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미니피그라고 생각하자. 미니피그는 몸무게가 60kg까지 나갈 수 있다고 한다.
좀 잘 먹으면 80kg이라도 되겠지. 왜 미니냐고? 그냥 돼지의 체중은 300kg까지 나가니까.
어쨌든 이 돼지의 몸을 아주아주아주아주 작게 부숴본다고 가정하자.
(ㅅㅂ)
잘 먹은 80kg짜리 미니피그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분자다.
분자는 성질을 유지하는 한 가장 작은 입자단위며, 원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자가 분해되서 원자가 되면 화학적인 성질을 잃는다. 물론 분해되도 무게는 줄어들지 않는다.
무게 4짜리 분자에서 무게 1짜리 원자와 무게3짜리 원자를 분해해도 총 무게와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핵과 전자의 무게의 합은 원자의 무게의 합과 동일하다.
여전히 전체의 무게는 전체를 구성하는 입자의 무게의 합과 동일하다.
여기서 더 들어가보자.
전자는 그 자체로 기본입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원자 핵은 기본입자가 아니다.
원자 핵은 종류에 따라 다르나 크게 양성자와 중성자로 분해된다. 그리고 양성자와 중성자 모두 3개의 쿼크로 구성된다.
쿼크 또한 전자와 같은 기본입자이므로, 이 이상 분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 쿼크와 다운 쿼크의 구성이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3개의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양성자와 중성자는 질량을 거의 비슷한 걸로 쳐준다)
즉, 현실세계를 이루는 모든 물질은 쿼크와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80kg짜리 삼겹, 아니 미니피그를 구성하는 모든 기본입자의 무게의 합은 80kg이 될까?
놀랍게도그렇지 않다.
80kg짜리 돼지고기가 되어버린 불쌍한 미니피그를 구성하는 모든 기본입자의 무게를 더해봐야 0.9kg, 2퍼센트도 안된다.
즉, 돼지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원자로, 원자에서 원자핵과 전자로, 원자핵과 전자에서 쿼크와 전자로 분해되어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질량이 사라진 것이다.
(질량과 속도의 관계에 관한 식. 초기질량 M0을 가지는 물질의 속도 v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질량 M은 급격하게 증가한다.)
현대 과학자들은 아주 ㅁㅊㄴ들이기 때문에, 질량이 없어졌다면 왜 없어진 것으로 보이는지 알려줄 수 있는 식을 이미 만들어 두었다.
어떤 물질이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무지막지한 속도로 내달린다면, 그 물질의 무게는 증가할 것이다.
우리는 원자에서 쿼크로 기본입자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그 기본입자의 '에너지'를 고려하지 않았고
그 결과 80kg의 돼지고기에서 실질적으로 79.1kg을 제외할 수 있는 엄청난 상술을 발견한 것이다(?)
미친 과학자 중 원탑인 아인슈타인이 밝혀낸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 E=mc^2 에 따르면
쿼크와 전자의 무게를 제외한 79.1kg을 구성하는 에너지를 한번에 풀어버렸을 때, 7x10^18 J 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는 히로시마 원폭 십만개를 한번에 터트리는 셈이다.
즉 우리는 80kg의 돼지고기이자
십만개 이상의 원폭(순수한 의미에서 물질의 에너지 변환을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돼지에게 잘 해줘야 한다(?)
센세! 질문있습니다!
자연계의 모든 물질은 고에너지에서 저에너지로 가려는 경향이 존재합니다.
즉 물질이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기본입자로 분해되며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해야 합니다.
왜 그렇게 되지 않나요?
이는 매우 날카로운 질문이다. 엔트로피가 올라가는 방향으로 계는 움직이며, 이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 곧 고에너지에서 저에너지로 움직이는 것이 된다. 전자와 양성자처럼 전기적인 인력이 작용하면 모를까, 쿼크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심지어 양성자는 업 쿼크 2개가 모이므로 전기적인 척력마저 작용한다!) 분해되는 편이 자연스럽다.
(원자의 모형 중, 옛날에 제시되고 지금은 안쓰는 것들 중 하나)
우리는 미치광이 과학자들이 밝혀낸 식들로 인해 빠르게 움직이는 것들은 질량이 증가한다고 배웠다.
또한, 우리는 질량이 클수록 만류인력이 크게 작용한다고 학교에서 배웠다.
따라서, 반발력을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질량 증가가 발생한다면
그만큼 질량에 의한 인력이 발생하므로 에너지를 가지면서도 분해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원자를 들여다 봐도, 그렇게 빠르게 움직일만한 것은 전자밖에 없다.
핵은 그 자리 그대로 존재하며, 따라서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도, 양성자와 중성자를 구성하는 쿼크도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자의 에너지 궤도의 개략도. 사실 이 현상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는 관련 없다)
문제는, 전자의 에너지는 히로시마 원폭 10만개에 해당하기엔 너무 작다는 데 있다.
