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롭게 뻗친 옆머리에 금빛 브릿지를 새긴, 오른팔에 용의 머리를 형상화한 듯한 문양이 그려진 청년도.
온갖 유물들이 가득한 방에 설치한 해먹에 누워있는, 목에 금으로 만든 펜던트를 걸고 있는 소년도.
어떤 가수의 브로마이드나 포스터를 비롯한 굿즈들로 방을 장식한, 검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도.
하루의 피로를 잊기 위해, 아주 깊이 잠들어있었다.
...
누군가의 손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른 채로.
Yu-Gi-Oh! KARMA
외전
『몽환 세계의 KARMA』
"?"
유메는 슬럼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걷는 유메는 어디로 갈지도 모른 채, 그냥 걷고만 있었다. 워커를 신은 발자국 소리만 조용히 퍼지는 적막한 곳. 어느새 유메는 슬럼과 판타지아 시티의 경계 지역까지 걸어왔다.
"왜 아무도 없지?"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아무리 걸어도 걸어도 보이는 것은 왠지 익숙하지 않은 슬럼의 건물들뿐이었다. 사람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되게 한산하네 오늘은."
정처없는 걸음걸이는 인도만 주욱주욱 따라가고 있었다. 슬럼과 비슷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건물들이 자꾸 눈에 띄었지만, 별 다른 생각은 없었다.
"... 후훗."
유메는 그저 계속 걷고 또 걸었다. 어느새 시티의 가장 바깥 부분까지 진입해 걷고 있었다. 이전에 한 번 걸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시티의 상가를 걷는데도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거리는 커녕, 쇼윈도를 통해 보이는 상가 안쪽에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오로지 물건들만 아무렇지도 않게 진열되어있었고, 가로수나 잡초들을 제외하면 비둘기 같은 생물들도 전혀 없었다. 가면 갈수록 위화감만 커지는 상황 속에서 유메의 미간이 일그러진다.
"아무도 없다니,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가게 문이 닫혀있는 것도 아니고, 과일이나 생선 가게에도 물건들이 그대로 있는데... 그런데 사람만 없어. 도대체 이건..."
그렇게 걷던 유메는 어느 순간, 커다란 건물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건물, 정말 이상했다. 높기도 굉장히 높은 건축물이었을 뿐더러, 그 꼭대기에는 붉은 바탕에 각진 영문자 두 개가 연결되어있는 것 같은, 커다란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얹혀있는 것이었다. 이 건물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던 유메는 고개가 절로 기울어졌다.
"판타지아 시티에 이런 게 있었던가...?"
판타지아 시티에서 가장 높은 건물들은 아톰 컴퍼니 본사 같은, 대기업의 본사 건물들이었다. 그런데 그 건물들의 디자인은 평범하다 못해 밋밋할 정도였건만, 이 건물의 조형물은 너무 눈에 튀는 기묘한 모습이었다.
"뭔가, 판타지아 시티나 슬럼은 있는데 이런 기묘한 건물도 있고... 대체 여긴 어디지?"
골똘히 생각을 하던 유메는 이내 한 가지 가설을 내리게 되었다.
"설마 내가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차원인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사람들이 일순간에 사라져버린 가능성이 있는 평행 세계..."
유메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하던 중, 누군가를 발견했다.
"아니, 사람 있잖아!!"
삐죽삐죽 돋아난 검은 머리에 붉은 갑각처럼 빳빳이 세워놓은 앞머리를 가진 소년이 눈에 띄었다. 그 기묘한 헤어 스타일에 유메가 순간 할 말을 잃었는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 소년도 이쪽을 발견했는지, 두 팔을 번쩍 들어 크게 흔들며 달려왔다. 어깨부터 훤히 드러내는 민소매와 흰 바지를 입고, 붉은 조끼를 걸친 소년. 헐레벌떡 뛰어오는 소년의 목에 건 금빛 목걸이가 정신없이 흔들리며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거기~!! 사람 맞지~??"
그렇게, 소녀는 소년을 만났다.
"후후후..."
"진~짜 다행이다! 난 이 도시에 나 혼자인 줄 알고 얼마나 놀랐다구! 물론 처음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쾌활하고 당돌한 이미지가 강한 소년은 방금 만난 유메와 거리낌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유메보다는 키가 작은 소년은 유메를 살짝 올려다보았지만. 어쨌든, 소년 역시 처음 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이상함을 느끼고, 원래대로라면 가장 큰 높은 탑이었을 문제의 건축물도 이상한 모습이 되어있길래 이곳으로 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 유메를 본 거라고.
"난 츠쿠모 유마라고 해. 그냥 유마라고 불러줘! 누나는?"
"호시노 유메라고 해. 역시 그냥 유메라고 부르면 되고."
서로 통성명까지 마친 둘은 여전히 문제의 그 건물을 보고 있었다. 둘의 이야기를 종합해보자면, 판타지아 시티의 건물과 하트랜드 시티라는 도시의 건물들이 합쳐진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구심이 드는 건, 각진 형태로 쓰여진 문자와도 같은 로고의 존재였다.
"저건 대체 뭘까? 판타지아 시티에는 저런 로고 없었는데..."
"하트랜드 시티에서도 마찬가지야."
둘은 함께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도무지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런 그들의 뒤로, 무게감 있는 부츠발이 한 걸음 다가왔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그거라면 내가 대답해줄 수 있겠는 걸."
"!?"
유메와 유마가 동시에 뒤돌아본 곳에는 비죽비죽 옆으로 솟구친 검은 머리에 금빛 브릿지를 새겨넣은 키 큰 청년이 있었다. 물론 심하게 큰 건 아니고 유메 입장에선 동찬보다 조금 큰 정도였던지라,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누구...?"
조심스런 유메의 물음에 다가오는 청년. 왼쪽 뺨에 뭔가 금색의 문신같은 것을 새겨넣은 그는, 청색의 라이딩 수트에 건틀렛 장갑까지 끼어 조금은 강한 인상을 내비치는 무덤덤한 표정의 청년이었다. 여러 요소를 종합해봤을 때 상당히 무서운 인상으로 느껴지던 청년은 희미한 미소를 지어주었고, 경계를 풀게 도와주었다.
"난 후도 유세이."
"유세이... 씨?"
그의 이름을 읊는 유메는 그 미소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꾸밈없는 소년과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무게감 있는 청년. 유메는 마치 오랜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지금껏 가지고 있던 불안감이 조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유세이 형도 이 이상한 도시의 사람이야?"
언제 봤다고 편안하게 그를 대하는 유마의 물음에 유세이도 고개를 들어, 문제의 그 건물을 올려다봤다. 그에게 있어 커다란 하트에 그려진 로고는 아주 익숙한 것이었으니까.
"... 이 건물에 그려진 저 로고는... 네오 도미노 시티에 있는 카이바 코퍼레이션의 회사 로고야."
유세이도 자신이 지내던 도시, 네오 도미노 시티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유메나 유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됐다."
셋은 서로 살던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었다. 유메가 슬럼을 지나오면서 봤던 익숙치 않은 건물들은 네오 도미노 시티와 연결된 새틀라이트라는 낙후 지역의 건물들이었다는 것. 상당히 화려한 듯한 건물들은 하트랜드 시티에 있던 조형물들이 섞여있었다는 것. 즉, 지금 이 세계는 판타지아 시티와 네오 도미노 시티, 하트랜드 시티가 융합된 형태라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나..."
유메가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리자, 유마는 눈썹을 기묘하게 일그러뜨린 채로 주변을 돌아본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긴 거지?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잖아!"
당연하지만 서로 말해준 도시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도시들이건만, 그런 도시들이 융합된 것이 아닐까 싶은 이 세계. 셋 모두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 그들의 고민은 작은 한숨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 사실, 비상식적인 일을 많이 겪어보긴 해서 어찌어찌 납득은 갈 것 같지만..."
"에? 형도 그랬어? 나도 그렇긴 했는데..."
"나도."
자조섞인 유세이의 말에 유마나 유메도 동조를 하며 반쯤 납득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현상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어. 대체 여긴 어디고 왜 우리가 이렇게 모이게 된 건지..."
...
"그거라면 내가 설명해줄게."
"!?"
갑자기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에 셋의 시선이 한 방향으로 동시에 돌아간다. 소리가 들려온 곳은 그들의 뒤에 있던 2층짜리 점포의 옥상. 그곳에 누군가가 서있었다. 두갈래로 갈라 늘어뜨린 매우 긴 금발에 금빛 눈동자를 가진,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닌 아가씨였다. 다리에 꽉 끼는 스키니 진에 굽 높은 힐을 신고 민소매 탱크탑을 입은 그녀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유메를 비롯한 그 셋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 또 사람이다!"
"설명이라니, 무엇을 말이지?"
또 사람을 발견해 반색을 하는 유마와 달리, 유세이는 조금은 거리를 두는 듯 했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유세이와 유마를 바라본다. 혼자만 알고 있는 즐거운 것이 있는 듯한 미소에 유마도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살짝 뒷걸음질을 치며 그녀에게서 거리를 벌리고 말았다. 그녀의 태도는 확실히 이상했다.
"이곳에 대해서."
자신들에겐 위화감만이 느껴지는 이 도시에서 너무나도 태연한 모습. 마치 이곳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처럼 여유로운 그녀의 모습에 유세이와 유마의 표정이 일그러졌고... 유메는 다른 부분에서 기겁을 하고 말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스르륵 움직이며 유메의 눈동자를 직시한 순간, 유메의 온 몸이 경직되는 것 같은 기운을 느낀 것이다.
'업의 무게가 느껴져...! 심지어 에스파다 수준으로!'
아주 익숙했지만 절대로 느끼고 싶지 않은 그 기운. 바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지닌 업의 기운이었다...
"둘 다 조심해!"
"에!?"
유메의 다급한 외침에 화들짝 놀라 더 뒤로 물러서는 유마와 최대한 침착하게 움직이는 유세이는 뒷걸음질을 치며 유메가 있는 곳까지 물러났다. 이 모습에 여자는 개구진 소녀처럼 키득키득 웃으며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쿡쿡. 계약자를 데려왔더니만 역시 바로 알아보네. 뭐 어쨌든, 말한대로 여기가 어딘지는 친절하게 설명해줄게."
아주 기분이 좋은 듯 저절로 미소가 그려지는 그녀의 모습에 세 소년소녀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알 수 없는 분위기 속에서 느껴지는 위험한 기운. 친절 운운하긴 했지만 핏줄을 타고 온 몸을 찌르는 듯한 무거운 압박감에 셋 모두 굳은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의 설명이 시작됐다.
"이곳은 꿈의 세계야."
"꿈의 세계...?"
이야기를 들은 유세이와 유마가 동시에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돌려 유메를 바라봤다.
"... 뭐야, 왜 날 봐!?"
유메는 당연하게도 당혹스러움을 표출했지만. 어쨌든, 이들이 뭘 하건 그저 입가에 미소만 걸어둔 그녀의 설명은 이어졌다.
"말 그대로, 너희들의 꿈을 연결해놓은 세계란 거지."
"꿈을 연결했다고...?"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유메와 유마가 강하게 따지고 드는 와중에 유세이는 계속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풍경들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네오 도미노 시티라고 부를 수는 없는 모습이었다. 아까 내렸던 결론대로, 이 세계는 세 개의 도시가 하나로 되어있는 형태라고 볼 수 있었다.
"선택받은 세 개의 세계는 융합 되어, 거대한 하나의 세계가 되었어. 아주 훌륭하게! 이제 이곳은 나의 세계가 될 거야!"
"너의 세계?"
그녀의 입가에 그려진 미소가 점점 짙어져가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마치 무언가에 도취된 것마냥.
"그래, 나의 세계! 나는 내가 있을 세계를 만들려고 오랫동안 준비해왔거든... 지금 이곳이야말로 내가 구상하는 세계의 완성에 가장 가까운 상태지. 재료인 너희들이 쓸만하다보니, 구축도 그럭저럭 잘 됐어. 마음에 든다구."
"뭐야?! 우리가 재료라고!?"
"그래, 재료. 평범한 인간들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업을 쌓아온 너희들이기에... 그것을 바탕으로 이 세계를 만드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됐거든."
재료라는 말에 발끈하는 유마를 향해,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하게 대꾸했다.
"이 세계에서, 나는 신이라 불릴 존재가 되는 거지! 나만의 세계를 갖기 위해, 이 능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연구하고 적합한 재료를 찾는데 공을 들였는지 너희들은 모를 거야... 너희가 아무리 많은 업을 쌓았다 한들, 한낱 인간일 뿐이니까!"
유메와 유마가 그녀의 이야기에 이를 갈며 분개해할 때, 유세이는 주변을 훑어보며 대략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유세이도 유메, 유마와 함께 시선을 모았을 때, 그녀의 왼팔에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런고로, 이제 작업의 마무리를 할 때가 됐어."
"마무리라고?"
그녀의 왼팔에 모여든 빛이 만들어낸 것은 다름아닌 듀얼 디스크였다. 백색의 평범한 듀얼 디스크에 덱까지 세팅되어있는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 듀얼 디스크를 보며 유메 일행의 입이 벌어졌다.
"말했잖아? 이 세계는 나의 세계라고. 완전한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할 참이야."
"... 설마..."
당혹감에 식은땀을 흘리는 유메는 그녀의 눈빛을 다시금 마주하고, 엄청난 무게의 업에 이를 빠득 갈고 말았다. 에스파다에 준하는 정도의 무게에 미간이 절로 찌푸려진다. 그 정도로 강한 적을 앞에 두고 있기에... 절대로 방심하면 안될 터였다.
그런 유메의 마음을 읽었는지, 그녀의 입가에 더욱 비릿한 미소가 그려졌다.
"너희들이야. 자아로서 꿈 속에 존재하는 너희들을 완전히 없애버려서, 꿈의 세계를 완전한 내것으로 만들 거야! 그러면 나는 이 세계에 군림하는 신이 되어 보다 완벽한 세계로 탈바꿈하게 되는 거지!"
"미친 소리!"
결국 유메가 듣다 못해 욕지거리와 함께 말을 끊었다. 물론 그녀의 표정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지만.
