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홀로라이브, 홀로스타즈 모두를 모티프로 한 픽션 모험극 그림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2차 창작이니 공식과는 관계없어요!
부디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 바 로벨: 술집 내부
하얀 여우 시라카미 후부키는 바의 의자에 앉아서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녀가 술을 목으로 삼키는 소리가 이 조용한 바에 울렸다.
“캬아! 거기 바텐더! 시라카미에게 술 한잔 더 추가요!”
행복한 하얀 여우소녀는 바텐더에게 술을 더 주문했다. 주문을 받은 바의 마스터, 유코쿠 로베루는 바의 창문을 나무판자로 막고 있었다. 젊고 상쾌한 인상의 청년은 열심히 망치로 못을 두드렸다. 그는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있었다. 바텐더는 못질을 멈추고 시라카미를 바라봤다.
“방금 전에 위스키 한 병 드렸잖아요. 어? 아이고 맙소사! 후부씨 위스키 한 병 한 번에 다 마신 건가요? 괜찮아요? 지금은 구급차도 못 불러요!”
바텐더는 위스키 한 병을 마신 후부키의 모습에 기겁했다. 로베루는 소파를 밀어서 바리케이드를 더욱 더 보강하였다. 열심히 움직이는 로베루를 뒤로하고, 후부키는 히히 웃으면서 바에 진열된 보드카 한 병을 더 찾았다.
“다 로베루 씨가 제가 주문한 술 안 줘서 그래요. 요즘 시라카미 힘들 일이 너무 많았거든요! 인생은 너무 힘들어요! 그러니 시라카미는 술 더 마시겠습니다!”
하얀 여우소녀는 딸꾹질을 했다. 바텐더는 걱정스럽게 여우소녀를 바라봤다.
“후부씨가 주문하는 술들은 너무 독해서 평범하게 마실 술이 아니라고요! 소독약과 같은 도수를 항상 주문하더니. 후부씨, 그거 상처에도 바르고, 그 후 마시고 있죠? 아 잠깐만, 보드카 더 마시지 마요! 후부씨가 알코올 급성중독으로 쓰러지면 저 완전 혼자라고요!”
바텐더는 바리케이드가 보강되자, 샷건에 총알을 넣었다. 먼저 슬러그 두 발을 준비하고, 벅샷으로 탄창을 채웠다. 후부키는 바텐더가 바리케이드에 숨어서 샷건을 장전하는 것을 보고 히히 웃었다.
“시라카미 그거 알고 있어요! 맹수와 싸울 때, 조준해서 심장을 두 발 슬러그로 쏘는 거죠? 그리고 맹수가 달려오면 제정신으로 조준할 수 없으니 남은 것은 벅샷으로 채우는 거요! 히히힣 술 맛있당!”
술 취한 후부키를 놔두고 로베루는 다른 샷건에도 같은 방식으로 장전했다.
“그 맹수들! 후부씨의 동료들이라고요! 후부씨 저 좀 살려주세요! 그만 술 좀 마시고요. 잠깐만요. 지금 보드가 2리터 원 샷 하신 건가요?”
로베루는 조그마한 여우 소녀가 거대한 보드카 병을 병나팔을 불며 마시는 것을 보았다. 거대한 유리병을 음료수처럼 마시는 여우 소녀.
“히야야! 상쾌하당!”
후부키는 행복한 듯 이히히 웃었다. 로베루는 얼굴이 파란색이 되어서 후부키의 배를 양 팔로 안고, 하임리히법을 시도했다. 바텐더는 손님이 알코올 급성중독으로 죽을까 걱정해서 겁에 질렸다. 건장한 남자는 여우 소녀를 들어올려서 그녀의 배를 강하게 압박했다.
“다 뱉어요! 다 뱉어!
로베루에게 양 발이 땅에 안 닿게 들린 후부키는 놀이기구에 탄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바텐더는 자신의 바에 사망자를 만들고 싶지 않있다. 그는 필사적으로 후부키의 배를 압박했다.
“헤헤! 놀이기구 같다! 시라카미 너무 즐겁당!”
바텐더는 온 몸이 땀에 젖어서 숨을 헐떡일 때까지 후부키의 배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하지만 후부키는 그냥 즐거워 보였다. 지친 바텐더는 하얀 여우를 놓아줬다. 하얀 여우는 히히 웃으며 다른 술병을 찾아다녔다.
“후부씨 요즘 너무 강하지 않아? 완전 요괴 같아! 정말로 괜찮은 건가요?”
로베루는 후부키를 포기하고 바리케이드에 나무 판자를 더 박았다. 후부키는 굴러다니는 술을 한 병 더 발견하고 마셨다.
“시라카미는 개앤차나아요! 시라카미 이즈 튼튼 폭스! 로베루씨는 자신을 걱정하세요!”
후부키를 흔드느라 숨이 찬 로베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대로였다. 지금 그는 자신을 걱정해야 한다.
“베이짱은 언제 오는 걸까……?”
바텐더는 바리케이드에 못질하며 혼잣말을 했다.
홀로 별빛바다에서 항해를
The Lone Voyage on the Starlight Sea
일곱 번째 사건: 숙취는 광기와 함께
Case 7: Hangover Madness
- 어느 호텔
하코스 벨즈. 혼돈의 신인 쥐소녀는 거울을 보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질하고 있었다. 저번 사건이 끝나고, 하코스 벨즈는 호텔의 방 하나를 빌렸다. 벨즈는 피로를 풀기 위해서 푹 잔 다음, 몸을 깨끗이 씻었다.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눈썹을 다듬고, 피부에 로션을 바르며 깔끔하게 있으려고 노력했다.
푹신한 침대 위에서 벨즈는 작게 히히 웃었다. 바 로벨의 마스터, 유코쿠 로베루는 하코스 벨즈가 엔터테이너로서 존경하는 선배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이번 여정이 기대되었다. 그녀가 해결해야 하는 여우 홀림은 바 로벨에서 발생핬다. 이번에는 벨즈가 여우 홀림을 해결하는 영웅이 되어서 로베루를 구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화장을 하면서 즐겁게 하루를 보내며 준비했다. 여자에게 멋을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하나 문제가 있엇다. 쥐 소녀는 여전히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아무리 화장해도, 지금 그녀는 결국 병원에서 탈출한 환자였다.
그렇기에 벨즈는 이번 도우미에게 옷을 부탁했다. 이번에 그녀가 부른 도우미는 나나시 무메이. 우정은 마법이다. 벨즈는 기대했다. 무명의 신이자, 문명의 수호자이며, 위대한 올빼미 나나시 무메이가 어떤 옷을 가져올까?
“……”
물론 벨즈에게 걱정이 더 앞섰다. 무메이의 취향은 매우 독특하다. 올빼미의 예술적인 감각은 매우 훌륭하며 매우 독특했다.
그렇기에 하코스 벨즈는 무메이에에게 평범한 옷을 가지고 와달라고 부탁했다. 쥐는 올빼미에게 너무 화려하지 않지만, 못생기지 않으며, 움직이기 편한 평범한 옷을 부탁했다. 여우 홀림을 해결하려 가면서 너무 화려한 옷을 입고 오면 전문가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코스 벨즈가 머리카락을 정돈하던 도중,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메이 왔어? 곧 열어줄게!”
쥐는 머리카락을 대충 만지고 호텔의 문을 열었다.
문 앞에서는 아멜리아 왓슨이 서 있었다. 코트를 입은 시간의 탐정. 그녀는 매우 피곤해 보였다.
벨즈는 눈을 크게 뜨고 갑자기 나타난 아멜리아를 바라봤다. 혼돈의 신은 탐정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서 멍청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아멜리아는 죽은 눈으로 벨즈를 밀면서 침대에 가까이 데리고 갔다. 시간을 여행하는 탐정은 당황하는 벨즈를 침대의 두꺼운 이불로 칭칭 감쌌다. 탐정은 애벌레처럼 이불에 말려진 벨즈를 밀어서 호텔 방의 가운데에 서게 했다.
아멜리아는 아무말 없이 벨즈에게 무언가를 건내줬다.
돈다발이었다.
아멜리아는 벨즈에게 돈을 쥐어 주고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탐정은 이불에 말린 혼돈의 쥐를 두고 문을 열었다. 문은 닫쳤고, 아멜리아는 떠났다.
벨즈는 이불에 둘둘 감겨서 머리를 갸우뚱했다.
그 순간 묵직한 무엇이 호텔의 창문에 격돌했다.
파괴적인 충돌에 깨진 창문의 파편들이 사방에 튀었다. 충돌은 창문만 아니라 벽도 부셨다. 먼지와 돌조각이 사방에 튀었다. 날카로운 유리조각과 묵직한 돌들이 폭풍처럼 주변을 휩쓸었다. 벨즈는 돌들과 유리가 자신의 몸을 강타하는 것을 느꼈다. 유리조각들이 이불을 파고들고, 돌멩이의 강타가 벨즈의 몸을 휘청거리게 했다.
식겁한 벨즈는 벌벌 떨면서 자신을 보호하던 이불을 만졌다. 이불에는 유리조각들이 박혀 있었다.
“오, 안녕!”
이름없는 올빼미신, 나나시 무메이는 벨즈의 부름을 받고 호텔에 나타났다. 문명의 수호자이자 벨즈의 친구인 그녀는 호텔의 벽을 부수고 모습을 드러냈다. 여행자의 망토를 두른 소녀는 벨즈를 보자 즐겁게 웃었다.
벨즈는 딸꾹질을 하였다.
“베이야. 나 네가 불러서 서둘러 왔어! 나 잘했지?”
무메이는 둘가루와 유리조각으로 엉망이 된 호텔에 서서 당당하게 고개를 뜨덕였다. 벨즈는 벌벌 떨면서 손에 쥐어진 돈다발을 바라봤다. 이것은 호텔에게 줘야 하는 보상금이었다.
올빼미의 신은 고개를 까딱거리며 벨즈가 칭찬해주기를 기다렸다. 셀쇼크에 빠진 벨즈는 벌벌 떨면서 눈물을 찔끔 흘렸다. 벨즈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자신이 덮은 이불을 만졌다. 이불에 박힌 유리조각이 벨즈의 목 근처인 것은 그녀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무메이는 벨즈가 칭찬해주기를 기다렸지만, 불쌍하게도 칭찬을 받지 못했다.
“나빴다, 베이야! 나 네 부탁으로 서둘러서 왔는데 칭찬도 안 해줬어! 자! 네가 부탁한 옷! 너무 화려하지 않지만, 못생기지 않으며, 움직이기 편한 평범한 옷.”
나나시 무메이는 중세시대 농부가 입던 옷을 가지고 왔다. 벨즈는 묵직한 누더기 포대 같은 옷을 받았다. 혼돈의 신은 아무 말없이 중세시대에서 너무 화려하지 않지만, 못생기지 않으며, 움직이기 편한 평범한 옷을 받았다.
벨즈는 여전히 셀 쇼크에 빠져서 몸을 벌벌 떨었다. 불상한 시궁쥐는 옷을 갈아 입었다.
시궁쥐는 중세 시대의 투박한 포대 같은 농부 옷을 입었다. 나나시 무메이는 농부 옷을 입은 벨즈를 보고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중세 시대에서 너무 화려하지 않지만, 못생기지 않으며, 움직이기 편한 평범한 옷을 입은 벨즈는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았다.
“인생 정말 힘들다.”
벨즈는 고통스럽게 한탄했다. 혼돈의 신은 깨진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이제 곧 로베루 선배를 만나러 가야하는 벨즈는 중세 시대에서 너무 화려하지 않지만, 못생기지 않으며, 움직이기 편한 평범한 농부의 옷을 입고 있었다.
“무메이야. 다음번에는 현대 시대의 옷을 부탁해.“
“현대? 지금이 어느 시대였더라? 벨즈는 기억해? 난 까먹었수.”
올빼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부서진 호텔을 신기한 듯이 둘러봤다. 벨즈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다음 번에는 문으로 들어와. 창문과 벽은 부수라고 있는 것이 아니야. 문도 부수지 말고.”
벨즈는 말했다. 올빼미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무시하고 천장을 모기처럼 날아다니더니 다시 착지했다. 놀라운 움직임이었지만, 벨즈에게는 고통이었다. 벨즈는 자신이 죽음의 위기를 넘긴 다음에, 중세시대 농부 옷을 입고 있는 현실이 너무 슬펐다.
“오. 베이야. 울지 마. 내가 빨리 대려다 줄게.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였더라?”
무메이는 벨즈가 울먹이니까 걱정스러운 듯이 접근했다. 벨즈는 자신의 옷을 보더니 더 슬퍼졌지만 꾹 참았다. 옷이 이상한 것은 저번에 더 심했다.
“로베루 선배의 바로 가야 해. 우리 로베루 선배를 도와주러 가는 거야.”
벨즈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나나시 무메이는 즐겁게 벨즈를 껴안았다. 올빼미는 쥐를 번쩍 들었다. 벨즈는 세상이 뒤집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주변의 온도가 갑자기 차가워진 것을 느꼈다.
그들은 이미 로베루의 바 앞에 서 있었다. 바 로벨. 무메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벨즈를 이 조그마한 바에 대려다 주었다. 다행히 보상금은 호텔에 두었다. 이미 몇 번이나 경험했지만, 벨즈는 무메이의 무시무시한 비행에서 자신의 몸이 멀쩡한 것이 매우 신기했다.
“저번에는 배를 눈 깜짝할 사이에 지구 반대편으로 옮겼었지. 네 비행은 언재나 신기해.”
벨즈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감탄했다. 무메이는 드디어 칭찬을 받자 좋아하며 모기처럼 벨즈의 위를 날더니 다시 착지했다. 왠지 불길한 비행이었다.
혼돈의 신과 문명의 수호자는 바 로벨의 앞에 섰다. 구석진 곳에 은둔하고 있는 고요한 바. 그곳이 유코쿠 로베루의 바 로벨이다. 고요한 장소이지만, 즐거운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는 장소. 조그마한 장소이기에, 마음 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있는 바이다.
그리고 바의 창문에서 기묘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외계인들이 실험하는 듯한 괴상한 빛들이 문과 창문에서 세어 나왔다. 척 봐도 정상이 아닌 것 같은 상황에 벨즈는 기겁했다.
“맙소사! 또 새로운 패턴이야! 뭐야, 저 빛은!? 엄청 위험해 보여!”
벨즈는 괴상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창문과 문을 보고 몸을 떨었다. 무메이는 벨즈를 따라하며 몸을 떨었다. 벨즈는 자신을 따라하는 무메이를 보더니 어이없어서 웃었다.
“그래도 우리의 이름없는 신이 더 위험하고 무섭지. 무메이. 혼돈과 문명의 힘을 여우 홀림에게 보여주자.”
벨즈의 말을 듣자 무메이는 즐겁게 여행용 검과 랜턴을 들고 앞장섰다. 벨즈는 침을 삼키며 올빼미의 뒤를 따랐다.
“기다려요, 로베루 선배! 제가 선배를 구하겠어요!”
그렇게 두 신은 괴상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바에 발을 들였다. 그들은 아직 몰랐다. 지금 그들이 가장 큰 위험을 이 장소에 데리고 오고 있다는 것을.
- 바 로벨: 입구
무메이는 불길한 빛이 흘러나오는 바의 문을 열었다. 반사신경이 뛰어난 올빼미는 어떠한 기습이 있어도 피할 자신이 있었다. 그렇기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장소는 무메이가 먼저 탐사했다.
무메이는 고개를 까딱거리며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불길한 빛의 정체는 술 진열대에서 흘러나오는 빛이었다. 술들이 장식된 진열대는 괴상한 색으로 빛나며, 바를 이상한 색으로 물들었다. 바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람은 없었고 오직 술과 음식들만 진열되어 있었다.
무메이는 벨즈에게 괜찮다고 손짓했다. 벨즈는 경계하면서 조그마한 바에 들어섰다.
“뭐야. 아무도 없잖아?”
음식과 술들만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바. 바텐더 없는 바는 손님을 대접할 준비가 끝나 있었다.
“로베루 선배! 저희 왔어요! 우으 내 옷 부끄러워.”
벨즈는 자신이 입은 옷을 부끄러워하며 로베루 선배를 불렀다. 무메이는 그 말에 삐져서 고개를 돌렸다. 벨즈의 외침에도 대답은 없었다. 마지막에 로베루는 벨즈에게 다급하게 전화했었다. 그는 분명 지금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다.
“역시 간단히 로베루 선배를 찾을 수는 없는 건가? 혹시 여기에 안 계신가? 이 자그마한 바에서 내가 부르는 소리는 분명 들릴 거야. 안 들릴 리가 없는데? 일단 주변을 탐사하자.”
벨즈는 불길한 빛으로 빛나는 바의 음식들을 보며 말했다. 잘 구운 고기들의 달콤한 향기와 술의 고소한 냄새가 벨즈를 유혹했다. 벨즈는 조사하면서 접시의 닭꼬치 하나를 집으려고 했다.
날카로운 감촉이 벨즈의 손에 느껴졌다. 꾸불꾸불한 크리스 검이 벨즈의 음식으로 향하는 손에 닿고 있었다.
“위험한 함정은 달콤한 모습을 하고 있다네. 전장의 저주는 행운처럼 생긴 법이야. 미지의 상황에서 음식은 네가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면 손 대지 마.”
벨즈의 옆에는 누군가가 있었다. 혼돈의 신은 그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무메이는 이미 그 존재를 눈치챘듯, 상관하지 않고 바의 음식들을 둘러봤다.
벨즈는 작게 웃었다. 무메이는 그 존재를 눈치챘지만 벨즈에게 경고하지 않았다. 그 존재는 위협이 아니기 때문이다.
“난폭한 인사로군. 그래도 그게 너다워서 싫지 않아. 오랜만이야. 아냐 멜핏사.”
벨즈는 자신의 옆에 있는 조그마한 여성을 보며 웃었다. 작은 쥐보다도 조그마한 작은 소녀. 부드럽고 동글동글한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지만, 여유와 예리함이 느껴지는 소녀는 펄럭이는 동양의 옛 옷을 입고 있었다.
“내 인사가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군. 혼돈의 신은 난폭한 것을 더 좋아할 거라 생각해서 말이야. 모두 오랜만이야. 무메이도 오랜만! 나를 눈치챘다면 먼저 인사해야지? 적어도 네가 너희보다 홀로라이브에서 선배라고?”
아냐 멜핏사. 홀로라이브 ID의 2기생이자 고대의 무기가 마법의 힘으로 인간의 모습을 가지게 된 존재이다. 조그마하고 귀여운 생김새를 지닌 소녀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유쾌한 전사이다. 야나에게는 신들의 무시무시한 권능은 없다. 그렇지만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과 전투 경험이 풍부한 도도한 전사이다. 말재간이 좋고, 다양한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무기의 달인. 그렇기에 그녀는 많은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이다.
“오. 안녕. 이 음식. 너무 좋은 냄새가 나서 뭔가 무섭네. 먹으면 안 돼는 거야?”
무메이는 입맛을 다시며 아냐에게 물었다. 야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먹으면 안 돼. 특히 술은 더 안 돼. 여기서 술을 마시면 광란에 빠져버려. 신의 권능을 지닌 자들이 광란에 빠지면….. 후후. 멀리서 보면 재미있겠군. 하지만 가까이 보면 재미없어. 지금의 난 가까이 있고.”
아냐는 그렇게 말하며 식탁에 있는 접시들을 전부 땅에 떨어트렸다. 접시가 떨어진 아래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야나는 그 비명소리가 즐거운 듯 웃었다.
“피했어야지. 못 피한 너의 잘못이야, 토스터 군.”
아냐의 아래에는 조그마한 토스터기가 있었다. 사각형의 토스터는 조그마한 개처럼 네 발로 서 있었다. 아냐의 청취자인 토스터군은 갑자기 쏟아진 접시를 맞아서 아파했다.
“아이고…… 네, 제 잘못입니다. 떨어트린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못 피한 사람이 잘못한 거죠. 이 부조리한 세상!”
접시에 머리를 맡은 토스터기는 자신의 전기 콘서트 꼬리로 자신의 머리를 닦았다. 벨즈는 아냐의 청취자에게 손으로 인사한 다음 말했다.
“근데 왜 아냐 네가 여기 있는 거야? 로베루 선배는?”
벨즈는 아냐에게 질문했다.
“나는 네가 왜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지 더 묻고 싶은데. 아마 무메이가 골라준 옷이겠군.”
아냐는 벨즈의 옷을 보며 웃긴 듯 작게 웃었다. 혼돈의 신은 한숨을 쉬었다. 아냐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나는 이오피 선배를 찾으러 왔어. 우리 이오피 선배가 바 로벨에서 행방불명되었어.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오피 선배의 행방을 물어보던 중, 후부키 선배도 이 장소에 술 마시러 갔다는 소식을 들었어. 그래서 이오피 선배를 찾고, 후부키 선배에게 안부인사 하러 왔지. 김에 여우 홀림이 무엇인지도 내 눈으로 보고 싶어서 말이야. 여우 홀림. 갑작스럽게 홀로라이브 프로덕션의 방송인들과 청취자들이 기행을 하게 만드는 현상이라.”
