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태어나고 한번도 머리 안잘랐는데
긴머리가 이쁘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근데 아까 나한테 말도 없이 자르고 변기에 버림
이전부터 자르라 하는거 내가 안자른다고 몇번이나 얘기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애기 처음 깎은 머리도 탯줄처럼 보관하기도 하는 소중한 첫 머리카락인데
그걸 나한테 말도 안하고 어딨냐니까
심지어 그냥 변기에 버렸대
말로는 이만큼 잘랐다면서 손으로 손톱만큼 표시하는데
머리에 다 일자로 자른 표시 있으면 절대 조금 자른거도 아니고
허리까지 오는게 등까지만 온다
내가 왜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잘랐냐니까
너 자고 있어서 그랬다 애 머리를 잘라가면서 길러야지 머리를 잘라야 머리가 굵어진다(굵어질 필요가 뭐있음?) 이러더니
내가 막 뭐라뭐라 하니까 대답 안하다가
그냥 나가더라
옛날부터 뭐 하고 나한테 미안하다 소리 한번안하고
저번에도 내가 예전에 모았던 귀걸이같은더 이쁜 장식만 뜯어서 애기랑 뭐 만들려고 꺼내놨는데 그냥 버리고
나 어릴때도 혼낸다음엔 내 가방이고 물던들이도 창밖에 집어던져서 울면서 그거 찾으러 가서 줍고 다니고 그랬었음
저번에 애기 풍선 처음으로 돈주고 산거나 풍선아트한 사람한테 직접 받아온것도 다 마음대로 버리고
이사도 나한테 말도 안했고 임신중이고 지방에 멀리 살았어서 짐정리 할시간도 앖는데 내가 안챙뎠다고 이사하면거 내물건 많이 버려버리고 오고
옛날 그림같은거나 굿즈같은거
우리 올케언니는 뭐 버릴거 있음 애들한테 버려도 되는거냐 물아보고 기한정해주고 그런다는데
하 진짜 개짜증나 진짜
원래 엄마랑 남편이랑 애기랑 마트 가기로 했는데
애는 울다 잠들고
기분도 개거지같아서 나가기도 싫다
원래 이정도 되는 이쁜 머리카락인데 ㅠㅠㅠ
엉키네 뭐네 하는데 살살 빗으면 됨 근데 그냥 팍팍 빗었겠지 그러고 애기가 아파서 머리빗기 싫어하잖냐 이러고
기껏 기른머리를;
진짜 그냥 머리도 아니고 애기때부터 달고 있던 머리를 홀라당 버리냐고 ㅠㅠㅠㅠㅠㅠㅠ 하다못해 쓰레기콩에 묶어서 버렸으면 난 그거 뒤져서 닦아서 보관했을거임
아니 애 머리카락을 왜... 거좀 너무하셨네
엉키네 뭐네 하는데 살살 빗으면 됨 근데 그냥 팍팍 빗었겠지 그러고 애기가 아파서 머리빗기 싫어하잖냐 이러고
쩝... 뭐라 해줄 말이 없네 힘내
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짜증나 ㅠㅠㅠㅠㅠ 내가 막 왜그랬냐 하면서 뭐라뭐라말하는데 대답도 안하다가 나가고
ㅠㅠ
각박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면 그런성향을 보이던데
어떤거?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줘봐ㅠㅠㅠ
나도 그래서 그런가? 옛날 오래사귄 남친이 나한테 넌 미인하다는 말을 안한다 그랬었어 그래서 지금 남편한테는 나름 의식해서 미안해 고마워 자주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남편도 나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안한다 그럴때 있거든 ㅠ
우리 아빠도 그런 편인데 논리적인 설득과 동시에 제발 남의 입장을 고려해달라는 감정적인 호소, 그리고 계속 행동을 안바꾸면 나도 사람인지라 부자관계에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라는 실리적인 행동을 하라는 권유까지 각종 방향으로 설득을 해봤지만. 어쩔 땐 인정을 하더라. 근데 나중에 또 비슷한 결의 독단적인 행동을 하시는 것보고 포기했고 아빠를 마주한다는 것은 이런 감정적인 손해를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해서 피하게 되더라. 난 분명히 중고딩 때부터 이걸 전했는데 말이지.
히 진짜 내가 울엄마 쌀항아리랑 쓰레기통을 둘 다 뚜껑도 없이 붙야놓고 쓰는거야 이전에는 친정 잘 안왔는데 남편이 출근을 친정에서 하게 되서 자주 오니까 그가 너무 거슬랴서 내가 맨날 둘중에 하나 옮겨놔도 자꾸 붙야놓고 울엄마 정리잘 안하는거 내가 그쪽 정리 해놓고 봉투나 유통기한 지난것들 버리고 이런거는 좀 버리라니까 잔소리 하지 말라는둥 애기앞에서 닥치라는둥 결국 내가 쓰레기통 좋은걸로 새로 사는데 엄머가 자기는 그거 안쓸꺼다 니네 있를때만 쓸거다 이러고 고맙다는 말도 안하네
그래도 포기한 나와 달리 대화는 하려고 하나 보네. 나였으면 말없이 정리하고 쓰레기통 사놓고 할 일 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