"그러기 위해 꿈의 흐름을 움직여 너희 셋을 한 번에 없애기 위해 이곳으로 끌어들인 거야. 이 듀얼을 통해, 너희들 셋의 자아를 완전히 꿈 속에 묻어버릴 거거든. 그러면 너희들은 영원히 꿈 속에 갇혀서 자아를 잃어버리고, 이 꿈의 근간이 되는 기억의 덩어리가 되어 사라져버리는 거지. 그것이 바로 나, 리아만의 세계를 위한 마지막 일이 되는 거야!!"
자신을 칭한 그 이름, 리아. 그녀의 듀얼 디스크가 작동을 시작했고, 유메 일행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힌트는 있었다.
"꿈의 근간이 되는 기억... 그렇다는 건, 이 세계 역시 우리의 기억으로 만들어졌다는 거겠지?"
유메의 말에 유세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 도시의 부분부분은 우리들이 살던 곳이 섞여있는 형태야. 그렇다는 건, 우리의 기억이 이 세계에 녹아들어있다는 것."
유세이의 말에 유마도 왼팔을 번쩍 들어 올린다.
"그렇다면 우리도 듀얼을 할 수 있다는 거잖아? 좋아! 정신집중!!"
유메, 유세이, 유마 모두 왼팔을 높이 들어올리고 정신을 집중했다. 오로지 한 가지 생각을 하며.
'저 여자를 쓰러트리겠어!'
셋의 왼팔에도 빛무리가 생기며, 듀얼 디스크가 만들어졌다. 덱까지 장착되어있는, 각자 자신들의 듀얼 디스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싸울 수 있다. 셋이 동시에 건물 위의 그녀를 올려다보자, 그녀의 미소에 흥미가 더해진다.
"호오, 의외로 빠르게 적응했네? 많은 업을 쌓아서 그런가? 하지만 감히 꿈 속에서 날 상대하려고 하다니.."
유메 일행은 말 없이 듀얼 디스크를 작동시킬 뿐이었다. 이에 그녀가 오른팔을 움직이자, 사방으로 솔리드 비전이 작동하듯 기이한 빛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좋아, 듀얼은 나 혼자서 너희 셋을 상대하는 핸디캡 듀얼! 대신, 라이프는 세 명분을 합친 12000으로 하겠어. 어때?"
"12000이라니... 어느 세월에 깎아?"
"좋다."
"얼마든지 받아주지!"
"에엣? 둘 다 괜찮은 거야?"
걱정 한가득인 유메와 달리, 유세이나 유마는 아주 자신감있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좋아, 그럼 듀얼 성립! 너희들이 얼마나 무력한지 깨닫게 해주겠어!"
"어림없는 소리! 절대로 만만치 않을 거다!"
유세이의 말을 시작으로,
"너야말로 우리의 도시에서 당장 나가라구!"
잔뜩 분개하며 열을 내는 유마와,
"반드시, 널 쓰러트리고 말겠어!"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유메까지. 그렇게, 모두 자신의 덱에서 카드를 다섯 장씩 뽑아 들면서, 진정으로 듀얼이 시작되었다.
"듀얼!!!!"
그들의 외침이 기이한 그 세계 곳곳으로 멀리까지 퍼지는 것만 같았다. 여유와 오만함으로 가득찬 리아의 조소가 유메 일행을 내려보았고, 그런 그녀를 올려다보는 세 소년소녀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가 들어 찼다.
... 그러나 잠시 후, 한 명만이 당혹스런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런데 다들 D-게이저는 착용 안 해...?"
황당해하는 유마의 물음에 유메와 유세이가 돌아본 순간, 리아가 먼저 손을 앞으로 내밀며 외친다.
"선공은 내가 가져가지!"
"앗!"
리아 LP 12000
유마가 뭘 이해하기도 전에 듀얼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이었다. 그러자, 리아는 덱에서 카드를 뽑지 않고 그저 손만 움직일 뿐이었다.
"너희 남자 둘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 세계의 룰은 선 턴은 카드를 드로우할 수 없지. 이 부분도 내가 핸디캡으로 특별히 봐주겠어."
"뭐어...??"
또 황당함에 입이 떡 벌어진 유마와 역시 의아한 기색을 보이는 유세이였다. 룰 개정을 알고 있는 유메만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지만, 같은 편이 된 둘의 표정을 보며 난처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 이 세계 자체가 이미 발동되어있는 필드 마법인 [판타즘 월드]거든. 즉, 난 이미 한 장의 드로우와 한 번의 마법 발동이 있었다고 보면 될 거야. 후훗..."
"... 무슨 말이 그렇게 많나."
유세이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째려보자, 리아는 그저 피식 비웃어줄 뿐이었다.
"너무 그렇게 까탈스럽게 굴진 마~ 난 이것으로 턴 종료!"
사실상 정체를 알 수 없는 필드 마법을 발동한 것으로 첫 턴을 마친 리아. 몬스터도 아무것도 내놓지 않은 그녀의 행동에 유메나 유세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들어갔지만, 가장 어린 소년은 당당하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좋아, 그렇다면 이번엔 내가 하겠어!"
[BGM Start]
『Rotating Sky』
by.ChowYawa
유마 LP 4000
유마의 엔트리라도 되는 것처럼, 그의 라이프가 표기되었다. 그리고, 유메는 덱의 맨 윗장을 덥썩 붙잡고는, 온 몸을 움직이며 화려한 턴과 함께 카드를 뽑는다.
"간다앗~! 드로우!!!"
날카로운 섬광이 퍼지며, 자신의 손에 들린 카드를 확인하는 유마. 그의 입에 씨익 미소가 그려졌다. 이런 그의 미소를 본 리아가 딴죽이라도 걸듯 새침하게 한 마디 한다.
"참고로, 핸디캡 듀얼이지만 모든 플레이어는 첫 턴에 공격할 수 없어. 그것만은 알아두라고?"
굉장히 무시하는 듯한 어투와 목소리였지만, 유마는 오히려 코웃음을 쳐주며 당당한 미소를 지었다.
"흥, 그렇다면 다른 방법으로 나가면 되지! 나는 패에서 [고블린드버그]를 소환!"
"히~하~!"
*고블린드버그. 땅 속성. ★4. 전사족. ATK/1400 DEF/ 0.
자그마한 복엽기를 몰며 나타난 비행사 고블린이 요란한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런데, 그의 비행기에 와이어로 연결된 큼직한 컨테이너가 하나 있었으니..
"[고블린드버그]는 일반 소환에 성공하면, 패에서 레벨 4 이하의 몬스터를 하나 특수 소환할 수 있어! 이 효과로 난!!"
유마가 패에서 카드를 들어 듀얼 디스크에 세팅하는 순간, 연결된 와이어 고리가 풀리며 컨테이너가 유마의 앞으로 쿵 떨어졌다. 육중한 먼지가 사라지자, 높이 솟은 형태의 컨테이너가 열리면서 사람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색 로브에 무시무시한 쇠사슬 장식을 몸에 두르고 나타난, 흡사 불량 학년 같은 청년. 마스크를 쓴 험상궃은 얼굴과 등에 쓰여진 커다란 我 문자가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그는 날렵한 주먹질과 발차기를 하며 멋진 포즈를 잡아 보인다.
"[가가가 매지션]을 특수 소환!"
"가가갓!!"
*가가가 매지션. 어둠 속성. ★4. 마법사족. ATK/1500 DEF/1000.
'매지션이라고...?'
다만, 유메는 의아한 기분이 팍팍 들었지만. 어쨌든, 유마의 필드에 나타난 두 몬스터를 보며, 리아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어떻게 나올지 아는 것처럼...
"그럼 간다!"
물론 리아가 어떤 모습을 보이건 상관 없이, 유마는 자신의 길을 나아갈 뿐이다. 두 몬스터가 유마의 듀얼 디스크에서 떼어졌고, 그 두 몬스터를 들어 올리는 유마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나는 레벨 4, [가가가 매지션]과 [고블린드버그]로 Overlay!"
두 몬스터는 힘찬 기합과 함께, 각각 보랏빛과 갈색의 빛줄기가 되어 하늘을 유영하기 시작했다. 유마가 두 몬스터 카드를 묘지에 보내자, 붉은 빛의 소용돌이 기둥이 필드에 나타났다.
"두 체의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허공을 유영하던 두 빛이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들어갔고, 유마의 외침을 따라 강렬한 기운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퍼지는 빛의 기운 속에서 나타나는 건, 가변형 권총을 양 팔에 건틀릿처럼 장착한 카우보이였다. 붉은 망토를 펄럭이며 모자를 팍 눌러 쓰는 카우보이는, 가가가 매지션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날카로운 눈매를 선보였다. 그런 그의 주변을, 보랏빛 구슬 두 개가 긴 꼬리를 늘리며 돌고 있었다.
"꿈 저편의 것을 향해 쏴라!! [가가가 간맨]! 수비 표시!"
*가가가 간맨. 땅 속성. ★4. 전사족. ATK/1500 DEF/2400.
"엑시즈 소환?"
"엑시즈라니, 처음 보는 카드야!"
유세이와 유메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유마도 의아해하면서도 괜한 뿌듯함이 드는 느낌을 받았다.
"형 누나들은 엑시즈 없이 뭘로 싸우길래...? 뭐 어쨌든, 이제 내 공격을 받아보라고!"
"멍청하긴. 첫 턴에 공격 못한다고 했을 텐데?"
"꼭 배틀 페이즈에 들어가야만 공격이 아니거든~ [가가가 간맨]의 오버레이 유닛을 하나 제거하고 효과 발동!"
가가가 간맨 ORU 2 → 1
가가가 간맨의 주변을 맴돌던 구슬 하나가 그의 망토를 고정하는 브로치에 스며들며 사라졌다. 한 순간 퍼진 보랏빛과 함께 가가가 간맨이 한 손만 권총을 전개하고는 리아를 노린다.
"수비 표시일 경우, 상대에게 800의 대미지를 줄 수 있다!"
타탕!!
커다란 총성이 울리며 두 발의 총탄이 리아를 향해 날아갔고, 리아는 한쪽 팔로 얼굴을 가렸다. 총탄에 직접 맞지는 않았지만 강렬한 풍압에 휘청이고 말았다.
리아 LP 12000 → 11200
"어때! 이건 상상도 못했겠지? 큰 대미진 아니더라도, 선빵은 내가 먼저 했다!"
"... 재미있게 나오네. 귀여운 걸."
비릿한 조소를 짓는 리아였지만, 유마는 그에 대응하듯 활기 넘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패의 카드를 하나 꺼내들었다.
"그렇게 잘난 척 하는 것도 오래 못 갈 거다!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종료하겠어!"
리버스 카드 한 장과 함께 턴을 넘긴 유마. 그의 반짝이는 눈빛은 자신의 바로 옆에 선 유세이에게 향했다.
"좋아. 다음은 내 차례다!"
유세이 LP 4000
턴 선언과 함께 카드를 뽑은 유세이.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며, 패와 상대를 살피는 전황 계산을 시작했다.
'어찌됐건 턴이 돌면 리아가 먼저 공격권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방어를 먼저 하는 게 최선이겠지.'
계산을 마친 유세이의 손이 움직인다.
"마법 카드, [원 포 원]을 발동하겠어! 패에서 몬스터를 한 장 묘지로 보내고, 레벨 1의 몬스터인 [레벨 스틸러]를 덱에서 특수 소환한다!"
빨간 등짝지에 커다란 별이 그려져있는 무당벌레가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직거리면서 더듬이를 실룩거리는 레벨 스틸러의 눈빛이 유세이처럼 날카롭게 반짝인다.
*레벨 스틸러. 어둠 속성. ★1. 곤충족. ATK/ 600 DEF/ 0.
"이어서 튜너 몬스터 [정크 싱크론]을 소환!"
"하앗~!"
*정크 싱크론. 어둠 속성. ★3. 전사족. ATK/1300 DEF/ 500.
양철로 된 금속 자재들과 등에 맨 작은 엔진장치가 이색적인 땅딸보 로봇이 나타났다. 동그란 눈으로 당돌하게 리아를 노려보며 한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물론 리아는 그 모습에 코웃음이나 치고 있었고...
"튜너 몬스터?"
유메나 유마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지만.
"일반 소환에 성공한 [정크 싱크론]은 묘지에서 레벨 2 이하의 몬스터를 특수 소환할 수 있어. 이 효과로, 방금 묘지에 보낸 [실드 윙]을 소생!"
정크 싱크론이 팔을 뻗어 만들어낸 둥그런 통로에서, 강철처럼 반짝이는 날카로운 날개를 가진 익룡이 날아올랐다. 허공을 몇 번의 날갯짓으로 유영하던 실드 윙이 유세이의 곁에 착지하면서, 세 몬스터는 유세이의 곁에서 멋지게 진을 치게 되었다.
*실드 윙. 바람 속성. ★2. 비행야수족. ATK/ 0 DEF/ 900.
"간다! 레벨 1 [레벨 스틸러]와 레벨 2 [실드 윙]에 레벨 3 [정크 싱크론]을 Tuning!"
정크 싱크론이 자신의 몸에 있던 손잡이를 잡아 당기자, 등에 맨 엔진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작동을 시작했고, 이내 환한 빛으로 산화한 그 몸에서 세 개의 별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별들을 따라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레벨 스틸러와 실드 윙. 정크 싱크론이 만들어낸 별들이 초록색의 튜닝 써클이 되어 두 몬스터를 감싸자, 두 몬스터들도 각자 하나와 두 개의 별이 되었다.
"질풍의 사자에 강철의 소원이 깃들 때, 그 소원은 철벽의 방패가 된다! 빛을 비추는 길이 되어라! 싱크로 소환!!"
쿠웅!!
일직선으로 나란히 선 세 개의 튜닝 써클과 세 개의 별들이 찬란한 빛을 퍼뜨렸고, 그 빛무리 속에서 초록색 갑주를 걸친 육중한 몸의 전사가 유세이 앞에 쿵 소리를 내며 내려왔다.
"우리의 꿈을 지켜주는 강철의 방패! [정크 가드너]! 수비 표시!"
*정크 가드너. 땅 속성. ★6. 전사족. ATK/1400 DEF/2600.
양 팔의 갑주를 하나로 겹친 그는, 단단한 방패가 되어 유세이는 물론 유마와 유메까지도 지켜주는 최전방에 자리를 잡았다. 이런 모습에 유메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고, 유마는 뭐가 그리 좋은지 한껏 상기된 표정이 되어 날뛰었다.