아냐는 이오피를 찾으러 이 장소에 나타난 것이다. 아이라니 이오피프틴, 줄여서 이오피. 그녀도 홀로라이브 ID의 일원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우주에서 온 에일리언 공주. 아냐 멜핏사는 자신의 외계인 선배를 찾으러 온 것이다. 바 로벨에서 사람들이 사라진다고 하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아냐의 말에 벨즈는 기쁜 듯 웃었다.
“그러면 내가 여우 홀림 해결하는 것에 도와줄 수 있어? 우리 같이 이오피 선새도 찾고 여우 홀림도 해결하자! 그리고 둘이서라면 무메이 감당하기도 더 쉬울 거야.”
벨즈의 간절한 부탁에 아냐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네 복장을 보아하니 무메이가 너를 고생시키나 봐. 좋아. 나는 네가 여우 홀림을 해결사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이미 이 장소를 미리 조사하고 있었지. 너는 여우 홀림을 알고 있어. 우리가 힘을 합치면 어떠한 문제없이 이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아냐는 당당하게 말했다. 벨즈는 그 말에 몸을 떨었다.
“아냐야. 네 기억이 맞다면, 모험 중에 네가 하는 말 자주 반대로 일어나지 않았나?”
벨즈는 아냐와 몇 번 활동한 적이 있었다. 아냐 멜핏사의 말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녀가 당당히 말하는 말은 반대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야…… 이때는 소년 만화의 주인공처럼 ‘그래! 우리가 힘을 합치면 다 이겨낼 수 있어!’라고 말해야지. 그리고 꼴사납게 주인공이 고생하는 것으로 모험이 시작되는 거야.”
아냐는 머리를 털고 있는 토스터군을 한 발로 밟고 칼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모험을 떠나는 기사처럼 자세를 잡은 조그마하고 동글동글한 소녀.
그때였다. 갑자기 문이 마구 두들기는 소리가 들었다. 벨즈는 놀라서 무메이의 뒤에 숨었고, 무메이는 검을 잡으며 즐겁게 웃었다.
손으로 마구 문을 두드리는 소리. 그 소리는 바의 남자 화장실 문에서 들려왔다.
“생존자가 하나 더 있었군. 좋아. 혼돈과 문명아. 내가 조사한 거 알려줄게.”
아냐는 자신의 크리스를 움켜 잡았다. 그녀는 손목에 힘을 줘서 크리스를 잡고, 아래에 있는 토스터를 발로 찼다. 아냐의 청취자 토스터는 투덜거리며 남자 화장실의 문을 향했다.
벨즈와 무메이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화장실의 문에서 눈과 한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묘한 얼음이 문에 이리저리 달라붙었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과격했다.
“그럼 마음 것 즐기세요.”
토스터군은 자신의 콘서트를 꼬리처럼 휘두르더니 화장실 문을 열었다.
화장실 문이 열리자 팔과 다리가 붙어있는 거대한 맥주잔이 나타났다. 맥주가 가득 담긴 맥주잔에는 눈과 입이 있었다. 사람처럼 거대한 맥주잔은 거칠게 숨을 쉬며 분노한 듯이 신음하며 주변을 마구 돌아봤다.
“저건 로베루 선배의 청취자들이야. 여우 홀림 때문인지 로베루 선배의 청취자들은 거대한 술병과 술잔이 되었어.”
아냐는 차분하게 말했다. 아냐의 목소리를 듣자 거대한 맥주잔은 괴성을 지르며 아냐에게 달려들었다. 그 움직임은 폭력적이었다. 맥주잔은 팔을 뻗어서 조그마한 아냐를 붙잡으려고 했다.
아냐는 크리스로 술잔의 손목을 강타했다. 그 움직임은 가볍고 부드러웠다. 그렇지만 그 공격은 손목이 힘을 주고 다리와 허리의 근육을 일순간 사용한 폭력적인 강타였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덤벼드는 술잔의 손목을 잘라 버렸다.
“술병이 든 청취자들은 다 폭력적으로 변해서 사람들을 물려고 했어. 청취자가 물리면 같은 술병이 되어버렸어. 우리 같은 가상의 존재가 물리면 술에 취하게 되더니 광란에 빠졌어.”
아냐는 설명을 계속 하면서 술잔의 손목 잘린 팔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조그마한 그녀는 술잔의 겨드랑이 가까운 팔을 잡고 억지로 들어올렸다. 팔이 올려지는 순간, 아냐는 꾸불꾸불한 크리스로 술잔의 배를 거칠게 찔렀다. 유리가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아냐는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작은 크리스 소녀는 즐거워했다. 혼돈의 신은 충격을 받아서 입을 벌렸다.
“그리고 술로 변한 청취자들의 몸에서 술이 다 빠져나오면 그들은 다시 움직이지 못해.”
벨즈는 무시무시한 살기를 일순간 느꼈다. 전쟁 검술의 진가는 검을 휘두른 다음에 일어난다. 휘두른 검을 회수하는 법. 뒤엉켜 싸우는 난전에서 칼을 어떻게 회수하는가? 아냐는 칼로 배를 헤집으면서 검을 뽑았다. 구불구불한 칼날로 배의 내부를 톱질을 하면서 검을 회수하며 아냐는 다시 찌를 준비를 하였다. 구불구불한 칼날은 곧 톱날이 되었다. 맥주잔의 술은 헤집어진 배에서 그대로 다 뿜어져 나왔다. 벨즈는 청취자 한 명이 도살당하는 것을 보고 더 경악했다.
맥주잔의 술들이 배에서 바닥으로 쏟아졌지만, 아냐의 몸에는 어떠한 술 한 방울도 안 묻었다. 맥주잔은 바닥에 쓰러져 배를 잡고 몸을 떨더니 곧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 지금 이 바에는 이렇게 변한 청취자들로 넘쳐나고 있어. 그리고 그 내부는 마치 이세계처럼 이상하게 변했지. 나는 여러가지 실험을 한 다음 술로 변한 청취자들의 몸에서 술이 다 빠져나오면 못 움직인다는 것을 안 거야.”
아냐는 부드럽게 설명했다. 무메이는 아냐의 폭력적인 설명에 박수 치며 좋아했다.
“와! 무슨 좀비 같아! 베이야! 이번 모험 재미있겠다!”
올빼미는즐거워했다. 벨즈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너! 너! 너 방금 로베루 선배의 청취자를 도살해버렸어!”
기겁하는 벨즈. 아냐는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 그냥 술이 빠져서 못 움직이는 거야. 내가 홀로라이브 프로덕션 청취자 친구를 죽일 리 없잖아. 이 친구 살아있어. 봐.”
아냐는 쓰러진 술잔의 상처를 발로 찼다. 그러자 술잔은 소스라치는 비명을 질렀다. 숨을 억지로 참다가 터져 나오는 비명소리가 바를 울렸다.
“아흐흑! 아파! 맙소사! 너무 아파! 신이시여! 아아아아악! 힉! 히이익!”
깨진 술잔은 고통을 참아보려고 노력했다. 술잔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고래고래 질렸다. 고통 때문에 숨을 쉬지도 못하는 술잔은 자신이 흘린 술을 수영하며, 몸을 떨면서 비명을 지르다가 다시 기절했다. 아냐는 봤나는 듯이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듯이 고개를 들었다.
벨즈는 입을 벌리고 멍하니 바라봤고, 무메이는 더 즐겁게 박수를 쳤다. 크리스 소녀는 만족스럽게 웃더니 옆에서 한숨 쉬던 토스터기를 깔고 앉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저렇게 좀비처럼 변한 청취자들을 못 움직이게 한 다음, 이세계로 변한 바를 탐험해야 해. 지금 바의 내부는 괴상한 세계로 변해있어. 그리고 그들이 주는 술과 음식을 먹으면 안 돼. 광란에 빠지거든. 아마 행방불명이 된 애들도 다 그렇게 광란에 빠진 걸거야. 우리는 광란에 빠진 홀로라이브 친구들도 정리한 다음, 로베루 선배를 구하는 거야. 그리고 여우 홀림을 해결한다. 어때?”
크리스 소녀는 투덜거리는 토스터기 위에서 의기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무메이는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냐 설명 참 잘 한다! 행동으로 해줘서 알기도 쉬워! 베이는 어떻게 생각해?”
벨즈는 자신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았다. 아냐는 무메이를 막아서는 자가 아니다. 저 무기 소녀는 말하는 전쟁 무기였고, 문명의 수호자는 말하는 포식자 올빼미였다.
“잠깐 타임! 무메이! 잠깐 여기 와봐!”
벨즈는 무메이를 불러서 구석에 불렀다.
“왜?”
올빼미는 질문했다.
“아니, 잠깐만. 아냐의 말대로라면 저기에는 술병으로 변한 청취자들로 가득하고, 우리들은 그들을 전부 쓰러트리면서 가야 한다는 거야! 아냐가 저 불쌍한 피해자들을 전부 저렇게 도살할 거라고! 혹시 내가 이상한 거야? 내가 이상해서 청취자들을 보호하려는 거냐고!”
쥐는 흥분해서 설명했다. 올빼미는 고개를 까딱거리더니 웃었다.
“그래도 괜찮지 않아? 우리 청취자들 이 세상에서는 아무리 다쳐도 빨리 돌아오잖아. 그들의 진짜 몸은 현실에 있어. 가상의 세상에서 그들은 손님이야. 여기에서 죽어도, 현실에서 살아있기에, 그들은 여기로 다시 돌아와. 여기 껍데기 바다도 아니야. 이곳에서는 아무리 아프게 다쳐도 청취자씨들을 다 다시 괜찮아지더라.”
벨즈는 무메이의 입에서 껍데기 바다가 나오자 몸을 떨었다. 무메이는 실수했다는 듯이 웃더니 손가락으로 입을 대며 쉿 했다.
“하아……. 그렇지. 저들은 바깥에서 온 손님이야. 네 말대로 청취자들은 현실의 몸이 괜찮다면 여기에서 다쳐도 괜찮은 것 같아. 그럼 조금 심하게 해도 괜찮겠지. 좋아. 그 방법으로 가자. 근데 아냐에게 그 말은 말하지 말자. 저 친구…… 그 사실을 알면 무슨 끔찍한 짓을 할 지 모르겠어.”
벨즈는 설마 무메이와 같이 결탁해서 아냐를 감당하게 될 줄 몰랐다. 그녀는 매우 든든한 동료였지만 평화로운 해결사는 아니었다. 혼돈의 쥐와 문명의 올빼미는 조그마한 회의를 끝내고 아냐에게 돌아왔다. 아냐는 토스터군을 의자처럼 쓰고 앉아있었다. 아냐의 아래에서 의자대신 사용되고 있는 토스터군은 힘들어서 울고 있었다.
“회의는 끝났어? 그럼 출발하자.”
아냐는 괴로워하는 토스터군의 위에서 앉아서 말했다. 무메이와 벨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이제 이세계가 된 바 로벨을 탐사하자. 아쉽게도 이세계물의 이세계는 아니야. 호러 게임의 이세계다. 나야 그게 더 좋지. 자 그럼 모두 이세계로 출발이다!”
아냐는 드디어 일어서서 불쌍한 토스터군을 해방시켜줬다. 토스터군은 아냐가 일어서자 행복하게 웃었다. 크리스 소녀는 자신의 크리스검으로 눈이 흘러나오는 남자 화장실을 겨눴다.
“저기가 이세계로 변한 바의 입구야. 부끄럽게도 남자 화장실이지.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대의가 있다. 쳐들어가자.”
벨즈는 침을 참켰다. 소녀들은 이제 남자 화장실에 도전할 것이다.
- 바 로벨: 남자 화장실
“똑똑! 실례합니다!”
아냐는 있는 힘껏 발로 문을 차서 남자 화장실에 난입했다. 추위로 얼어버린 화장실. 남성용 소변대들이 가득한 복도는 비상식적으로 길었다. 벨즈는 조금 부끄러워하며 침을 삼켰다.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소변대와 칸막이들이 가득한 복도. 거친 화장실 타일의 바닥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화장실의 천장은 부서져 있었다. 얼어붙은 화장실에서 차가운 눈이 내렸다. 눈은 화장실에 쌓여갔다.
“우으으…… 왠지 부끄러워. 잠깐만. 왜 이렇게 많이 쓰러져 있어?”
화장실의 차가운 바닥에는 술이 빠진 술병들이 우수수 쓰러져 있었다. 술병들은 깨져 있었고, 술들이 다 빠져서 기절했다.
“말했잖아. 실험 조금 했다고.”
아냐는 대답한 다음 복도를 걸었다. 술병으로 변한 로베루 청취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부서져 있었다. 세라믹 변기에 거꾸로 머리를 박고 있기도 했고, 뜯긴 세면대에 머리를 맞아서 기절해 있는 자들도 있었다. 벨즈는 처참하게 당한 청취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듯이 사과를 한 다음 따라서 걸었다. 무메이는 눈이 내리고 있는 화장실의 복도가 신기해서 주변을 둘러보며 앞으로 걸었다.
화장실의 복도는 길었다. 그들은 복도의 끝을 볼 수 없었다. 벨즈는 눈이 내리는 추위를 참았다. 혼돈의 쥐는 이렇게 추운 복도를 걷게 될 줄은 예상 못했다.
“천장도 없어. 추워. 엄청 길어.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게다가 눈까지 내리고 있어. 이것이 남자 화장실인가…… 남자들은 터프하구만.”
벨즈는 눈을 맞으며 감탄했다. 사나이에게 천창은 필요 없는 것이다. 추위는 남자들을 더 강하게 한다.
“저기요. 그게 아니고 그냥 여기가 이세계화 한 거예요. 그리고 사람 쓰러져 있는 것은 어느 화장실이나 다 똑같잖아요.”
아냐의 청취자 토스터는 말했다.
“그건 그렇네.”
벨즈는 동의했다. 벨즈는 추워서 몸을 떨었다. 그들은 꽤나 걸었지만, 복도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조금식 더 넓어지기 시작했다. 단순한 화장실 복도는 어느새 거대한 홀처럼 넓어졌고, 칸막이와 소변기, 타일 벽들이 식물처럼 바닥에 쏟아 있었다. 벽은 높아져서 거의 댐처럼 보였고, 뚫린 천장은 건물의 위처럼 높았다.
어둠과 눈이 내려앉은 거대한 타일의 세상. 그래도 다행히 길은 일직선이었다. 벨즈는 화장실에 와 있는 것이 아닌, 눈이 내리는 세라믹 숲에 온 느낌을 받았다.
“아무 공격도 없어서 다행이네.”
아냐는 말했다. 아냐의 말에 토스터군은 탄식하며 서브 머신건을 꼬리로 잡으며 전투준비를 했다. 벨즈가 추위속에서 의아해하던 도중이었다.
멀리서 뿔 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눈이 내리는 세라믹의 거대한 언덕에서 술병이 뿔 나팔을 불고 있었다. 어둠속이라 희미하게 보이는 멀리 있는 언덕.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둔탁한 나팔의 소리.
눈 속에서 팔들이 이리저리 뻗어져서 나왔다. 무수한 팔들이 하늘로 향했고, 곧 땅을 집었다. 거대한 술병들이 사방에서 눈을 헤집으며 올라왔다. 벨즈의 일행은 어느새 술병들에게 포위당해 있었다. 그들은 이빨을 갈면서 포위망을 천천히 좁혔다.
술병들의 눈빛들은 다 흐릿했다. 그들은 전부 광란에 빠져 있었다. 바람과 뿔 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무메이는 옆에 식물처럼 자라난 세면대를 통째로 뜯어서 나팔 불던 술병에게 던졌다. 뜯긴 세면대의 파이프에서 보드카가 뿜어져 나왔다. 나팔 불던 술병은 묵직한 세라믹 덩어리에 맞아서 산산조각으로 깨졌다. 술병으로 변한 로베루의 청취자는 수천조각으로 부서진 유리파편이 되었고 그 안에 있던 술들이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악! 무메이! 미, 미안해요!”
벨즈는 비명을 질렀다. 혼돈의 쥐는 지금까지 청취자들이 많은 방식으로 쓰러지는 것을 봤다. 하지만 그래도 청취자가 수천조각으로 터져버린 것은 지금 처음 봤다. 저거 정말로 괜찮은 거지?
“괜찮아! 이건 자기방어다!”
아냐는 그렇게 말하며 땅을 밞았다. 그녀는 자신의 무기 컬렉션을 소환했다. 펌프액션 산탄총이 고대의 무기의 부름에 응답하여 땅을 부수고 나타났다. 아냐는 안전장치를 풀고 펌프를 당겨서 장전했다. 벨즈는 옆에서 나타난 흉악한 무기에 당황했다.
“잠깐만! 아냐야! 너 비상살탄 쓰고 있지! 암염탄이나 고무탄이지?”
벨즈는 기겁하며 아냐를 말리듯 물었다.
“하하하! 전쟁에서 암염탄을 쓰면 미친 놈이라고! 당연히 슬러그지!”
“아니, 아까는 자기방어라고
아냐는 그대로 탄을 발사했고, 그녀의 앞에 있는 술병은 거대한 철덩어리 탄에 맞아서 형체도 못 남기고 터져버렸다. 그녀의 옆에 있던 조그마한 토스터기도 서브머신건의 안전장치를 풀었다.
“핫하! 죽어라!”
토스터는 왼쪽에 있는 술병들에게 조준사격을 하였다. 토스터는 그들의 배에게 깔끔히 점사하였다. 방아쇠를 빠르게 눌렀다가 놓아서 필요한 총알만으로 그들을 제압했다. 배가 깨지고 술들이 흘러나오는 술병들은 얼마 걷지 못하고 쓰러졌다.
무메이는 일행의 뒤를 지켰다. 그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술병에게 접근했다. 올빼미는 반응 못할 속도로 그들의 아랫배를 검으로 깨버리고, 다시 뒤로 물러났다. 올뻬미는 반응 못하게 술병들을 하나, 하나 제거했다.
“야! 너희들! 정당히 해! 저들은 다 여우에 홀린 애들이라고!”
벨즈는 화나서 소리쳤다.
“오른쪽을 부탁해, 친구!”
아냐는 벨즈의 말을 무시하고 펌프로 샷건을 장전하고 눈 앞의 적들을 청소했다.
“어? 으악!”
그리고 벨즈는 자신을 물려고 접근한 술병을 손으로 잡았다. 술병은 좀비처럼 이빨을 딱딱거리며 벨즈를 술에 젖은 이빨로 물려고 했다. 농부옷을 입은 쥐 소녀는 자신을 물려고 하는 거대 술병을 양 손으로 밀면서 버텼다.
“흐아아아아악! 으아아악!”
술병의 힘은 외의로 강했다. 조그마한 벨즈는 강한 두 다리로 넘어지지 않게 그 습격을 버텼다. 거대한 술병은 무거웠다. 술로 가득한 거대한 유리병이 덮쳐오는 무게는 매우 무거웠다.
“흐으으윽! 이이이이익!”
벨즈는 괴상한 기합을 지르며 자신을 물려고 하는 거대 술병을 밀어내려고 했다. 술병은 밀려나갔지만, 그 두 손은 벨즈를 놓아주지 않았다. 벨즈는 기합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힘을 빼면 술병에게 물릴 것 같았다.
“이야야얍! 흐아아압!”
술병은 몸을 뒤틀면서 벨즈가 잡기 힘들게 더 발버둥쳤다. 광란에 빠진 술병은 물고기처럼 몸을 흔들며 벨즈의 손을 뿌리치고 벨즈를 덮쳤다.
“끄아아아악! 하아아악!”
벨즈는 넘어졌다. 하지만 쥐 소녀는 넘어져서 튼튼한 두 다리로 술병을 밀었다. 등은 땅으로, 발바닥과 무릎으로 자신을 물려는 술병을 마구 찼다. 술병은 벨즈의 다리를 뿌리치려고 했지만, 그녀의 튼튼한 다리는 술병을 끝까지 밀었다. 술병은 벨즈의 다리를 잡으려고 했다. 다리가 방해라면 다리를 물면 된다. 술병의 시도는 벨즈의 발이 술병의 얼굴이 날아오는 것으로 끝났다.
술병은 얼굴을 맞아서 쓰러졌다. 벨즈는 일어섰다. 술병은 다시 일어나서 벨즈를 물려고 했다.
벨즈는 일어나려는 술병이 못 일어나게 마구 밟았다. 술병은 계속 일어나려고 시도했디. 벨즈는 더 못 일어나게 필사적으로 밟았다.
술병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농부옷을 입은 쥐 소녀는 땀에 젖어서 숨을 거칠게 쉬었다.
“잘했어, 친구!”
아냐는 총알을 다 쓰자, 계속 밀려오는 술병들의 팔들을 자른 다음, 깔끔하게 아래를 배었다. 그 깔끔함에는 조그마한 뒤틀림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가벼운 배기에 맞은 술병들은 아래가 찢겨서 배에 술을 쏟았다.
벨즈는 무메이가 뽑은 부서진 파이프에서 나오는 보드카의 알코올 향을 맡으며 땀을 닦았다. 사방이 깨진 술병들로 가득했다. 독한 술냄새가 사방에서 몰려왔다.
……독한 술 냄새?”
알코올 냄새?
