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왕의 '당위성이 있지만 잘못된' 가치관을 얼마나 설득했는지를 보기 위해서 타임라인을 정리해봄. 굵직하게.
1. 주인공 아샤는 왕의 조수를 뽑는 데 지원하여, 왕의 마음에 들고, 소원의 비밀을 알게 됨. 그 과정에서 소원이 왕의 개인적 판단 하에 억류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자신의 할아버지의 소원은 '위험한 소원' 으로 간주되어 영원히 이뤄지지 않은 채 갖혀 있게 될 것을 알게 됨.
2. 주인공 아샤는 이 사실을 할아버지에게 알려주지만, 할아버지는 아샤가 말하는 진실을 거부함. 아샤는 집을 나선 뒤 우연하게 강력한 마법의 힘을 알게 되며, 이 마법이 소원을 이뤄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임을 알게 됨.
2-1. 같은 시기, 왕은 별의 마법을 느꼈으며, 이것이 왕국에 위험이 될 수 있을거라는 ptsd에 빠짐.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어떤 지식에도 별의 마법에 대응하는 것이 없자 암흑 마법서에 손을 대려 함. 그러나 왕비의 '로사스 왕국은 당신을 사랑한다' 라는 말에 정신을 차림.
3. 아샤는 별의 마법을 이용해서 왕궁에 잠입하여 할아버지의 소원을 빼내려고 하며, 이 과정에서 친구들에게 들킴. 친구들은 별의 마법에 대해 설득하라고 했으나, 이미 이 순간부터 아샤는 왕에 대해 뭔가를 설득할 생각이 없던 상태였음. 친구들은 별의 마법에 대해 함구하기로 결정했으며, 아샤를 왕의 집무실, 소원이 억류되어 있는 곳으로 가는 루트를 알려줌.
3-1. 같은 시기, 왕은 마법이 국가의 위기가 될 수 있으며 (ptsd일 뿐만 아니라, 아샤는 별의 마법에 대해 설득조차 하지 않음) 이를 보고해달라고 국민들에게 부탁함. 국민들이 '우리의 소원이 위험하다는건가?' 라고 되묻자, 왕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보고하는 이는 소원 들어주겠다' 라고 딜을 함.
4. 아샤는 왕의 집무실로 숨어들어가 할아버지의 소원을 빼냄. 동시기, 왕은 혼자서 집무실로 걸어올라가면서 '내가 너희들에게 해준 게 얼마나 큰데, 너희는 조금의 존경조차 보이지 않는구나' 라는 한탄을 함. 아샤는 왕의 집무실에서 들키지 않고 빠져나가고, 왕은 결국 어둠의 마법서에 손을 대고 소원을 악용하는 빌런으로 타락하게 됨.
아샤와 왕이 직접적으로 논쟁한 건 타임라인 1번밖에 없고, 4번에서 타락한 왕이 아샤의 집을 찾아가서 소원을 흡수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기 전까지, 2번 타임라인에서부터 아샤는 왕과 대면한적도 없었음.
이후 왕의 캐릭터성은 '소원을 악용하는 1차원적 빌런' 으로 등장하니,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집착이라는 논리에 대해 논파하지도, 설득하지도 못한 셈이 될 뿐더러 아예 오두막집 이후 아샤와 왕은 작품 클라이막스까지 대면하지도 않음.
왕이 엔딩까지 정신차리지도 못했으니, 왕 스스로도 '기성의 가치관에 대한 문제점과 개인의 자아에 대한 존중' 이라는 작품 메시지를 떠올리지 못한 셈.
남은 건, '개인의 자아를 존중하기 위해서라면, 그것을 억압하는 시스템은 어차피 타락할 것이므로, 그것에 어떤 당위성이 있더라도 깨부술 가치가 있다' 라는 위험한 메시지밖에 없음.
피마새의 결말마냥 30억년동안 자신의 꿈을 위해 타인이 안간힘을 다해지키는것을 거리낌없이 빼앗아 마시며 사람의 힘을 증명할 결말만 남은거구나?
그거랑은 관련 없음. 뭐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건, 영화는 빌런의 논리를 논파하지도, 설득하지도 않았으며 그 결과 위험한 메시지가 남았다는거
그러니까 하는 말임 ㅋㅋㅋ 다들 소원을 거세 당한거에서 주인공 활약으로 모두가 자기 스스로 소원을 원하는데도 이룰수 있는거니 피마새가 탄생할일만 남은거지 ㅋㅋㅋㅋㅋ
뭐 차이점이라 할 거 같으면 피마새의 엔딩은 '그렇게 될 것' 을 암시하지만 (긍정하는지 부정하는지는 안나옴. 다만 '그만큼 죽기 전까진 너희는 존재할 수 있다' 고 위로는 함) 위시의 메시지는 '그것이 옳다' 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