"끝내준다!! 이 싱크로 소환이란 거, 난생 처음봐!!"
잔뜩 기분이 업된 이쪽에 비해, 리아는 여전히 조소를 유지하며 유세이의 이런 플레잉도 비웃는 중이었지만.
"그래봤자 방어에 급급한 불쌍한 뽄새라니... 그렇게 할 게 없다 이거지?"
"어떤 조롱을 해봤자 소용 없을 거다. 어떻게 해서든 네 녀석의 뜻대로 되게 두진 않을 거니까!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 종료!"
유세이도 리버스 카드 한 장과 함께 턴 종료를 선언했다. 이제 남은 한 사람을 향해 유세이가 시선을 주었고, 유메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빛에 담긴 뜻을 이어, 이번엔 유메가 앞으로 한 발짝 나선다!
"내 차례야! 카드 드로우!"
유메 LP 4000
드로우한 카드와 패를 확인한 유메는 망설임 없이 팔을 움직였다. 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유메도 최선의 방향으로 움직일 뿐이다.
"[미소년 기사단 플래그 리더]를 소환!"
유메의 부름에 나타난 건 소년 기사단 제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귀여운 꼬마 기사. 긴 창을 수직으로 세우고, 그 창대에 달려 펄럭이는 기사단의 깃발을 보며, 소년은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인다.
*미소년 기사단 플래그 리더. 땅 속성. ★3. 전사족. ATK/1000 DEF/1000.
"일반 소환에 성공한 [플래그 리더]의 효과로, 패에서 또 다른 미소년 기사단원을 부를 수 있어! 이 효과로, [미소년 기사단 셰프]를 특수 소환!"
플래그 리더의 곁에 나타난 건, 하얀 조리복을 입고 있는 기사단원 꼬마였다. 커다란 보울에 음식을 만드는 소년은 조그만 스푼으로 음식을 조금 뜨고는, 곁에 있는 플래그 리더에게 조심스럽게 먹여주기까지 한다. 이 귀여운 행동에 리아는 조소가 아닌 황당해하는 얼굴이 되어버렸다.
*미소년 기사단 셰프. 화염 속성. ★3. 전사족. ATK/1000 DEF/1000.
"이어서 속공 마법 [댄싱 싱잉 포츈]도 발동하겠어. 패나 덱에서 [포츈 댄서 무희], [포츈 싱어 가희] 쌍둥이 자매 중 하나를 특수 소환할 수 있는 효과지. 나와라! [포츈 싱어 가희]!!"
*포츈 싱어 가희. 빛 속성. ★2. 마법사족. ATK/ 100 DEF/ 800.
이번엔 찰랑이는 벨리댄서 같은 의상을 입고 우아하게 목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는 소녀가 등장했다. 자신의 앞에 선 두 소년 기사들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어주는 모습은, 유세이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포근함을 풍기고 있었지만, 유메는 날선 날카로운 눈매로 세 몬스터 카드를 모두 들어 올렸다.
유메의 외침에 세 몬스터들이 새파란 빛줄기가 되어 허공으로 날아올라, 커다란 이중원을 그렸고, 그 중앙으로 신비한 빛의 이계통로가 열렸다.
"바다의 힘을 불러내는 아름다운 정령의 힘! 릴리즈 소환!!"
유메의 영창에, 이계통로로부터 새파란 파도가 쏟아져나왔고, 그 파도를 타고 나타나는 아리따운 요정이 있었으니. 어린 몸매에 남색의 수영복을 입고, 머플러와 토시를 착용한 파란 머리칼의 소녀. 그녀는 머리 양 옆으로 뻗은 뿔을 여유롭게 어루만지고는, 자신의 플루트를 들며 유메의 필드에 착지했다.
"네 연주로 우릴 보호해주렴!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 물 속성. ★4. 악마족. ATK/2100 DEF/1200.
"릴리즈 소환... 이라고...?"
"어떻게 저런 것까지! 역시 세상엔 굉장한 듀얼리스트들이 많구나?"
유세이나 유마는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소환법을 사용하는 세 명의 소년소녀. 서로가 눈빛을 교환하는 그곳에는 희망과 믿음이 가득 차있는 모습이었다.
... 물론 리아는 이런 상황에서도 비웃음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릴리즈 소재로 사용된 [셰프]의 효과로, 나는 라이프를 1000 회복할 수 있어."
유메 LP 4000 → 5000
"그리고 [포츈 싱어 가희]가 소울 6 이하의 릴리즈 몬스터의 소재가 됐을 경우엔, 상대 필드의 마법이나 함정 카드를 한 장 파괴할 수 있어!"
'소울...?'
유세이가 가진 의아함은 뒤로한 채, 필드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가희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고음을 사방으로 퍼뜨렸다. 유메가 노리는 건 당연히, 필드 마법인 판타즘 월드일 터. 하지만 리아는 여유롭게 귀를 막아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판타즘 월드]는 카드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아."
한참이나 고성을 내질렀건만 꿈쩍도 않는 필드. 결국 가희만 목이 쉬어버린 채로 퇴장하는 비참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뭔가 위험할 듯한 필드인데 제거할 수 없는 상황인가..."
유세이의 혼잣말을 들은 유메는 입맛을 다시고는, 그대로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른다.
"난 이대로 턴을 종료하겠어."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았다. 다시 턴을 맞은 리아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일 정도로 크게 미소를 지으며, 카드를 뽑았다.
"후후훗... 열심히 필드를 전개했구나. 각자의 특기를 이용한 몬스터 소환까지 해가면서 말이지."
유메 일행의 필드에 있는 가가가 간맨과 정크 가드너, 바드미몬은 각자 위치를 고수하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리아를 쏘아봤다. 아무것도 없는 리아의 필드였음에도... 유메는 그녀의 눈빛으로부터 범람하는 커다란 업의 기운에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야. 너희들의 그 노력, 물거품으로 만들어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보라구~"
여유로운 목소리와 함께 보여주는 깔보는 눈빛. 그 눈빛에는 업을 느낄 수 없는 유세이와 유마마저도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서려있었다...
이내, 그녀는 패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몽환정령 렘]을 소환!"
그녀가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세팅하자, 그녀의 곁에 하늘색의 빛무리가 일었다. 그 빛무리는 검은 금속처럼 변하더니... 기다란 척추와 그에 이어지는 어깨와 팔, 그리고 흐느적거리는 꼬리 형상의 뼈대와도 같은 프레임이 되었다. 그리고 양 팔부분과 가슴 부분을 감싸는 백색의 무기질 같은 물체가 견고하게 굳더니, 두꺼운 손톱을 가진 두 팔과 여성의 몸을 형상화한 듯한 흉갑처럼 되었다. 그리고 만들어지는 머리. 단단한 무기질의 물체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머리는 아주 아름다운 미소녀의 형상을 띄었고, 하늘색 머리카락처럼 보이는 물체는 그녀의 오른쪽눈을 가린 보브컷 형태의 헤어 스타일로 굳어졌다. 그리고 남은 왼쪽눈이 떠졌다. 아주 맑고 영롱한 하늘빛 눈동자를 빛내는 동그란 눈. 그와 동시에 하늘빛의 날개가 펼쳐지며, 허공을 유영하기 시작했다. 온 몸은 앙상한 뼈대와 같고 무기질의 물체가 뼈대 일부에만 붙어있는 흉측한 모습이었지만, 그 얼굴과 눈동자만큼은 사람의 것과 매우 닮아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끔찍해보였지만.
*몽환정령 렘. 어둠 속성. ★4. 악마족. ATK/1900 DEF/1100.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이는 렘은 그 끔찍한 몰골로 소녀처럼 아기자기한 행동을 취하며 리아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 모습에 유세이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유마와 유메는 대놓고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말았다.
"[렘]이 일반 소환에 성공하면... 패에서 [몽환정령 논 렘]을 특수 소환할 수 있지."
또 다시 패에서 다른 카드를 꺼내들자, 이번엔 분홍색 빛무리가 그녀의 곁을 맴돌며 모습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모습은 렘과 완전히 동일했다. 단지, 얼굴을 만들 때 분홍색 머리카락 형상의 그것이 렘과는 반대 형태로 만들어져 왼쪽 눈을 가리게 되었고, 오른쪽 눈을 떴을 때 반짝이는 분홍빛 눈동자의 눈매는 무감정한 것처럼 날카로운 형태였다. 그리고 분홍빛의 날개를 펼치며 차분하게 리아의 곁을 지키는 것이, 렘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 하반신 없이 기다란 금속의 꼬리를 흐물거리는 것이, 혐오스러운 몰골이라는 것은 변함 없었지만.
*몽환정령 논 렘. 어둠 속성. ★4. 악마족. ATK/1900 DEF/1100.
평범하디 평범한 두 하급 몬스터의 전개에도 유메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유세이나 유마도 경계를 하는 듯 했지만, 유메만큼은 아닐 것이다.
'에스파다에게서나 느낄 법한 업의 무게를 짊어진 존재라면... 지금 나오는 건가...?'
유메가 무어라 생각할 새도 없이, 리아의 조소는 더욱 더 짙어지고 있었다...
"[렘]이나 [논 렘]은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여러가지 효과 중 하나를 발동할 수 있지. 그 중 하나, 자신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뒤바꾼다."
두 몽환정령의 몸이 짙은 보랏빛으로 변해, 리아의 곁에 수직으로 세워진 커다란 이중원을 그렸다. 이에 당황하는 유메 일행.
"릴리즈 소환!"
이중원의 중앙에 열리는 어두운 기운을 담은 이계통로에서, 마찬가지의 현상이 일어났다. 기이한 청록빛의 빛무리가 일더니, 렘이나 논 렘때와 마찬가지로 검은 금속의 골격이 만들어지고 무기질의 물체가 몸 일부를 감싸며 같은 형상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얼굴부터가 조금 달랐다. 보브컷이던 렘, 논 렘과 달리 긴 머리카락이 늘어진 형상으로 만들어지는 머리. 그리고 두 눈이 떠졌을 때, 기이한 청록빛으로 빛나는 두 눈이 떠지며 사방으로 어두운 기운을 퍼뜨렸다. 찬란한 청록빛의 날개를 펴며. 그리고... 리아의 곁에서 리아와 비슷한 몸집을 보여줬던 렘이나 논 렘과 달리, 그녀가 딛고 선 건물 한채만한 거대한 키을 자랑하며 그녀의 머리 위의 공중에 떠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 압도적인 거체와 더불어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쏘아보는 거대한 그녀의 모습에 유메 일행 모두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몽환천사 드림]!"
*몽환천사 드림. 어둠 속성. ★8. 악마족. ATK/3000 DEF/3000.
검은 뼈대가 앙상하게 보이고 꼬리의 뼈대가 꿈틀거리는 그 흉측한 몰골을 특대 사이즈로 봐야하니, 유메 일행은 당혹감과 더불어 흘러들어오는 혐오감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릴리즈 소환인데 룬 문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건... 제노사이더를 소환한 게 아니란 건가...?'
"큭.. 공격력은 강하지만, 그래봤자 그거 하나로 우릴 어찌하진 못 할 걸?"
우선 유마가 당혹감을 떨쳐내고 호기롭게 외쳤지만, 리아는 오히려 대놓고 코웃음을 쳐주었다.
"말했지? 잠깐만 기다려보라고. 고작 이걸로 끝일 거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야! 필드 마법 [판타즘 월드]의 효과 발동! 몽환 몬스터가 릴리즈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그 릴리즈 소재로 사용한 몬스터를 묘지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어!"
"뭐야!?"
이번엔 유세이의 당황스런 목소리와 함께, 하늘색과 분홍색의 빛무리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다시 구축해가는 몸체는 역시나 몽환정령 렘과 논 렘. 이번에는 발랄하게 웃는 렘을 바라보며, 리아가 입을 연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 [렘]이나 [논 렘]은 특수 소환했을 경우에 여러 효과 중 하나를 선택해 발동할 수 있지. 그 효과 중 하나, [렘]을 튜너 몬스터로 취급하겠어!"
몽환정령 렘 [악마족 / 효과] → [악마족 / 튜너 / 효과]
"!!!"
키랏 포즈를 취하며 자신을 튜너 몬스터로 만든 렘에 세 소년소녀가 식겁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만족하듯 바라보던 리아는 또 다시 두 몬스터를 묘지로 보내며 외친다.
"레벨 4 [몽환정령 논 렘]에 레벨 4 [몽환정령 렘]을 Tuning!"
이번엔 하늘로 솟아오르는 렘과 논 렘. 재기발랄하게 움직이다 네 개의 별이 되고 튜닝 써클을 만든 렘과 달리, 차분하게 솟아오르던 논 렘은 그대로 튜닝 써클로 들어가 네 개의 별로 산화했다.
"싱크로 소환!"
일직선이된 별들이 이어지며 찬란한 빛을 내뿜었고, 이에 유메 일행은 모두 눈을 가렸다. 그 빛 속에서 마찬가지로 육체의 구축이 일어났고, 이번엔 트윈테일 형상의 머리 모양을 한 몽환천사가 나타났다. 반짝이는 은빛 눈동자가 매력적인, 다소 깜찍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지만, 역시 그 끔찍한 몸체와 함께하면 혐오감만을 더욱 부추기는 모양새일 뿐이었다.
"[몽환천사 레브]!"
*몽환천사 레브. 어둠 속성. ★8. 악마족. ATK/3000 DEF/3000.
은빛의 날개를 펼치며 드림의 곁에 자리를 잡는 레브. 그 거대한 몬스터가 둘이 나타나자 유메는 더 이상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나도 모르던 싱크로 소환을...?"
"말했지? 이 꿈의 세계는 너희들의 기억을 근간으로 만든 세계라고. 너희들의 기억을 엿본 내가 이 정도도 못할 것 같았어?"
"뭐? 그, 그렇다는 건!"
이번엔 유마가 기겁을 하며 목소릴 높이자, 유세이도 아차 싶은 표정이 되었다. 리아가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커다란 미소와 함께 다시 묘지에서 렘과 논 렘을 꺼낸다.
"[판타즘 월드]의 효과는 싱크로 소환에도 대응되지. 몽환 몬스터가 싱크로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렘]과 [논 렘]을 묘지에서 다시 소생시킨다!"