증발한 알코올이 공기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벨즈는 기억해냈다. 아냐가 말하길, 여기에서 술을 마시면 광란에 빠진다고 했었다.
지금 술병들이 바닥을 적셔서 흘리고 있는 술들은 공기로 올라왔다. 이곳은 차가운 화장실이다. 이 추위에서 술들이 증발하는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빨랐다. 아마 이것도 어떤 마법적인 힘일지도 모른다.
“모두들! 저것들 자신의 몸에 흘린 술로 우리를 취하려고 하고 있어! 이 알코올 냄새는 위험해!”
깨닫은 벨즈는 바로 일행을 불렀다. 무메이는 이미 뒤를 정리했다. 일행들은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술 냄새에서 멀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사방이 증발한 술이었다. 그들은 숨을 참았다.
“무메이!”
벨즈는 무메이의 이름을 크게 말했다.
“뭄! 뭄!”
무메이는 트레이너의 명령을 받은 동물처럼 대답한 다음, 거대한 올빼미로 변했다. 거대한 올빼미는 그 무시무시한 날개를 휘두르며 주변을 빠르게 날아다녔다. 그러자 이 화장실에서 강풍이 발생했다. 증발한 알코올은 다 날아가버렸다. 날아간 알코올의 안개는 곧 추위에 다시 영향을 받아서 잠잠히 가라앉았다.
토스터와 아냐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거대한 올빼미가 댐처럼 거대해진 화장실을 날아다녔고, 무기 소녀와 토스터기는 산탄총과 머신건으로 남아있는 술병들을 전부 제압했다.
눈이 내리는 화장실. 전투 때문에 깨진 변기통과 세면대에서는 물 대신 보드카가 뿜어져 나왔다. 술이 다 빠진 술병들은 아냐의 말처럼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아냐는 벨즈가 제압한 술병에 크리스를 쑤셔서 술을 다 빼었다.
“훗. 해치웠군.”
아냐는 즐겁게 말했다.
“아! 좀!”
토스터는 분노해서 아냐에게 소리쳤다. 아냐는 화난 토스터의 외침에도 즐겁게 웃으며 산탄총을 장전했다. 행복한 무메이도 검에 묻은 술을 눈으로 닦은 다음 전투준비를 시작했다.
벨즈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모르는 이상한 종이가 바람에 날아왔다. 벨즈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종이를 잡았다. 벨즈는 종이를 읽었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느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일만하고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스이세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일만하지고가놀리자않으면 스이에슨날지ㅐ멍ㅄ는 사람이 ㅚㄴ다.
벨즈는 침을 삼켰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그리고 무수한 종이들이 바람을 타고 날고 있었다.
그 종이에는 다 같은 문장만이 적혀 있었다.
일본어를 읽을 줄 아는 아냐도 종이를 잡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일본어를 모르는 무메이와 토스터만 궁금한 듯 고개를 움직였다.
그리고 곧 비명소리가 들렸다. 여우에 홀린 술병들. 그들은 공포에 질려서 도망가고 있었다. 술병들은 벨즈와 그 일행들을 무시하고 비명을 지르며 달렸다.
“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토스터는 겁을 먹고 질문했다.
“혜성처럼 나타난 스타의 원석이 오고 있다. 술에 취하고 광란에 빠져서! 모두 숨어!”
아냐는 다급하게 말했다.
그때였다.
“닷테에에 보끅와 호오시이이다아카라! 스텔라! 스땔롸아아! 스에이세이는으! 오늘도 초 카와이이!”
멀리서 술 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이 내리는 타일바닥에서 누군가가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경쾌하고 행복하게 비틀거리며 걷는 여성. 그녀는 묵직한 도끼를 어깨에 메고 있었다.
호시마치 스이세이. 홀로라이브 JP 0기생. 노래를 좋아하는 호탕한 여자이다. 그녀는 홀로라이브에 오랫동안 활동했던 방송인이며, 벨즈, 무메이, 아냐의 대선배 방송인이다. 화끈하고 털털한 성격인 그녀는 술에 완전 취해서 깔깔 웃고 있었다.
“해애성처럼! 나타난! 아아아이이돌 원석! 호오시마치이이! 스이세이!”
스이세이는 자신을 링에 오르는 파이터처럼 소개했다. 벨즈 일행은 술 취한 대선배를 적으로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스이세이는 인간이지만 난적이다. 무시무시한 행동력과 유쾌한 돌파력은 그녀를 위험하게 만든다. 그리고 아무리 여우 홀림이라고 하지만. 그들에게는 홀로라이브 프로덕션의 오래된 선배에게 칼날을 들이댈 용기는 없었다. 방송인들은 대선배의 출현에 심하게 놀랐다.
토스터는 상황을 이해했다. 스이세이는 그들에게는 대선배이자만, 토스터에게는 아니다. 그렇기에 그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도끼 든 여자는 무섭지만 말이다.
“이거 큰일이네요. 우리 어디로 숨어야 해요? 어?”
토스터가 뒤를 돌아봤을 때 벨즈와 무메이, 아냐는 이미 없었다. 그들은 이미 겁에 질린 생쥐처럼 도망첬다! 토스터는 자신의 뒤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허망하게 웃었다. 스이세이는 다가오고 있었다. 도끼를 든 광란의 가수는 웃으면서 옆에 있는 세면대를 도끼로 후려쳤다. 날이 달린 둔기나 다름없는 묵직한 도끼에 세면대는 부서졌고, 파이프에서 보드카를 뿜었다.
“보너스 포인트! 사람은 그냥 보너스 포인트야! 스이짱이 보너스 포인트 원하니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술 취한 아이돌의 원석은 도끼를 난폭하게 휘두르며 보너스 포인트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제서야 토스터는 생명의 위험을 느꼈다. 토스터는 당황해서 자신이 들고 있는 서브머신건을 버렸다. 자신의 몸처럼 큰 서브머신건은 숨는 것에 방해될 뿐이었다.
어디로 숨어야 하지? 세면대? 소변기? 칸막이! 토스터군은 허겁지겁 칸막이 하나에 들어가서 변기 위에 올라섰다. 문은 잠그지 않았다. 칸막이의 모든 문들은 열려 있었다. 문을 잠그면 수상하게 보일 것이다.
“보너스 포인트 어디에 있을까? 여기 보고 저기 봐도 잘 안 보이는 보너스 포인트! 혹시 여기있니? 내 귀여운 보너스 포인트!”
스이세이는 도끼를 휘둘러서 칸막이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 조각난 칸막이가 사방에 튀었고, 변기 하나만 남겨졌다. 토스터는 다른 칸막이에 있었다. 조그마한 토스터는 부서지는 소리를 듣고 몸을 떨었다. 지금 스이세이는 모든 화장실 칸막이를 부수고 있었다. 토스터가 들키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킁킁! 공포의 냄새가 나는군! 그냥 포기해! 사람은 원래 죽는 거라고! 너 혹시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거니? 우리는 포기하지 않아! 끝이 있기에 더 발버둥치는 거야! 크으! 그럼 여기서 스이짱 명언! 그것마저도 헛되리. 오직 스이짱의 도끼만이 헛되지 않는다.”
무시무시한 파괴의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술에 취한 목소리는 행복해 보였다. 토스터는 위에서 눈이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화장실에서 차가운 한기가 작은 토스터를 감싸고 있었다. 토스터는 점점 가까워지는 파괴의 소리를 들으며 감성적인 기분을 느꼈다. 화장실에서 눈을 맞으며 죽음을 기다리는 경험은 토스터에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묵직한 도끼가 토스터기의 위를 지나갔다. 칸막이는 가볍게 부서졌다.
“우히히히! 토스터 찾았다! 토스터? 응? 왜 화장실에 토스터?”
스이세이는 혼란에 빠졌다. 토스터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지금 변기의 위에는 토스터기 하나만 올려져 있었다. 눈이 쌓인 변기의 뚜껑 위에 있는 조그마한 토스터. 취한 스이세이는 혼란에 빠졌다. 그녀가 만약 취하지 않았다면, 저것이 청취자라는 것을 바로 깨닫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취한 그녀는 멍하게 토스터를 바라봤다.
토스터도 가만히 있었다. 둘은 눈을 맞으며 멀뚱멀뚱 서 있었다.
스이세이는 토스터의 위에 눈을 털었다. 그녀는 조그마한 토스터를 들어올렸다.
“불쌍하게도. 너는 혼자구나. 흑흑! 화장실에서 버려진 토스터라니! 너무 슬퍼! 으아앙!”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스이세이. 토스터는 술 취한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괜찮아! 내가 외롭지 않게 해줄께! 잠깐만 기다려봐!”
스이세이는 토스터를 세면대의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토스터의 플러그를 잡고, 헤어 드라이기에 사용되는 콘센트에 집어넣었다. 전기가 돌기 시작하는 토스터. 스이세이는 주머니에 먹다 남은 식빵을 꺼냈다. 토스터는 술 취한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술 취한 소녀는 노래를 부르며 식빵을 토스터에 넣고, 굽는 버튼을 내렸다. 전기가 도는 토스터는 푸석푸석한 빵을 천천히 구웠다. 시간이 지나가 반쯤 먹은 식빵이 먹음직스럽게 구워서 올라왔다.
“흑흑! 너는 혼자지만 정말 상냥한 아이구나! 으아아앙! 스이짱 감동! 잘 먹겠습니다!”
토스터는 술 취한 사람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스이세이는 식빵을 울면서 먹은 다음에 다시 노래를 부르며 보너스 포인트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시야에 보이는 모든 칸막이를 부수고, 스이세이는 모습을 감췄다.
토스터는 세면대에서 많은 감정을 느꼈다. 그는 그 감정을 한숨으로 표현했다. 토스터는 눈이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작은 토스터는 곧 무메이와 눈을 마주쳤다. 무메이는 화장실의 부서진 벽 위에 있었다. 화장실벽은 댐처럼 높았다. 거의 고층건물처럼 높은 벽. 무메이는 아냐와 벨즈는 들고 화장실의 위로 그들을 데리고 숨었다. 새는 높은 곳에서 위험을 피한다.
무메이는 곧 벨즈와 아냐를 안아들고 망토를 날개처럼 피며 아래로 내려왔다. 올빼미는 미안한 얼굴로 토스터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토스터는 무메이와 눈을 마주치자 부드럽게 웃었다.
“저기…… 정말로 미안해! 너를 버릴 생각은 아니었어! 갑자기 스이세이 선배가 나타나서 급하게 숨느라 그런 거야! 다시 너를 데리고 가려고 했을 때는 선배가 이미 나타나서! 미안!”
올빼미는 정말로 미안한 듯 토스터에게 사과했다. 아냐는 옷에 묻은 눈을 털었다.
“토스터군을 미끼로 쓰려던 거 아니었어?”
아냐는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했고, 무메이는 더 미안해했다. 토스터는 콘센트에 자신의 꼬리를 빼었다.
“괜찮아요. 방금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모르겠지만 저 더 현명해진 것 같아요. 무슨 영적인 체험을 한 것 같아요.”
토스터는 멋쩍게 웃었고, 무메이도 따라서 멋쩍게 웃었다. 벨즈는 무메이가 정상적이게 사과하니 조금은 놀랐다. 아무리 야생의 올빼미라고 해도, 동료를 버리는 것은 미안했던 것일까? 벨즈는 자신의 동료에게 약간의 양심이 있다는 것이 기뻤다.
아냐는 스이세이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봤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스이세이 선배도 광란에 빠졌다. 이거 문제군. 로베루의 청취자는 술병이 되어서 험하게 다뤄도 살아있어. 하지만 인간인 선배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하면 정말로 다칠 것 같아. 상처 없이 제압하기에는 선배가 너무 강해. 공격을 한 다음 제정신을 차린 스이세이 선배의 눈을 볼 자신도 없고. 우리 어떻게 하지?”
크리스 소녀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걱정했다. 아냐의 걱정하는 얼굴을 보고 벨즈는 낙천적이게 웃었다. 혼돈의 신은 무시무시한 존재에게 추적당했던 경험이 많았다. 아냐는 겁 많은 생쥐가 이 상황에서도 낙천적인 것을 보고 놀랐다. 지금까지의 여정이 벨즈를 강하게 만든 것이다.
“당연히 도망쳐야지.”
- 바 로벨: 술집 내부
“난 못해! 내 청취자들을 어떻게 쏴! 저 애들 섬세해서 다치면 큰일이야!”
로베루는 소리쳤다. 바의 바깥에서 무수한 손들이 나무판자에 덮인 창문을 두드렸다. 술병으로 변한 청취자들은 창문을 부수고 들어오려고 시도했다. 바의 마스터 로베루는 산탄총을 겨눴지만 발사하지 못했다. 그는 한 명의 바텐더로서 자신의 손님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다.
“우와! 로베루씨 너무한다! 도끼로 문 부수려던 스이세이는 쐈으면서!”
술 취한 후부키는 바닥에 굴러다니며 말했다.
“스이세이 선배는 쏘지 않으면 제가 당합니다! 스이세이 선배는 우리 귀여운 손님들과 달리 엄청 무섭다고요!”
로베루는 산탄총을 못 쏘고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밀어서 버텼다. 한번은 스이세이가 도끼를 들고 난입했었다. 스이세이는 도끼로 문을 부수려고 했다. 바텐더는 주저없이 산탄총을 쏴서 스이세이를 쫓아냈다. 하지만 바텐더는 섬세한 청취자들에게 총을 쏘지 못했다.
“후부씨! 후부씨는 문 막아주세요!”
창문을 막고있는 바텐더는 소리쳤다. 술에 취한 손님들이 문을 두드리며 부수려고 했다. 후부키는 바닥에 굴러다니며 히히 웃었다.
“나는 해피 폭스! 딸꾹!”
문은 부서지고 있었다. 후부키는 바닥에서 행복하게 웃으며 술을 들이켰다.
“후부씨! 지금 도와주면 나중에 마시는 술은 다 공짜로 마셔요! 그러니 제발!”
창문을 막고있는 로베루는 간절히 빌었다. 공짜라는 말에 후부키의 여우귀가 움직였다.
“히히히! 공짜라면 어쩔 수 없죠!”
후부키는 손과 발로 도마뱀처럼 땅을 기어서 문에 도착했다.
“영차.”
그리고 그녀도 로베루처럼 등으로 문을 막았다. 후부키는 조그마한 여우 소녀였지만, 그녀가 등으로 밀자 문은 꿈쩍 움직이지도 못했다. 로베루는 창문을, 후부키는 문을 막았다.
“문아! 문아! 너는 사람을 들여보내기 위해 있는 거니? 아니면 막으려고 있는 거니? 우히히!”
하얀 여우는 행복하게 웃었다. 그녀는 포도주 한 병을 잡고, 코르크를 손가락으로 딴 다음 마셨다.
“우와! 완전 요괴! 그래도 내 편이니 다행이다!”
로베루는 그 모습이 기겁했지만 동시에 안도했다. 이 미쳐가는 술집에서 한 명의 아군이 있다. 그것은 바텐더에게 큰 위안을 줬다.
“콘 콘 옥수수! 옥수수도 콘 콘하고 여우도 콘 콘하니 시라마키는 옥수수예요! 콘 콘!”
그것이 비록 술 취한 여우라도.
- 바 로벨: 남자 화장실
벨즈 일행은 작전을 바꿨다. 그들은 눈더미에 숨어서 조심스럽게 걸었다. 소란을 피우면 무시무시한 주정뱅이 스이세이가 온다! 벨즈 일행은 눈이 떨어지는 화장실의 타일에서 몸을 숙이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무메이는 앞에 가서 주변을 정찰했다. 무메이는 올빼미의 밤눈으로 술병들로 변한 청취자들을 발견했다. 올빼미는 그들의 위치를 아냐에게 알렸다. 무메이와 야나는 검을 들고 사냥에 나섰다. 화약 무기는 너무 큰 소리를 일으킨다. 그들은 소리없는 날카로운 칼을 들었다.
눈이 내린 타일 바닥은 발자국을 남겼다. 그렇지만 포근한 눈은 소리를 지웠다. 무메이와 아냐는 신중하게 그들을 사냥했다. 그들은 술로 변한 청취자의 뒤를 노렸다.
아냐는 깔끔한 솜씨로 청취자의 등을 찔렸다. 술병이 송곳에 뚫리는 듯한 작은 소리. 완벽한 무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비명을 지르지 못했다. 아냐는 구불구불한 칼날로 등을 찔러서 계란의 껍질을 깨듯 상처를 벌렸다.
“쉿. 쉬이이잇. 편히 잠들어.”
약간의 금이 가는 소리. 술병은 술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면서 쓰러졌다. 그리고 아냐는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술을 많이 뒤집어쓰는 것으로도 취할 수 있다. 또는 그들이 흘린 냄새를 맡아도 취할 수 있다. 그래서 아냐는 한 명을 쓰러트릴 때마다 물러났다.
아냐는 그렇게 하나 하나 사냥했다.
무메이는 하늘을 날아서 술병들에게 다가갔다. 어떤 술병들은 단체로 모여 있었다. 무메이는 그들의 눈이 보이지 않는 속도로 접근했다. 그녀는 검의 손잡이로 그들의 아래를 깨었다. 그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무메이는 빠져나가서 다시 정찰에 나섰다.
그렇게 술들로 변한 손님들은 눈이 내리는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불쌍한 로베루의 시청자분들…… 나중에 의회에서 과자 선물 사주자.”
벨즈는 쓰러진 청취자들을 동정했다.
“수고한 나에게도 하나 부탁해.”
학살을 끝낸 아냐는 즐겁게 말했다. 토스터는 벨즈를 위로하듯 그녀의 어깨에 꼬리를 올렸다. 야나와 벨즈는 다시 돌아와서 무메이를 기다렸다.
잠시 후 무메이도 돌아왔다. 무메이는 술이 뭍은 칼을 흔들어서 털어냈다. 벨즈와 아냐느 무메이의 모습을 보고 경계했다.
무메이의 옆에는 벌벌 떨고있는 작은 물체가 있었다. 그것은 팔과 다리가 달린 피자 조각이었다. 올빼미는 걸어다니는 피자 조각과 같이 돌아왔다.
아냐는 칼을 강하게 잡았다. 벨즈는 전투준비를 한 아냐를 팔로 막있다. 벨즈는 무메이와 같이 돌아온 이상한 피자 조각을 자세히 바라봤다. 벨즈는 그 피자조각을 알고 있었다.
“저 피자. 아르란 선배의 청취자잖아? 잠깐만? 나 너 알고 있어. 저번에 여우에 홀려서 젊은 아르란 선배를 감금했던 피자잖아? 야, 오랜만이다!”
무메이가 데리고 온 피자 마르게리타는 겁을 먹어서 위축되어 있었다. 겁먹은 파지는 벨즈를 알아보고 수줍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저 피자는 아르란디스의 청취자이다. 무메이는 피자의 등을 장난스럽게 밀었다.
“화장실에서 숨어서 벌벌 떨던 것을 발견해서 데리고 왔어. 이 친구도 로베루의 바에 놀러 왔다가, 봉변을 당한 모양이야.”
무메이는 말했다. 피자는 겁에 질려서 주변을 계속 두리번거렸다.
“아, 안녕하세요…… 저번에는 정말로 미안했어요…… 그때 도와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그때의 은혜는 반드시 갚을게요.”
피자는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벨즈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벨즈는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저 피자는 도시 하나를 집어 삼켰었다.
“이 부끄럼 많은 친구는 누구야?”
야나는 겁에 질린 피자를 보면서 벨즈에게 질문했다.
“저번에 여우에 홀려서 아르란의 도시를 점령했던 친구야. 피자 마피아의 두목이 되어서 아르란 선배를 납치했었어. 현실에서는 유명한 K-Pop 아이돌이래.”
벨즈는 아냐에게 피자를 소개했다.
“잠깐만요! 제 현실 정체는 말하지 마세요! 우으으으. 울고 싶다…… 오늘 그냥 쉬러 왔는데……”
피자는 한탄을 했다. 벨즈는 그런 피자를 달래듯 가까이 가서 웃어줬다.
“미안. 미안. 너도 여기에 나쁜 타이밍에 와서 큰일이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피자 마피아의 보스가 그렇게 겁에 질려 있어? 혹시 스이세이 선배가 괴롭혔어?”
벨즈가 질문하자 피자는 고개를 흔들었다.
“우으으…… 피자 마피아도 옛날 일이니까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흑흑…… 그 파란 머리의 도끼가 아니에요. 그 사람도 무섭지만…… 더 무서운 것이…… 으아아앙. 아오씨는 신사였어…….”
아르란의 피자는 소리를 참으며 울기 시작했다.
“스이세이 선배보다 무섭다고……?”
하코스 벨즈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술 취해서 폭주한 스이세이 선배보다 더 무섭다? 아냐와 무메이도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해서 고개를 갸우뚱한 순간이었다.
“누구 있어? 누군가…… 아무라도 좋아……”
멀리서 술 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흑흑……. 너무 외로워…… 으아아앙! 누구 있나요!” 히끅!”
멀리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혼돈의 신, 올빼미신, 고대의 무기는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스이세이와는 다른 의미의 공포. 그들은 뜻밖의 공포에 몸을 떨었다.
“아무나 좋아! 누군가 마츠리를 안아줘! 히끅! 마츠리 너무 외로우니까 꽉 안아줘!”
