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읽어서 모르겠는데 히페리온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댄 시몬스의 소설임.
오늘 중고책방 갔는데 딥따 큰 책이 있더라고. 1000여 페이지나 되어서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던 책이었음.
대충 훑어보니까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 SF를 짬뽕한 장르소설이더라.
아직 다 안읽어서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시간이 꼬인게 제법 재미있었어.
"먼 미래"의 올림포스 신들이 "과거"에 일어난 트로이 전쟁을 "현재"의 시점에서 직관하고 있음.
일단 트로이 전쟁은 이미 일어난 사건이고,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역시 기록으로 남아있는 상태임.
올림포스 신들 중에서 일리아드와 트로이 전쟁의 결말을 아는 신은 제우스밖에 없음.
다른 신들은 제우스의 명령 때문에 일리아드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당한 상태고.
그리고 신들 중에서는 제우스만 결말을 알고 있는데, 신들 말고도 일리아드를 아는 사람들이 있어.
올림포스의 개쩌는 과학력으로 과거에 죽은 고전 학자들을 되살려서 트로이 전쟁을 관측하고 일리아드와의 차이점을 보고하고 있음.
예술의 여신인 뮤즈들이 존나게 강압적인 방식으로 이 학자들을 관리하고 있고, 학자들도 제우스의 명령 때문에 미래에 일어날 사건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는 상태임.
주인공인 토머스 호켄베리 박사는 20세기에 죽었는데, 인성 개차반인 올림포스 신들 때문에 트로이 전쟁에 휘말린 학자고 어쩌다보니 신들에게 반역을 저지르는 상황에 휘말리게 됨.
SF랑 일리아드를 섞다보니까 재미있는 연출도 나오더라.
예로 디오메데스가 아이네이아스 + 올림포스 신들을 상대로 무쌍을 찍는 장면도 나오는데 참으로 SF스럽게 묘사함.
먼저 아테나가 시간을 동결시킨 다음, 양자 도약으로 트로이 전장에 뿅하고 나타서 디오메데스에게 신체를 강화하는 나노봇을 주입함.
디오메데스는 영문도 모른 채 만인지적의 살육머신이 되었고, 일리아드의 내용대로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에게 상처를 줌.
그리고 아프로디테와 아레스는 스타워즈의 박타 탱크 같은 장소에서 치료를 받게 되고.
일리아드 외에도 화성의 이상현상을 감지하고 올림포스 화산 폭격을 준비하는 목성의 기계종족 이야기,
어찌된 영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100만명의 인구가 100년간의 삶을 허락받으며 존나 안락하면서도 단조로운 삶을 사는 지구의 고전 인류 이야기,
똥멍청이가 되어버린 고전 인류에게 지구를 맡긴 채 우주로 떠나버린 후기 인류의 비밀 등이 마구마구 섞여있음.
분량이 굉장히 많지만 한동안 재미 붙이고 읽을 소설 찾은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