또 다시 밝게 웃는 렘과 무뚝뚝한 모습으로 나타난 논 렘. 이들의 등장에 유메 일행은 또 다시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둘 다 효과를 발동하겠어. 바로 자신의 레벨을 8로 올리는 효과를!"
몽환정령 렘 ★4 → 8
몽환정령 논 렘 ★4 → 8
아니나 다를까, 리아는 이번에도 두 몬스터를 들어 올리더니, 이번에는 한 곳으로 겹쳤다.
"레벨 8, [몽환정령 렘]과 [몽환정령 논 렘]으로 Overlay!"
두 몽환정령들은 어두운 보랏빛의 빛줄기가 되었고, 리아의 앞에 나타난 붉은 소용돌이 기둥으로 날아가 들어갔다.
"엑시즈 소환!"
소용돌이 기둥에서 강렬한 빛이 폭발하듯 터져 올라오며, 이번에도 몽환천사의 구축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헤어 스타일이 포니테일 형태로 만들어졌고, 검은 눈동자가 반쯤 가려진 졸린 듯한 눈빛을 가지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나타난 몽환천사. 검은빛 날개를 펼친 이후에도 힘없이 하품이나 하며 노곤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 몸의 형태를 보면 어떤 모습도 좋게 볼 수가 없었다.
"[몽환천사 소냐]!"
*몽환천사 소냐. 어둠 속성. ★8. 악마족. ATK/3000 DEF/3000.
압도적인 거체를 보유한 세 몽환천사가 나란히, 리아의 머리 위에 떠있는 모습은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었다. 그 광경을 보면서도 유세이는 최대한 필드 계산을 해나가고 있었다. 그래도 세 장의 몬스터라면 어떻게 상대할만하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그들의 희망을 무너뜨리려는 목소리가 들려왔으니.
"[판타즘 월드]의 효과 발동! 몽환 몬스터가 엑시즈 소환에 성공하면, 그 오버레이 유닛 몬스터들을 모두 필드에 특수 소환할 수 있지!"
"뭣이!?"
몽환천사 소냐 ORU 2 → 0
소냐의 오버레이 유닛이 허공을 유영하다가 리아의 곁으로 사뿐히 내려오더니, 빛무리가 터지며 그 형상을 다시 바꾸었다. 렘과 논 렘으로. 두 몽환정령이 있는 가운데 몽환천사들을 보니, 그 압도적인 거체가 새삼스럽게 실감되었지만, 유세이는 차분하게 입을 연다.
"그래도... 저 둘의 공격력은 1900. 우리 필드의 몬스터를 건드릴 수 없으니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야."
유메와 유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차분하게 말을 이었고 유메와 유마도 이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리아는 패에서 카드를 여유롭게 들어올렸다. 마치 유세이의 말을 들었다는 듯이.
"이대로 끝낼 거라는 생각은 접어둬. 아직 멀었으니! [판타즘 리추얼]을 발동!"
이에 결국, 유메 일행의 얼굴에 다시 기겁이 새겨지고 말았다.
"패와 필드에서 몬스터를 릴리스하고 의식 소환을 시행할 수 있지. 레벨 4인 [몽환정령 렘]과 [몽환정령 논 렘]을 의식의 제물로 바친다!"
이번엔 눈을 지그시 감은 두 몽환정령이 릴리스되어 사라졌다.
"의식 소환!"
두 몽환정령이 남긴 빛이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내 그 일대에 커다란 바람을 일으키더니, 역시 거대한 몽환천사의 몸을 구축한다. 이번엔 파란 눈동자가 반짝이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마치 수녀처럼 가지런하게 손을 모으는 차분한 느낌을 주는 몽환천사. 일자 앞머리에 단정하게 자른 느낌의 단발로 형성되는 머리는 단아한 아름다움을 풍겼지만, 역시 파란빛 날개 아래로 금속질의 뼈대가 움직이는 몸을 보면 더 이상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몽환천사 솜니움]!"
*몽환천사 솜니움. 어둠 속성. ★8. 악마족. ATK/3000 DEF/3000.
"의식 소환까지... 한다고...?"
어안이 벙벙해져 가까스로 입을 연 유마의 말에 이어, 리아는 또 다시 패에서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벌써 몇 번째 놀라는 건지~ 뭐, 이제 그만 놀라도 되긴 할 거야. 이번 걸 마지막으로 해줄 테니까! [판타즘 퓨전]을 발동!"
이제 유메 일행의 얼굴은 완전히 넋을 놓아버린 표정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퓨전이라는 이름이 가진 뜻은 당연히...
"패나 묘지에서 소재를 제외하고 융합 소환을 실행할 수 있어. 난 묘지에서 [몽환정령 렘]과 [몽환정령 논 렘]을 제외하여 융합하지!"
리아의 부름에 다시 잠깐 모습을 드러낸 두 몽환정령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융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한 점으로 모였다.
"융합 소환!"
융합의 소용돌이에서 퍼져나오는 찬란한 빛 속에서 마지막으로 몽환천사의 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보라색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을 내는, 다소 험악한 인상을 가진 짧은 숏 컷 헤어 형상으로 만들어진 몽환천사. 힘껏 보랏빛의 날개를 펼친 그녀는 거만한 자세를 취하며 자신이 있을 자리로 갔다.
"[몽환천사 트라움]!"
*몽환천사 트라움. 어둠 속성. ★8. 악마족. ATK/3000 DEF/3000.
"융합 까지...??"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리아의 뒤로, 허공에 떠있는... 다섯 체의 거대한 몽환천사들. 그 다섯이 일제히 내려다보는 위압감에 유메의 입에서 탄식이 절로 나오고 말았다.
"... 이럴 수가...!"
망연한 유메들을 보는 리아의 미소진 입매가 짜릿함에 떨렸다. 이 압도적인 힘에 떠는 저들의 모습은 지난 괴로움을 잊게해주는 ㅁㅇ과도 같은 황홀감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자, 그럼 가볼까?"
이 한 마디에 유메 일행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그녀의 손짓에 맞춰 몽환천사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들은 두껍고 날카로운 손톱이 있는 팔을 움직였고, 그 손가락들은 기긱기긱 기괴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우선, [몽환천사 레브]로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을 공격!"
선봉으로 나서는 건 레브. 하늘로 더 높이 날아오른 그녀의 모습이 트윈테일이 선명한 실루엣으로 변했고, 그 높은 공중에서 자신의 손톱 하나하나에 새하얀 에너지를 끌어 모은다.
"[레브]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대미지 스텝이 끝날 때까지 함정 카드를 발동할 수 없지!"
파치칙!
유마와 유세이가 덮어둔 함정 카드에 스파크가 일어나며 쇠사슬에 묶여버리고 말았다. 함정으론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유메는 침착하게 대응한다.
'그래도 [바드미몬]의 효과가 있으니...!'
"가라!!"
리아의 외침에 레브가 양 팔을 강하게 휘둘렀고, 열 개의 은빛 칼날들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날아가는 도중에 하나로 합쳐진 칼날들은 거대한 에너지 파동이 되어 바드미몬을 노리고 있었다. 바드미몬도 침을 꿀꺽 삼키며 손을 뻗으려는 순간.
"나한테 맡겨! [정크 가드너]의 효과를 발동해, 한 턴에 한 번 상대 몬스터의 표시 형식을 변경한다!"
철컹! 콰아앙!!!
갑자기 옆으로 컨베이어 벨트 타고 미끄러지듯 다가온 정크 가드너가 자신의 양 팔을 합쳐 단단한 방패로 만들어 빛의 파동을 막아냈다. 정크 가드너를 뚫지 못하고 흩어져버린 자신의 공격을 보며, 당황한 레브는 그대로 자신의 자리로 내려가버리고 말았다.
몽환천사 레브 ATK → DEF
상상 외의 상황이라 그랬던 걸까, 리아의 얼굴에 당혹감이 조금 서렸다.
"칫... 쓸데없이 버티려고? 귀찮게 하기는!"
이를 빠득 가는 그녀의 다음 손짓에 움직이는 것은 차분한 긴 헤어를 가진 드림. 그녀 역시 두 손을 모아 강렬한 청록빛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몽환천사 드림]으로 공격이다! 이번엔 몬스터 효과가 봉쇄되니, 그 귀찮은 고철덩어리도 무력화되지!"
리버스 카드에 묶여있던 사슬이 사라진 대신, 이번엔 몬스터들의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며 어깨가 축 처졌다. 괴로운 표정을 짓는 바드미몬과 가가가 간맨을 보며 유메는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몬스터 효과가 무효가 되면 바드미몬은...
"큿...!"
유메의 얼굴에 당혹감이 깃든 순간, 드림이 팔을 뻗으며 이번에도 강력한 에너지 파동을 발사했다. 이번에는 끝이라고 직감한 바드미몬이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두 팔로 머리를 감싼 순간..
"쉬이 당할까보냐! [고철의 허수아비]를 발동! 상대 몬스터의 공격을 무효로 한다!"
이번엔 온갖 잡동사니로 이루어진 허수아비가 일어서더니, 바드미몬의 앞을 가로막아주었다. 이번에도 와해되어 사라져버린 자신의 공격에 당혹감을 느끼는 드림. 리아의 표정도 미묘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동한 [고철의 허수아비]는 다시 필드에 세트되지."
그대로 엎어지는 고철의 허수아비는 다시 리버스 카드가 되었고, 유세이의 앞으로 스르륵 이동해 다시 자리를 잡게 됐다. 이에 바드미몬은 감동한 눈길을 유세이에게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유메나 유마도 계속되는 방어 성공에 희망을 느껴 감탄사를 내뱉는 가운데, 살짝 열이 오른 리아는 다시금 손짓을 통해, 몽환천사를 조종한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먹여주마! [몽환천사 소냐], 이번엔 네 차례다! 이번엔 마법 카드의 발동을 봉인한다!"
또 다시 바드미몬을 노리고, 졸린 듯한 눈매를 가진 소냐가 한손에 검은 에너지를 끌어 모은다. 또 노려지는 바드미몬이었지만, 힘이 되돌아온 바드미몬은 다시금 손을 들고는, 플루트를 입에 대어 연주를 준비한다.
"이번엔 내가!"
"아니, 괜찮아 유마 군!"
리버스 카드를 발동하려는 유마를 제지하는 유메에게 의아한 눈길을 보내는 두 남자들이었으나,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소냐가 손에 모은 검은 에너지 구체를 표정이 말하는 것과는 달리 있는 힘껏 투척한다. 거대한 에너지 구체를 맞이하는 바드미몬은 두려움을 이겨낸 표정으로 플루트를 불기 시작했다.
"[바드미몬]과 전투를 실행하는 상대 몬스터의 표시 형식을 변경할 수 있어! 이걸로 [몽환천사 소냐]도 수비 표시가 되지!"
플루트 연주로 강력한 물줄기를 만들어내 유메 일행의 필드를 뒤덮는다. 그 물줄기에 막힌 검은 구체는 나아가지 못하다가, 움직이는 물줄기에 감싸이더니 이내 그 자리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이에 조금 놀라긴 했는지 에-하는 표정을 짓는 소냐였고, 이에 유메 일행의 얼굴에는 다시 미소가 피어오를 수 있었다.
몽환천사 소냐 ATK → DEF
"네 이놈들...!"
물론 리아는 상당히 불편한 표정이 되어있었지만.
"헹, 어떠냐! 우리 실력을 얕봐도 너무 얕본 것 같은데~?"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본 유마가 자신감이 솟아나 목소릴 높이자, 리아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뭔가 뜻대로 되지 않자 은근히 열이 나긴 했을 테지만.
"뭔가 착각을 하고 있군... 아직 내 배틀페이즈는 끝나지 않았어! [몽환천사 트라움]으로 [정크 가드너]를 공격!"
리아를 따라 잔뜩 성이 난 표정인 트라움이 두 손에 보랏빛 에너지를 끌어모으며 공격 준비를 한다. 아무래도 매 턴마다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정크 가드너를 먼저 제거하려는 심산. 이에 다시 표정을 싹 바꾼 유마가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르려는데...
"이번에야말로 내가!"
"안됐지만, [트라움]이 공격할 시에는 필드에서 카드 효과를 발동할 수 없거든!"
"어째서 나만!?"
유마가 발동하려는 리버스 카드가 또 다시 봉인되었고, 트라움은 양 팔을 앞으로 뻗으며 두 줄기의 보랏빛 에너지 파동을 쏘았다. 두 파동은 나선 형태로 꼬이며 정크 가드너에게 적중했고, 어떻게든 버텨보려던 정크 가드너였지만 결국 파동에 휩쓸리며 파괴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폭발의 후폭풍이 유메 필드를, 특히 유세이에게 강하게 들어간다.
"[트라움]이 수비 표시 몬스터를 공격하면 관통 대미지가 들어가게 된다!"
"크허억!!"
유세이 LP 4000 → 3600
"유세이 형!"
"유세이 씨!"
강력한 폭풍의 여파에 휘청이는 유세이. 단순히 그거였다면 모를까, 지금까지 느껴본적이 없던 뭔가 괴로운 기운에 유세이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뭐, 뭐야 이건? 평범하게 느껴지는 리얼 대미지가 아냐... 이건 뭐지...?'
유세이의 이런 모습에 유메는 혼란스러웠다. 제노사이더의 계약자는 자신뿐인데 어째서 유세이가... 당혹스러움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유메는 순간적으로 무언가를 떠올렸다.
'여긴... 우리 셋의 기억으로 만든 혼합된 꿈의 세계랬지... 그렇다면, 내가 계약자들과 듀얼할 때 느꼈던 부담감도 그대로 투영됐기 때문에...?'
그 기억이 유세이에게도 적용된 거였다면... 지금 유세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당황해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업의 무게감.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로 느껴볼 수 없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괴로움... 애써 몸을 가누는 유세이와 그런 유세이를 걱정하며 지켜보는 유마, 그리고 낭패를 본 표정으로 리아를 올려다보는 유메. 이들을 보는 리아의 입가에 다시금 미소가 그려졌다.
"후후후... 나와의 듀얼은 그런 짜릿한 기분이 함께하는 듀얼일 거야. 물론, 이 듀얼이 끝나면 너희는 끝장이니, 다시 느낄 일도 없겠지만! 자, [솜니움]!!"