눈이 내리고 얼어붙은 화장실에서, 잠옷을 입은 조그마한 소녀가 울면서 걷고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의 소녀는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었고, 잠옷도 거의 대충 입고 있었다.
“후우! 여자 냄새! 후으! 킁킁 여자! 여자!”
홀로라이브 JP 1기생. 나츠이로 마츠리. 다정하고 성실하고 상냥한 사람이다. 하지만 변태다. 남들을 잘 챙겨주고, 활기찬 기분을 남들에게 전달해주는 훌륭한 선배이다. 하지만 변태다. 그 누구도 그녀에게 안전할 수 없다. 그녀는 체온이 있으면 다 먹어치운다. 술에 취하지 않아도 위험한 사람이다. 지금 그녀는 술에 취해 있었다. 여우에 홀리지 않아도 무서운 사람이 여우에 홀렸다.
아냐는 바로 전투를 포기했다. 지금 마츠리에게 덮쳐지면 무사할 것 같지 않았다. 차라리 도끼를 든 스이세이와 사투를 벌이는 것이 더 나았다. 피자는 울기 시작했다.
“좋은 암컷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잖아! 킁킁! 저기! 암컷아! 너 마츠리와 츄 하자! 마츠리와 츄! 킁킁!”
취한 마츠리는 코로 냄새를 맡으며 그들에게 천천히 가다왔다.
“아무리 도망쳐도! 아무리 숨어도! 이 괴물은 이렇게 냄새를 맡고 저를 쫓아왔어요! 살려주세요! 이 사람 너무 무서워요!”
“우리도 무서워……”
벨즈는 부탁하는 피자를 보면서 도망칠 준비를 했다. 아냐는 그 말을 듣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마츠리 선배는 네 냄새 맡고 너를 쫓아다니고 있다고 했지?”
아냐는 빠르게 질문했다. 피자는 겁에 질려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냐는 한 번 더 질문했다.
“그리고 너는 여우 홀림을 일으켜서 벨즈에게 빚이 있다고 했지?”
아냐의 질문. 피자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래도 사실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에 아냐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잘 됐네. 빚을 값을 수 있어서.”
“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냐는 피자를 잡고 그대로 마츠리의 옆에 던졌다. 조그마한 피자는 어마어마한 비명을 지르면서 마츠리의 옆을 지나서 바닥을 굴렀다. 마츠리는 기쁨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끼야아아아아악! 여자다!”
마츠리는 행복의 비명을 지르며 피자에게 달려들었다. 피자는 공포의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악! 나 여자 아니야! 나 털복숭이 남자야!”
얼어붙은 화장실에서 피자의 목소리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피자는 필사적으로 어둠속으로 도망쳤다.
“암컷 냄새 풀풀 풍기고! 애초에 마츠리는 잡식이라서 다 먹어요! 빨리 마츠리를 안아줘! 빨리! 빨리! 빨리!”
그렇게 마츠리와 피자는 사라졌다. 얼마 안 지나서 피자의 찢어지는 비명이 들려왔다.
“길은 열렸다. 빨리 가자.”
아냐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벨즈는 경악했지만 자신도 술 취한 마츠리를 상대할 자신이 없기에 아냐와 같이 달렸다. 무메이도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겁을 먹어서 달렸다.
“다음에 마츠리 선배 마주치면 토스터 바치자.”
아냐의 무시무시한 선언에 토스터는 몸을 떨었다. 벨즈와 무메이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러자!”
청취자를 희생시키는 것에 반대하던 벨즈도 적극 동의했다. 그들은 자신이 희생당하고 싶지 않았다.
- 바 로벨: 남자 화장실의 가장자리
그렇게 그들은 피자 한 명을 희생하고 슬슬 얼어버린 화장실의 끝에 거의 도달했다. 눈이 내리는 화장실의 끝에는 문이 있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무거운 문. 위로 올라가며 열리는 금속의 문은 바의 문이 아니라 우주선의 문처럼 보였다. 그들은 눈을 밞으며 겨우 보이는 끝을 바라봤다.
“남자 화장실 엄청 터프하네…… 엄청 길고 힘들었어.”
벨즈는 얼어버린 화장실에서 말했다. 아냐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후우…… 겨우 여기도 끝이다. 고생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네.”
아냐는 웃으며 말했다. 안도하는 아냐의 말을 듣자 토스터는 몸을 떨었다. 토스터는 아냐와 오랫동안 모험을 해온 동료이다.
“모두 아냐에게서 떨어져요!”
토스터는 소리쳤다. 그 말에 무메이와 벨즈는 놀라서 아냐에게서 떨어졌다. 그 한 순간이 그들의 운명을 갈랐다.
아냐의 바로 옆의 칸막이가 내부로부터 도끼를 맞고 부서졌다. 화장실의 칸막이에서는 숨어서 먹이를 기다리던 포식자가 있었다. 칸막이르 부수고 해성처럼 나타난 호시마치 스이세이.
“보너스 포인트 찾았다!”
기겁하는 아냐. 하지만 스이세이는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도끼를 있는 힘껏 땅으로 후려쳤다. 그러자 여우 홀림에 영향을 받은 화장실이 반응했다. 얼어버린 차가운 바닥에서 세면대와 변기, 칸막이가 식물처럼 마구 자라났다. 그것들은 한 순간 거대한 벽이 되어서 아냐와 토스터, 그리고 스이세이를 거대한 우리처럼 가뒀다.
“업보! 인과응보!”
벨즈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무수한 청취자들을 도살하고, 마츠리에게 불쌍한 피자를 던져준 아냐는 스이세이와 같은 공간에 갇혔다. 무수한 칸막이와 세라믹과 금속 파이프로 만들어진 벽. 무메이는 바로 날아서 벽을 뛰어 넘어 아냐를 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올빼미는 스이세이가 자신을 바라보자 그저 하늘에서 머물었다. 무메이는 아래로 내려가서 스이세이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이 겁쟁이! 빨리 도와줘!”
아냐는 크리스를 뽑으며 스이세이와 대치했다. 술 취한 스이세이는 즐겁게 웃으며 도끼를 꽉 잡았다.
아냐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크리스.
“빨리 도와줘! 한손검으로 도끼는 못 막아!”
아냐는 기겁하며 소리쳤다. 도망칠 수 없는 공간. 한손검으로 묵직한 도끼를 막을 수 없다. 아냐는 펜싱의 앙가르트 자세를 취했다. 그녀느 자세를 변형해서 검을 더욱 더 앞으로 내밀었다. 검을 내밀었기에 스이세이는 바로 아냐의 몸을 노릴 수 없었다. 만약 무시하고 몸을 노리면 검에 찔릴 것이다.
“좋아. 도망칠 수 없는 장소. 상대방의 무기는 도끼. 원래라면 선배가 도끼를 휘두른 틈에 팔과 손을 노려서 무력화시키고 목을 노리면 돼. 하지만 상대는 인간. 스이세이 선배의 팔을 망가트릴 수 없어. ……하하. 그럼 방어만 할 수 있는 내가 지는 것은 시간문제잖아. 어이, 혼돈! 빨리 방법을 생각해!”
아냐는 자신이 패배할 것을 알아차렸다. 장소도 불리하다. 상황도 불리하다. 들고 있는 무기도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적은 강하다. 그렇다면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패배를 늦추는 것!
“이히히! 하늘을 날아다니는 아기새야! 다음은 너다!”
스이세이는 소리치며 매섭게 아냐의 팔을 노리고 공격했다. 아냐는 빠르게 뒤를 빠지며, 팔을 뺐다. 마치 미끄러지는 듯한 움직임으로 뒤로 물러나며 칼을 다시 겨눴다. 묵직한 도끼는 허공을 갈랐다. 아냐의 판단대로 이것은 한손검으로 막을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아냐는 다른 무기를 소환하고 싶었지만, 스이세이는 틈을 주지 않았다.
“스이짱이 왔다!”
스이세이는 도끼를 휘두르며 아냐를 구석에 몰았다. 아냐는 작은 짐승처럼 재빠르게 스이세이의 옆으로 이동했다. 아냐는 스이세이의 주변을 맴돌며 시간을 벌려고 했다.
벽의 바깥에서 벨즈는 기겁하며 생각했다. 하나 방법이 있었다. 비록 정신을 차린 스이세이가 자신을 싫어할 방법이지만 하나 있었다.
“아냐 조금만 버텨줘! 내가 내 집에 있는 친구 데리고 올 거야!”
밸즈는 소리쳤다.
“빨리! 얼마 못 버텨!”
아냐는 구석에 몰렸다. 그녀는 토스터가 스이세이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토스터는 꼬리를 휘두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냐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이세이는 거칠게 돌진하며 도끼를 휘두르려고 했다. 아냐는 자신의 검을 버리고 스이세이에게 돌진했다. 아냐는 스이세이의 도끼에게 뛰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토스터의 꼬리가 스이세이의 허리를 잡았다. 토스터는 스이세이의 허리를 있는 힘껏 당겼다. 스이세이의 움직임이 조금은 느려졌다.
하지만 도끼는 멈추지 않았다.
아냐는 먼저 뛰어 들어서 도끼의 자루를 양 손으로 잡고 있는 힘껏 밀었다.
하지만 도끼는 멈추지 않았다.
스이세이의 도끼는 그대로 아냐의 머리를 수직으로 직격했다. 금속이 울리는 소리가 화장실에서 울렸다.
도끼가 아냐의 머리에 부딪치자 들린 소리는 금속음이었다. 아냐는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머리로 도끼를 받아냈다. 그녀는 인간이 아니다. 무기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 그렇기에 버텨냈다. 아냐는 도끼를 강하게 잡으며 스이세이의 안을 파고들었다.
토스터는 스이세이의 허리를 꼬리로 다시 당겼다. 그리고 아냐는 스이세이외 도끼를 같이 잡으며, 팔꿈치를 들어서 스이세이의 가슴을 가격했다. 그것은 혼신의 일격이었다. 토스터군의 당기기와, 자신의 팔로 느려진 도끼를 머리로 받아내어 얻은 틈. 고대의 무기는 그 틈을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하지만 스이세이는 꿈쩍하지 않았다. 그녀의 가슴은 강철의 벽 같았다. 아냐의 머리를 희생한 팔꿈치 찌르기는 스이세이의 단단한 강철벽 같은 가슴에 막혔다. 아냐는 혼신의 일격이 실패하자 당황했다.
“스이짱! 칙칙폭폭!”
스이세이는 아냐의 작은 몸을 날려버릴 기세로 벽에 돌진했다. 스이세이의 거친 돌진은 아냐를 거의 들어올려서 벽에 박아버렸다. 조그마한 토스터도 그 돌진에 함께 날아갔다.
아냐는 벽과 충돌하면서 자신의 몸무게와 스이세이의 몸무게를 그대로 받았다. 그래도 아냐는 포기하지 않고 도끼를 잡으며 버티려고 했다. 스이세이는 돌진하면서 도끼를 거칠게 아냐의 목에 들이대었다. 그리고 벽에 거의 들어올려진 아냐를 살짝 당기더니, 무식하게 다시 아냐와 도끼날을 아냐의 목에 대더니 벽으로 다시 돌진으로 돌진했다.
벽에 박힌 아냐는 팔로 도끼를 밀고, 다리로 스이세이의 배를 밀며 저항했지만, 도끼의 날은 야냐의 목을 강하게 가격했다. 인간이었다면 여기서 끝이었다. 고대의 무기는 도끼날에게 목이 조이고 있었지만 버텨냈다.
“빨리! 빨리요! 우리 아냐 목 날아가요!”
토스터는 필사적으로 스이세이를 자신의 꼬리로 당겼다. 들어올려져서 벽에 박힌 아냐는 괴로워하며 스이세이의 도끼를 밀어내려고 했다. 묵직한 도끼날은 아냐의 목을 강하게 압박하였다.
“미안! 조금만 더 버텨줘! 곧 도착한다!”
가로막힌 벽의 뒤에서 벨즈는 소리쳤다. 토스터는 조금 더 버텨야 한다는 말에 기겁했다. 도끼에게 목이 조이고 있는 아냐는 대답할 수 없었다. 도끼는 아냐의 목을 천천히 파고 들었다.
“우리 친구 머리! 안녕이 가세요! 보너스 포인트 1점! 안녕하세요!”
술 취한 스이세이는 행복하게 웃으며 도끼로 계속 밀었다. 아냐는 그래도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도끼의 날이 목을 파고들어도 그녀의 체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야냐의 한 손은 스이세이의 팔목으로, 도끼의 자루 끝으로 향했다. 이것은 도박수이다. 그녀는 자세를 바꿔야 했었다. 그렇기에 찰나의 순간, 스이세이는 다시 발을 땅에 밞으며 온 몸으로 도끼날로 아냐의 목을 눌렸다.
아냐의 정체는 검이다. 그녀는 자신의 목이 그 압박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도끼날은 아냐의 목 절반까지 파고들었다. 하지만 아냐는 살아있었다. 아냐는 바로 도끼의 끝부분을 강하게 밀었다. 그녀는 도끼의 끝을 도르래처럼 밀어서 움직였다. 도끼의 끝부분부터 강한 운동양이 움직이기 시작하니 스이세이는 도끼로 제대로 아냐를 압박할 수 없었다.
토스터도 아냐의 생각을 알아차리자 스이세이의 허리대신 발목을 잡았다. 토스터는 스이세이의 발목을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으윽! 끈질겨!”
스이세이의 자세를 잡기 힘들어했다.
그때였다.
벽에 바스락하는 기묘한 소리. 벌레의 두꺼운 다리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위에서 들렸다. 술 취한 스이세이는 몸에서 오한을 느꼈다. 스이세이는 얼굴이 새파래져서 고개를 들고 위를 봤다.
화장실의 벽 위에는 호주에서 온 사람만 한 거대한 거미가 있었다. 거미의 날카롭고 긴 다리는 사람의 뼈처럼 두꺼웠다. 그것의 동그란 몸통은 거대했다. 거미의 이름은 켄. 호주에 있는 벨즈의 방에서 사는 모두의 친절한 이웃 거미이다.
“가라아아아, 켄!”
화장실벽의 뒤에서 벨즈는 소리쳤다. 거미의 구슬 같은 8개의 눈이 스이세이를 향했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거미를 싫어하는 스이세이는 눈이 내리는 화장실이 울리도록 소리질렀다. 그녀는 작은 벌레도 버티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눈 앞에서 사람만한 거미가 있었다. 얼굴이 파란색이 된 홀로라이브의 가수는 비명을질렸다. 스이세이는 도끼와 아냐를 버리고 손과 발로 기며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벽은 사방에 막혀 있었다.
“우리 켄 스이세이 선배 노래 엄청 좋아해요! 이 거미는 호주에서 여기로 소환된 스이세이의 팬이에요! 켄아! 가서 스이세이 선배에게 뽀뽀해줘! 네 입맞춤만이 스이세이 선배를 구할 수 있어!”
켄은 벽에 붙어서 구석까지 도망친 스이세이를 응시했다. 스이세이는 겁에 질린 강아지처럼 몸을 움츠렸다.
“히야악! 필요 없어! 그런 팬 필요 없어!”
거미는 거대한 다리를 펼치듯이 움직여서 화장실 아래로 내려왔다. 인간이 보기 힘든 속도로 바닥에 내려온 켄.
“싫어!!! 아아아아아아악!”
거미는 화장실 바닥을 무수한 다리로 두드리며 스이세이의 코 앞까지 나타났다. 복슬복슬하고 긴 더듬이다리. 토실토실한 더듬이가 거미의 입이었다. 켄은 자신의 입맞춤이 스이세이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겁 많은 거미는 부끄러웠지만 자신의 입맞춤으로 스이세이를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의 몸통만한 거미의 머리. 주먹이 움켜진 듯한 무수한 눈들. 켄은 그 거대한 머리를 스이세이의 얼굴에 내밀었다. 거미의 얼굴 앞에 있는 복슬복슬한 두 다리 같은 입. 켄은 딱딱한 껍질이 털에 둘러싸인 그 입으로 스이세이의 뺨을 건드렸다.
수줍은 팬의 수줍은 뽀뽀였다.
술 취한 스이세이는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했다.
호시마치 스이세이. 방송불가! 15일 휴방!
스이세이의SNS에서 올라온 글: 홀로라이브의 스태프입니다. 호시마치 스이세이는 급하게 휴식이 필요하기에 잠시 방송을 쉬기로 했습니다. 이해해 줘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스이세이는 제압되었다. 상황이 종료되자 무메이와 켄이 그들을 화장실벽 감옥에서 꺼내줬다. 아냐와 토스터는 무메이가. 스이세이는 켄이 거미줄에 묶어서 가지고 왔다.
“잘 했어, 켄! 역시 내 친철한 이웃이야! 이제 스이세이 선배를 바의 입구에 데리고 가줘. 그리고 함께 있어줘! 그럼 스이세이 선배도 얌전히 있을거야!”
벨즈는 자신이 소환한 호주의 거미의 활약에 만족했다. 착한 켄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미의 벌레 같은 움직임에는 인간의 감정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 상냥한 거미는 스이세이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이세이가 추위에 문제없도록 거미줄로 꽁꽁 감싸고, 자신의 털이 복슬북슬한 등에 스이세이를 태웠다. 거미의 복슬한 털이 스이세이를 추위로부터 지켜줄 것이다. 거미는 스이세이를 안전한 장소로 옳겼다.
혼돈의 쥐는 목을 부여잡고 있는 아냐를 걱정스럽게 봤다. 머리와 목에 도끼를 맞은 아냐는 차분하게 숨을 골랐다. 그녀의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마법의 의식에서 인간의 형상을 얻은 그녀에게 이런 상처는 큰 문제는 아니었다.
“후후. 거의 이겨갔는데 말이야. 나 사실 머리가 날아가도 안 죽어.”
회복한 아냐는 다시 유쾌하게 말했다. 벨즈는 헛웃음을 지었다. 아냐는 정말로 목이 날아가도 살아서 움직일 것 같았다.
“수고했어. 정말로 잘 버텼어.”
혼돈의 쥐는 크리스 소녀를 칭찬했다. 도움이 못 된 무메이는 조금 미안해하며 바닥에 착지했다. 벨즈는 무메이에게도 웃어줬다.
“그리고 무메이가 날수 있어서 다행이다. 바로 아냐를 꺼낼 수 있었잖아.”
벨즈는 무메이에게 웃어줬고, 무메이도 멋쩍게 웃었다. 혼돈의 쥐는 숨을 몰아쉬는 토스터를 바라봤다.
“너는 아냐 주변이 위험하다는 거 알았잖아? 왜 아냐의 옆에 있었던 거야?”
벨즈는 궁금해서 질문했다.
“헉. 헉. 제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토스터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그런 토스터를 아냐는 대견스럽다는 듯이 발로 살짝 찼다.
“그래도 마츠리 선배 만나면 너를 미끼로 쓸 거야.”
아냐는 토스터의 운명을 바꾸지 않았다.
- 바 로벨: 금속의 복도
벨즈 일행은 눈이 내리는 화장실에서 문을 열고 나왔다. 그들을 반겨준 것은 긴 복도였다. 무수한 전등들이 매달려 있는 금속의 복도. 벽은 굵은 금속이었고, 천장에서는 무수한 전선들이 튀어나와 있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TV의 화면에서는 인간이 아닌 것들이 모여서 노래를 하고 있었다. 벨즈와 그 일행은 TV에서 눈이 여러 개 달린 문어가 외계어로 노래하는 것을 바라봤다.
“눈 내리는 화장실 다음에는 외계의 우주선 같은 복도인가……”
벨즈는 TV를 멍하니 보면서 말했다. 무메이는 바로 주변을 정찰했다. 올빼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소리 없이 돌아다니며 주변을 빠르게 탐색했다. 그녀는 탐색을 끝내고 웃었다.
“이오피 선배 발견했어.”
무메이는 웃으며 말했다.
“외계인은 역시 우주선에 있었군.”
아냐는 크리스를 잡으며 말했다. 벨즈는 무메이가 빠르게 이오피를 찾은 것에 이상함을 느꼈다. 너무 빠르고 간단하다. 그럴 리가 없다.
“근데 이상한 외계인들에게 포위당해 있어. 이오피 선배도 큰일이다.”
무메이는 말했다. 이오피가 포위당했다? 이상한 외계인들에게? 올빼미는 그들을 안내했다. 그들은 전선이 가득한 강철의 복도를 걸었다. 그들이 걸으면 걸울수록 아주 멀리서 괴상한 소리가 들렸다.
“삐비비비빅! 빠삐비뽀삐비빕!”
벨즈는 혼란에 빠졌다. 멀리서 들려오는 언어는 지구의 언어가 아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괴상한 소리와 희미한 통곡소리. 무메이는 벽에 기대서 숨으며 걸었다. 벨즈, 아냐, 토스터도 그 행동을 따라했다. 복도는 양 옆으로 갈라졌다. 이상한 소리들은 왼쪽에서 들려왔다.
“깐타삐야 요로로롤로! 암마암마 빠삐뽀!”
벨즈, 무메이, 아냐와 토스터는 벽에 숨었다. 그들은 머리를 내밀고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봤다.
“애들아! 제발! 진정해!”
