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소고라고 썼는데 그냥 뻘글입니다.
맨 마지막줄에 요약해드릴거고
비판과 질문은 진리탐구에 큰 힘이 됩니다.
(이하 편하게 쓰겠습니다)
에스파의 supernova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들어본 결과 내 감상은 이랬다.
"논문으로 치면 최하점이다"
하고싶은 말이 뭔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노래로서 최하점이라는게 아니다. 문자 그대로
하고싶은 말이 뭔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이 채널주가 가사 의역을 아주 잘해놨길래 흥미롭게 봤는데,
영상과 여기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을 몇가지 적어본다.
시작에 앞서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에스파의 팬도, 안티팬도
아닌 점을 분명히 한다.
1. 세계관
에스파를 포함한 요즘 걸그룹(보이그룹은 내가 잘 모르겠다)에게는
흥미로운 '설정'이 있다. 특히 SM이 이걸 다수 차용하던데,
에스파는 광야에서 활동하는 게임캐릭터라는 설정이
있다는걸로 알고있다.
나는 어떤 영화유튜버께서 하신 말을 정말 좋아한다.
"영화는 영화 한편으로 재밌어야 한다"
치환하면, 노래가 노래 자체로 이해되어야 한다는거다.
세계관이 어떻고, 이 멤버들의 특징이 어떻고 하는 '서사'가
들어가는 순간 양날의 검이 생긴다.
흥미를 가지고 파고들게되면 '덕질'이 되겠으나,
그냥 노래가 좋은 사람으로서는 '진입장벽'이 된다는거다.
작금의 MCU가 그렇다.
마블은 인피니티사가라는 대장정을 아주 훌륭하게 마쳤고,
야심차게 디즈니플러스라는 플랫폼으로 그 사이 이야기를
풀어주는 드라마의 런칭까지 이행했으나
그 기나긴 대장정이 되려 신규 팬들의 유입을 막고 있다.
(물론 최근 영화들이 아주 죽을 쑤긴 했다)
(인피니티사가 당시의)MCU와 에스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접하는 단편마다의, 즉 영화 한 편의, 노래 한 곡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좋은 즐길거리가 된다는거다.
다만, 그 서사가 누적되면 코어팬이 아닌 신규 유입자들에게는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이지리스닝
어쩌면 이 글은 해당 영상의 이지리스닝을 언급한 사람들을
저격하는 글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이 이런데 어찌하겠는가.
소설가 김영하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문학작품은 감정의 놀이동산이라고.
문학작품이라는 하나의 터가 있고 거기서 어떤 유희를 즐길지는
온전히 즐기는 사람의 몫이라는거다.
거기 있는 회전목마가 재밌을수도, 아닐수도 있다.
후룸라이드가 누군가에겐 짜릿할수도, 불쾌할수도 있다.
여하튼, 다시 원론으로 돌아와서,
이지리스닝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나는 인지부조화에 휩싸였다.
쉽게 듣는다는거 아닌가? 이거 정말 진심인가?
앞에서 말했듯, 논문으로는 최하점이라고 할만한 이 곡이? 정말로?
(혹시나 말하지만 가요로서 최하점이라는게 아니다.
하고싶은 말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거다)
윤하의 "사건의지평선"이라는 노래는 2022년 겨울을 강타했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것이다.
감성적인 기타리프, 윤하라는 가수가 가진 가수로서의
탄탄한 역량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또 하나의 요인은 감성적이고 한국어로만 이루어진 가사였다고 본다.
이별을 말하지만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 다음 세계로 넘어간다는 그 메세지.
에스파의 "supernova"는, 내가 느끼기에 그 정반대에 서있다.
K-pop에서 한국어가 사라진지는 조금 오래 되었다.
노래는 감정의 전달도구라는 아주 본질적인 점만 봤을 때,
(물론 최근의 K-pop은 종합예술이라는 점 또한 공감한다)
뭐라고 말하는지 이해하기 힘든
(가수 개개인의 발성능력에 따른 발음의 정확도로 인한 가청성과
그 가청성조차 멜로디에 묻어버리는 점은 차치하고)
가사가 과연 가치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지울수가 없다.
그리고, 암만 함축적이라지만 이해하는데 한참 걸리는,
어떤 유튜버가 해설해줘야 하는 가사.
이걸 이지리스닝이라고 할 수 있나?
가사는 그저 노래의 또다른 배경으로 깔리는 보컬이란 이름의 장식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이지리스닝이라는 표현을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물론 이상으로 대표되는 초현실 시인도 이미 세상에 있었다. 이 점 또한 인정한다)
3.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가 난해해진 역사도 꽤 오래 되었다.
일단 내 기억속에서 끄집어내보자면 그 시작은
이 아이들 되시겠다.
지금 봐도 쉽게 간파하기는 어려운 메타포로 가득한 이 영상에서
나는 맨 마지막에 은하가 뒤돌아 보는 순간
알 수 없는 전율만을 느낄 뿐이었다.
문제는 '알 수 없는' 이라는거지만.
태생이 문돌이인 나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현상이지만
쉽게 소비하는 대중문화인데 뭐 어떨까, 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다행히도 어떤 유튜버께서 아주 좋은 해석을 해주셨고,
나는 그제서야 이 뮤비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이번 supernova 역시 비슷했다.
다른점이 있다면, 도대체 무슨 메타포가 담겨있는지,
어떤 표현을 하고싶은건지 알기 어려웠다는거다.
심지어 초신성에 대한 말을 하면서 천체라고는 하늘 외에 등장하지 않는데,
내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라는 느낌.
.....더 주저리주저리 하고싶은데, 내가 지쳐서 못쓰겠다.
나는 대중문화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한명의 문돌이이자
대중문화의 소비자일 뿐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윤하의 팬은 맞다.
근데 에스파를 싫어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다만, 4세대 걸그룹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는 에스파가 이번에 낸 신곡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여러모로 많아서 두서없이 적어봤다.
다시 말하지만 비판과 질문은 진리탐구에 큰 힘이 되므로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요약 **
1) 설정은 양날의 검, 덕질요소가 되거나 진입장벽이 되거나
2) 이지하지 않은 이지리스닝 + 가사는 직관적인게 좋다
3) 뮤직비디오 또한 논문으로 따지면 최하점
뮤직비디오를 쓸대없이 논문으로 따져서 빵점줄 필요없지
논문으로 따지면 최하점 = 하고싶은 말이 뭔지 모르겠다는 뜻 영상미쪽은 내가 그쪽 전문가가 아니지만 눈이 즐거웠으니 됐다는 느낌이었어. 뮤비가 뮤비 자체로 최하점이라고 쓴게 아님.
아무도 수퍼노바보고 이지리스닝이라고 한 적은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