또 다시 손짓을 하는 리아와 그에 맞춰 두 손을 기도하듯 모아 올리는 몽환천사 솜니움. 그녀가 눈을 지그시 감고 기도를 올리자, 그녀의 모은 손 앞에 새파란 에너지 구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공격을 가려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그녀가 모으던 빛의 구체가 산산히 부서지며 사라지고 말았다. 이에 깜짝 놀라 눈을 뜨는 솜니움과 눈이 희둥그래지는 리아.
몽환천사 솜니움 ATK → DEF
"어째서!"
"[정크 가드너]가 필드에서 묘지로 보내졌을 때... 필드의 몬스터 한 장의 표시 형식을 변경할 수 있지."
"...!"
유세이는 비틀거리면서도 굳게 다시 일어섰다. 그러면서 하는 그의 말에 리아는 이가 절로 뿌드득 갈렸다.
"여간 귀찮게 하는 것들이 아니군... 그냥 대충 없어져주면 서로 편할 텐데 말이지...?"
"편한 건 너 하나뿐이잖아!"
유마를 위시한 유메 일행의 험악한 눈길에도, 리아는 이내 미소를 되찾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 까짓거. 운이 좋았던 걸로 생각해주지. 이 다음을 기대하는 게 좋을 거야.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 종료!"
리버스 카드와 함께 턴을 종료한 리아. 그제야 유메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무렴, 그 강렬한 공격들을 어찌어찌 견뎌냈으니...
"좋아,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가주겠어! 드로우!!"
다시금 턴을 잡은 유마가 힘차게 카드를 뽑는다. 뽑은 카드를 확인한 유마의 똘망한 눈이 반짝이며, 커다란 미소가 입에 걸린다.
"이제 반격 시작이라구! [간바라 나이트]를 소환!"
"간바라---!!!"
꾸웅!!
양 손에 거대한 방패와 더불어 단단한 갑옷으로 중무장한 기사가 하늘에서 꿍 떨어져내렸다. 유마의 필드에 나타난 간바라 나이트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가슴을 펴보인다. 마치 자리에 없는 정크 가드너를 대신하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간바라 나이트. 땅 속성.★4. ATK/ 0 DEF/1800.
"공격력 0짜릴 공격 표시로?"
유메가 의아해하는 그 순간, 유마가 유메를 향해 찡긋 윙크를 해보인다.
"유메 누나! 누나의 몬스터 좀 사용해야겠어!"
"에?"
이에 리아는 우습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간바라 나이트]의 레벨은 4! 유메 누나의 [바드미몬]도 별이 4개니까, 이 둘로 Overlay!!"
유메가 뭐라 말릴 틈도 없이, 유마는 힘차게 목소릴 높이며 팔을 뻗어 올렸다. 간바라 나이트도 멋진 자세를 잡으며 하늘로 솟아오를 준비를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잠시 그 자세로 굳어있던 유마와 간바라 나이트는 이내 사태를 파악하고는, 당혹감을 드러내고 만다.
"어라라? 뭐, 뭐야! 왜 아무 일도...?"
"유, 유마 군! 릴리즈 몬스터가 가진 별은 레벨이 아니라 소울이야! 레벨을 가진 게 아니라고!"
역시 난처하기 짝이 없는 유메가 차근차근 설명해주자, 유마의 표정이 뜨악하게 일그러지고 말았다.
"뭐어!? 릴리즈 몬스터는 레벨이 없는 몬스터였어?!"
"아하하하하핫!!"
유마의 이 발언에 상황을 지켜보던 리아가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한참을 웃던 리아는 배를 부여잡고, 유마를 놀리듯 그녀가 대신 대답을 한다.
"그래, 소울을 가진 릴리즈 몬스터는 레벨이 없는 몬스터거든. 엑시즈의 랭크와 같은 거지!"
"그, 그럴 수가..."
"정말이지, 멍청한 것도 그 정도면 경이롭단 말야? 아하하핫!"
망연한 유마였지만 계속해서 웃어대며 놀리는 리아를 보며 결국 이를 바드득 갈게 되었다.
"젠장, 그만 좀 웃어! 처음 보는 몬스터인데 모를 수도 있지! [가가가 간맨]의 효과를 발동하겠어!!"
가가가 간맨 ORU 1 → 0
또 다시 가가가 간맨의 오버레이 유닛이 사라졌고, 가가가 간맨의 손목에서 권총이 다시 튀어나왔다. 이번엔 양 손의 총을 모두 전개를 하고는, 정확한 사격으로 리아를 노린다.
리아 LP 11200 → 10400
이번에도 한쪽 팔로 날아오는 총탄을 막기만 했을 뿐, 아무렇지 않게 미소짓는 리아. 덕분에 유마만 분이 차올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젠장..! 이런 실수를 하다니! 치잇..."
그렇게 잠시 방방 뛰던 유마는 이내 분을 삭히고는, 패의 다른 카드를 하나 들어 올린다.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넘기겠어."
리버스 카드가 등장하고, 간바라 나이트도 난감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에, 유마는 굉장히 침울한 얼굴이 되어 유세이를 돌아본다.
"정말 미안해.. 내가 바보 같은 실수를 해서..."
하지만 유세이는 쿨하게 웃어주고는, 가볍게 고개를 저어준다.
"신경쓰지 마. 그래도 유마 덕분에 한 가지 묘책이 떠올랐으니까."
"묘책?"
"내 차례다!"
의아해하는 유메와 유마의 시선을 받으며, 유세이가 턴을 가져간다. 드로우한 카드는 패에 넣어놓고, 다른 카드를 뽑아 드는 유세이.
"[싱크론 익스플로러]를 소환!"
*싱크론 익스플로러. 땅 속성. ★2. 기계족. ATK/ 0 DEF/ 700.
몸 중앙에 거대한 구멍이 있는 둥그런 형태의 몸을 가진 로봇이 등장했다. 짧은 팔과 다리를 가지고서 땅에 굳게 일어서는 그 몸 중앙의 구멍이 빛을 채우기 시작했다.
"일반 소환에 성공한 [싱크론 익스플로러]의 효과로, 묘지에서 싱크론 몬스터를 한 장 특수 소환할 수 있어! [정크 싱크론]을 묘지에서 특수 소환!"
그리고 빛이 가득 찬 몸통의 구멍에서 튀어나오는 빛무리가 있었으니. 그 빛을 떨쳐내는 건 유세이가 처음에 소환했던 튜너 몬스터인 정크 싱크론이었다. 다시 나타나 가벼운 기합 소리와 함께 땅에 착지하고, 작은 두 주먹을 꽉 쥐어보인다. 유세이의 미간에 힘이 들어가는 그 순간, 그의 영창이 시작된다.
"레벨 2 [싱크론 익스플로러]에 레벨 3 [정크 싱크론]을 Tuning!"
"새로운 싱크로 소환이야!"
유마의 기대를 받으며, 정크 싱크론과 싱크론 익스플로러는 하늘로 뛰어 올랐다. 역시 엔진을 가동시켜 스스로 산화한 정크 싱크론의 세 별들이 튜닝 써클을 만들어냈고, 싱크론 익스플로러가 그 튜닝 써클에 들어가 두 개의 별이 되었다.
"하나된 별이 새로운 힘을 불러일으킨다. 빛을 비추는 길이 되어라! 싱크로 소환!!"
파킹!
이번에도 나란히 이어진 별과 튜닝 써클이 찬란한 빛의 기둥을 만들어냈고, 그 빛을 헤치며 보라색 장갑을 두른 전사가 나타났다. 펄럭이는 백색의 머플러와 오른팔에 착용한 단단한 너클이 매력적인 그는 고글을 쓴 것 같은 붉은 눈을 빛내며, 힘차게 주먹을 내질러보인다.
"나와라, [정크 워리어]!!"
*정크 워리어. 어둠 속성. ★5. 전사족. ATK/2300 DEF/1300.
"... 풋."
그러나 리아는 그저 작은 웃음으로 일관할 뿐, 어떠한 동요도 없었다.
"싱크로 소환에 성공한 [정크 워리어]의 효과! 필드에 레벨 2 이하의 몬스터들의 공격력만큼 자신의 공격력을 올릴 수 있어! [가가가 간맨]과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의 공격력을 얻겠다! 파워 오브 펠로우즈(Power of Fellows)!"
"에엣?"
유마와 유메의 당혹스런 눈길이 가해진 그 순간... 당연하게도 정크 워리어에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정크 워리어도 당황스러운지 유세이와 함께 머뭇거리는 가운데, 유메의 얼굴에 또 다시 난처함이 깃든다.
"유세이 씨, 릴리즈 몬스터의 레벨이 없다는 건 문자 그대로의 의미야.. 레벨 관련 효과를 일절 받질 않아!"
"그건 엑시즈도 마찬가지라..."
둘의 설명을 들은 유세이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리고 말았다.
"뭐야? 레벨이 없으면 레벨 0이 아닌 거냐!"
"아하하하하하핫!!!"
유세이까지 이러자 리아는 아예 배를 부여잡고 뒤로 넘어갈 듯 크게 웃어대기 시작했다. 두 명이나 연속으로 커다란 실수를 했으니 얼마나 우스웠으면 저럴까. 물론 유메 일행 입장에선 전혀 즐겁지 않았지만.
"크윽...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종료한다.."
결국 유세이도 어쩔 수 없이 턴 종료를 선언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유마의 실수를 커버하지 못하고 더 큰 실수를 저질러 버렸으니 그 심경이 오죽할지.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미안하다, 유메..."
"시, 신경쓰지 마! 일단 나라도 어떻게든 해볼 테니...!"
애써 유세이를 위로해주는 유메가 턴을 맞아 카드를 드로우한다. 드로우한 카드를 확인한 유메는 유세이와 유마의 필드를 돌아보며, 마른 침을 꼴깍 삼킨다.
'나도 괜히 섣부르게 행동했다간 어떤 실수를 할지 몰라. 지금은 그냥 단순무식하게 싸우는 게 최선이겠어!'
일단, 유메의 덱 위에서 카드 네 장이 차례대로 묘지에 보내진다.
"일단 [바드미몬]의 효과로, 스탠바이 페이즈에 덱 위에서 카드 네 장을 묘지에 보내겠어."
그러고나서, 유메는 드로우한 카드를 곧장 듀얼 디스크에 세팅한다.
"그리고 장착 마법 [라이트 호프 스타더스트]를 발동! [바드미몬]에게 장착하겠어!"
찬란히 빛나는 아름다운 별무리와도 같은 빛이 바드미몬의 몸을 둘렀다. 귀여운 소녀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아름다운 빛에 몽환천사들 몇몇이 황홀한 듯 바라보기까지 할 정도였다.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 ATK/2100 → 2800
"장착 몬스터의 공격력은 700 올리고, 파괴시 방패도 되어줄 수 있는 카드야. 그럼, [바드미몬]으로 [몽환천사 레브]를 공격하겠어!"
바드미몬이 공격을 위해 플루트를 들어올린 그 순간, 그 곁을 유영하는 별빛들이 더욱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라이트 호프 스타더스트]를 장착한 몬스터가 상대 몬스터와 전투를 실행한다면, 그 레벨 하나당 200의 공격력을 추가로 얻지. [몽환천사 레브]의 레벨은 8! 1600의 공격력이 추가로 증가해! 게다가 [바드미몬]은 수비 표시 몬스터에게 관통 대미지도 줄 수 있으니, 수비 표시인 [레브]를 공격해도 문제 없어!"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 ATK/2800 → 4400
몽환천사들을 상회하는 공격력을 가지게 된 바드미몬 덕분에 유마와 유세이의 얼굴에 빛이 깃들었다. 하지만, 그 빛은 오래 가지 못했다.
"[몽환천사 솜니움]의 효과! 한 턴에 한 번, 상대 몬스터의 공격을 무효로 할 수 있어!"
다소곳이 모은 손으로 기도를 더욱 강하게 하자, 몽환천사들의 앞에 파르스름한 결계가 펼쳐졌다. 그래도 바드미몬은 오기가 생긴 듯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삑삑 소리를 내며 플루트를 요란하게 연주하며 강렬한 물줄기를 불러내 공격을 시도했다. 물론 솜니움이 펼친 결계를 뚫지도 못하고, 본인 힘만 쪽 빠져버렸지만.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 ATK/4400 → 2800
"이런.."
"어차피 공격이 성공했어도 약간의 대미지만 받았을 뿐이었지만. 몽환천사들은 레벨이나 랭크, 소울이 같은 몬스터가 존재하면 전투나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으니까 말이지."
어찌됐건, 결국 리아에게 어떠한 피해도 입힐 수가 없었다. 룰에 의한 실수도 리아의 계산에 있던 것일까. 자신은 세 사람의 기억을 훑어보면서 싱크로 소환이나 엑시즈 소환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테니까. 한없이 유리한 고지에 오른 상태에서 싸우니, 지금 이런 상황도 그녀의 머릿속에 그려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읏...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종료하겠어..."
"후후훗... 내 턴이다!"
[BGM Start]
『Breathtaking Offense and Defense』
from.Yu-Gi-Oh! ARC-V
결국 리아의 턴이 다시 오고 말았다. 카드를 뽑은 그녀의 눈이 사백안으로 퍼뜩 치켜떠진다.
"내 필드에 수비 표시인 몽환천사들을 모두 공격 표시로 변경하고, 공격에 들어가도록 하지!"
몽환천사 레브 DEF → ATK
몽환천사 소냐 DEF → ATK
몽환천사 솜니움 DEF → ATK
수비 표시였던 몽환천사들의 몸과 날개가 움직였고, 각자 자신의 빛을 은은하게 퍼뜨리며 공격 태세로의 전환을 알렸다. 무시무시한 천사들의 자태에 유메와 유세이가 이를 가는 순간, 정신을 다잡은 유마가 듀얼 디스크를 조작하며 외친다.
"또 효과 못쓰기 전에 미리 써야겠어..! 배틀 페이즈 진입시, 함정 카드 [공격 무적화]를 발동! 나는..."
필드를 순간적으로 훑어본 유마의 손이 가리킨 것은, 유세이의 앞에 나와있는 정크 워리어였다.