아이라니 이오피프틴. 줄여서 이오피라고 불리는 외계인 화가 소녀는 괴상한 황금 옥좌에 앉아 있었다. 물감이 뭍은 평범한 멜빵바지를 입은 작은 소녀는 거대한 황금 옥좌에서 떨어지지 않게 매달리며 애원했다.
“빠삐야! 또띠야! 호잇호잇!”
조그마하고 하얀 외계 생명체들이 황금 옥좌를 짊어지고 일수 없는 언어로 소리쳤다. 그들은 붓으로 된 귀를 가지고 있었고, 자그마만 눈사람을 닮은 외계인들이었다. 눈사람 같은 외계인들은 이오피의 청취자들이다
이오피는 외계인들이 들고 있는 거대한 황금 옥좌에 불쌍하게 매달려 있었다. 외계인들은 이상한 언어로 소리지르며 옥좌를 헹가래했다. 거대한 황금 옥좌는 위로 던져졌다가 아래로 떨어졌다. 외계인들은 묵직한 황금 옥좌를 받으며 괴상한 춤을 추었다.
그러자 걸어 다니는 술병들이 그 괴상한 행진을 발견했다. 술병들은 외계인들을 보자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외계인들은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총을 꺼냈다. 물총처럼 생긴 조그마한 총. 외계인은 그 장난감 같은 총으로 로베루의 청취자들을 겨눴다.
“깐따삐야! 삐삐! 죽음이 너를 기다린다.”
조그마한 총에서는 무시무시한 초록색 파괴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파괴 광선이 지나가자 강철 복도가 종이처럼 불타버렸고, 여우에 홀린 로베루의 청취자들은 빛과 함께 사라졌다. 광선에 맞은 술병들은 그대로 재가 되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광선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파괴의 흔적만 있을 뿐이었다. 이오피는 황금 옥좌에 매달려서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악! 애들아! 멈춰! 모두 술 취하면 다 이렇게 폭력적으로 변하는 거니?! 솔직히 황금 옥좌의 외계인 황제가 된 것 같아서 기쁘지만 남들은 해치지 마!”
벨즈, 아냐와 토스터는 입을 쩍 벌리고 술병들이 사라진 복도를 바라봤다. 지금 저들은 무시무시한 외계의 침략자들이었다. 무메이는 그 무시무시한 광경이 오히려 마음에 들어서 즐거운 듯했다.
“저거 뭐야? 지금 또 어떻게 된 거야?”
아냐는 당황해서 벨즈에게 질문했다.
“……분명 이 바에서 취하게 되면 광란에 빠진다고 했지? 이오피의 청취자들이 이 바에서 취하게 된 게 아닐까? 저 조그마한 외계인들이 스이세이 선배처럼 이상하게 된 것 같아.”
벨즈는 저 조그마한 외계인들에게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여우에 홀려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독선적인 자들. 외계인 화가 공주는 계속 황금 옥좌에서 던져져서 피곤한 듯 울었다.
“……으으으…… 아냐야…… 빨리 와줘. 나 얼마 못 버텨…….”
이오피는 울먹이며 말했다. 아냐는 벽에 숨은 다음 고개를 흔들었다.
“외계인들 너무 세다. 지금 우리가 뛰어들면 저 술병처럼 증발할 거야.”
아냐는 숨을 죽이며 말했다. 이상한 레이저 총으로 무장한 광란에 빠진 외계인들. 그들의 앞에 나서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닐 것이다.
“저들 생명체이지? 내가 다 독가스로 쓰러트릴까?”
“하지 마. 이오피 선배까지 없앨 생각이야?”
벨즈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학살을 시도하는 올빼미를 말렸다. 벨즈는 복도가 미로처럼 되어 있는 것을 바라봤다. 복도는 일직선이 아니라 사방으로 꺾여 있었다. 혼돈의 쥐는 이리저리 꼬여 있는 미로를 보며 생각에 빠졌다. 아냐는 광란에 빠진 외계인 무리들을 몰래 관찰했다. 외계인 공주가 황금 옥좌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흐음. 이오피 선배는 제정신인 것 같아. 잠깐만 기다려.”
아냐는 구석에 숨은 다음 휴대폰을 꺼냈다. 그녀는 이오피에게 전화했다. 이오피는 비명을 지르며 황금 옥좌에서 전화를 받았다.
“히이이익! 아냐야! 빨리! 나 너무 어지러워!”
이오피의 비명 소리가 아냐의 휴대폰에서 들렸다.
“네, 선배. 저 지금 이 근처에 있어요. 하코스와 무메이도 여기에 있어요. 이오피 선배의 청취자들이 술병을 증발시키는 것 보고 무서워서 숨어 있습니다. 근데, 선배. 선배는 괜찮은 건가요?”
아냐는 침착하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이오피에게 물었다. 그들이 전에 만났던 스이세이와 마츠리도 광란에 빠져 있었다.
“괜찮지 않아! 빨리 구해줘!”
“선배는 여우에 홀렸습니까?”
“아마 홀린 것 같아! 내 주변의 청취자들이 갑자기 취한 다음에 이상하게 변했어! 내 청취자들은 내 주변에만 있으면 이렇게 되더라! 나는 술을 안 마시니까 제정신이야!”
아냐는 벨즈를 바라봤다. 벨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우 홀림이라면 다른 자들을 이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을 법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가 맡겨 주세요. 청취자들 조금 다쳐도 문제없죠?”
“조금은 다쳐도 문제없어! 빨리 도와줘!”
아냐는 전화통화를 끝냈다.
“좋아. 베이. 나에게 작전이 있어.”
고대의 크리스는 사악하게 웃었다.
“우연이네. 나도 생각이 있어.”
벨즈도 웃으며 말했다.
- 바 로벨: 복도 2층
벨즈 일행은 복도 2층으로 이동했다. 무메이의 재빠른 정찰로 그들은 이 장소의 구조를 파악했다. 이 복도는 진짜로 거의 우주선이 되어 있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복도와, 알 수 없는 전선들. 그들은 외계인들과 술병들을 피해서 2층으로 이동했다.
이오피가 있는 자리의 바로 위. 그곳이 그들이 있는 장소였다.
“무메이. 준비됐어?”
벨즈는 몸을 풀고 있는 무메이에게 말했다. 이름없는 올빼미는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목을 풀었다.
“후후. 베이야. 이번에는 꽤나 난폭한 생각을 했네. 나야 즐거우면 그만이지만 괜찮겠어?”
이번 작전은 벨즈와 아냐가 생각한 두 작전을 합친 것이다. 그 두 작전 모두 무메이의 마음에 들었다. 벨즈는 다 포기한 듯 웃더니 무메이와 아냐의 어께를 잡았다.
“이제 모르겠다. 마음껏 날뛰어.”
벨즈는 저 아래의 외계인들이 술병으로 변한 청취자들을 증발시킨 후 다 포기했다. 무메이는 사악하게 웃으며 자신의 몸을 망토로 둘렀다.
같은 시간. 바로 아래의 층에서 화가 외계인 소녀 이오피는 황금 옥좌에서 매달려 울고 있었다.
“흑흑! 집에 가고 깊어! 그냥 집에 돌아가서 BL만화를 읽으며 쉬고 싶어! 오늘은 정장입은 안경남이 좋을 것 같아!”
이오피는 슬프게 한탄했지만, 그녀의 청취자들은 이오피를 놔주지 않았다. 그들은 이오피에게 접근하는 모든 것들을 레이저총으로 증발시키고, 이오피를 황금 옥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이오피는 왜 자신이 황금 옥좌에 앉아있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 옥좌는 그저 괴롭기만 했다.
화가 외계인 공주가 슬프게 울고 있을 때, 거대한 올빼미의 머리가 천장을 부수고 나타났다. 강철의 천장을 종이처럼 뚫어버린 거대한 올빼미의 부리는 이오피를 물었다. 마치 곡식을 쪼아 먹는 닭처럼, 거대한 올빼미는 이오피를 물고 천장으로 사라졌다. 거의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이오피는 올빼미에게 납치되었다. 이것은 벨즈의 작전이었다. 이 장소는 미궁이 되었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벽, 천장에서 갑작스럽게 기습할 수 있을 것이다.
황금 옥좌를 들고 있던 외계인들은 천장을 바라봤다. 외계인들이 광음을 듣고 위를 올려보았을 때, 올빼미와 이오피는 없었고 그저 거대한 강철 구멍만 있었을 뿐이다.
“삐야아아악! 이오피!”
외계인들은 혼란에 빠져서 비명을 질렀다. 몇몇 외계인들은 강철 구멍에 총을 겨눴지만, 이오피를 확인할 수 없어서 발사하지 못했다. 그들은 곧 허둥대더니 흩어져서 이오피를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레이저총을 잡고 서둘러서 2층으로 몰려들었다.
“흐에엥! 구해줘서 고마워!”
2층. 구출된 이오피는 무메이를 껴안고 울고 있었다. 무메이는 이오피가 자신을 껴안고 우니까,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선배. 황금 옥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협력해주세요.”
아냐는 우는 이오피를 차갑게 잡으며 말했다.
“호에엥! 협력?!”
“이제부터 이오피 선배는 인간 방패입니다.”
아냐는 이오피를 거칠게 잡더니 앞세워서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오피의 겨드랑이 아래에 칼이 든 팔을 넣었다. 아냐는 이오피의 몸 뒤에 숨고, 겨드랑이쪽으로 칼을 휘두를 준비를 했다.
“자! 돌격합니다!”
“호엥?!”
아냐는 마치 전쟁에 출전하는 기사처럼 이오피를 강제로 앞세워서 돌격했다. 이오피는 아냐에게 밀려서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삐비빅! 이오피!”
외계인들은 자신들의 공주를 발견하고 레이저총을 겨눴다. 하지만 아무도 쏘지 못했다. 막강한 파괴광선은 이오피도 증발시킬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기사처럼 돌격해오는 아냐에게 총을 쓰지 못했다. 아냐는 이오피가 소리지르는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외계인들의 사이에 파고 들었다.
날카로운 크리스가 외계인이 총을 들고 있는 손목을 배었다.
“흐아아악! 내 청취자!”
이오피는 청취자중 한 명의 손이 날아가는 것에 비명을 질렀다. 이오피의 겨드랑이 아래에서 뛰쳐나온 아냐는 한 손으로 외계인 청취자의 손목을 자르고, 다른 손으로 레이저총을 뺐었다. 청취자 외계인들은 비명을 질렀다.
“지구에서 빨리 떠나라, 외계인들아!”
아냐는 이오피의 뒤에 다시 숨으며 자비없이 레이저총을 발사했다. 강렬한 파괴 광선이 복도를 태우며 외계인 무리에 직격했다. 강철이 촛농처럼 녹아내렸고, 외계인들은 다 증발해버렸다. 아냐는 사라져버린 외계인들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것이 아냐의 작전이다. 청취자들은 이오피를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오피는 방패로서 훌륭하게 역할을 할 수 있다.
“청취자들 조금 다쳤지만 문제없죠?”
아냐는 상쾌하게 말했다. 파괴적인 레이저가 지나가고 남은 것은 열기로 녹아내리는 강철의 복도뿐이었다. 이오피는 사라져버린 청취자들을 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렇게 상황이 정리되던 중이었다.
“사람 소리! 마츠리 외로워! 누가 마츠리를 안아줘!”
강철의 계단을 미친듯이 달리는 소리. 아냐는 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마츠리다. 그녀는 소란을 눈채채고 나타난 거다.
“가라, 토스터군! 너의 차례야!”
아냐는 토스터에게 소리쳤다. 고대의 크리스에게 지목당한 토스터는 한숨을 쉬었다.
“네. 네. 알겠습니다. 이 비참한 희생양은 제 할 일 하겠습니다.”
토스터는 다 포기하고 강아지처럼 총총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어갔다. 토스터가 가고 얼마 뒤, 찢어지는 비명이 들려왔다. 토스터의 비명소리였다.
토스터가 지르는 비명을 뒤로 하고, 그들은 재빠르게 도망쳤다. 그렇게 벨즈, 아냐, 무메이 그리고 이오피는 무사히 광란의 복도에서 빠져나왔다. 청취자들의 거룩한 희생의 덕분이었다.
“내 청취자들……”
이오피는 여전히 충격에서 못 빠져나왔다. 비록 광란에 빠졌지만 다 좋은 청취자들이었다. 무메이는 이번 모험이 너무 즐거워서 싱글벙글 미소지었다.
벨즈는 주저앉은 이오피의 어깨에 위로의 손을 올렸다. 혼돈의 신은 외계인 공주님을 위로하려고 했다.
벨즈의 꼬리가 잠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갔다. 이오피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자신의 어깨를 잡은 벨즈를 바라봤디.
“잠깐만! 베이가 왜 여기에 있어?”
이오피는 벨즈를 양손으로 밀면서 구석으로 도망쳤다. 무메이와 아냐는 갑작스러운 이오피의 행동에 놀랐다.
“이오피 선배? 베이는 모두를 여우 홀림에서 구하러 왔어요. 진정하세요.”
아냐는 기겁하는 이오피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농부옷을 입은 쥐 소녀는 기겁하는 이오피를 보면서 생각에 빠졌다.
“베이?”
“……스이세이 선배. 마츠리 선배. 이오피 선배. ……그리고 바 로벨.”
지금까지 모든 여우 홀림은 정보가 생명이었다. 벨즈는 그 경험을 통해서 정보를 계속 모으고,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혼돈의 쥐는 하나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저 셋은 전부 바 로벨에 초대받았던 사람들이야…… 로베루 선배가 바에서 하는 방송에 초대받았던 손님들이야. 이오피 선배. 당신도 여우에 홀렸다고 했죠?”
벨즈는 말했다. 무메이와 아냐는 눈을 끔뻑이며 농부 옷을 입은 쥐를 바라봤다.
“그래! 내 주변의 애들이 다 알아서 이상하게 변했어! 그게 나의 여우 홀림일 거야! 그리고 베이야! 너는 여기에 있으면 안 돼!”
이오피는 겁을 먹고 벨즈에게 소리쳤다. 아냐는 긴장하며 질문했다.
“너는 분명 로베루 선배의 팬이었지? 너는 바 로벨에 누가 초대받았는지 알고 있겠군. 누구들이야?”
아냐의 질문에 벨즈는 침을 삼켰다.
“……라플라스 다크니스.”
비밀결사 holoX의 리더. 벨즈가 저번 사건 때 만났던 뿔 난 고대의 악이었다.
“그 망할 꼬맹이도? 그 녀석 외의로 위험한데?”
아냐는 곤란한 듯 말했다.
“시라카미 후부키.”
“우와…… 후부키 선배인가…….? 분명 로베루 선배에게 술 마시러 여기에 왔었지? 내가 후부키 선배의 팬이지만, 적이 되면 어쩔 수 없군.”
아냐는 자신이 존경하는 후부키도 여우에 홀렸을 거라는 말에 긴장했다. 하지만 가장 놀란 것은 무메이였다. 벨즈의 말에 무메이는 들고있던 여행자 검을 떨어트렸다. 올빼미의 얼굴은 완전히 파란색이 되어 있었다.
“……우리 빨리 이오피 선배와 로베루 선배를 구하고 도망치자. 후부키 선배가 광란에 빠졌다면 큰일이야……. 위험해. 너희는 이해 못해…… 그거 진짜로 위험하다고.”
올빼미는 벌벌 떨면서 말했다. 아냐는 눈썹을 들어올리며 생각했다. 무메이는 스이세이와 마츠리의 모습에 겁을 먹었다. 그렇지만 겁을 먹은 것 뿐. 큰 흔들림은 없었다. 이름없는 신은 후부키라는 이름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왜? 무시무시한 올빼미 신이 상냥한 여우를 두려워하는 거지?
“그리고 나. 하코스 벨즈.”
아냐와 무메이는 천천히 고개를 벨즈에게 돌렸다.
“히히. 이오피 선배에게 접근하면 광란에 빠진다고 했었지?”
벨즈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농부복을 입은 소녀에게는 기묘한 기품과 위압감이 흐르고 있었다.
아냐는 주저없이 벨즈의 아래로 파고들어서 그녀의 턱에게 주먹을 날렸다. 쥐는 허리를 움직여서 고대 크리스의 살벌한 공격을 민첩하게 피했다.
“무메이! 베이를 제압해!”
아냐는 당황한 무메이에게 소리쳤다. 벨즈는 아냐의 공격을 재빠르게 피하고 손에 주사위를 쥐었다. 혼돈의 쥐는 민첩했다. 무메이는 벨즈를 공격하는 것에 잠시 주저했다. 그렇지만 마음을 다시 잡고 올빼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벨즈를 밟아 버렸다. 벨즈는 무메이의 발에 맞아서 그대로 땅에 꽂히었다.
하지만 주사위는 던져졌다. 주사위는 구르더니 4에서 멈췄다.
“히히히. 혼돈이야말로 절대적인 질서이다.”
벨즈는 무메이의 날카로운 발이 자신의 가슴에 파고들고 있는 상태에서 말했다. 타 들어가는 뜨거운 불이 벨즈의 몸을 휘감았다. 엔트로피는 증가했고, 혼돈은 더욱 커졌다. 무메이와 아냐는 자신도 타버리기 전에 몸을 빼서 후퇴했다.
하코스 벨즈. 혼돈의 신은 모습을 감췄다.
“무메이. 너 망설였군.”
아냐는 사라진 혼돈의 신을 살피며 말했다. 무메이는 사라진 벨즈를 쫓으며 두리번거렸다.
“이 올빼미에게도 동료애는 있어. 당연히 망설였지. 큰일이야……. 혼돈의 신이 여우에 홀린 거야? 여우 홀림을 해결해야 할 사람이 여우에 홀렸어. 그리고…… 후부키 선배의 상태는? 만약 정말로 후부키 선배가 광란에 빠졌다면 이 장소는 도살장이야……”
무메이는 땀을 흘리며 말했다.
“왜 네가 후부키 선배를 그렇게 경계하는지 모르겠어. 그래. 지금 최소 혼돈의 신과 마츠리 선배는 이 장소에서 날뛰고 있어. 거기에다 라플라스와 후부키 선배가 추가라면. 흠. 우리에게 승산은 없군. 나는 여우 홀림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
아냐는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이해했다. 고대의 크리스는 옆에서 놀란 이오피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냐는 자신의 손을 잠시 바라봤다.
그녀의 손은 조금 떨렸다. 아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렇지만 미묘한 취기가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저기요, 이오피 선배. 이오피 선배의 여우 홀림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미안합니다, 선배. 뒤를 돌아봐 주세요.”
이오피는 겁을 먹었다. 방금 벨즈도 자신에게 접근한 다음에 이상하게 변했다. 혹시 아냐와 무메이도? 그들은 로베루의 바에 초대받은 적이 없기에, 천천히 영향을 받고 있었다. 화가 외계인 소녀는 아냐의 말대로 뒤로 돌았다.
“미안합니다! 긴급상황이에요!”
아냐는 이오피의 목을 팔로 감싸고, 다른 손으로 뒷목을 눌렀다. 아냐는 이오피의 목을 압축하듯 눌러서 목의 피를 차단시켰다. 화가 외계인은 매서운 공격에 겁을 먹고 몸부림을 쳤다. 이오피는 아냐의 팔을 떨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기절에 걸리는 시간은 몇초도 되지 않았다. 이오피는 축 늘어졌다.
아냐는 이오피가 기절하자 자신의 술 기운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아냐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무메이야. 네가 이오피 선배를 스이세이 선배 옆에 데리고 갈 수 있어? 너의 속도라면 순식간에 갔다가 돌아올 수 있지?”
“그렇게 했어.”
이오피는 소리 없이 사라져 있었고, 그 자리에는 올빼미가 서 있었다. 무메이와 아냐는 서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상황은 좋지 않다.
“좋아. 그럼 우리 빨리 로베루 선배를 구출하자.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는 싸움을 피하자. 혼돈의 신을 상대하다가 다른 자들이 덤비면 우리 못 이겨. 라플라스와 후부키 선배의 상태도 궁금하네. 일단 싸움은 피하고 로베루 선배를 구하자.”
아냐는 말했다. 올빼미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싸움은 피하고 상황을 파악하자. 후부키 선배도 어쩌면 이오피 선배처럼 다른 방식으로 홀렸을 지도 모르니까.”
아냐는 올빼미신이 혼돈의 신보다 후부키를 더 신경쓰이는 것에 의아해했다.
- 바 로밸: 술 창고
우주선처럼 변한 복도 다음에 펼쳐진 곳은 술들이 보관된 지하창고다. 조명들이 빛을 내면서 보관된 술병들을 보여주는 지하실. 거대한 댐처럼 높은 벽을 가진 술을 보관하기 위한 장소보다는, 술병들을 진열하고 관람할 수 있게 하는 장소와 같았다. 무메이는 알록달록한 병들이 가득한 창고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미리 말하는데 마시지 마.”
술을 마시지 않는 아냐는 눈을 빛내는 올빼미에게 주의를 줬다. 무메이는 아쉽다는 듯이 혀를 찼다.
“하아…… 나중에 로베루 선배 구해준 보답으로 조금 가지고 가야지.”
