건데 이 안엔 겨울이 가고 봄이 옴을 알리는 의미도 담겨있고 이걸 알 수 있는게
백귀 1장 제목 '언젠가 싹이 움트길 고대하며' 다
봄이 오길 고대하고 있단 소리임
전에 이치카때 얘기한 동지축제랑 비슷한 맥락
겨울에 하는 축제, 제의, 제사는 대부분이 춥고 먹을거도 없어서 디질거 같은데 제발 봄 좀 와달라고 비는 인디언 기우제들이다
참고로 신토에서 축제는 우리 기준으로 볼때 일종의 제사 비슷한거임
그렇기에 얘넨 축제가 끊기면 안됨
축제가 곧 제사이기 때문에 신토 수백만의 신이 제삿밥 먹으려면 축제가 계속 되야하는거
그래서 처음에 얘기했던 마츠리의 종교라는 얘기가 있는거고 앍센세가 백귀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면서 백귀 내에서 존경받는 역할로 나오는 이유임
암튼 백화는 아야메의 실종으로 나구사가 부장 대리인 상태라 겨울이 끝나지 않는 상태였음
그래서 아야메가 있던 잘나가던 시절과 달리 부원들이 다 탈주하고 폐부하니 마니 하고 있었던거
겨울이 계속되면 빙하깁니다 북극곰은 행복해졌습니다
이걸 윳쿠리가 춤을 통해 봄을 불러오고 정체를 끊어야 했지만 실패했고 그걸 본 코쿠리코는 상관 없다고 하는데 이건 일종의 기만전술
코쿠리코의 목적은 20년 전 축제의 재현이 아니라 20년 전에도 '실패'했던 축제의 재현이 목적
그래야지 봄이 오지 못하기 때문
조금 딴소린데 렌게 키쿄우 나구사 얘넨 봄을 못불러온다
윳쿠리만 유독 가슴이 큰 이유인데 봄은 대지가 우리에게 주는 축복 즉 풍요고 풍만한 가슴은 고대부터 내려온 풍요로움의 상징이기 때문임
조상님들도 빅찌찌가 진리임을 알고 계셨다
아마 아야메는 윳쿠리랑 같은 역할을 가지고 있었을거임 나온다면 가슴도 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춤의 실패, 불태워야만 했던 이유 그리고 황혼
이 세가지를 이어서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얘넨 다 태양이 힘을 잃는 시간이랑 연관되있고 일본 신화엔 춤이랑 관련된 유명한 전승이 있는데
그게 아메노우즈메가 동굴에 숨은 아마테라스(태양)를 춤으로 꺼내오는 이야기다
황혼은 저녘놀이 지는 낮과 밤 사이의 애매한 시간 태양이 밤에 밀려나는 시간인데 그걸 끝내려면 해가 떠야 하기때문에 해가 뜨지 못하도록 막고 태양을 삼키고 황혼이 이승을 덮을 준비를 했던거임
황혼이 저승의 개념은 아니다
신토에선 사후세계를 이야기 하지 않음 대부분의 일본 배경에서 묘사되는 사후세계는 신토랑 합쳐진 불교에서 나온 것들임
앞서 한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백귀에서 말하는 주제는 굉장히 명확함
'니네 어차피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삶 아니냐? 너네 그 공허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갈거임?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음?' 이라는 질문에 대한 서로의 대답들임
코쿠리코는 '그럼 우릴 아무것도 없게 만드는 촘촘한 경계를 다 없애 버리고 황혼으로 하나되면 허무할일도 없는거 아님?' 이라면서 서울 불바다론을 펼치고 있는거고
백화를 포함해서 백귀는 나구사가 마지막에 보여준 눈물 콧물 다짜면서도 '아무것도 없고 의미 없을 수도 있고 동시에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게 가짜고 허무할지라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겠다' 고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럴 수가 대화재 씬이 셰프 르메이의 도쿄핫 직화구이 불쇼가 아니었다니
이완용
작성자의 해석도 쩔고 스토리를 쓰려면 이정도의 지식을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야한다는것도 쩔고
그래서 춤도 실패하고 다음 스토리 떡밥이 계속 남은 상태인거 불만 껐지 아무것도 해결된게 없는 상태임
일본어과라서 이번 내용은 이해가 잘된레후
작성자 이런 글 볼때마다 재밌고 쉽게 풀어줘서 좋아!
