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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오글거리는 꿈이야기를 늘어놓았네요.
진짜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오그라들어.....ㅋㅋㅋ
이전에 "예전에 꿨던 꿈(스압주의)"라는 이름으로 올렸던 꿈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바로 이꿈을 꾸고는 어이없어했던 기억도 함께 떠오르네요...ㅋㅋ
아놔...ㅋㅋ
어떻게 연결될 수가 있지? 꿈도 시리즈물처럼 이어지는 게 있어? 하고 말이죠.
혹시나 해서 예전에 올린 글의 링크를 달아보는데 정말 시간이 남아도시는 분들만 보세요..ㅎㅎ
링크-> 예전에 꿨던 꿈1
이건 속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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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 일어났다.
대대로 지주였던 우리집안이라고 무사할 리 없었다.
작은 손가방만 손에 들고, 여동생일가가 사는 미국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으로 온 일년 사이에 부모님은 차례차례 세상을 떠나고 나만 남았다.
여동생은 최근 유행하는 단발머리에 사과처럼 둥근 뺨을 가진 사랑스러운 여자다.
여동생의 남편도 틀림없이 그런 여동생에게 끌려서 청혼했으리라.
그는 의사다. 그러한 직업탓으로 이 마을에서도 꽤 존경받는 사람이다.
거기다 날카로워보이는 인상은 그를 엘리트처럼 보이게 했다.
지주 집안 아가씨였던 나는 여동생처럼 눈부신 외모를 타고 난 것도 아니었고,
손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기술 하나라도 익혀둘 걸 그랬다.
내가 이 곳에서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청소와 빨래 정도다.
정말이지 관대한 여동생 부부덕분에 이정도라도 사는 거다.
여기는 내가 살던 곳과 달리 모래가 유달리 많은 땅이다.
포장이 덜 된 길 양 옆에는 나무로 엉성하게 만든 집들이 즐비하다.
여가 생활로 즐길 거리도 별로 없었다.
가끔 한달에 한 두번쯤 여동생 일가와 함께 바에 가는 게 여흥의 전부다.
그날도 내가 가장 아끼는 치파오를 차려입고 여동생과 함께 길을 나섰다.
고향에서 가져온 물건들은 대부분 팔아치웠지만,
이 옷만은 팔아치울 수 없었다.
하얀 바탕에 화사한 꽃무늬가 있는 치파오는 과거의 향수를 자애내곤 했다.
여동생은 나와 함께 바에 앉았다가 곧 찾아온 남편과 함께 자리를 떴다.
나는 혼자 술을 홀짝이며 조금만 시간을 죽이다가 일어설 생각이었다.
그때 그가 다가왔다.
빨간머리에 주근깨가 잔뜩 있는 얼굴의 남자는 나를 향해 모자를 벗어보였다.
외지인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나는 자리를 뜨지 않았다.
몇 마디 주고받다가 남자는 슬그머니 사진 하나를 내밀었다.
"요새 이 마을에서 실종되는 사람이 많다면서요?"
나는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메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양갈래로 머리를 땋아내린 모습은 메이를 더욱 어려보이게 했다.
배우가 꿈이었던 메이는 부모님과 다투고는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은 틀림없이 도시로 떠났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겨우 열여섯살 짜리 소녀가 조금 다툰 걸 가지고 도시로 떠났다고?
그것도 맨몸으로?
하다못해 부모님의 지갑이라도 털어서 나가야 정상인데?
"그런데 그건 왜 물어요?"
나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직업병이죠."
남자는 자신의 직업이 탐정이라고 했다.
일종의 여흥 같은 것이었을까? 이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을까?
나는 남자가 건넨 명함을 받아들었다.
"사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 건 당신이 처음이네요.
다들 얘길 해주지 않아서..."
그럴만했다. 외지 사람들에게 쉽사리 입을 열수는 없었을 것이다.
"여기로 전화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받을테니까."
남자는 바에서 멀지 않은 여관에서 묵고 있었다.
우리는 그날 이후로 계속해서 만났다.
마을에서는 그 후로도 계속 사람들이 사라졌다.
외부세계의 경찰들은 중국인이 모여 사는 이 마을에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마을 사람들도 외부인을 부르는 게 싫어서
실종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숨겼다.
그래서였을까. 그에 대해서 호감이 생긴 것은...
그는 이 마을에 관심을 가진 유일한 외부인이었으니까.
그를 만나면서 나는 점점 치장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화장을 하고 얼마없는 장신구를 꺼내 몸에 걸쳤다.
머리를 둥글게 말고 입술에 연지를 발랐다.
어쩔 수 없는 여자의 허영심....
"이사람들 공통점이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언젠가 그가 내게 물었다.