무메이는 로베루를 구하고 이 술들을 얻어갈 생각에 조금 기뻐했다. 만약 벨즈가 여기에 있었다면 손해배상부터 걱정하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그들은 작전대로 소리 없이 조용히 걸었다. 큰 소란은 위험한 자들을 부른다. 괜히 소란을 피웠다가 마츠리가 덮쳐오던가, 여우에 홀린 여우 해결사가 공격해오면 상황은 곤란해질 것이다.
그들은 술을 진열하는 이 지하실을 걸으며 경계했다. 주변은 조용했다. 가끔 술로 변한 로베루의 청취자들이 보일 뿐이었다.
“여기는 이상하게 조용하네. 이번에는 조용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아냐는 칵테일을 담은 술잔 하나를 찌르며 말했다. 무메이는 고개를 까닥했다. 분명 아냐와 함께 다니던 기묘한 토스터는 그녀가 긍정적인 말을 할 때 화를 냈었다. 아냐가 긍정적인 말을 한 직후, 멀리서 술에 취한 목소리가 들렸다.
“괄목해라! 히끅! 이몸의 이름은! 히끅! 뭐였지……? 라푸? 히끅? 플러스? 아! 라프라스 다크니스다! 히끅! 파도타기가 특기야!”
무메이와 아냐는 바로 숨어서 소리가 나는 쪽을 몰래 살폈다. 거대한 보라색의 큰 뿔을 지니고 거대한 코트를 작은 소녀. 저번 여우 홀림에서 벨즈를 놀렸던 작은 소악마 같은 소녀. 족쇄를 목걸이처럼 쓰고 세계정복을 노리는 holoX의 총수 라플러스 다크니스는 조그마한 와인잔과 대화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와인잔은 변해버린 로베루의 청취자였다.
“히끅! 나는 등에 사람 태우는 것을 좋아해! 물리형과 특수형 둘 다 가능한데! 히끅! 내 생각에는 특수형이 더 좋다고 생각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같은 물 타입 포켓몬에게 10만볼트를 갈기는 거야!”
자신을 바다거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라플라스는 자랑하듯 와인잔으로 변한 로베루의 청취자에게 말했다. 와인잔은 동글동글한 눈으로 라플라스를 동경하며 바라봤다.
“히끅! 못 믿겠다고? 받아라! 10만볼트!”
라플라스의 손에서 무시무시한 번개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가 발사한 번개는 옆에 있던 모든 술 진열대의 술병들을 한 번에 폭파시켰다. 라플라스는 번개를 뿜은 뒤, 만족스러운 포정으로 웃었다. 와인잔은 술 취한 라플라스의 마법에 감탄한 듯이 박수를 쳤다.
“오! 히끅! 나 너 마음에 들었어! 내 등에 태워줄게!”
행복한 라플라스는 자신의 등에 포도주잔을 태웠다. 뿔이 달린 소녀는 양 팔과 양 다리로 바닥을 기었다. 조그마한 포도주잔은 신나서 만세를 불렀다.
”……이거 사진 찍자.”
아냐는 이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술 취한 라플라스가 포도주잔을 등에 태우고 행복하게 바닥을 기어 다니는 모습. 지금 놓치면 다시는 기회 없을 것이다. 평상시라면 무메이도 즐거워하며 동참하겠지만, 무메이는 아냐의 행동을 걱정스럽다는 듯이 막으려고 했다. 후부키가 광란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무메이는 행동을 조심하기 시작했다. 만약 벨즈가 제정신으로 여기에 있었다면, 얌전한 무메이의 모습에 기뻐하면서도 불안해했을 것이다.
#지이이잉.
아냐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조그마한 진동이 아냐의 휴대폰을 울렸다. 작은 진동. 하지만 라플라스가 눈치채기에는 충분한 진동이었다.
행복해하는 포도주잔을 등에 태운 뿔난 소녀는 아냐와 무메이를 바라봤다. 야나, 무메이는 라플라스와 눈이 마주쳤다.
”……”
라플라스는 부끄러워하며 일어섰다.
쨍그랑.
뿔이 난 소녀는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자신의 아래를 바라봤다.
라플라스의 아래에는 포도주와 유리조각으로 흥건하게 젖었다. 라플라스의 등에 타서 행복해하던 포도주잔은 그대로 떨어져서 산산조각이 났다. 술이 취한 라플라스의 흐릿한 눈동자가 커지기 시작했다.
”포, 포도주구우우운!”
술 취하고 뿔달린 소녀의 처절한 비명이 이 술창고를 울렸다. 산산조각이 난 포도주군. 라플라스는 울면서 조각난 유리조각을 맞추려고 했다. 하지만 부서진 조각은 서로 붙지 않았다. 술 취한 소녀는 세상이 떠나가라 울었다.
아냐와 무메이는 살금살금 라플라스를 피해 가려고 했다. 올빼미와 크리스는 조심스럽게 라플라스의 옆을 지나갔다.
”…….친구야. 네가 살아있을 때 해준 것은 별로 없구나. 하지만 네가 사라진 다음에 해줄 것은 많은 것 같아.”
친구를 잃은 라플라스의 목소리는 갑자기 차분해졌다.
”하늘 아래 너는 없고, 지하 아래 너의 한탄이 벌써 내 마음을 떠돌아다니는데! 이 일을 저지른 자들은 천벌을 피해서 도망을 가고 있구나.”
무시무시한 살기가 방을 감돌았다. 라플라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야! 니가 떨어뜨렸잖아! 내 잘못 아니야!”
아냐는 억울하다는 듯이 항의했다. 그녀는 정말로 억울했다. 아냐는 사진을 찍으려는 행동만 했을 뿐이다.
”딸꾹. 아니. 네가 원흉이다. 네가 안 했으면! 네가 안 왔으면! 네가 없었으면! 아무런 일도 없었다. 네 탓이다! 너의 잘못이다! 히끅! 나비가 날갯짓을 잘못해서 폭풍을 만들었구나!”
술 취한 라플라스는 무시무시한 증오를 담아서 아냐와 무메이를 노려봤다. 아냐와 무메이는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제정신이 아닌 라플라스는 지금 자신들을 친구의 원수로 착각하고 있었다.
”진정해! 괜찮아! 내일이면 그 친구 다시 돌아올 거야! 그러니까 진정하자!”
아냐는 필사적으로 설득했고, 무메이도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라플라스는 몸을 비틀거리더니 술 창고에 있는 위스키를 꺼내셔 벌컥벌컥 마셨다. 작은 그녀의 몸은 광기와 증오로 충전되었다.
”네놈들의 뼈와 살로 진혼곡을 연주해주마.”
술에 취해서 진짜로 친구를 잃어버렸다고 착각한 라플라스는 괴기한 마력으로 몸을 감쌌다. 보라색의 사악한 힘이 라플라스의 몸에서 흐르더니, 이 세상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고래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슬픈 고래들이 바다에서 우는 듯한 소리가 대지에서 울렸다. 라플라스의 힘에 물든 땅들은 울고 있었다.
”아냐야! 지금 라플라스의 몸에서 방출된 마력! 정상이 아니야! 라플라스가 진짜로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어!”
술 취한 자들은 정도를 모른다. 라플라스는 진지하게 저들이 자신의 친구를 죽였다고 믿었고, 그 친구의 슬픔을 그들의 피로 달래려고 마음먹었다.
”나 인생에서 술 한 번도 안 마셨고, 지금은 술이 너무나도 싫다!”
아냐는 술에게 분노하며 도망쳤다. 괴기한 땅울림. 아냐의 전사의 본능이 경고하고 있었다. 무메이도 허둥지둥 하늘을 날았다. 올빼미는 땅이 갈라지고 있는 것을 봤다.
무수한 고래 울음소리와 함께, 거대한 쇠사슬이 땅을 부수고 튀어나왔다. 땅을 부수고 올라오는 쇠사슬은, 고리 하나가 사람보다 더 굵고 묵직했다. 그저 고리 하나가 트럭보다 더 무거운 거대한 쇠사슬은 고래가 바다에서 올라오듯이, 땅을 물처럼 부수고 올라왔다.
쇠사슬들은 용들이 하늘로 승천하듯, 계속 높이 올라갔다. 일순간 철로 만든 거대한 마천루들이 땅을 부수고 나타났다. 아냐는 너무 황당해서 입을 벌리고 그 광경을 봤다. 지하실의 천장이 하늘처럼 높았기에, 거대한 사슬은 계속 승천하였다.
그저 고리 하나가 사람은 지푸라기처럼, 콘크리트 아파트를 과차처럼 무너트릴 정도로 묵직했다. 그런 사슬들이 사방에서, 도시의 건물들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저 사슬들은 인간의 몸으로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죽어라.”
라플라스는 선고했다. 아냐는 친구를 잃은 (잃었다고 착각한) 존재의 차가운 선고를 들었다.
”무메이! 부탁해!”
아냐는 자신의 힘으로 지금 일어나는 공격을 버틸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대인전의 전문가이다. 전략적 폭격을 막아내는 것은 크리스가 할 일이 아니다. 원래 아냐의 최선은 라플라스에게 진심으로 돌진해서, 라플라스의 마법이 발동하기 전에 그녀를 쓰러트리는 것이다. 또는 그녀의 마법이 발동할 수 없게, 라플라스에게 접근하던가. 하지만 아냐는 진심으로 라플라스를 노릴 수 없었다.
문명의 화신은 하늘에서 운석처럼 내려와, 그대로 땅에 자신의 검을 꽂았다. 올빼미가 검을 땅에 꽂자, 바닥에서 무수한 묵직한 성벽들과 거대한 공장 굴뚝들이 자라났다. 괴상하게 굵고 긴 공장 굴뚝들과, 대포를 막기위한 요새용 납작한 성벽들이 사슬의 주변을 막았다. 이 장소는 분명 술의 저장하는 지하실이었다. 하지만 끝도 없이 높고 넓은 지하실 술 창고는 그 모든 것을 수용하고도 남았다. 지하실에서 성벽들과 공장 굴뚝들이 자라고 있는 모습은 기묘했다.
아냐는 자신의 몸이 공중에서 뜨는 것과, 귀를 찢은 광음, 그리고 뼈까지 울리는 진동을 느꼈다.
모든 사슬들은 묵직한 소리와 함께 몸을 휘두른 것이다. 금속의 마천루들이 폭풍처럼 휘둘러서 세상을 강타했다. 쇠사슬은 바닥에 떨어지는 충격으로 사람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아냐는 나비가 폭풍에 날아가버리듯, 날아가버렸다.
아냐는 날아가면서 묵직한 콘크리트 조각들이 터져서 같이 날아가는 것을 봤다. 날아가는 조각들이 자동차처럼 거대했다. 작은 크리스는 쇠사슬에 직격당하지 않았다. 성벽과 굴뚝들은 쇠사슬의 공격을 틀어버렸다. 땅을 타고 흐른 충격파가 아냐를 날려 버린 것이다. 술창고의 술들이 사방에서 깨졌다.
아냐는 날아갔고, 거대한 올빼미가 그녀를 발로 낚았다.
”이제 숨자.”
무메이는 올빼미의 모습에서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올빼미신은 여행자 망토를 펼쳐서 글라이더처럼 날며 아냐를 들고 착지했다. 사방이 부서진 콘크리트 가루의 안개로 가득했다. 뿌연 안개가 창고를 덮었다.
”놓치지 않는다.”
라플라스는 고대의 마법을 다시 발동했다. 아냐와 무메이의 아래에서 보라색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것은 추적마법이었다. 시야가 보이지 않는다면, 마법으로 추적하면 그만이다.
”무명의 망토 아래, 모두 무명이야. 이름이 없는데 어찌 찾을 수 있을까?”
무명의 올빼미는 자신의 권능을 사용했다. 올빼미는 망토로 아냐를 덮었고, 세상은 흑백으로 물들었다. 모든 색들이 사라졌고, 크리스 소녀는 이름을 잃었다. 이름없는 크리스와 이름없는 올빼미는 흑백의 세상으로 도망쳤다. 라플라스의 마법은 이름없는 자들을 추적하지 못했다.
그들은 이름없이 도망쳤다. 멀리 도망쳤다고 생각되자 무메이는 다시 망토를 들어 올렸다. 무명이 된 크리스 소녀는 눈을 부엉이처럼 뜨고 신기한 듯 세상을 봤다. 한때 아냐라고 불렸던 고대의 무기는 이름을 잃었다. 이제 크리스도 무메이가 되었다.
”크리스 무메이야. 다시 아냐라는 이름을 가지렴.”
무메이가 선고하자, 무명은 다시 아냐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냐는 기겁하더니 무메이에서 떨어졌다.
”으으……. 끔찍한 기분이야……. 네 권능에 당하면 무서우니까 쓸 때 경고라도 해 줘. 세상에서 내 존재가 지워진 것 같았어.”
아냐는 무메이의 힘에 당했던 여파로 힘들어했다. 그들은 술 창고를 멍하니 바라봤다. 사방이 난장판이었다. 그들은 폐허가 된 이 술창고를 걸었다. 라플라스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움직여야 한다. 이 소란은 마츠리와 벨즈의 귀에도 들렸을 것이다. 그들은 서둘러서 걸었다. 돌가루와 콘트리트의 안개는 그들의 모습을 감췄다. 아냐는 빠르게 걸었지만, 주저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 넒은 술창고는 숲처럼 거대했다. 아냐는 어디로 가야 되는지 몰랐다. 이 장소는 너무 넓었다.
크리스가 불안해하자 올빼미가 앞장서서 걸었다. 문명의 수호자는 고개를 뒤로 돌리면서 고대의 크리스에게 말했다.
”후부키 선배…… 이 근처에 있어. 나 후부키 선배의 존재를 느낄 수 있어.”
올빼미는 불 꺼진 랜턴을 들더니 한 방향을 가리켰다. 아냐는 신기하다는 듯이 무메이를 바라봤다.
”후부키 선배의 위치를 알겠다고? 어떻게 한 거야? 너의 올빼미 권능인 거야?”
아냐는 질문했지만, 무메이는 대답하지 않고 걸어갔다. 아냐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고 무메이를 따라갔다. 주변에서 괴상한 소리들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폭음소리를 듣고 술병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여우에 홀린 그들은 아직도 취하지 않은 자들을 노리고 있었다. 라플라스의 추적이 멈췄지만, 다른 자들의 추적은 계속되었다.
- 바 로벨: 술집 내부
거대한 술창고의 안에서는 바 로벨이 하나 더 있었다. 이세계로 변한 술창고의 안에서는, 술집 하나가 홀로 있었다. 술창고 안의 작은 바. 그 장소는 바깥의 바 로벨과는 달리, 모든 창문과 문이 나무로 만든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우와…… 바깥에서 운석이라도 떨어졌나? 후부씨. 어쩌면 우리가 세상 최후의 생존자일지도 모르겠어요.”
로베루는 바리케이드에 숨어서 말했다. 바깥에서 들린 폭음과 충격으로 바를 에워싸고 있던 술병들은 다 기절해버렸다. 로베루는 잠시 쉬는 시간을 얻었다. 하지만 다른 자들이 소리를 듣고 모이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히히히! 나는 세상 최후의 폭스! 그리고 로베루 씨는 세상 최후의 인간 바텐더! 딸꾹! 어디 만화에서 나오면 재미있을 설정 같네요!”
후부키는 아직 깨지지 않은 술병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한 병 있었다.
”그렇죠! 그렇죠! 끝난 세상에서 술집 아저씨 한 명과 여우 요괴 한 마리의 어색한 생활 이야기! 왠지 팔릴 것 같은 이야기네요. 뭔가 슬픈 분위기지만 귀엽고 따듯한 장면을 많이 넣으면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로베루는 다 포기하고 술 취한 여우와의 잡담을 즐기고 있었다. 이제 그는 희망을 잃었다.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는 모른다. 세상의 종말이 지금 바깥에 있어도 그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지금 그의 바는 종말을 앞둔 세상과 같았다.
”어휴! 여우 요괴가 아니라 해피 폭스예요! 해피 폭스! 히끅. ……으아앙!”
술 취한 해피 폭스는 울기 시작했다. 로베루는 후부키의 갑작스러운 감정변화에 익숙했다. 바텐더로 살아온 그는 술 취해서 이상하게 변한 자들을 상대하는 것에 익숙했다. 후부키는 독한 술을 벌컥벌컥 마시며 울었다.
”후부씨. 해피 폭스라면서요. 해피 폭스는 울면 안 되죠.”
로베루는 바리케이트에 등을 대고 앉아서 말했다.
”흐윽! 그치만! 끝난 세상에서 발버둥치는 거 너무 힘들어요! 으아앙!”
”우와…… 마치 끝난 세상에서 정말로 발버둥친다는 듯이 말하시네.”
로베루는 천장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차분히 일어서서 후부키의 조금 떨어진 옆에 앉았다. 여우는 다시 헤실헤실 웃었다가, 다시 울다가, 다시 웃었다.
’이것도 여우 홀림의 영향인가? 후부씨의 상태는 역시 이상해. 여우가 여우에 홀린 것일까? 아니면……’
로베루는 후부키의 상태가 신경 쓰였다. 여우는 중무장을 한 듯한 두꺼운 복장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틈만 나면 이상할 정도로 많이 술을 마셨다. 후부키는 이 바에서 무시무시한 양의 독한 술을 주문했었다.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많은 술을 사가지고 갔다. 여우는 술을 마시며 한탄했다.
”히끅……. 이제 그만 죽었으면 좋겠고…… 그만 죽였으면 좋겠어…… 엄청 아프고 너무 무서워…… 아니야. 사실 시라카미는 괜찮아요……. 시라카미는 쓰러질 수 없어요. 아직 안 끝났어. 공연은 계속되어야 해…… 여기서 사라질 수 없어……”
여우는 술에 완전히 취해서 횡설수설 이상한 소리를 하였다. 로베루는 천장을 보면서 깊게 한숨을 쉬었다. 천장을 보던 그는 후부키의 몸이 꺼져가는 불처럼 잠시 일렁이는 것을 ㅂㅈ 못했다.
”후부씨. 선배가 여우에 홀린 것인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어서 술을 마시는지 저는 몰라요. 바텐더가 알아야 할 일도 아니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음. 제 생각에 선배는 잘 해내고 있어요.”
바텐더는 취한 여우에게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후부키는 주저 앉아서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바텐더는 손님에게 이야기를 계속 했다.
”후부씨 주변에 있으면 즐겁거든요. 이 가상 세상에서 많은 손님들이 후부씨의 공연에 행복해해요. 저도 그렇네요. 지금 끝난 것 같은 이 세상에서 오타쿠의 왕과 대화하면 즐거워요. 자. 자. 술은 울면서 마시면 맛있지 않아요. 술은 고통의 진통제로 쓰면 안 좋아요. 술은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즐겁게 놀 때 마시는 게 더 좋아요. 그러니까 뚝. 바깥에서는 세상이 종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즐겁게 마십시다.”
로베루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우는 여우에게 말했다. 술에 취에서 울던 여우는 이제 피곤해서 졸린 듯 고개를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우으으…… 로베루 씨…… 혹시 사랑 고백?”
”아닙니다.”
바텐더는 단호하게 말했다. 후부키는 키득커리며 웃다가 천천히 문에 등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그렇네요. 그래요…… 즐겁게 마셨어요…… 히히. 나는 해피 폭스! 우리 그냥 다시 오타쿠 이야기나 계속 합시다!”
술 취한 여우는 다시 잡담을 시작하려고 했다.
”아, 이제 그만요. 지금 근무 외 시간인데 후부씨와 말하는 거 계속 일하고 있는 것 같아서 피곤해요. 베이짱은 언제쯤 오는 걸까……?”
로베루는 한탄했고, 후부키는 다시 울려고 했다.
”흐아앙! 로베루씨가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 거 일하고 있는 것 같대!”
후부키는 울음을 터트렸다.
”바텐더와 엔터테이너에게는 이야기하는 것도 일하는 거니까요.”
바텐터는 익숙한 듯이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광기를 품은 자와 이야기하는 것이 능슥해졌다.
”그건 그렇죠!”
바텐더의 말에 여우는 다시 술에 취해서 해롱거렸다.
바리케이드로 막고 있는 나무판자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로베루는 바로 샷건을 들고 틈을 겨눴다. 만약 상대가 술 취한 홀로라이브 일원이라면 그는 총을 발사할 것이다. 술을 마신 홀로라이브 멤버는 그야말로 맹수였다.
”똑 똑. 로베루 선배와 후부키 선배 계세요? 배달 왔습니다. 여기 올빼마 한 마리요. 원래는 쥐 한 마리 배달했어야 했는데 그 쥐가 술 취해서 사라졌어요. 아. 배달비는 후부키 선배의 칭찬이면 됩니다.”
로베루는 바리케이드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유창한 일본어로 말하는 인도네시아의 고대 무기. 아냐 멜핏사.
”오. 안녕하세요? 무메이도 있어요. 후부키 선배는…… 괜찮네요. 다행이다.”
그리고 서툰 일본어로 말하는 올빼미. 나나시 무메이. 무메이는 창문의 틈을 통해 후부키가 얌전히 취해 있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 로베루는 샷건을 내렸다.