"[정크 워리어]를 대상으로 해서 효과 발동! 이번 턴, [정크 워리어]는 전투나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아!"
정크 워리어의 몸에 은은한 빛이 깃들이자, 유메와 유세이는 오히려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유마! 공격력 0인 [간바라 나이트]를 두고 어째서.."
"난 괜찮으니까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유세이의 걱정에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답해주는 유마였지만, 그런 것조차도 리아에겐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멍청하긴. 그렇다면 네 녀석의 어리석은 행동을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몽환천사 레브]! [간바라 나이트]를 공격!"
다시금 레브의 손에 은빛의 기운이 진하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또 다시 필드 일대에 스파크가 일어나며 함정의 발동까지 봉쇄되고 말았고, 유메와 유세이가 탄식을 내뱉는 순간, 유마와 간바라 나이트의 눈이 함께 반짝였다.
"[간바라 나이트]의 효과 발동! 공격 표시인 [간바라 나이트]가 공격 대상이 됐을 경우, 자신을 수비 표시로 변경할 수 있어!"
유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레브의 손에서 강렬한 은빛 파동이 쏘아졌고, 간바라 나이트는 아까 정크 가드너가 그랬던 것처럼 양팔의 방패를 맞물리며 튼튼한 방어로 레브의 파동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간바라 나이트 ATK → DEF
"크윽... 끄아아악!!"
하지만 압도적인 스펙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일까, 점점 규모가 커지는 파동을 더 이상 막아내지 못한 그는 은빛의 물결에 휩쓸려 소멸하고 말았다. 다행히도 수비 표시가 되어서 대미지는 없었지만...
"[레브]의 효과가 발동한다!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하면, 내 라이프를 800 회복할 수 있지!"
이번엔 소냐가 졸린 눈 안의 검은 눈동자를 차갑게 빛내며, 양 손에 다시금 검은 에너지를 끌어모아 공격을 시도한다.
"하지만 함정은 발동할 수 있지! [고철의 허수아비]를 발동해, [몽환천사 소냐]의 공격을 무효로 한다!"
또 다시 고철의 허수아비가 세워지며 정크 워리어의 앞을 막아섰다. 또 다시 공격을 막을 수 있었을 테지만...
"그걸 기다리고 있었어! 카운터 함정 [몽마의 손길]을 발동! 내 필드에 몽환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마법이나 함정의 발동과 효과를 무효로 해, 뒷면 표시로 게임에서 제외한다!"
"뭣이?"
고철의 허수아비 아래의 공간이 깨진 유리처럼 갈라지더니, 그 안에서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가녀린 여인의 손이 나타나 허수아비의 밑둥을 붙잡았다. 그러자, 허수아비는 그 형체를 잃어버린 검은 기운의 덩어리가 되더니, 여인의 손길을 따라 공간의 틈으로 흘러들어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제 공격을 막을 수 없지!"
그와 동시에 소냐가 손에서 검은 파동을 쏘아보냈고, 정크 워리어는 그대로 공격에 노출되었다. 유메와 유마가 당혹감에 놀라려는 순간, 유세이는 다시금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른다.
"그렇다면 상대 턴의 전투 대미지 계산시에 [가드 블록]을 발동! 전투 대미지를 0으로 하고, 카드를 한 장 드로우한다!"
콰과광!
정크 워리어는 두꺼운 건틀렛을 장비한 오른팔로 소냐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비록 건틀렛에 약간의 흠집이 났지만, 그래도 무리없이 버텨낸 모습에 유메 일행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렇다면 이번엔 [트라움]으로 공격해주마!"
트라움의 효과로 이번엔 필드에서의 효과 발동이 막힌 상황. 트라움의 손에 보랏빛 기운이 모이며 강한 빛을 발했고, 그녀가 그대로 정면으로 팔을 휘두르자 정크 워리어를 향해 긴 줄기를 그리며 나아갔다. 이번에도 오른팔을 앞세워 방어를 하려는 정크 워리어였지만... 두 번째는 조금 힘들었는지, 파동에 밀려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크윽!!"
유세이 LP 3600 → 2900
"유세이 형!"
"괜찮아?"
둘의 걱정에도 말 없이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는 유세이였지만, 역시 이 느낌은 '견뎌낸다'는 감각을 찾을 수 없게 만드는 괴로움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를 괴로움에 유세이는 어금니를 강하게 깨문다.
"자, 이번엔 [드림]으로 그쪽의 귀찮은 계집을 공격해주지!"
리아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유메의 앞에 있는 바드미몬이었다. 바드미몬의 효과를 봉쇄하고 라이트 호프 스타더스트의 효과를 피할 수 있도록 한 것. 청록빛의 기운이 드림의 양 손에 휘감기는 걸 본 유마가 재빠르게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른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내 차례야! [하프 언브레이크]를 [바다의 요정 바드미몬]을 대상으로 발동! 이번 턴, 대상 몬스터는 전투로 파괴되지 않고, 내가 받는 전투 대미지는 절반이 돼!"
유마의 선언에 맞춰 바드미몬을 큼직하게 감싸는 비눗방울 같은 막이 나타났고, 물을 다루는 요정임에도 그것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바드미몬을 향해, 드림의 청록빛 에너지 파동이 발사됐다. 화들짝 놀라는 바드미몬에게로 향하는 파동은 그녀를 감싼 방울에 막혔고, 바드미몬은 얇은 방울막이 거센 공격을 막아내는 게 굉장히 신기한지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기까지 했다.
"흐읏...!"
유메 LP 5000 → 4800
물론 대미지는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누나, 미안... 효과 자체가 '내가' 받는 대미지가 절반이 되는 거라, 누나는 대미지를 전부 받을 수밖에 없었어..."
"괜찮아. 덕분에 [바드미몬]은 무사하니까. 큰 대미지도 아닌데다 [라이트 호프 스타더스트]를 묘지에 보낼 필요도 없었고."
바드미몬이 유마를 향해 깜찍하게 윙크를 해주며 엄지까지 척 치켜세워주자, 유마는 씨익 웃으며 같이 엄지를 세워줄 수 있었다.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유메 일행의 분위기가 좋자, 리아는 또 다시 표정이 일그러지려고 했다.
"흥, 운 조금 좋았다고 아주 경사났군 그래? 아직 이쪽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거든!?"
리아가 팔을 들어올리자, 지난 턴에 공격을 못한 솜니움이 다시금 기도를 하며 새파란 에너지를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솜니움이 바라보는 방향에 있는 것은 정크 워리어. 또 다시 대미지를 받을 위기에 처했지만, 이번엔 유메가 대처를 한다.
"[리코일 가드]를 발동! 아군 몬스터인 [정크 워리어]를 수비 표시로 하고, 나는 카드를 한 장 드로우하겠어!"
정크 워리어는 이번엔 제대로 방어 자세를 취했다. 공격 무적화에 의한 보호막까지 합쳐져, 찬란한 방벽을 쳐 철벽의 방어 태세를 취하는 정크 워리어. 그런 그를 향해 솜니움의 파란 파동이 뻗어나갔지만, 요란한 굉음 속에서도 정크 워리어의 방벽은 뚫리지 않았다.
"젠장...!"
솜니움도 이전에 공격도 못한데다 이번엔 공격이 허무하게 막혀서 그랬을까, 주인인 리아를 따라 굉장히 불만 가득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유메 일행은 또 다시 몽환천사들의 맹공을 막아냈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지려는 찰나, 리아가 패의 마지막 남은 카드를 들어올린다.
"메인 페이즈 2로 넘어가서, 이 카드를 발동해주겠어! [헤매이는 악몽]! 내 필드에 몽환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상대 필드의 몬스터를 하나 고르고서 묘지에 보내는 효과다! 그 후, 묘지로 보낸 몬스터의 공격력이나 수비력 중 높은 능력치의 절반 수치만큼 그 컨트롤러에게 대미지를 주기까지 한다!"
"뭐야??"
"그리고 듀얼 중에 한 번이지만, 이 카드를 발동하고서 카드 한 장을 드로우하지. 만약, 드로우한 카드가 같은 [헤매이는 악몽]이라면 곧바로 발동할 수도 있어!"
여유롭게 카드를 뽑는 리아가 보여준 카드는 당연하다는 듯, 똑같은 헤매이는 악몽이었다. 그렇게 리아가 발동하게 된 두 장의 카드로부터 사악한 느낌 물씬 풍기는 검은 기운이 풍겨져나오고, 그것에 감싸이는 건 바드미몬과 가가가 간맨이었다. 당혹스러워하는 두 몬스터는 뭔가를 하기도 전에 검은 기운에 잠식되어 눈에 빛을 잃어버리고는... 검은 기운과 함께 그대로 소멸되고 말았다.
"으아아악!"
"꺄아아앗!"
유마 LP 4000 → 2800
유메 LP 4800 → 3400
그리고 둘 역시 자신을 짓누르는 업의 기운에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특히 유마도 처음 받아보는 그 괴로움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흑... 이건 대체 뭐야? 이런 괴로움은 처음이야..!"
"그게 바로 업에 의한 부담감이야. 육체적인 고통은 아님에도 몸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는... 계약자의 괴로움이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 여자, 여간 강한 게 아니군...!"
유세이가 다가오고, 유메와 유마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다시금 셋이 나란히 서서 리아를 올려다보니... 리아는 여전히, 사악한 미소로 일관하며 이들을 내리 깔보고만 있었다.
"이것이 너희들의 한계야. 아무리 용써봤자, 꿈의 세계에선 날 이길 수 없어. 꿈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내가... 이 세계를 만들었으니까!"
두 팔을 넓게 펼쳐보이며, 세 도시가 융화된 세계를 가리키는 그녀의 말에 유마가 이를 뿌득 갈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리아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기만 하는데.
"인간으로서 쌓기 어려운 경지까지 쌓아올린 업이 바탕이 된 꿈의 세계! 정말로 먹음직스럽고 아름다운 세계였지... 그런 세계를 세 곳이나 하나로 만든 이곳의 아름다움이란! 이렇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암약해야했는지 이해할 수 없겠지 후후후... 그러니, 완벽한 세계의 밑거름으로써 사라지는 게 너희에게도 좋은 일이란 말이야!"
"시끄러!!!!"
리아의 말에 유마가 목청껏 소리를 내질렀고, 이 사자후에 리아는 물론 유메와 유세이까지도 깜짝 놀랐다.
"유, 유마 군...?"
"아까부터 뭔 소린지 모를 소리들만 들어서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무슨 또 황당한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리아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강하게 나가는 유마. 물론 리아는 이런 유마의 태도가 우습기만 해서인지 무어라 말하려 했으나, 유마는 리아가 입을 떼자마자 다시 소리를 지르며 말을 끊어버렸다.
"왜 자꾸 꿈을 자기거라고 우기는 건데? 네 말대로면 이 꿈들은 나의 꿈, 우리들의 꿈이야! 그럼 너가 맘대로 가질 수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냐? 그런데 누가 정하지도 않았는데 자기가 다 가진 것마냥 떠들기나 하고...!!"
부릅 뜬 두 눈동자에 강한 결의가 깃들고, 그 눈매에 강인함이 깃들었다. 그리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퍼져나오는 그의 외침이, 꿈의 세계를 뒤흔든다.
"이 이상, 우리의 세계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지 마!!!!"
...
<이기자, 유마.>
"헛!?"
그때, 갑자기 들려온 전혀 다른 목소리에 모두가 놀라고 말았다. 유메와 유세이의 시선이 꽂힌 곳은 바로 유마의 곁... 그곳에, 빛나는 몸을 지닌 한 소년이 있었다.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지만, 유마를 바라보는 그 눈동자에는 한없이 따스한 마음이 들어있는 존재. 그는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유마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었다.
"아... 아스트랄!!"
아스트랄의 등장에 리아는 당혹감을 도저히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이 꿈의 세계는 이미 내가 완전히 장악해서 녀석들의 영향력은 거의 없을 텐데... 어째서 저 존재가 이 세계에 투영된 거지...?"
어찌됐건, 유마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콧물까지 훌쩍이고는, 아스트랄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스트랄... 진짜 아스트랄이지? 아, 아니.. 꿈 속이니까 진짜 아스트랄은 아니려나..? 어쨌든 반가워! 지금까지 너 없이 싸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이제 내가 왔으니까 걱정 마. 모두와 함께 싸우는 거야!>
"유마~! 힘내~~!!"
또 다른 곳에서 들린 목소리에 고개가 돌아가고, 그곳을 본 유마는 또 다시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바로, 코토리와 테츠오, 캣시와 타카시에 토쿠노스케까지. 넘버즈 클럽 친구들이 모여서 자신을 향해 목청껏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
"코토리랑 테츠오, 모두들... 그리고 샤크와 카이토까지!"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미소를 지어주며 지켜봐주는 료가와 카이토의 모습에 유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그래, 꿈 속이라곤 해도 내 모든 기억이 녹아있는 소중한 곳이지 여긴! 소중한 친구들을 남겨놓고 쓰러질 순 없는 거니까!"
이런 유마의 말에 유세이도, 유메도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동자에 맑은 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아스트랄과 시선을 나눈 유마는 오른손을 힘차게 뻗었다. 그 손에, 찬란한 금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BGM Start]
『Hopes and Dreams』
from.Undertale
"캇토빙이다! 나!!!"
그 손으로 덱의 맨 윗장을 잡고, 찬란한 금빛 궤적을 만들어내며, 아스트랄과 같은 자세로 힘차게 뽑는다!
<최강 듀얼리스트의 듀얼은 모든 것이 필연. 드로우하는 카드마저도, 듀얼리스트가 만들어낸다!>
"샤이닝 드로우!!!"
금빛이 떨어져나가며 드로우한, RUM 문자가 쓰여진 카드가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아스트랄이 눈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승리의 방정식이 완성되었다!>
"좋아, 간다! 우선, 패에서 [가가가 시스터]를 소환!!"
"가가가~♡"
전체적으로 베이지색과 핑크빛으로 아기자기한 코디가 돋보이는 귀여운 가가가 소녀가 등장해 애교섞인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럼에도 부츠에 달린 귀여운 해골장식을 보아하니 가가가는 가가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가가 시스터. 어둠 속성. ★2. 마법사족. ATK/ 200 DEF/ 800.