물론 전자는 여기된 상태에서 바닥상태로 떨어지거나, 혹은 화학 결합이 갑자기 해제되거나 하면서 빛, 열, 혹은 폭발력을 발휘하지만
이들 에너지는 질량에는 관련이 없다.
이들 에너지가 질량에 관련이 있었다면, 원자의 에너지가 0인 '바닥 상태' 에서 질량이 변해야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가장 기본적인 원자의 원자핵과 전자의 위치)
바닥 상태에서도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닥 상태에 해당하는 원자의, 즉 에너지가 0에 가까운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도 어떻게든 한 군데는 '움직이는' 곳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다행이도, 전자는 움직이는 한 특정한 궤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못하며, 원자의 에너지가 아무리 작아도 어떤 속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물질의 질량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질량은 전자의 속도와 에너지에서 비롯된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
(불확정성의 원리. dx는 입자가 존재할 수 있는 범위를 의미하고, dp는 입자가 보유할 수 있는 운동량의 범위를 나타낸다. h는 플랑크 상수이며 '정해진 수' 이다.)
우리는 바닥 상태 원자의 전자 하나가 가질 수 있는 최소 에너지를 불확정성의 원리를 통해 알 수 있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어떤 입자의 위치를 온전히 확정할 수 있다면, 그 입자의 운동량을 온전히 확정할 수 없다는 원리가 된다.
식으로 해석하면, 두 범위의 곱은 반드시 특정 상수 이상이 되어야 한다. 계의 에너지가 올라간다면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러나, 계의 에너지가 아무리 낮아져도 결국 위치가 확정되면 에너지가 확정될 수 없고,
에너지가 확정되면 위치가 확정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수소 분자와 원자의 크기의 개략도)
이 식에 따르면, 바닥 상태의 원자 하나에 존재하는 전자는 수소 원자의 지름인 약 25 피코미터(400억분의 1 미터) 내에서 존재할 수 있으며 이 때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운동량은 최대 500km/s의 속도에 해당하는 운동량이 된다. 이 속도는 물론 무지막지하게 빠른 속도지만, 질량을 눈에 띄게 증가시키는 영역인 빛의 속도에는 여전히 근접하지 못하는 속도이다.
그렇다면, 원자의 질량은 어디서 오는가?
양성자는 가만히 있고, 전자는 속도가 딸리고, 그럼 결국 질량이 적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질량이 떨어지면 에너지를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안정화될 수 없을 뿐더러
애초에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틀린 바가 된다.
즉, 어떤 가정이 잘못되었다.
불확실성의 원리에 따르면, 기본입자는 절대로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잘못한 가정은 거기에 있다. '원자 핵, 양성자, 그리고 쿼크는 가만히 있다' 라는 가정은 틀린 가정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원자 핵은 가만히 있다' 라는 걸 알고 있다. 불확실성의 원리와 원자 핵에 대한 관념이 일치하려면, 원자 핵에 위치하는 기본입자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좁은 위치에서' 미친듯이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 된다.
(다시 등장한 원자 모형. 여기서는 수소라고 가정하자)
불확실성의 원리를 다시 보고, 전자의 속도를 다시 고려해보자. 전자는 25 피코미터의 존재 범위에서 최대 초속 500km의 속도를 가진다.
그렇다면 원자 핵 안의 쿼크는?
수소 원자의 원자 핵은 동위원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양성자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수소 원자의 원자핵은 양성자 하나의 크기이며, 이 때 양성자 하나의 크기는 약 0.9 fm, 즉 0.9 x 1/100조 m 규모가 된다. 바닥 상태의 원자에서 전자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야구장이라면, 고작 유리구슬 하나가 양성자에 해당하는 부피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는 원자 핵, 양성자를 구성하는 쿼크가 가지는 속도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규정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이 때 쿼크의 속도는 빛의 속도의 99.98%까지 올라가게 되며, 이것이 원자의 무게를 구성하는 에너지의 근원이자, 그 에너지를 억누르는 질량의 근원이 된다.
바쁜 유게이들을 위해 3줄정리할께!
첫째, 모든 물질을 이루는 물질의 질량의 98센트 이상은 순수한 물질의 질량이 아니라 그 물질이 가지는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환된 것이다!
둘째, 그 에너지가 방출되지 않는 이유는, 그 에너지에 해당하는 속도로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입자가 움직이기 때문에, 즉 빛의 속도에 가까운 움직임을 어떤 기본입자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 기본입자는 쿼크이며, 불확실성의 원리에 따라 쿼크는 양성자라는 크기 내에서 빛의 속도의 99.98%의 속도까지 움직일 수 있다!
잘 알겠지? 유게이가 무거운 것은 쿼크가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인 거라구!
(호다닥)
힝 너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