”갈색 머리 군단이잖아? 바깥에서 들렸던 종말의 소리는 너희들이야? 나를 구하러 온 거야? 베이는? 어떻게 된 거야? …….아. 그래. 알겠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 것 같군. 크으으…… 이 바에 왔던 손님들이 다 홀리고 있었어. 그럼 여우 홀림 해결사도 여우에 홀린 거지? 대신 너희가 온 거고. 너희는 바에 손님이 아니었으니 괜찮은 건가.”
바텐더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와. 상황판단 빠르시네요. 역시 로베루 선배. 네. 근데 저희도 조금 위험해요. 우리 이 바에서 탈출해야 해요. 지금 마츠리 선배, 베이, 라플라스와 로베루 선배의 청취자들이 남아 있어서 위험해요. 후부키 선배는 괜찮나요? 무메이가 엄청 무서워하던데요?”
아냐도 빠르게 정리해서 말했다.
”괜찮아. 얌전히 취했고, 얌전히 홀린 것 같아. ……무메이가 무서워했던 거 이해하지만 말이야. 후부씨.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지만 지금 힘이 완전 요괴더라고. 후부씨가 날뛰면 아루란디스, 또는 옆집의 코로네 선배가 오지 않는 한 못 막을 것 같아.”
로베루는 옆에서 술 취한 후부키를 보며 말했다. 무메이는 평범하게 취한 후부키를 보고 긴장이 풀려서 올빼미눈을 뜨고 헤실헤실 웃었다. 아냐는 자신이 존경하는 선배, 후부키의 모습을 창문의 틈으로 바라봤다. 후부키는 아냐와 무메이에게 히히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얌전히 홀렸다? 그냥 취하신 것 같은데? 잠깐만.’
아냐는 후부키의 상태를 관찰했다.
”저 술병들. 다 후부키 선배가 마신 건가요?”
아냐는 굴러다니는 술병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위스키와 보드카 10병? 아니…… 15병?
”그래. 그래서 이렇게 몸도 못 움직이고 있어. 이렇게 마시고 살아있는 거 봤을 때 여우 요괴가 되신 게 분명해. 잠깐만 기다려봐.”
로베루는 취한 후부키를 고양이처럼 들어올리더니 거대한 골판지 상자에 넣었다. 상자에는 밧줄이 달려 있었다. 그것은 급조된 썰매였다. 로베루는 줄을 어깨에 맨 다음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후부씨는 이렇게 끌고가서 옮겼어. 소리가 조금 나지만 괜찮지? 좋아. 이제 여기를 탈출하자.”
병이 굴러다니는 술집에서 로베루는 말했다. 로베루의 말에도 아냐는 생각에 잠시 빠져서 반응하지 않았다. 크리스는 지금 후부키가 마신 술의 병들이 신경쓰였다. 너무 많았다. 무메이가 아냐의 어깨를 흔들자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각할 시간은 없네요. 지금 돌가루의 안개가 사라지면 난장판이 될 거에요. 빨리 가죠. 소리 조금 나는 것은…… 로베루 선배가 후부키 선배를 업고 가면 안 되나요?”
”후부씨가 술 취해서 내 목 조르면 내 목 그대로 부러져.”
크리스 소녀의 물음에 바텐더는 두려운 듯이 말했다. 상자 안의 후부키는 요괴 취급을 받자 삐져서 고개를 돌렸다.
”와우. 후부키 선배 완전 괴물 취급받고 있네요.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합시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술집을 나왔다. 술집의 바깥에 펼쳐진 거대한 술창고는 다시 봐도 비현실적이었다. 아직도 먼지가 가라앉지 않은 세상. 그들은 돌아가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안개는 천천히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까 너희들 어떻게 여우에 홀린 청취자들과 방송인들을 뚫고 여기까지 온 거야? 우리 애들 다치게 하지 않았지?”
로베루는 후부키가 담긴 상자를 끌며 말했다. 아냐는 히쭉 웃었다.
”그건 곧 알게 될 겁니다.”
희미해지는 안개들의 사이에서 술병들이 흐릿하게 보였다. 술 취한 청취자들은 소리를 듣고 이 장소에 다시 모인 것이다. 로베루는 아냐와 무메이가 어떻게 청취자들을 안 다치게 하고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했다.
아냐는 바로 안개속을 달려가서 거대한 위스키병으로 변한 청취자를 습격했다. 날카로운 크리스가 위스키 병의 배를 관통했다. 크리스 소녀는 단검을 뒤틀고 톱질하듯 검을 뽑았다.
”아악! 아! 악!”
청취자는 배에서 술을 뿜으며 쓰러졌다. 아냐는 술이 몸에 묻지 않게 다시 빨리 물러나 돌아왔다.
”이렇게 술을 전부 빼면 청취자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와요!”
기쁘게 설명하는 아냐. 로베루는 얼굴을 찡그리며 바닥을 뒹굴고 있는 청취자를 바라봤다. 제정신으로 돌아와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청취자. 술이 빠져서 제정신이 될 수록 위스키병은 더 비참하게 발버둥텼다. 그 위스키 술병은 오래된 멤버십 뱃지를 차고 있었다.
”저 친구 항상 좋은 글만 쓰는 친절한 친구인데……”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아냐와 무메이는 안개가 거치기 전에 최대한으로 숫자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비명과 술냄새가 사방에 울렸다. 안개는 천천히 흩어지고 있었다. 술 진열대들이 내뿜는 빛속에서, 여우에 홀린 로베루의 청취자들은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로베루는 다 포기하고 후부키 상자를 끌었다. 이 장소에서 빨리 탈출하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고대의 크리스와 문명의 올빼미는 사방을 뛰어다니며 청취자들을 제압했다.
”……찾았다.”
술병들의 사이에서 거대한 두 뿔이 보였다. 라플라스 다크니스는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나타났다. 무메이와 아냐는 옆에서 걸어 다니던 데킬라 한 병과 럼 한 병을 잡더니 그대로 라플라스의 얼굴에 던졌다. 라플라스는 보호 마법을 사용했다. 보라색의 마법진이 라플라스를 보호했고, 던져진 청취자 두 명은 그대로 깨져 버렸다.
라플라스는 자신의 눈 앞에서 청취자들이 깨져 버리자 더 분노했다. 로베루도 청취자가 산산조각나자 못 볼 것을 봤다는 듯이 작게 비명을 질렀다. 라플라스가 마력을 담아서 팔을 휘두르자 무수한 쇠사슬들이 땅을 부수며 다시 올라왔다. 거대한 사슬들은 고래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탑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올빼미신은 거대한 올빼미의 형상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거대한 올빼미가 날갯짓을 한 번 하자, 땅에서 거대한 성벽들과 굴뚝들이 다시 나타났다.
라플라스는 작게 웃었다. 같은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그녀는 하나의 쇠사슬에 마력을 집중했다. 가장 거대한 쇠사슬은 보라색의 마력으로 불타오르더니, 무메이가 무엇을 소환하기 전에 스스로를 휘둘렀다. 압도적인 마력이 담긴 사슬은 지나가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쇠사슬은 콘크리트 굴뚝들과 돌로 된 성벽을 과자처럼 부수며 땅에 떨어졌다.
무메이는 가볍게 피했다. 하지만 일행들을 구할 시간은 없었다. 강력한 공격이 끝나자, 다른 무수한 사슬들도 움직여서 공격을 시작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사슬의 공격.
귀를 찢는 폭음과 함께 다시 돌과 콘크리트의 안개가 생겨났다.
거대한 올빼미는 뜯겨진 성벽을 두 발톱으로 잡았다. 올빼미는 뜯겨진 성벽을 라플라스에게 던지려고 했다가 주저했다. 올빼미는 라플라스를 제압하고 싶었지, 납작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거대한 올빼미는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아냐와 다른 일행들을 찾아 다녔다.
거대한 잔해속에서 조그마한 아냐가 로베루의 앞에서 파편들을 막고 있었다. 아냐는 거대한 쇠사슬을 보자 바로 로베루에게 뛰어 들어서 그를 감쌌다. 아냐와 로베루는 직격을 피했다. 하지만 묵직한 돌파편들은 아냐의 몸을 자비 없이 휩쓸었다. 크리스는 온 몸에서 피를 흘리며 로베루를 지켰다.
”고마워, 아냐짱. 잠깐만…… 으아악! 후부씨!”
로베루는 비명을 질렀다. 가장 매섭게 날아왔던 쇠사슬은 상자에 있었던 후부키를 직격했다. 성들은 부순 쇠사슬은 땅을 파버렸다. 후부키는 쇠사슬과 함께 땅의 지하로 사라졌다. 다쳐서 피를 흘리는 아냐도 식겁하며 후부키가 있던 자리와 무메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무메이는 후부키에게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올빼미는 아냐와 로베루의 상처만 살피고 걱정했다. 올빼미의 모습에 아냐도 긴장을 풀었다.
”……후냐아아아……무거워서 자기 힘들어……”
지하에서 후부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베루는 술 취한 후부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바텐터는 미지의 공포를 후부키에게 느꼈다. 방금 그 공격을 당하고 어떻게 멀쩡한 것이지? 그렇지만 그것을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바텐더는 소리쳤다.
”후부씨! 후부 킥! 후부 킥!”
로베루의 말이 떨어지자, 지하에서 후부키가 응답했다.
”딸꾹! 후부 킥!”
괴이한 소리가 지하에서 들리더니, 묵직한 쇠사슬은 땅에서 뽑혀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라플라스가 있던 쪽으로. 사람보다 두꺼운 쇠사슬은 그대로 뿔난 소녀를 덮쳤다.
라플라스는 갑작스럽게 사슬이 자기 쪽으로 돌아오자 당황해서 방어의 마법진을 앞에 펼쳤다.
그 순간 올빼미는 사슬보다 더 빠르게 날아가서 라플라스의 뒤를 습격했다. 먼지의 안개 속에서 무메이는 발로 라플라스의 뒤통수를 밞아 버렸다. 라플라스의 머리가 땅에 박혔다. 무메이는 제압된 라플라스를 그대로 들고, 날아오는 쇠사슬을 피해서 일행들에게 돌아왔다. 후부키의 후부 킥에 날려진 쇠사슬은 지나가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이것으로 라플라스도 제압되었다. 무메이에게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라플라스는 움직이지 못했다. 착한 청취자들은 따라하지 마세요! 여기가 가상세상이라서 괜찮은 겁니다! 후부키는 지하까지 파묻힌 조금 찌그러진 상자에서 여전히 고양이처럼 누워 있었다. 상자도 놀랍게도 라플라스의 묵직한 공격에 무사했다.
”……와.”
피투성이인 아냐는 입을 벌리고 감탄했다. 로베루와 아냐는 후부키의 비정상적인 생명력에 놀라서 멍하게 지하를 바라봤다.
”하악! 하악! 목소리가 들렸어! 분명 마츠리를 안아 줄 목소리야!”
하지만 그들에게 쉴 틈은 없었다. 이 소란은 결국 위험한 자를 불러들였다. 마츠리의 늑대처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플라스 줍시다.”
아냐는 주저없이 기절한 라플라스를 미끼로 쓰려고 했다. 하지만 로베루가 말렸다.
”마츠리 선배는 취한 자들은 건들지 않았어! 내가 후부씨, 스이세이 선배 다 미끼로 써 봤는데 실패했어!”
바텐더의 고백에 아냐는 측은한 듯이 로베루를 바라봤다. 이 바텐더는 이 지옥에 거의 몇 달 갇혀서 생존했다. 그는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쓰면서 살아남았다. 아냐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지금 상황에서 최적의 제물은 누구인가?
”무메이! 네가 마무리해! 이제 남은 것은 하코스! 하코스와 여우 홀림은 너가 잘 알아! 나는 부상 입었어!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네가 사건을 해결할 동안 마츠리 선배를 내가 상대할 거야!”
아냐는 이번 여정에서 무수한 부상을 입었다. 그녀의 육체는 한계였다.
”어? 잠깐? 나 일본어......”
무메이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아냐는 마츠리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끼야아아아악! 아냐다!”
그리고 괴성을 지르는 마츠리의 목소리. 광란에 빠진 마츠리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사방에 울렸다. 무메이와 로베루는 겁을 먹어서 서로를 붙잡았다.
”으아아아아!”
그리고 아냐의 비명소리도 들렸다. 고대의 크리스의 비명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그리고 마츠리의 비명소리도 점점 멀어졌다.
먼지가 내려 앉았고, 올빼미와 바텐더는 서로를 잡으며 눈을 끔뻑였다. 진정한 그들은 서로를 놓아준 다음 어색하게 웃었다.
”어…… 헬로!”
로베루는 어색하게 웃으며 서툰 영어로 말했다.
”아…… 안녕!”
무메이도 어색하게 웃으며 서툰 일본어로 말했다. 벌써부터 둘은 아냐가 그리웠다. 무메이는 본의 아니게 이 사건의 최후를 끝내는 해결사가 되었다.
- 마무리 공연
망가진 상자에는 여우 하나와 고대의 악 하나가 들어 있었다. 후부키는 쓰러진 라플라스를 배개처럼 배고 헤실헤실 웃었다. 바텐더는 산타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처럼 묵묵히 상자를 끌었다.
”……”
무메이는 어색하게 그 뒤를 따랐다. 일본어를 못 하는 무메이는 아무 말없이 아기새가 어미새를 따라가듯 로베루의 뒤를 따랐다.
”저기 무메이? 네가 앞장서서 위험하지 않나 살필 수 있니?”
로베루는 어색하게 웃으며 무메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천천히 일본어로 말했다. 하지만 무메이는 로베루의 말을 이해 못해서 어색하게 땀 흘리며 웃었다.
”아…… 그게…… 오늘 날씨 좋아요.”
무메이는 영어로 천천히 답변했다. 둘은 서로를 보다가 어색하게 다시 웃은 다음 걷기 시작했다. 올빼미는 진정을 못하겠는지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혹시 아냐가 기적적으로 돌아와서 통역해주지 않을까?
로베루는 작게 웃었다.
”기억하니? 우리 저번에도 만났던 적이 있었잖아.”
그는 무메이가 이해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무메이는 이해 못해서 눈을 끔뻑였다.
”우리 옛날에 다른 애들과 모여서 그림 그리기 방송 했었잖아? 와. 네 센스가 죽이더라. 무섭지만 좋은 의미로 좋았어. 그때는 다른 애들이 통역해줬지.”
바텐더는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서 어둠속에서 무메이에게 말을 걸었다. 무메이는 혼란에 빠져서 고개를 더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하. 내 말 이해 못한다는 거 알아. 아무 말없이 있으니 어색해서 하는 말이야.”
로베루는 그렇게 말하며 썰매를 끌었다. 바텐더는 술 취한 여우와 쓰러진 고대의 악을 끌면서 뒤에서는 올빼미신이 졸졸 쫓아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었다. 방금전만 해도 그는 삶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왠지 즐거웠다.
”히히! 이거 모두 사이좋아 보여서 질투나요! 친애하는 로베루 선배! 선배가 부른 것은 혼돈인데 지금은 문명과 사이 좋게 다니다니!”
허공에서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목소리는 바람처럼 이 창고를 지나갔다. 로베루는 그 목소리를 알고 있다. 자신이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불렀던 여우 홀림 해결사. 그리고 혼돈의 신. 하코스 벨즈의 목소리였다.
”이런. 드디어 나를 구하러 왔어? 아니구나. 베이짱. 그냥 얌전히 우리를 나가게 해 줄 수 있어? 여우 홀림 해결사가 여우에 홀리면 그건 꼴불견이라고?”
로베루는 창고를 향하여 말했다. 창고의 바닥에서 조그마한 붉은 쥐들이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벨즈의 청취자들이지 혼돈의 권속들. 쥐들이 이리저리 창고의 나무 바닥을 기어다녔다.
”로베루. 청소. 못해.”
무메이는 쥐들이 창고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서툰 일본어로 말했다. 바텐더는 억울한 듯이 손을 흔들며 항의했다.
”아니야! 로베루! 청소! 잘해! 이건 베이가 한 거야!”
로베루의 억울한 외침과 함께 천장에서 나무들이 뜯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천장은 부서지고 있었다. 위에서는 나무들이 떨어지며 무수한 붉은 빛들이 쏟아졌다. 바닥에서는 주변을 뛰어다니는 쥐들로 가득했다. 벨즈의 청취자들은 자신들이 왜 여기에 소환됐는지 몰랐다.
”신사 숙녀 여러분!”
혼돈의 신의 기쁜 외침이 들렸다. 천장은 통째로 뜯겨져 나갔다. 그들은 지하에서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밤의 하늘에서는 거대한 주사위가 떠 있었다. 검고 붉은 주사위는 창백한 빛을 내면서 땅을 비췄다. 주사위가 이 하늘의 달이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주사위 달의 위에서 하코스 벨즈는 거꾸로 앉아 있었다. 혼돈은 거꾸로 앉아서 하늘에서 무메이와 로베루를 올려봤다. 올빼미는 벨즈의 시선을 느껴서 망토를 잡으며 여행자의 검을 뽑았다.
”오늘 밤 공연의 마무리는 술 한잔에 어울리는 혼돈을 담았습니다! 박수 주세요! 위스키의 텁텁함을 한 번에 씻겨낼 수 있는 훌륭한 혼돈! 달콤하고 상쾌하지만 목이 매이는 맛으로 준비했습니다!”
벨즈의 목소리는 인간이 버틸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외침이 세상을 울렸다. 로베루는 몸을 움츠리고 귀를 막았다. 바닥에서 기어다니는 혼돈의 권속 쥐들은 벨즈의 우렁찬 목소리에 전부 기절해버렸다.
하코스 벨즈는 주사위의 달 위에서 손을 부드럽게 흔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주변에는 조그마한 붉은 나비들이 모여들었다.
나비의 날갯짓에 하늘이 흔들렸다. 나비들이 한 번 날갯짓을 하자, 하늘에서 비가 쏟아졌다. 두 번을 하자 천둥이 미친듯이 떨어졌다. 세 번을 하자 폭풍이 그대로 지상을 쓸어버렸다.
고목을 날려버릴 것 같은 돌풍이 사방을 휩쓸었다. 무메이는 거대한 올빼미로 변해서 그 돌풍을 몸으로 맞섰다. 거대한 부엉이는 비와 번개를 맞으며, 세상을 찢는 바람을 고요하게 버티며 쥐를 올려봤다.
”겨우 술 때문에 혼돈과 문명이 싸우는 것을 목격하게 되다니……”
로베루는 거대한 올빼미의 뒤에 숨으며 한탄했다. 바닥에서 기절한 청취자 쥐들은 폭풍에 끌려가서 바람과 함께 날았다. 주사위 달 위에 앉아있는 벨즈는 웃으면서 주사위들을 뿌렸다. 던져진 주사위들은 폭풍에 휘말린 쥐들의 운명을 결정하였다.
주사위는 1을 가리켰다. 1이 가리킨 쥐들의 옆에서 괴기한 차원의 균열이 열렸다. 기절한 쥐들은 끝없는 공허와 악마들의 지옥에 끌려갔다.
주사위는 2를 가리켰다. 2를 가리킨 쥐들의 심장은 전부 멈췄다. 그들은 그대로 입에 거품을 물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주사위는 3을 가리켰다. 3을 가리킨 쥐들은 건강이 좋아졌다.
주사위는 4를 가리켰다. 4를 가리킨 쥐들은 눈을 뜨더니 혼돈의 전사로 각성하였다. 쥐들은 도끼와 산탄총을 들더니 바람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들은 이제 바람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혼돈의 전사로 각성한 쥐들은 땅을 밞으며 무기를 들고 문명의 신에게 겨눴다.
주사위는 5를 가리켰다. 5를 가리킨 쥐들은 눈을 뜨더니 혼돈의 짐승으로 각성하였다. 쥐들의 근육은 몇 배나 불어 오르더니, 고래처럼 거대한 생명체가 되어서 땅에 내려왔다. 거대한 고래처럼 거대해진 쥐들은 비대해진 근육과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내며 소리질렀다.
주사위는 6을 가리켰다. 6을 가리킨 쥐들은 눈을 뜨더니 혼돈의 사도로 각성하였다. 쥐들의 몸에서 붉은 불이 휘감기더니, 곧 그들은 괴이한 촉수가 몸에서 마구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별과 같이 춤을 추었다. 타오르는 별들의 권능을 얻은 쥐들은 벨즈의 주변에 행성처럼 공전하였다. 혼돈의 사도는 별빛으로 주변을 태우기 시작했다.
“아이고. 베이짱 친구일때는 귀여운 쥐였는데, 적이 되니까 엄청 무섭다.”
로베루는 혼돈에 물든 세상을 보며 한탄했다. 무메이는 폭풍을 막아내며 한 걸음 나아갔다. 그 한걸음 때문에 잠시 노출된 바람이 로베루를 뒤로 넘어트렸다. 괴이하게 변한 혼돈의 권속들은 전쟁을 환호하며 문명의 올빼미에게 달려들었다.
혼돈의 전사로 변한 쥐들은 비명을 지르더니 산탄총을 마구 쏘면서 무메이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의 공격은 무메이에게 닿지 않았다. 쥐들의 옆에서 깨진 술병들이 무기를 들고 습격해왔다. 몸이 깨진 술병들은 폭풍 때문에 날아가지 않게 버티려고 바닥을 잡고 기어 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술이 빠져서 제정신을 차린 로베루의 청취자들이었다. 그들은 석궁들을 꺼내더니 쥐들에게 사격을 퍼부었다. 석궁의 화살들은 바람에 버티지 못하고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그렇지만 무수한 화살들의 몇 개는 바람을 뚫고 쥐들을 습격했다.