"실종되는 사람들...전부 젊은 여자들이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나는 그때만 해도 일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떠올린 건 "인신매매단"이었다.
가끔 뭣모르는 순진한 소녀들을 속여서 팔아넘기는 악당들이 있었으니까.
"..이사람들..당신과 비슷한 것 같은데..."
그가 작게 속삭이듯 말했지만, 단순한 농담정도로만 생각했다.
내가 겁먹은 듯한 표정을 짓자, 그는 안심하라는 듯이 웃어보였다.
나도 그를 따라 미소지었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 되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는 아쉬운듯이 내 손을 잡았다 놓았다.
무슨 뜻일까....궁금해하면서도 나는 묻지 않았다.
대신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보였다.
집에 돌아오자, 동생이 웃음을 터트리면서 내게 달려왔다.
"왜? 무슨 일이야?"
"나 임신했어!"
"드디어 집안에 아이가 생긴단 말이지?"
얼마나 고대하던 일인가... 특히 동생이...
"앞으로 나 많이 도와줄 거지?"
"그럼."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할 줄 아는게 없는 나지만, 그래도 언니잖아.
무엇이든 도울게.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동생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그 뒤로 보이는 동생의 남편은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표정이었다.
예비 아빠답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동생은 끌어안고만 있었다.
그날밤. 나는 부엌에 있었다. 목이 말라서 물을 찾으러 온 참이었다.
삐그덕 삐그덕. 계단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나는 슬그머니 거실쪽으로 다가갔다.
동생의 남편이었다. 그는 벌써 현관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 밤중에 어딜 가는 거지?'
요사이 실종자도 많은데... 나는 내심 불안해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여동생 부부는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동생의 남편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네 남편...어제 밤에 어디 가던데..."
그가 자리를 뜨자마자 나는 동생을 향해 입을 열었다. 동생은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뭐 왕진이라도 간거겠지."
불안하다. 이상하게 불안하다.
하지만 그 생각도 곧 사라져버렸다. 옆집에 살던 여자아이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는 그 소식을 들고 붉은 머리의 남자를 만나러 갔다.
사실은 소식을 전한다기보다는 그냥 그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이상하게도 자꾸만 그에게 끌리고 있었다.
특별히 뭘 하겠다는 생각도 없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부주의했던 모양이다.
하기야 갑자기 화장을 하고 차려입고 나서는데 이상하지 않을리가 없지.
동생은 내 그런 모습을 보고 비밀스럽게 웃으면서 자기 남편에게 몇마디 속삭이곤 했는데...
아니 동생이 아니더라도 이 마을에는 눈이 많았다.
탐정인 남자의 외모부터가 눈에 띄었고, 내 행동도 크게 눈에 띄는 것이었다.
외지 남자, 그것도 다른 인종의 사람을 만나는 것자체가
마을 사람들에게는 탐탁지 않아보였을 것이다.
"이건 정말 이상해요. 뭔가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요."
그가 심각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다들 외부에 신고하는 걸 꺼려해요. 알린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생각하죠?"
"여기는 우리밖에 없으니까요."
그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우리 모두 각자의 이유로 이곳에 왔지만, 이곳은 우리의 고향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어쩌다가 이 낯선 곳에 와서 살아가는 실향민일 뿐이었다.
우리밖에 없으니까, 우리의 문제에 타인을 끌어들일 수는 없다.
애초에 그들에게 중국인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할 수도 없지만...
"어쩔 생각이죠?"
"일단 외부에 알려야겠어요."
나는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그를 말리지는 않았다.
다만, 그와 헤어진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었다.
"곧 돌아올게요."
그가 내 마음을 알아차린 것처럼 말했다.
"반드시 돌아올테니까 기다려줘요."
나는 웃으면서 그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좀더 오래 함께 있었다. 그 행동이 마을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도 모른채.
나는 힘없는 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누군가가 현관앞에 서 있었다. 여동생의 남편이었다.
"동생은요?"
"여기 없어. 시내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갔거든.
그보다 얘기 좀 할까.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다닌다고 하던데."
내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왜 그자를 만나지?"
틀림없이 사람들이 얘기해준 것이다. 나는 나자신을 탓하면서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냥 별거 아니에요. 그보다 레이는..."
"......."
여동생의 남편이 불쑥 입을 열었다.
한동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는 내 팔을 잡고 토해내듯 말했다.
처음부터 좋아했다고, 사랑했다고....
나는 입을 벌리고 남자를 응시했다. 대체 무슨 소리를 들은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만 팔이 아팠다.
나는 팔을 뿌리치고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그가 득달같이 쫓아와 나를 잡았다.
"싫어요, 쫓아오지 마!"
