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땐 노가다를 했었는데,
그 때 한참 더운 7월 중순인가 말인가였는데
그 때 땡볕 아래에서 흙을 퍼나르는 덤프 트럭 상대로 신호수 일을 했었음.
안전모를 쓰고 있어도, 아니 안전모를 쓰고 있으니까 머리가 익어버릴 거 같은 데다가
굳은 일은 아니니까 쉴 수도 없고
덤프 트럭하고 포크레인 소리에 노출되다 보면
진짜 정신이 나갈 거 같은 상황인데
왠 양복 입은 아저씨(현장 감독? 부서 과장?)가 말을 걸어서 횡설수설 거렸음.
솔직히 그 상황에선 누구나 횡설수설했을 거라 자부하는데
그거 때문에 그 현장에서 잘렸음.
그리고 돌아가면서 현대 사회에서 ㅈ같은 일의 대부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지고
ㅈ같은 놈들이 ㅈ같을 수 있는 까닭은 그걸 인내하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며,
아직 세상이 살 만한 이유는 내가 누군가에게 ㅈ같았을지어도 상대가 날 바로 죽이려 들지 않기 때문이란 깨달음을 얻었음.
법치국가 만세.
그래서 가끔 살기 ㅈ같을 때마다 그 여름 날 얻었던 깨달음을 곱씹으며 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