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할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국대 경기나 빅매치 보고 리뷰는 썼었으니 쓰기는 해야지
에휴 싯팔
1. 안일한 준비과정
홍명보 선임은 7월이긴 한데, 현대 축구 트렌드는 감독 혼자 전숧을 구상하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개념이 아님
울산에서의 홍명보도 마찬가지였지만, 홍명보는 울산에서 국대로 급하게 넘어왔고 울산에서도 갑자기 나가는 감독도 빡칠만 한데
코칭스태프들을 놔줄 이유도 명분도 없음. 따라서 국대에서의 코치진 선임은 필수적이였으나 한달 내내 소식이 없었는데
8월 16일에 국내 코치진 선임, 그것도 사단을 이룬다는 느낌보단 졸속으로 구성한거나 마찬가지고
8월 21일에 되어서야 포르투갈 출신 코치들을 데려오게 됨, 근데 뭐 수석코치 격인 사람은 유럽에 상주하고
해외에 자주 나가야하는 전력분석관인 코치는 국내에 상주하고 걍 좀 얼탱이가 없는 선임이긴 함
이러한 선임 과정이 늦어지는걸 보다보면 그냥 '팔레스타인이랑 오만은 대충해도 잡는다'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는게 보임
3차 예선까지 올라오면 체급으로 이길 수 있는 팀은 얼마 없는데다가 한국은 클린스만 이후 임시감독이 두 차례나 있어서 조직력 문제도 있음
3차예선 시작까지 2달 가량이 남았는데 그 기간동안 국대감독이 한게 8월 말에 코치진이 완성되고
그로부터 일주일 안에 국대 선수명단을 정하고, 상대팀의 전략을 파악하고 전술을 짜야한다는 뜻임
그게 되겠냐고 ㅋㅋ
2. 선수만 발전하면 뭐합니까
솔직히 말하면 선수들이 날고 기어도 감독이 능력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도 못한다.
우리는 그걸 이미 클린스만때 겪었다.
솔직히 벤투때 원정 16강을 이뤘고, 우루과이랑 맞다이 뜰 정도로 중원 장악력 개쩔었고, 가나랑도 비등비등 할 정도로 잘 싸웠고 기어코 포르투갈 상대로 이기기까지 한 그때 스쿼드랑 지금 스쿼드랑 비교하면 오히려 지금이 더 기동력이나 그런 쪽으로 강력한데
왜 계속 졸전을 펼치겠음, 그냥 수장을 비롯한 전술이 선수들의 역량을 제대로 못메꾸니까 그런거지
라볼피아나? 그래 할 수 있지, 실제로 이번 경기에서도 황인범이든 정우영이든 한쪽이 내려와서 변형 백3를 만드는 라볼피아나 전술이 나왔지
근데 그걸로 끝임, 걍 전형만 갖추고 끝이라고. 전형 갖추면 그 전형으로 어떻게 상대팀을 파훼할지 세부전술을 경기장에서 보여줘야지
이번 경기? 그딴거 없었음.
그리고 이 문제점은 홍명보가 울산때 보여줬던 문제점이랑 똑같음. 걍 판박이임.
이런 문제점을 가졌던 홍명보는 울산때 자기들보다 더 약체인 대전이라던가, 전술가형 감독인 이정효의 광주한테 탈탈 털렸었고
아챔때는 말레이시아 팀인 조호르한테 원정에서 탈탈 털렸었고, 심지어 강등권이던 수원 삼성이랑 강원한테도 탈탈 털렸던 적이 있음.
이미 K리그 내에서도 전술적으로 좋지 않다라는 평가가 있었고, 안좋을때 패턴인 U자 빌드업과 단순한 공격패턴도 똑같음.
오늘 가장 좋았던 공격이 이강인이 혼자서 수비수 제끼고 들어간거나, 손흥민이 순간적인 침투라던지 걍 개인 능력에 의존한 것들임
클린스만때는 그래도 무한 측면 돌파로 측면 자원이 좋다고 평가받는 국대 특성이라도 이용했지
이 분은 뭔가 만들려고는 하는데 큰 틀은 라볼피아나의 전형인데 그 안에 세부전술이 없어서 공격 자원은 많은데 뭘 할수가 없음
더군다나 약팀은 당연히 강팀을 만나면 자기들 수비숫자를 더 늘려서 밀집수비를 함, 그러면 더더욱 공격진영에서의 공간은 안나오고.