"일반 소환에 성공한 [가가가 시스터]의 효과로, 덱에서 가가가 마법이나 함정 카드를 하나, 패에 넣을 수 있어! [가가가 리벤지]를 패로!"
맑은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빛내는 가가가 시스터는, 같은 색의 보석으로 장식된 커다란 황금 열쇠를 땅에 꽂아 돌리자, 신비한 마법의 문이 생기며 그곳에서 카드 한 장을 뽑아냈다. 그 카드는 허공을 유영하며 유마의 손에 들어갔고, 유마는 그 카드를 곧장 듀얼 디스크에 세팅한다.
"그리고 곧장 발동! 이 효과로, 묘지에서 가가가 몬스터를 특수 소환한 뒤에 장착한다! 다시 나오는 거야, [가가가 매지션]!"
"가가갓!"
유마의 앞에 나타난 둥근 통로에서 가가가 매지션이 다시 솟아올라왔다.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자세를 잡는 가가가 매지션 옆에, 가가가 시스터도 똑같은 자세를 잡고 귀엽게 포즈를 취하며 나름 멋진 가가가 남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서 [가가가 매지션]의 효과 발동! 턴 종료시까지 자신의 레벨을 1에서 8중 하나의 레벨로 할 수 있어! 2레벨을 선택!"
가가가 매지션 ★4 → 2
"그리고 [가가가 시스터]의 또 다른 효과! 한 턴에 한 번, 자신 이외의 다른 가가가 몬스터를 선택해, 자신과 그 몬스터의 레벨 합계를 둘 모두에게 부여하지! 레벨 2가 된 [가가가 매지션]을 선택해서, 레벨 4가 된다!"
이번엔 열쇠에 박힌 에메랄드에서 찬란한 빛이 나오며 가가가 매지션과 자신을 부드럽게 감쌌다. 가가가 매지션 곁에서 뭔가 해냈다는 듯 뿌듯한 표정을 짓자, 가가가 매지션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런 가가가 시스터의 머리를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가가가 매지션 ★2 → 4
가가가 시스터 ★2 → 4
준비는 마쳤다. 유마는 두 몬스터를 모두 들어올리며 외친다!
"레벨 4, [가가가 매지션]과 [가가가 시스터]로 Overlay!!"
이 선언에 리아의 얼굴에 당혹감이 크게 깃들고 말았다. 이 흐름대로라면 그들이 소환할 몬스터는 하나뿐이었기에..
"두 체의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두 몬스터 모두 자신의 기합을 지르며, 보랏빛의 빛줄기가 되었다. 그리고, 필드에 소용돌이 치는 은하가 나타나 그 중심으로 날아들어가자, 강렬한 빛이 폭발하듯 터져나온다! 빛과 함께 나타난 것은 신비한 형상을 띄고 있는 방패와 검 형상의 조형물이었으나..
"우리들의 세계를 지켜줄 희망의 사자!"
유마의 영창에 맞춰 그 모습이 변형하니, 백색의 날개와 금빛의 몸을 지닌 커다란 기사가 되었다. 왼쪽 어깨에 새겨진 39를 형상화한 듯한 문양과 그의 붉은 눈동자에서 빛을 발하며,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희망의 빛을 힘껏 퍼뜨린다.
"나와라! [No.39 희망황 호프]!!"
"호--ㅅ프!"
*No.39 희망황 호프. 빛 속성. ★4. 전사족. ATK/2500 DEF/2000.
그 찬란한 빛에 유마의 친구들은 물론, 유메와 유세이도 황홀한 듯 바라보며 마음속에 피어오르는 희망을 붙잡을 수 있었다. 물론, 리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기억 속에서, 그와 항상 함께 싸워오던 가장 성가실 거라고 생각한 몬스터를 이렇게 단숨에 불러내버릴 줄 예상치 못했던 것.
"[가가가 리벤지]를 장착한 몬스터를 엑시즈 소환에 사용하면 내 필드의 몬스터 엑시즈의 공격력을 300 올릴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바로 이어서!!"
그리고 유마는, 금빛의 잔재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카드를 패에서 뽑아 들었다. 바로 샤이닝 드로우로 뽑은 카드.
"[RUM-누메론 포스]를 발동!"
<자신 필드의 몬스터 엑시즈를 랭크업 시켜, 카오스 엑시즈로 진화시킨다!>
"카오스 엑시즈라고? 크윽!"
신비한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몽환천사들과 리아가 눈부신 그 빛에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 반면 이 빛을 보는 유메와 유세이는 다시금 희망찬 미소를 짓는다.
"랭크 4의 [희망황 호프]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재구축!"
유마와 아스트랄의 눈이 마주치며, 둘은 함께 소리 모아 외친다.
"<카오스 엑시즈 체인지(Chaos XYZ Change)!!!>"
호프 본인이 직접 날아올라 오버레이 네트워크로 뛰어들었고, 그와 함께 퍼져나오는 찬란한 빛이 호프를 감싸 안았다.
<희망으로 빛나는 사자여!>
"이 세계를 구원할 빛이 되어라!"
유마와 아스트랄의 외침에 호프의 위로 새로운 갑옷들이 장착되었고, 그것은 붉은 빛의 갑옷과 금빛 날개를 펼치는 새로운 모습으로 호프를 진화시켰다. 더욱 거대하고 화려한 기사로 변모한 호프가 더욱 강한 빛을 내비치는 순간, 유마와 아스트랄의 외침이 함께 울려 퍼진다!
굳센 그 모습을 보이는 호프 레이 빅토리의 등장에 유세이는 그저 말 없이 입을 다물 수가 없었고, 유메만이 겨우, 가슴 벅차오르는 마음을 누르며 한 마디 낼 수 있었다.
"굉장해...!"
물론 이들의 이런 모습이 아니꼬운 리아는 한껏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언성을 높인다.
"그, 그래봤자 내 몽환천사들을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몬스터 하나쯤은...!"
<[누메론 포스]를 발동하게 되면, 이 효과로 특수 소환한 카오스 엑시즈를 제외한 모든 앞면 표시 카드의 효과는 무효가 된다.>
"네가 그렇게 자랑하는 몽환천사들이나 이 필드 마법도 먹통이 된다는 거지!"
호프 레이 빅토리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찬란한 빛에 감싸인 몽환천사들은 자신이 가진 빛이 약해지며 그 힘을 잃고 말았다. 힘겨워하는 몽환천사들을 둘러보며 당혹감을 지우지 못하는 리아.
"간다! [호프 레이 빅토리]! [몽환천사 소냐]를 공격!!"
<[호프 레이 빅토리]의 공격에 대해 넌 마법이나 함정 카드를 발동할 수 없다!>
"그렇지만 공격력은 [소냐]가 더.."
"꿈을 통해 우리들 기억을 봤다더니, 제대로 본 게 아닌 모양이네? [호프 레이 빅토리]의 오버레이 유닛을 하나 사용하고 효과 발동! 턴 종료시까지 전투를 실행하는 상대 몬스터의 효과는 무효화되고, 그 공격력만큼 [호프 레이 빅토리]의 공격력을 올릴 수 있어!"
<빅토리 차지(Victory Charge)!>
호프 레이 빅토리 곁을 맴돌던 오버레이 유닛 하나가 그의 가슴을 통해 그 몸으로 흡수되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호프 레이 빅토리의 어깨 장갑에 내장되어있던 팔 한 쌍이 더 나타나며, 총 네 개의 팔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팔 하나하나가 각각 검을 들자 그의 몸에서 나오는 빛이 더욱 강해지고, 마치 불타오르는 것 같은 모습이 되었다.
CNo.39 희망황 호프 레이 빅토리 ATK/2800 → 5800
"이, 이럴 수가...!"
"간다! 호프 검 더블 빅토리 슬래시(Hope 劍 Double Victory Slash)!!!"
호프 레이 빅토리의 팔들이 각각 날카로운 검격을 먹이며, 총 2회의 V자 검격을 시전했다. 찬란한 금빛 섬광과 함께 소냐의 양 팔과 척추, 그리고 목이 날카롭게 베어졌고, 졸린 표정이던 그녀의 얼굴에 강한 고통이 새겨지며, 거대한 검은 폭발을 일으키고 말았다.
"흐아아악!!"
리아 LP 11200 → 8400
단숨에 2800 대미지를 받으며 휘청거리는 리아. 이를 뿌드득 갈며 듀얼 디스크를 내려다보았다.
'젠장, 마법과 함정을 봉쇄하는 효과까지 있었다니... 그래도 공격은 끝났으니 조금만 버틴다면...!'
"이어서 속공 마법 [귀신의 추격]을 발동!"
"!?!?"
유마가 속공 마법을 발동하자, 호프 레이 빅토리의 오버레이 유닛이 전부 산산히 부서지고는, 그 빛이 호프 레이 빅토리를 감싸며 스며들었다.
"[호프 레이 빅토리]의 오버레이 유닛을 모두 제거하는 것으로, 한 번 더 공격할 수 있게 되지!"
"그, 그런! 젠장... 그렇다면!"
리아는 다급히 듀얼 디스크의 버튼을 누르며 카드 효과를 발동한다. 그러면서 묘지에서 꺼내는 카드는 마법 카드인 판타즘 퓨전이었다!
"[귀신의 추격]에 체인을 걸겠어! 묘지에서 [판타즘 퓨전]을 제외하고 효과 발동! 이번 턴에 생기는 전투 대미지를 한 번만 0으로 하겠어!"
"하지만 파괴는 막지 못해! [호프 레이 빅토리]! 이번엔 [몽환천사 트라움]을 공격!"
그 표정만큼이나 성깔이 있는 트라움은 자신을 향해 돌격하는 호프 레이 빅토리에게 반격하기 위해 팔을 뻗었지만, 오히려 호프 레이 빅토리의 참격에 팔부터 시작해 온 몸이 산산조각나며 보랏빛 폭발과 함께 파괴되고 말았다. 리아는 자신을 감싼 보호막 덕분에 피해는 없었으나... 셋만 남은 몽환천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걸로... 남은 몽환천사는 셋."
"길이 보이는 것 같아! 유마 군, 멋져!"
유마의 친구들이 뒤에서 환호하고, 손가락으로 코를 쓱 훔치는 유마의 자신만만한 미소 덕분에 일행에는 다시금 희망의 빛이 스며들었다. 유마가 보여준 한 턴은 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해준 것. 유마는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지은 아스트랄 곁에서, 두 주먹을 꽉 쥐며 자신감 넘치는 한 마디를 외칠 수 있었다.
"턴을 종료한다!"
CNo.39 희망황 호프 레이 빅토리 ATK/5800 → 2800
이 모습이 배알이 꼴리는지 부들부들 떠는 리아였지만 그럴 새도 없었다. 다음에 턴을 받는 건...
"이번엔 내 차례다!"
유세이였기 때문. 유세이는 카드를 뽑기 위해 오른팔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래, 유마 말대로야. 이곳은 우리의 기억, 우리의 삶이 담긴 꿈 속. 그 꿈을, 너 같은 녀석에게 빼앗길 수는 없지."
유세이의 옷을 넘어, 용 머리의 형상을 한 붉은 반점이 찬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그의 모습에 감탄을 자아내는 유마와 유메. 그리고, 어딘가에서 커다란 울음 소리가 들렸다.
"저, 저건...!"
꿈의 세계 하늘에 나타나 유연하게 움직이며 활공하는 거대한 붉은 용. 날개를 펄럭이며 힘찬 포효를 내지른 그 아래로, 몇몇 사람들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유세이, 여기서 끝나는 건 아니겠지?"
"우리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니까, 힘내!"
뒤돌아본 유세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동료들이었다. 각자 밝은 미소를 지어주고 있는 잭과 크로우, 아키와 루아와 루카에 브루노까지 모두 모인 팀 5D's 동료들.
"너희... 모두...! 내가 반드시 지켜주겠어!"
그리고, 덱의 맨 윗장을 붙잡은 그의 팔에 있는 붉은 용의 반점이 더욱 강하게 빛난다!
"드로우!!!"
힘껏 뽑아든 카드를 확인한 유세이의 눈이 빛나며, 그 머릿속에 여러 카드들이 이어지는 회로가 그려졌다. 카드들과 카드들이 이어지는 종착점에서 찬란히 빛나는 그 카드를 떠올린 유세이의 눈에 강한 힘이 깃든다!
"난 [정크 워리어]를 제외하고, 튜너 몬스터 [이차원의 정령]을 특수 소환!"
건틀렛을 착용한 오른팔을 높이 들어 하늘로 날아오르며 제외된 정크 워리어. 그가 사라진 자리에 작은 빛무리가 생기더니, 그곳에서 아주 조그마한 귀여운 모습으로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는 요정이 하나 모습을 드러냈다.
*이차원의 정령. 빛 속성. ★1. 천사족. ATK/ 0 DEF/ 100.
"이어서 마법 카드 [죽은 자의 소생]을 발동! 내 묘지에서 [정크 가드너]를 특수 소환한다!"
초록색 갑옷이 반짝이는 정크 가드너도 다시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대로 7레벨의 싱크로 소환으로 예상했는지 리아가 다시 여유를 되찾으려한 순간, 유세이의 날카로운 눈빛과 함께 끝나지 않은 플레잉을 이어간다.
"그리고 묘지에서 [레벨 스틸러]의 효과 발동! 내 필드 위의 레벨 5 이상의 몬스터 하나의 레벨을 하나 낮추고, 묘지에서 특수 소환하는 효과다! [정크 가드너]의 레벨을 다운!"
정크 가드너 ★6 → 5
레벨 스틸러도 정크 가드너의 옆으로 이차원의 통로를 통해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 더듬이를 더듬거렸다. 그리고, 유세이는 패에서 또 다른 카드를 꺼내 든다.
"그리고 튜너 몬스터 [드릴 싱크론]을 소환!"
*드릴 싱크론. 땅 속성. ★3. 기계족. ATK/ 800 DEF/ 300.
동그란 몸체에 이마와 두 팔에 드릴을 장착한 캐터필러 로봇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 개의 드릴이 요란하게 흔들리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드릴 싱크론까지, 유세이의 필드에 많은 몬스터들이 자리를 잡게 됐다.
"튜너 몬스터들과 다른 몬스터들을 이렇게나..."
