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신은 지관地官(땅의 기운을 보며 길흉을 말하는 이들)의 우두머리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정축 즉 1577년 되는 해에 치우의 깃발이 하늘에 나타나 뻗어 있는 것을 보고, 그 당시 정승이었던 이산해(1538~1609) 대감이 이반신에게 이 변괴에 대해 물으면서
이 재앙이 기묘년 되는 해에 있었던 선비들이 당한 화와 을사년 되는 해에 선비들이 당한 화에 비교하면 어떻겠느냐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이반신은 "일개 현명한 선비나 한 왕자가 죽는 정도로 그치는 재앙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임금이 화내는 것이 아니고 하늘이 화를 내며 재앙을 내리는 것이니 어떠하겠느냐면서 16년 내지 17년 후에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이산해가 물어보기를, "혜성彗星이 나타났으면 대국인 중국이 화를 입어야 하는 게 아닌가? 어찌하여 변방의 소국인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하는가?" 하고 묻자
조선은 중국 연燕에서 떨어져 나왔으므로 그 화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근래에 큰 안개가 끼는 것도 치우의 깃발 못지 않은 하늘의 변괴라고 하였으니,
과연 그 뒤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남사고가 천문天文 즉 하늘의 조짐을 잘 안다고 알려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중종 초기 나라의 일이 언제 안정될 수 있겠느냐고 누군가 물으니,
남사고가 하는 말이 "동쪽에 태산(太山)을 봉封한 뒤에 안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고 말했는데 아무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수렴청정垂簾廳政하던 문정왕후가 붕어하면서 서울 동쪽에 봉분封墳을 만들어 '태릉太陵'이라 하고,
중종이 직접 나라를 다스리니 나라 안과 밖이 모두 안정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남사고의 예언이 이것을 의미하는 것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반신은 자신이 하늘의 조짐을 보는 것이 남사고보다 못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때 당시 하늘을 보니 태사성太史星이라고 하는 별의 빛이 흐려지자, 하늘의 조짐을 아는 이가 죽을 징조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이에 남사고가 "내가 곧 죽게 되겠구나." 하였는데,
과연 그 말대로 며칠 후 남사고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이반신이 죽을 사람은 자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란 나머지 이산해에게 달려와서 남사고가 죽었음을 알리고,
태사성의 변고가 남사고의 일이었다면서, 자신은 남사고보다 못하다고 스스로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남사고를 가르쳤던 스승은 자신을 일컬어
'신두이간申豆伊間'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남사고의 스승은 귀신같이 알아 맞추어서,
어떤 사람이 오이 먹는 것을 보고, "이 오이는 어느 밭의 몇번째 이랑 몇 번째 포기의 몇 번째 꼭지에서 따온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듣고 확인하니
그 말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인가 신두이간은 작별하고 나서 대문을 나서니
곧 사라졌는데, 이것은 자기 이름은 따로 있으나 일부러 자신을 낮추어
'변소便所'를 민간에서 부르는 이름을 취해서 그리 이름을 붙인 것이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치우의 깃발이 나타난 것을 중국에서는 치우깃발이 아닌 혜성이라고 하였는데,
천문서를 고찰해 보아도 혜성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우야담에서 기록되어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중간에 이해가 안가는게 있는데요. 문정왕후는 중종의 두번째 비이면서, 명종의 어머니로 수렴첨정을 했던 사람입니다. 문정왕후가 죽고나서 명종이 직접 통치를 했다는 게 더 맞지 않나요? 그리고 안정되기는요 무슨...명종도 얼마 안가 죽고 암군이라고 불리는 멍청한 선조가 왕이 되었는데.
'이반'신
딥 다크한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