선수들이 해외에서 뛰든, 국내에서 날고 기든 뭐하든 선수들의 역량이 뛰어난게 뭐 어쩌라는겁니까
약팀 상대로 이렇다할 찬스를 만든게 선수들 개인 역량에서 비롯된거고 전술적으로 만든건 하나도 없던데
그 좋은 자원들의 장점만 보여지게끔 하는게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역할인데 그동안 뭐하셨는지 궁금하네요 감독님
뭐 개개인의 컨디션이나 잔디 등등 마이너스 요인이 있는건 알겠는데
그렇게 따지면 원정경기였고, 준비시간이 더 없었던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에서 싱가포르를 7-0으로 압살했던건 뭘까요
그때랑 지금이랑 공격진이 달라진건 1도 없던데요 감독님
3. 분노한 대중과 말할 수 없는 선수들
사실 뭐, 홍명보 사단이 저렇게 졸전을 벌일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홈에서 비길줄은 몰랐음.
그것도 전쟁 중인 국가와 그 여파로 리그가 중단된 상황, 개인훈련만 해야했던 팔레스타인의 선수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이겨야만 했었고.
물론, 팔레스타인 선수들이 미친 투지를 가지고 팔레스타인 국민들을 기쁘게 했다라는 건 박수 받을만하다고 생각함.
근데 그 상대가 우리나라란거지.
그것도 축구협회에 대한 이런저런 이슈가 펑펑 터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길 이유가 산더미인 팀 상대로 홈에서 비겼다. 라는 결과를 받았는데 어떻게 이걸 좋게 봅니까.
사람들은 빡칠만 하고, 분노할 만하고, 야유할 이유가 가득했다고 생각함.
그렇지만 선수들의 입장도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님, 감독 이슈가 있든 뭘하든 결국 나라의 부름을 받고 뛰는 국가대표 선수인데
그런 상황에서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끝까지 계속 야유만 들리면, 누구라도 분위기가 위축될거라고 생각함.
당장 카타르 월드컵 결승때 승부차기까지 갔다가 엄청난 야유소리를 들었던 프랑스의 추아메니는 실축을 했던 사례도 있고.
홈경기에서 자국의 팬들이 선수들한테 한건 아니라고 한들 경기장에서 야유를 쏟아내면 누구라도, 좋게 받아들이진 못하겠지.
그래서 김민재든, 손흥민이든, 이강인이든 응원만 해달라고 이야기한거고, 개인적으론 선수들이 말한게 그렇게까지 나쁘게 보이지는 않음.
이런 분노들은 축구협회를 향한 분노지, 선수들에 대한 분노는 아니니까.
가해자를 따지면 축구협회인데 선수나 관중들이나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더 상처를 받는 현 상황이 그냥 안타까울 뿐임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말할 수 있는건 그냥 염치없지만 응원이 필요하다밖에 없기도 하고.
이 상황에서 감독한테 들이박고 뭐하는 건, 해외 축구에서도 대서특필 감이고 팀 분위기를 뒤흔드는 거대한 사고에 불과하니까.
그냥 뭐.. 클린스만때보다 더 퇴보하다 못해 어딘가 나락으로 가는 듯한 기분임, 팀 내부 분위기든, 외부 분위기든.
이 모든게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단 한 사람때문에 벌어진 나비효과라는게 가끔은 안믿길때가 있을 정도임.
다음 경기는 오만 원정인데
지금 홈에서도 이딴 경기력인데, 원정에세 이런 경기력이나 전술을 보여주면
두번째 오만 쇼크가 일어나도 그냥 예견된 결과라고 생각함.
솔직히 큰 기대는 없고, 패배만 안했으면 좋겠음. 또 밀집수비 못뚫는 세부전술 보여주다가 역습에 맞고 질 것 같은 안좋은 생각이 든다.
그냥, 2무 캐고 국정감사때 탈탈탈 털려서 협회장이고 감독이고 뭐고 다 싸그리 뒤집어 엎어져서 0부터 시작하는게 희망회로 풀충전 스토리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걍.
안그래도 오늘 경기한다그러더니만 비겼나보네
김상식 말기의 전북을 보는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