저리가, 가버리라고! 나는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질러도 그가 놓아주지 않자, 나는 미친듯이 발버둥쳤다.
그 순간 삐걱거리던 나무 계단이 무너졌다.
한동안은 컴컴한 어둠때문에 아무것도 볼수 없었다.
하지만 곧 어둠이 눈에 익기 시작했고, 곧 나는 내 앞에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네킹처럼 굳은 미소를 지은 채 다양한 포즈를 취한 소녀들을...
그들은 하나 같이 내가 입고 있는 것과 비슷한 치파오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팔아치웠던 진주 귀걸이와 목걸이를 하나씩 차고 있었다.
"꺄아아악!"
나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버렸다.
모두 실종된 소녀들이었다.
그리고 저편에서 쓰러져 있던 그가 눈을 떴다.
나는 절뚝거리면서 필사적으로 무너진 계단의 끝을 잡고 위로 달아났다.
그가 외치는 소리들을 무시한 채.
나는 달리고 또 달렸다.
"살려줘요!"
내가 소리쳤지만 다들 멀뚱멀뚱 바라 보기만했다.
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알아차렸다.
헝클어진 옷차림과 뭉개진 화장을 보면서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드디어 집안의 가장이 화가나서 본때를 보여준 거군....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일부는 혀를 차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탐정인 남자가 있을 여관을 향해 뛰었다.
이제 도움을 바랄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었다.
"토마스!"
나는 여관 앞 주차장에서 그를 발견했다.
막 출발하려는 참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때 나는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였다. 여동생의 남편....
그를 달고 여기까지 오다니....
"도망쳐요!"
나는 소리쳤다.
왜 바보같이 여기로 온 거야, 나는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 나는 왜, 왜!
푹. 화끈한 통증이 몸을 관통했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어깨를 뚫고 삐져나온 칼끝이 보였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걸 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붉은 머리카락의 그가 달려오고 있었다.
고개를 젓고 싶지만 그럴 기운조차 없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있었다.
저 멀리, 주차장 너머 펼쳐진 해변에서
파도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왔다.
문득 생각이 나버렸다.
기억의 한조각....흰색 옷을 입은 그 사람이 놀라서 달려오던 표정이...
조선이라는 나라, 발음하기도 어려운 낯선 이름을 가졌던 그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위에 오버랩된 토마스의 얼굴도.
그의 손에 들린 총은 내 뒤를 향하고 있었다.
나를 칼로 찌른 사람이 있을 곳을 향해서.
나는 미소지었다.
'다행이다. 이번에는 그를 구할 수 있게 되었어.'
탕. 총성이 울렸다.
이제 아무것도 볼수 없게 되었다.
어둠, 완전한 어둠이 눈 앞에 펼쳐졌다.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바닥에 쓰러진 나 자신의 모습이었다.
이걸로 된 것일까...
한가지 알 수 있는 건 그는 무사하다는것 뿐....
나는 천천히 어디론가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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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리 차원.
역시 대부분은 꿈에서 가져온 거에 약간의 살을 붙였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들은 임의로 가져왔습니다.
(토마스라...기관차 토마스...;)
전생을 연상케하는 꿈이라는 핑계로 써봅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꿈의 느낌은 1920년대 같은 분위기였네요.
(근데 1920년대에 탐정이 있었을까요?
아마 30년대나 40년대즈음에 있었겠죠....;;;
---(찾아보니까 20년대에 있었다고는 하는데 저정도는 아니었겠죠.
돈도 안생기는 일인데 저렇게 적극적일리가...)
그리고 중국인 이민자들은 꽤 오래전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이 저런 외곽에 살리가?
또, 저런 일이 생기는데 중앙정부가 모를리가 없어요, 절대로.
역시 꿈은 꿈이니까요.)
꿈속에 나온 저 여동생 남편은 연쇄살인마 같은 사람이었던 거죠.
아내의 언니-처형을 사랑한 나머지 이상한 살인을 저지르는....정신병자였던 거죠.
꿈속에서는 연쇄살인마나 싸이코패스하는 단어는 떠올리지도 못했지만...
그리고 남주라고 할 수 있는-탐정이 여자를 좋아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네요.
남주의 외모는 그다지 좋은 편이었다고는 할 수 없어요..ㅋㅋ
약간 통통한 체형에다 붉은 머리카락에 주근깨 투성이의 얼굴이었거든요.
여주는 분명 좋아했는데...ㅋㅋ
쨌든 나름 악몽이었네요..ㅎㅎㅎ...;;
꼭 꿈을 꿔도 이상한 걸 많이 꿔요...ㅎㅎ....;;
브금은 그냥 좋아하는 노래라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