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에 지뢰계 멘헤라 만난 썰
서울 모 오락실에서 기타도라라는 리겜을 했는데
내가 기타를 하며 선곡하는 와중에 옆에서 도라하던 여자가
같이 세션을 하자고해서 같이 세션 몇판 함
여자가 배고픈데 같이 밥 먹자고 함
혼밥보단 낫겠다 싶어서 오락실 나옴
근데 그 여자가 어디 갈지 고민하다가 그냥 자기 근처에서
자취하는데 뭐 시켜 먹자고 함
쫄래 쫄래 따라가서 도보 몇분 거리의 자취방에서 피자 시켜먹음
피자 먹으면서 컴퓨터로 애니 봄 다 먹고 나니 콜라가 부족하다고
콜라 사러 편의점 좀 잠깐 갔다 온다고 함 같이 가자고하니
금방이니 그냥 앉아있으라고해서 기다림
진짜 금방 갔다 오길래 콜라로 입가심 좀 하고나서
갑자기 들이대서 거사를 치룸 근데 자고 가라는거임
그래서 난 부모님께 외박한다고 전화 드리고 하룻밤 보냄
다음날 또 오락실 가서 세션하고 또 자취방 가서 밥 먹고
부모님께 전화 와서 언제 들어오냐길래 부랴 부랴 집에 감
여자가 얼굴 도장만 찍고 바로 나오라길래 알았다고 함
진짜 집에 들어와서 다른 친구들 만난다고 뻥치고 바로 나옴
또 여자 만나서 같은 루틴으로 놀고 자빠짐
집에 갈려니까 가지 말라고 막 붙잡길래
이틀 연속으로 외박하면 혼난다고 집에서 자고 온다고 함
집에 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만나자마자 과정도 없이 풀악셀 밟은데다가 좀 집착하는게 느껴짐
그땐 멘헤라, 지뢰계 이런 신조어의 존재 자체도 모르던 시절임
그렇게 보름 정도 만나다가 도무지 이대론 안되겠다 싶고
뭔가 파리지옥에 빠진 파리, 거미줄에 걸린 날벌레가 된 느낌이여서
이대로 가다간 애 생겨서 결혼하겠다 싶은 느낌에 숨이 턱 막혀서
그냥 그 오락실 발길을 끊고 새 폰 산 김에 번호 이동 함
그렇게 10년이 흘러서 그 오락실을 작년부터 다시 찾았는데
지금도 그 오락실 가면 그 때 그 여자 만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심장이 쫄깃쫄깃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