오랜만에 글 써주시는군요. 다른 시리즈도 재밌게 봤습니당
뚜껑을 덮다라는 표현을 어디선가 본것 같았는데 . 일본인의 정신의 무언가를 표현했었군요.
일본인의 민족성이 무엇인가 라고 얘기하면 저게 제일 정답에 가까운 표현임 우리가 볼때 몬가 이해 안되고 이상한 짓을 한다 하면 십중팔구 저 마인드에서 나온 행동들임
이럴 수가 대화재 씬이 셰프 르메이의 도쿄핫 직화구이 불쇼가 아니었다니
그야 뚱뚱한 아저씨와 작은 소년이 안왔잔아
그건 히로시마랑 나가사키인데수...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구사가 계속 부장 대리니까 그럼 계속 겨울인 거 아닌가오...?
그래서 춤도 실패하고 다음 스토리 떡밥이 계속 남은 상태인거 불만 껐지 아무것도 해결된게 없는 상태임
글 보고선 쿠로카케 등장 연출씬 보니 정말 어딘가에 깊이 묻혀 있던 봉인(주박)깨고 나오는 것처럼 보이네욬ㅋㅋ 이게 그 유명하고 빙구스런 일단 문제 생기면 덮어라식 일본 문화와 연결되다닠, 역시 깜둥이는 씻겨주고 봐야함 묵은거 썩은거 싹다 클리닝 해줘야짘ㅋㅋ 글고 역시 거유에는 문화적인 힘이 있는겁니다 이러니 다들 거유즈와 거우이를 못 버리는거고요 아 봄을 불러 오려면 그만큼 마음이 크고 따뜻해야한다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중요한거임
거우이단과 거유즈단은 틀리지 않았어..
가슴이 뭐라고...?
그게 제일 중요한건데
작성자 이런 글 볼때마다 재밌고 쉽게 풀어줘서 좋아!
겨울깨고 봄을 부른다? 아하 동방요요몽 콜라보 각이구나!
오 계절 은유 재밌네 근데 렌게 여름이랑 나구사 겨울은 알기 쉬운데 유카리 봄이랑 키쿄우 가을은 뭘로 알 수가 있음?
유카리가 춤을 춰야 하고 멈춰있던 백화를 움직이게 만든 원동력이라서 키쿄우 같은 경우는 메모리얼 독서의 가을 하는 그건데 사실 소거법임
작성자의 해석도 쩔고 스토리를 쓰려면 이정도의 지식을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야한다는것도 쩔고
넘 잼써요 2장 or 3장 때 대폭발 일으킬 것 같아서 두근두근하네
유카리가 보라색인것도 보라색 후리소데에서 가져온걸까
아마 맞을거 같음
일본어과라서 이번 내용은 이해가 잘된레후
이완용
송뽕
오호!
하.. 씨... 어떻게 하면 이 유게이가 글을 더 써올까....
겐고로 피카츄를 괴롭히면 됩니다.
천장 딱대www
더 줘
굉장행...역시 많이 알아야 더 재밌게 볼 수 있군
그러면 현재 악역역할로 나오는 코쿠리코와 슈로를 비롯한 애들도 대충 한계짓기를 거부하는 안티테제적 요소가 있는거지 무조건 악역이라고 보긴 힘들다는건데.. 그러면 이 또한 자신을 한계짓지 말고 발전해야한다는건 니체 철학에도 닿아있다고 생각되어짐
그래서 그냥 말 안하고 있는거지만 갱생 불가능한 악역 같은 얘기는 대부분 부정하는 편임 피카츄 아재가 몰루를 통해서 얘기하려고 하는 것들은 선악의 구분을 넘어서서 하는 얘기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