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얘가 누군지 모름."
딱 이거 하나로 요약 됨.
이 부분에 대해 길게 설명하자면.
개척자한테 으닝닝~ 하면서 되게 친한척 굴던 애가 사실 적군 수장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되게 맛있는 반전임.
그런데 문제는 스토리에서 개척자는 단 한 번도 "진짜 정운"을 만난 적이 없음.
근데 우리가 장례식에 참여하는 정도를 넘어서, 아예 그 장례식을 이끄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되어버림.
그 일을 할 사람이 은하열차 밖에 없었나?
천박사는 그렇게 작은 집단이 아님.
정운도 상당히 인맥이 굉장한 사람이었고.
그런데 마치 주인공 일행에게 "정운에 대해 잘 알지?"라는 뉘앙스로 장례식 과정을 맡겨버린 거임.
망자의 유품을 지인들에게 전달하는 아주 중요한 일을 왜 내가?
여기까지는 뭐 그럴 수 있다 치자.
아니, 그럴 수 없음. 그럴 수 있다고 못 넘어감.
정운이 정말로 죽었는가?
이 부분은 게임 안에서도 의견이 갈렸음.
시체를 찾은 것도 아니고, 죽었다는 증거가 나온 것도 아니고,
빌런학 박사논문 저자인 웰트도 "펜틸리아 성향상 죽였을 리 없다."라고 했을 정도니까.
그런데도 나부 사람들은 마치 빨리빨리 한국인이 빙의된 것처럼 그녀의 사망처리를 매우 신속하게 처리함.
심지어 그녀의 유품도 전부 처리해버림.
이건 장수종들은 수명이 너무 길어서 시간개념이 이상하다는 게임 내 묘사와도 충돌되는 모순된 행동임.
진짜 장수종이고, 정말 긴밀한 관계였다면
"실종처리 해놓자. 한 100년 정도 기다리지 뭐."
이런 반응이었을 것.
덕분에 정운은 집으로 돌아와도 재산이 없음.
"Re:처음부터 시작하는 장수종 생활" 스타트임.
심지어 그래놓고 갑자기 부활 떡밥이 돌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죽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고, 그 옆에 있는 사람도 놀라움.
근데 딱 그뿐임.
죽지 않았을 거라는 말이 계속 나왔으니 반전이라는 느낌도 안 듬.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복귀가 반갑지 않음.
그냥 좀 놀랍고 신기할뿐.
모르는 분이니까.
내가 아는 으닝닝~은 절멸대군 펜틸리아였다니까?
차라리 펜틸리아를 다시 만나는 게 더 반갑고 짜릿했을 거임.
길가다 모르는 NPC가 갑자기 "으닝닝~?"하면 나 진짜 그 자리에서 고함 지르면서 일어났을지도.
즙짜기도 무덤덤 했고,
부활도 무덤덤한 상태.
진짜 정운이 앞으로 어떤 서사를 보여줄진 모르겠다만,
현시점 개척자 입장에선 본 정운은 이런 상태.
"난 얘가 누군지 모름."
아니 진짜 정운이랑은 초면이라면서 시발 장례식은 소꿉친구 떠나보내는 것 마냥
사실상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캐릭인데 왜자꾸 그런 캐릭으로 이야기를 질질 끄는지 이해가 안감
나부는 진짜 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