“너희들!”
로베루는 자신의 청취자들이 도와주러 나타나준 것에 감격했다.
“저희의 몸에 술이 다 빠진 덕분에 제정신을 차렸어요! 죽는 것처럼 아팠지만요…… 감히 더러운 쥐들이 지저분한 발로 우리의 바의 위를 걷고 있다니! 우리들의 바를 더럽힌 저들에게 죽음을!”
술병들은 분노로 소리쳤다.
“아니, 죽음은 됐고……”
로베루는 슬프게 말했다. 여우 홀림은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벨즈는 키득거리며 다시 일어난 자들을 환영했다.
“그럼 깨진 술잔들에게 건배!”
주사위의 달의 위에서 벨즈가 소리쳤다. 그러자 벨즈의 주변에 공전하던 촉수들의 쥐들이 회전을 멈추었다. 혼돈의 사도들은 별빛을 땅에 떨어트렸다. 눈이 머는 강렬한 빛이 지상을 지졌다. 별빛들은 닿는 모든 것들을 태워버렸다. 공기가 한 순간에 타오르고, 바람의 폭풍은 불을 담았다.
세상을 태우는 빛들을 땅에서 올라온 거대한 공장들이 막아섰다. 장소는 한 순간에 무수한 굴뚝들이 올라온 문명의 공장으로 변했다. 무직한 건물들은 빛을 버티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하지만 문명의 파도는 폭풍의 바람과 별빛들을 불타면서 막아내었다. 공장의 굴뚝에는 검은 연기가 폭포처럼 올라왔다. 검은 연기들은 타오르는 빛들을 차단하였다.
로베루의 청취자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바람이 멈춘 사이에 그들은 석궁을 장전하더니 다시 쥐들에게 겨눴다.
쥐들은 웃으며 산탄총을 발사했다. 산탄총의 탄은 타오르는 불을 발사했다. 총은 용의 숨결을 내뿜었다. 불타는 불길에 맞은 술병들은 버티지 못하고 바로 깨져 버렸다. 하지만 석궁의 세례도 쥐들을 습격했다. 쥐들은 무식한 힘이 담긴 석궁의 공격에 맞자 그대로 기절하였다.
고래처럼 거대해진 쥐들이 고함을 질렀다. 그들은 막아서는 콘크리트 엄폐물들을 다 부수며 아직 남아있는 술병들에게 달려들었다. 어떤 술병들은 대전차 로켓 런처를 들고서 나타났다. 무수한 로켓들이 고래처럼 거대한 쥐들을 향하여 날아왔다.
거대한 쥐들은 로켓의 강렬한 폭발을 버텨냈다. 그들의 가죽은 전차보다 더 단단했다. 그들은 살아있는 방공호였다. 작은 쥐들은 거대한 쥐들의 아래에 숨으며 술병들에게 타오르는 탄들을 발사했다.
그 타오르는 탄들을 거대한 올빼미가 몸으로 막아 내었다. 거대해진 쥐보다 더 거대한 문명의 올빼미는 살기가 담긴 눈으로 쥐들을 노려봤다. 그것은 포식자의 눈이었다. 쥐들은 음산한 공포에 몸을 떨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거대한 쥐는 공장들을 부수며 올빼미에게 달려들었다.
거대한 올빼미는 한 발로 고래만한 쥐를 움켜쥐었다. 발톱이 바로 그 쥐의 몸을 파고들었고, 그 청취자 쥐는 숨이 멎었다. 가상 세상이라서 모두 죽지 않으니까 걱정 마세요! 내일이면 모두 부활할 겁니다! 아마도요.
“문명의 연기가 하늘을 가렸다고 생각하는가? 그 작은 손으로 웅장한 하늘을 멈췄다고 생각하는가! 겨우 작은 행성에서 자라나는 먼지 같은 것들이 별들을 춤추게 하는 혼돈을 막을 수 있을까!”
주사위 달의 위에서 혼돈의 신은 소리쳤다.
“혼돈이야 말로 절대적인 질서다!”
하늘에서 괴상한 소리들이 들렸다. 별들의 노랫소리와 세상이 타오르는 소리. 엔트로피의 파도가 하늘에서 덮쳐왔다. 하늘을 가리는 모든 연기들마저 다 태워서 원래의 형체도 없이 혼돈으로 바꾸는 강렬한 파동.
무메이는 쥐들이 서 있는 땅을 발로 잡아서 뜯어내더니 그 파동을 향하여 던졌다. 거대한 혼돈의 짐승들은 민첩하게 도망쳤다. 작은 쥐들은 땅과 같이 파동에 던져져서 사라졌다. 올빼미는 쥐들이 서 있는 땅을 방패 삼으려고 했었지만, 혼돈은 땅마저도 삼켜 버렸다.
“무메이! 여기 받아! 후부키 쉴드!”
로베루는 크게 소리치며 무메이에게 후부키를 던졌다. 술 취한 여우는 헤롱거리며 무메이에게 날아갔다. 올빼미는 후부키를 발톱으로 받은 다음, 그대로 여우를 혼돈의 파동에게 휘둘렀다.
세상을 태우던 엔트로피의 파동은 술 취한 여우에게 찢겼다. 혼돈의 절대적인 권능도 후부키 쉴드에게 통하지 않았다.
로베루는 후부키가 라플라스의 공격을 무방비로 맞고도 전혀 문제없이 버텼다는 것을 봤었다. 그래서 그는 혹시나 하며 후부키 쉴드를 사용한 것이었다. 올빼미는 후부키를 다시 로베루에게 던졌다. 로베루는 당황하며 술 취한 여우를 다시 받았다.
“로베루 선배. 베이의 혼돈의 힘. 상대를 가리지 않아. 적과 자기자신 다 다치게 해. 그래서 안 써.”
무메이는 서툰 일본어로 로베루에게 말했다. 혼돈의 권능은 너무나도 막강하다. 자기자신도 태워버릴 정도로.
“로베루 접근해. 베이에게.”
거대한 올빼미는 후부키를 들고 있는 로베루를 발톱으로 잡았다.
“에?”
로베루는 지금 무메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거대한 올빼미는 로베루를 앞발로 힘껏 던졌다. 주사위의 달을 향하여. 로베루는 로켓처럼 하늘로 발사되었다.
“끼야아아아아아ㅏㅏ악!”
바텐더는 하늘을 날았다. 그는 여우 하나를 안고 연기의 구름을 뚫고 촉수가 튀어나온 쥐들이 공전하는 벨즈에게 날아갔다. 사람 하나와 여우 하나는 구름을 뚫고 쥐들이 춤추는 달까지 던져지고 있었다.
촉수 달린 쥐들이 별빛들을 뿜어냈다.
“에라 모르겠다! 후부키 쉴드!”
바텐더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타오르는 별빛을 후부키를 앞세워서 막았다. 세상을 태우는 빛들이 겨우 한 명의 남자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 빛은 후부키 쉴드에게 막혔다.
“후냐아아! 이렇게 뜨거우면 시라카미가 아니라 쿠로카미가 되어버려요!”
아무리 후부키라도 세상을 태우는 빛에게는 괴로워했다.
“후부씨! 조금만 더 버텨줘!”
로베루는 후부키를 방패 삼아서 주사위의 달까지 날아갔다. 그는 생각했다. 무메이가 서툰 일본어로 했던 말들을. 혼돈의 힘은 파괴적이다. 적과 동료, 자신도 가리지 않는 권능. 즉 혼돈에게 근접만 하면 혼돈은 이 힘을 함부로 쓸 수 없다!
“으아아아! 로베루 후부키 로켓!”
바텐더와 여우는 주사위 달으로 추락했다. 이제 중력은 주사위 쪽에 있었다. 후부키는 괴로워하면서 로베루가 추락의 충격에 받지 않도록 이상한 주술을 사용했다. 푸른 여우불이 로베루를 감싸더니 쿠션처럼 충격을 막아줬다. 이 힘은 후부키가 원래 쓰는 힘이었다. 그래서 로베루는 자신이 아는 후부키의 주술이 나오자 반가운 느낌을 받았다.
“후부씨! 내가 모르는 괴물이 된 건 아니구나!”
술 취한 여우와 바텐더는 그렇게 주사위 달에 부딪쳤다. 주사위의 달을 공전하던 혼돈의 사도들은 다시 별빛을 로베루에게 떨어트렸다. 그는 후부키를 우산 삼아서 필사적으로 벨즈에게 달렸다. 벨즈에게 가까워질수록 빛이 더 약해졌다.
로베루는 무메이가 했던 말을 기억했다. 접근해라. 혼돈의 권능은 자신마저 상처 입힌다. 바텐더는 왜 문명의 신이 자신을 이 주사위 달에 던져졌는지 몰랐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혼돈이여!”
벨즈의 외침과 함께 파괴적인 엔트로피의 파도가 주사위의 표면을 타고 퍼졌다. 로베루는 최대한 몸을 낮게 숙인 다음 비스듬하게 후부키를 세웠다.
“미안해요! 한번 더 후부키 쉴드 부탁합니다!”
바텐더는 작은 여우 소녀를 그늘삼아 떨어지는 별빛과 세상을 찢는 파도를 버텨냈다.
“후냐아아악! 엔트로피 엄청 아파! 아. 엔트로피라고 말하니 뭔가 멋있다. 시라카미는 엔트로피 방패! 헤헤!”
후부키는 비명을 질렀지만 여전히 버텨냈다. 바텐더는 후부키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혼돈의 신의 권능을 몸으로 받아낼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이 여우는 공격을 다 받아내고 문제없이 바텐더를 지켰다. 로베루는 후부키를 앞세워서 달렸다. 이제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빛은 없었다. 바텐더는 혼돈의 신에게 접근했다.
“베이짱! 이제 그만하자! 너는 여우 홀림 해결사잖아! 나는 너를 믿으니까 원래대로 돌아와!”
로베루의 외침에 벨즈는 몸을 떨었다. 바텐더의 외침은 효과가 있었다. 혼돈의 신은 바텐더의 공연을 오랫동안 좋아했었다. 그녀는 바텐더의 관객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바텐더의 외침은 통했다.
“로베루 선배…… 그게…… 나도 이번에는 강한 모습 좀 보여주고 싶어요! 항상 다른 모험에서는 주사위 사고만 나고! 다른 애들은 내 권능 쓰지 말라고 말리고! 저번 모험에서는 생선공장 어주머니에게 얻어 맞았다고요! 나도 멋있게 싸울 수 있다고!”
술 취한 벨즈는 한탄했다. 로베루는 위를 올려봤다. 위에는 뒤틀린 혼돈의 사도로 변한 쥐들이 공전하고 있었다. 혼돈의 권능은 쓰지 않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았다.
“진정해! 이번에 베이 엄청 멋있었어! 네 청취자 다 괴물로 만들면서 세상 태우고! 주사위로 달도 만들고! 베이 멋있다!”
바텐더는 벨즈를 마구 칭찬했다. 그는 왜 벨즈가 중세시대의 농부복을 입고 있는지 신경 쓰였지만 그건 물어보지 않았다.
“헤헤…… 헤헤헤……”
혼돈의 신은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서 부끄럽게 웃었다.
“자. 이제 그만하고 돌아가자. 이제 더 이상 다치는 거 싫어.”
바텐더는 벨즈의 뒤에 선 무메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문명의 신은 혼돈의 신이 바텐더에게 정신이 팔렸을 동안, 벨즈의 뒤로 숨어들었다. 무메이는 여행자 검을 벨즈의 등에 꽂으려는 자세로 멈춰 있었다.
취한 벨즈는 행복하게 웃더니 술기운으로 그대로 쓰러졌다. 혼돈의 사도로 각성한 청취자들은 쓰러진 벨즈를 바라봤다. 그들은 자신이 왜 로베루를 공격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괴물로 변한 쥐들은 쓰러진 벨즈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 맥주나 마시러 가자.”
그들은 잊어버리기로 했다. 괴물로 변한 쥐들은 자신의 뒤틀린 몸을 이끌고 맥주나 마시러 떠났다. 주사위의 달에서 취한 벨즈는 누워서 코를 골았다.
“너무 힘들다. 진짜.”
바텐더는 술 취한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 마무리
그렇게 로베루와 모두는 평범한 바 로벨에 돌아올 수 있었다. 로베루는 상자에 후부키, 라플라스, 벨즈를 담고 먼 길을 걸어서 다시 돌아왔다.
“돌아왔다!”
바텐더는 땀 범벅이 되어서 자신의 바에 다시 돌아왔다. 로베루의 눈에는 기쁨의 눈물이 흘렸다.
“저 미친 공간에서 얼마나 보냈는지 모르겠어…… 드디어…… 드디어 돌아왔어…… 흑흑.”
다 튼 남자는 바닥에 엎어져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무메이는 바텐더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줬다.
“가르르르르르.”
바에서는 이미 돌아온 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냐는 쓰러진 토스터군 위에 앉아서 콜라로 가글을 하고 있었다. 무메이는 아냐가 무사한 것을 보자 반가워서 손을 흔들려고 했다.
하지만 올빼미는 아냐의 옷이 엉망인 것을 보고 손을 멈췄다. 아냐의 아래에서는 마츠리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잠들어 있었다. 아냐는 헝클어진 옷을 입고 땀으로 온 몸이 젖어 있었다. 그녀는 엉망인 머리카락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출혈은 멈췄지만, 그녀의 몸은 땀과 침으로 엉망이었다. 고대의 크리스는 그저 콜라로 입을 가글하더니 밷어냈다.
“돌아왔구나. 너희 활약은 보고 있었어.”
아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했다. 무메이와 로베루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질문하려고 했다가 하지 않았다. 행복하게 누워있는 마츠리.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다른 취한 자들도 바에 돌아왔다. 스이세이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돌아봤다. 토실토실한 거대 거미가 그녀의 곁에서 따듯하게 있어줬다. 스이세이는 다시 기절했다. 이오피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아냐를 보고 있었다. 후배에게 목이 졸리는 경험을 한 외계인은 상당히 삐진 듯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아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으으으……”
벨즈는 신음하며 다시 일어났다. 그녀는 그나마 상처가 없었다. 혼돈의 쥐는 로베루와 눈이 마주치자 부끄러워하며 눈을 피했다. 무메이는 벨즈의 앞에 섰다.
“그래서 베이. 너도 여우에 홀렸었지? 어떻게 된 거야?”
올빼미는 질문했다. 벨즈는 허탈하게 웃었다.
“……그게…… 내가 취해 보니까 알겠더라고. 이번 여우 홀림. 이 바에서 술 마시고 숙취로 고생한 고통이 만들어 낸 거야. 숙취로 끔찍한 고통을 받은 다음에, 그냥 숙취 없이 술 마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욕망이 여기에 모여서 일어난 일이야. 그래서 모두 끝없이 취했지. 숙취로 깨어나는 일 없이 모두가 광기에 빠졌어.”
벨즈의 말을 듣고 무메이는 눈을 끔뻑였다.
“엄청 바보 같은 이유다.”
올빼미는 자신의 감상을 말했다. 벨즈도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숙취에 고통받은 원망들은 계속 이 바에 계속 쌓였어. 지금도 쌓이고 있어. 지금도 어딘가 숙취로 고통을 받는 자들이 있다는 거겠지. 크으…… 나도 다시 영향을 받고 있어…… 뭐든 좋으니까 우리 빨리 해결해야 해.”
벨즈는 다시 해롱거리기 시작했다. 올빼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베루는 그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몰라서 그저 듣고 있었다.
“그럼 내가 해결할래. 모두 바깥으로 나와.”
올빼미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게 모두 무메이의 말을 따라서 바깥에 나왔다. 로베루는 시원한 바깥 공기를 느끼자 행복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잠시였다.
올빼미는 거대해진 다음 로베루의 바를 발톱으로 뭉개 버렸다.
“우아아아아아아!”
바텐더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그 옆에 서 있던 아냐도 땀을 흘리며 당황했다. 바 로벨은 사라져버렸다. 그러자 저주받은 바에 홀린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스이세이는 제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그리고 옆에 있는 토실토실한 거미를 보고 다시 기절했다. 벨즈는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혼돈의 쥐는 무메이가 바 로벨을 없애버린 것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이오피는 로베루의 등에 손을 올려서 그를 위로했다. 후부키와 마츠리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내 바! 내 집! 내 방송 도구도 다 저기에 있는데! 나 이제 어디에서 살아야 하지?”
벨즈는 바로 무메이의 손을 잡고 도망쳤다. 여우 홀림은 해결되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일은 끝이다.
“야 쥐 소녀! 쥐처럼 도망치지 마! 잠깐만. 바 안에서 쓰러진 청취자들은 어떻게 된 거지? 기다려! 저 녀석들! 진짜로 도망치고 있어!”
“아니예요, 선배! 저는 다음 여우 홀림을 해결하러 가야해요! 그게…… 카엘라! 카엘라가 있는 곳에도 무슨 일이 생겼대요! 아! 바쁘다! 바빠!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
쥐는 그렇게 소리치며 이 자리에서 도망쳤다. 로베루는 허탈하게 웃으며 옆을 바라봤다. 아냐도 도망치고 없었다. 아직도 취한 후부키가 다시 기어가서 옆에 있을 뿐이었다.
“히끅…… 우와…… 큰일이네요…… 그래도 술 더 줄 수 있죠? 바텐더씨? 술이요…… 한 잔 더 마시고 싶어요.”
취한 후부키는 바텐더의 옷자락을 잡고 술을 더 요구했다. 로베루는 깊게 한숨을 쉬면서 오랜만에 하늘에서 빛나는 달과 별을 바라봤다. 그는 집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아직도 술 취한 자들에게 해방되지 못했다.
“후부씨. 그리고 모두들. 술은 적당히 마시세요. 사람이 술을 지배해야지, 술이 사람을 지배하면 안 됩니다.”
바텐더는 술에 해롱거리는 자들을 뒤로 하고 떠났다. 그는 좋은 호텔 자리 하나가 남아있기를 빌면서 자유를 느끼며 팔을 벌리고 걸어나갔다.
- 어느 구석진 카페
도망친 아냐와 토스터군은 어떤 작은 카페를 찾았다. 고양이들이 모여서 서빙을 하고 있는 작은 카페. 크리스 소녀와 토스터군은 카페에 앉았다.
“……역시 이상해. 후부키 선배는 여우에 홀린 것이 아니라 그냥 취한 것 같았어. 선배의 이상한 강인함은 뭐지? 그렇게 술을 마셔도 멀쩡해. 비상식적으로 육체가 강해. ……무메이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어. 로베루 선배는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더 물어보지 않는 것 같았고.”
아냐는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인도네시아어로 적었다. 토스터군은 커피를 홀짝였다.
“……흠. 그래. 다행히 벨즈가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을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앞으로도 우연을 가장해서 접근하자. 좋아……”
아냐는 점원을 불렀다. 제타의 스파이 고양이는 아무 말없이 아냐에게 다가왔다. 아냐는 돈과 같이 보고서를 고양이에게 줬다. 스파이 고양이는 영수증과 다른 종이를 함께 줬다.
종이에는 제타가 인도네시아어로 쓴 쪽지가 있었다.
#계속 은밀하게. 아무도 모르게.
아냐는 아무 말없이 영수증과 종이를 꾸겨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들은 계산을 마치고 카페에서 나갔다.
Next Case: Forging happiness.
The show must go on!
MeowBunnyNya의 코멘트: 안냥하세요 야옹! MeowBunnyNya입니다! 술 한잔하기 좋은 하루입니다!
이번 편은 90년대의 모험극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드라마 없이 순수하게 모험만 하는 에피소드로 만들고 싶었어요. 옛날의 모험 영화들 같은 유쾌하고, 좋은 의미로 멍청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근데 묘하게 폭력적인 편이 되고 있네요. 여우 홀림의 많은 에피소드는 톰과 제리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걸로 많은 것이 설명되리라 믿겠습니다.
좋아. 그럼 다음 작품을 써야지. 근데 다음 작품은 조금 걸릴 겁니다. 왜냐하면 아냐 4주년 그림을 준비해야 해요! 개인적으로도 바쁘고요. 이런 바쁜 생활은 앞으로 1년 더 해야 안정될 것 같네요. 근데 지금 홀로라이브가 사일런트 힐 열풍이 불고 있잖아요? 아냐가 사일런트 힐하면 마구 그려줘야지! 그렇게 된다면 어쩌면 새해 후에 다시 보게 되겠네요! 저도 소설가 이전에 홀로라이브 팬이라고요! 아냐가 사일런트 힐을 하는데 어떻게 참아요! 이런 일 흔하지 않는다고요!
어흠. 소설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는 트위터에서 업데이트하고 있으니, 놀러 와주세요! 진행이 얼마나 되었는지 궁금하면 그냥 직접 물어봐도 됩니다!
https://x.com/MeowBunnyNya
그럼! 모두 술은 즐길 정도로 적당히 마시세요! 사람이 술을 지배하는 거지, 술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