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런 글 올라오면
내형성 외향성 차이 아님?
왜 그걸 신경씀?
하는 게 자주 나오는데,
사실 이거 심리학쪽 연구 갉아먹은 분들이라면 다 다른 주장이 나오겠지만서도
진짜로 일부에게선 "사회현상 아님?" 주장이 나올 수 있는 분야임.
우리가 내향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 중 일정 수는 바로 학습된 무기력성일 가능성이 있어서 그럼.
보통 이 짤로 설명하는 건데
사실 이 짤은 구라가 맞음
코끼리는 자아인식이 되고 거울상 인식도 되고 상상과 표현, 장난까지 가능한 뇌를 가지고 있음.
코끼리가 말뚝에서 잘 안나가는 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밥 주고 위협 없는데 그냥 여기 있지 뭐 하는 거임.
근데 사람은 오히려 더 학습된 무기력 경향이 "코끼리보다" 강함.
도널드 히로토의 유명한 실험이 있는데,
먼저 랜덤하게 사람을 세 그룹으로 나눴어.
1번 그룹은 방에 소음이 주기적으로 나는데, 특정한 버튼을 찾아 누르면 소음이 꺼짐.
2번 그룹은 방에 소음이 나진 않는데 버튼은 아무튼 잔뜩 있음(사실 1번 그룹과 같은 구조)
3번 그룹은 방에 소음이 주기적으로 1번처럼 나는데, 버튼 선이 다 잘려있어서 소음을 끌 수 없음.
이 세 그룹에게 하루 정도 방에서 생활하게 한 다음에
사람들을 섞어서 갑자기 소음이 나게 해봤어.
1번 그룹의 사람은 버튼부터 찾아다녔고
3번 그룹의 사람은 벽을 두드리거나 버튼이란 버튼은 다 누르고 돌아다녔어
2번 그룹의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1번, 3번 그룹의 사람들에게 불평을 시작했어.
인간의 학습된 무기력은 언어적 소통으로 전파되기까지 하거든.
그리고 그게 내면화되면, 자신의 원래 성질인지 아닌지조차 잊게 되어버리는 거야.
특히 이게 참 머리가 아프게 된 게 이런 거임
A는 퇴근하면 쭉 집에 있고, 인터넷으로 커뮤니티 글을 보거나 게임을 해.
B는 퇴근하면 늘 돌아다니면서 정보 조사 없이 발 가는 대로 여행다니고 음식점을 찾아다녀.
A는 외향성이고 B는 내향성일 가능성이 큼.
이상하다고?
A는 커뮤니티 글을 봐.
"누군가가 쓴 글이나 세상에 대한 정보를 필요로 하고 그걸 섭취하고 있다"는 이야기야.
A가 밖에 안 나가는 이유도 나를 주위에서 어떻게 볼지 신경써서 안 나가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B는 타인의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자신만이 정보를 판단해
"누군가의 판단이나 시선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가치만을 따지고 있다" 는 소리임.
A는 사회적 트라우마가 없었으면 오히려 밖에 나가서 사람 만나고 소통했을 사람일 가능성이 크거든.
그래서 이런 실내형 외향성 사람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트라우마를 치유하거나 극복시키는 것도 굉장히 주요한 정서복지에 해당돼.
여행은 한번 가봐라!는 이런 부분이 무책임한 언어 텍스쳐로 나타난 거지.
물론 진짜로 정말 자기완결적이라서 해외여행을 가는 가치를 내가 못 느꼈기 때문에 안 가는 내향형도 있고 그 비율도 안 낮음
근데 이런 식으로 자신의 스타일과 안 맞는 생활상에 몸을 구겨넣은 사람은
우울증 발생 가능성이 큰 폭으로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어
전에 올라온거보니 자기가 맛집찾아가고 그러더라
뭐 여행의 가치는 단순 외향 내향만이 아니라서 좀 다르긴한데 이 글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분명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