순식간에 대량 전개를 하는 유세이의 플레잉에 순수하게 감탄을 한 유마와 유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자만하는 것 없이, 유세이는 침착하고도 냉철하게 자신의 플레잉을 이어간다.
"간다! 레벨 5 [정크 가드너]에 레벨 3 [드릴 싱크론]을 Tuning!"
드릴 싱크론의 드릴이 회전을 점점 더 빨리하게 되며 과열되더니, 최고조로 드릴이 빨리진 순간 자신을 산화 시키며 세 개의 별로 만들어냈다.
"하나된 소망이 새롭게 빛나는 별이 된다."
그 세 별이 그려내는 튜닝 써클은 공중으로 떠오른 정크 가드너를 감싸고, 그에게서 다섯 개의 별을 만들어내어 싱크로 소환을 실행한다.
"빛을 비추는 길이 되어라!"
나란히 늘어서는 별들과 튜닝 서클이 일순 빛나며 찬란한 섬광을 사방으로 뿜어내며 퍼뜨리니, 그것은 호프의 빛처럼 꿈의 세계를 비추는 새로운 길로의 빛이 되었다.
"싱크로 소환!!"
그리고 빛무리를 헤치며 힘차게 날아오르는, 아름다운 별빛을 흩뿌리는 백색의 드래곤이 있었다!
"비상하라! [스타더스트 드래곤]!!"
"쿠오오오오!!"
*스타더스트 드래곤. 바람 속성. ★8. 드래곤족. ATK/2500 DEF/2000.
드래곤인 만큼, 그 거대한 날개를 펼쳐 찬란한 별빛을 흩날리며 일행의 뒤에 자리잡으니, 그야말로 든든한 수호신과도 같은 모습으로 모두를 지키는 모습이 되었다. 아름다운 스타더스트의 모습에 유마와 유메 모두 감탄사를 그치지 못하는 그때, 유세이는 두 장의 몬스터를 다시 들며 플레잉을 이어간다.
"아직 놀라긴 이르지. 아직 더 갈 길이 남았거든."
"!! 서, 설마!!"
당황한 리아의 모습에 대답해주듯, 유세이는 다시 팔을 앞으로 뻗었다.
"레벨 1 [레벨 스틸러]에 레벨 1 [이차원의 정령]을 Tuning!"
이차원의 정령이 스스로를 산화시켜 하나의 별이 만들어졌고, 다리를 접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레벨 스틸러를 통과시키며 하나의 별을 만들어냈다.
"하나된 소망이 새로운 속도의 지평을 연다. 빛을 비추는 길이 되어라! 싱크로 소환!!"
다시금 뻗어나가는 한 줄기 섬광 속에서, 포뮬러 머신의 외형을 본뜬 로봇이 나타나 요란한 엔진음을 내며 앞바퀴를 힘차게 굴렸다.
"희망의 힘! 싱크로 튜너 [포뮬러 싱크론]!"
*포뮬러 싱크론. 빛 속성. ★2. 기계족. ATK/ 200 DEF/1500.
개별로 보면 약한 몬스터였지만, 유메는 유세이의 영창 중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을 바로 캐치해낼 수 있었다.
"싱크로 '튜너'라는 건... 저기서 또 싱크로 소환을 할 수 있는 거야!?"
유메의 탄성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세이는 카드를 한 장 드로우한다.
"[포뮬러 싱크론]의 효과로 카드를 한 장 드로우. 그리고..!"
유세이가 오른팔을 들어올리자, 이를 본 유세이의 동료들 모두 시선을 나누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힘차게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붉은 용의 포효와 함께, 그들의 오른팔에서 반짝이던 반점이 사라지니... 유세이에게 한 곳으로 모여, 그의 등에 완성된 붉은 용의 문장이 만들어졌다!
"우리들의 유대를 하나로! 레벨 8 싱크로 몬스터 [스타더스트 드래곤]에 레벨 2 싱크로 튜너 [포뮬러 싱크론]을 Tuning!"
포뮬러 싱크론이 만들어낸 두 개의 별은 커다란 튜닝 서클이 되었고, 스타더스트를 감싸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 빛을 받는 스타더스트도 더욱 눈부신 빛을 내면서 하늘 높이 날아오를 때, 유세이의 두 눈빛에 격렬하게 요동치는 마음 속의 고요함이 깃들었다.
"하나된 꿈의 결정이, 새로운 진화의 문을 여니!"
하늘 높이 솟아오른 스타더스트의 몸이 더더욱 밝게 빛나며, 급작스런 급강화 활공을 하며 유세이가 있는 곳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빛을 비추는 길이 되어라!"
그리고 스타더스트와 유세이가 겹쳐지는 순간, 유세이의 고요했던 두 눈에서 격한 힘이 요동친다!
"액셀 싱크로(Accel Synchro)!!!"
파앗!!
순간 빛무리와 함께 유세이와 스타더스트가 함께 사라졌고, 리아의 머리칼까지 휘날리게 할 정도의 바람이 사방으로 불어나갔다.
"사라졌... 헛?"
어안이 벙벙해진 리아가 말을 하려는 그때, 뭔가가 눈 앞에서 번쩍이는 듯 하더니 더욱 세찬 폭풍이 몰아치며 리아를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서게 만들었다.
"탄생하라! [슈팅 스타 드래곤]!!"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다시 나타난 유세이와 함께 나타난 것은 더욱 크고 강인해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한 마리의 드래곤이었다. 보다 메카닉한 모습으로 날개를 펼친 드래곤이 포효와 함께 그 일대에 질풍을 몰며 날아오르니, 그 찬란한 빛에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마음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쿠오오오오오!!!!"
*슈팅 스타 드래곤. 바람 속성. ★10. 드래곤족. ATK/3300 DEF/2500.
이번에도 어마어마한 몬스터의 등장에 유메는 도저히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비록 꿈에서 본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 해도 이렇게 굉장한 듀얼리스트가 또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던 것일까. 어쨌든, 또 다시 강한 몬스터의 등장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리아를 향해 유세이는 다시금 입을 연다.
"[슈팅 스타 드래곤]의 효과! 내 덱 위에서 다섯 장의 카드를 넘겨서, 그 중에서 튜너 몬스터가 나온 횟수만큼 [슈팅 스타]는 공격을 할 수 있어!"
"뭐야? 연속 공격을 노리는 거냐!"
원래대로라면 자신들의 효과로 서로를 지켜줄 수도 있는 몽환천사들이긴 했지만, 누메론 포스의 효과로 무력화된 지금은 자칫 잘못했다간 전멸할 위기에 처하고 만 것이다.
다섯 장의 몬스터 중 세 장이 튜너 몬스터로 판명됐고, 필드에 모습을 드러낸 데브리 드래곤과 이펙트 뵐러, 하이퍼 싱크론은 빛의 구슬이 되어 슈팅 스타의 몸에 흡수되었다. 다시금 하늘로 날아오른 슈팅 스타가 팔다리를 접고 날개를 펼쳐 고속 비행에 들어가자, 그 모습이 흡사 신기루처럼 잔상을 만들어내며 붉은 빛 푸른 빛 노란 빛의 세 슈팅 스타로 나뉘어졌다.
어찌할지 몰라 당황해하던 리아였지만, 재빨리 묘지에서 다시 카드를 꺼내 들며 방어에 들어갔다.
"[판타즘 리추얼]을 제외해 효과 발동! 내 필드의 몬스터 한 장을 파괴로부터 보호한다!"
드림의 앞으로 청록빛의 보호막이 생성되었다. 보호를 받지 못한 레브와 솜니움은 슈팅 스타의 돌격에 그대로 몸이 동강나버리며 흰색과 파란색의 폭연과 함께 파괴됐지만, 드림은 보호막이 생성된 덕분에 파괴는 면했지만 그 충격파에 휩쓸려 뒤로 밀려날 정도의 타격을 받았다.
"크으윽!!"
리아 LP 8400 → 7500
비록 준 대미지 양은 적었지만, 유세이 역시 몽환천사 둘을 격파해내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슈팅 스타와 함께 고고히 서있는 유세이의 모습에, 그를 뒤에서 지켜보는 동료들 모두 자연스럽게 엄지를 척 치켜세워주었다.
"턴을 종료한다."
"크으... 이 자식들...!!"
점점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자 리아의 얼굴은 더더욱 분노로 일그러져만 갔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다.
"그럼 이제, 내 차례야!"
이제 유메의 차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리아는 이번에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유메를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메도 자신의 덱에서 카드를 뽑기 위해 준비하며, 입을 연다.
"우리가 우리의 꿈을 지키려하는 건 특별한 이유는 아니야. 뭐, 세계를 구한다거나 하는 거창한 목표까진 갖고 싶지도 않아. 그저..."
"유메!!"
유메의 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이번엔 유메의 친구들이 온 것이라는 생각에 유세이와 유마도 뒤를 돌아보았다. 목청껏 유메를 연호하는 동찬과 이비, 소라, 그리고 말 없이 미소를 지어주며 서있는 아키야마와 류가에 왠지 모르지만 눈동자만 비치는 베히모의 영체도 그쪽에 있었고... 게다가 등을 보인 채로 있었지만 시선은 흘깃 뒤를 돌아보고 있는 베리와 더 이상은 만날 수 없는 친구인 모니카까지 있었다..
"난 그저, 친구들과 함께 이 도시에서 살고 싶을 뿐이야!!"
<그래! 그래야 유메쨩답지!>
유마의 얼굴 붉히게 만들고 유세이를 놀라게 만든, 비키니 차림의 크림이 유메를 원호해주러 그녀의 곁에 나타났다. 유메도 믿었던 크림의 등장에 가장 마음이 놓이는 듯, 환한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많은 친구들의 마음을 느끼며, 유메는 벅찬 가슴을 부여잡고 힘차게 카드를 뽑으며 외친다!
"드로우!!"
드로우한 카드를 보자마자 유메는 망설임없이 듀얼 디스크에 카드 세팅을 시작한다.
"마법 카드 [트레이드 인]을 발동해, 레벨 8의 몬스터 [기사단 행정보급관]을 묘지에 보내고 카드를 두 장 드로우!"
패 교환으로 드로우한 카드를 본 유메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리고 묘지에서 [기사단 행정보급관]을 제외하고 효과 발동! 내 패에서 소년 기사단 몬스터를 두 장까지 특수 소환하고, 그 공격력을 임의의 수치인 500만큼 낮추겠어! 나오렴, [미소년 기사단 메신저]! [미소년 기사단 서플라이어]!!"
우체부 가방에서 편지를 하나 꺼내며 등장한 메신저와 커다란 보급수레를 끌면서 유메의 필드에 미끄러지듯 나타난 서플라이어. 두 소년 기사단원들은 당돌한 표정을 지으며 유메의 곁에 나름 멋지게 자리를 잡았다. 근본적으로 귀여웠기에 딱히 멋짐이 부각되진 않았지만.
유메의 부름과 함께 가벼운 바람이 일렁이고, 유메의 정면으로 파란 망토가 펄럭이며 등장한 것은, 금발에 푸른 갑주를 걸친 실비아 랜서였다. 두 자루의 단창을 각각 한 손으로 잡고 멋지게 돌리며 검무를 춘 그녀의 강인한 눈빛은 어느새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두 소년 기사들과 함께하며, 리아를 노려본다.
세 몬스터가 핏빛의 빛줄기가 되어 하늘로 솟아 오르자, 크림도 그를 따라 힘차게 도약하며 하늘로 날아 오른다. 모두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핏빛의 이중원이 그려지고, 그 안으로 신비한 문양과 핏빛의 룬 문자, KARMA REALIZE가 빠르게 그려진다.
"나와 함께 붉은 업을 쌓아가는 아이, 나와 함께 싸워나가자!"
유메의 영창에 맞춰 크림은 하늘에서 급강하를 하며 자신의 소환진을 통과하게 되었다. 소환진을 통과하면서 몸 곳곳에 은빛의 갑주로 무장이 되고, 그녀의 손에 들리는 것은 바로, 그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핏빛의 검신을 가진 거대한 검이었다.
"릴리즈 소환!!"
길고 무거워보이는 엄청난 대검을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며 땅으로 내려오는 그녀의 모습에 유세이와 유마 모두 지금까지 봤던 것과는 또 다른 새로운 놀라움을 체험하고 있었다.
"[크림즌 익스큐셔너]!!"
"헤헹~ 크림님의 등장이올시다~!"
*크림즌 익스큐셔너. 화염 속성. ★6. 악마족. ATK/2500 DEF/2000.
땅에 착지해 붉은 두 눈동자를 빛내는 크림의 것과 같은 색으로 물드는 유메의 눈동자를 보며, 유세이와 유마는 미소를, 리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상태였다.
"네 녀석까지...!"
"너, 우리들의 기억을 봤다는 것 치곤 좀 어설픈데? 수박 겉핥기만 했던 모양이구나?"
크림의 말에 뜨끔 놀라는 리아를 보며 피식 비웃어주는 유메는 다시금 손이 움직였다. 일단 릴리즈 소환에 사용된 메신저의 효과로 카드를 한 장 드로우한 유메는 뒤돌아보는 크림과 눈을 마주친다. 서로의 눈동자로부터 느껴지는 업을 통해, 둘의 눈동자가 다시금 맑게 반짝인다!
"이어서, 공격력 2500인 [크림즌 익스큐셔너]의 힘을 해방! Vindictus!!"
"후아아앗~! 간다아아앗~!!"
온 몸에서 강하게 힘을 뿜어내는 크림. 그녀에게서 뻗어나가는 핏빛의 빛줄기가 또 다시 하늘에 거대한 이중원과 함께 KARMA REALIZE 룬 문자가 쓰여지는 신비한 문양을 그려냈다. 또 다시 새롭게 나타난 소환진을 보는 유세이와 유마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는 그때, 크림은 힘껏 도약해 붉은 궤적을 그리며 하늘을 날아간다.
"영혼으로 이어진 나와 그대의 마음이 이어지는 순간, 업이라는 붉은 실을 새로이 자아낼 지니."
소환진을 향해 날아올라 소환진을 통과하는 크림의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녀가 입은 갑주의 모습이 변하고, 망토처럼 펄럭이는 붉은 후드가 어깨에 둘러지고.
"이 길 또한 우리가 가는 업보의 길이 되리라!"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대검 대신 붉은 날을 가진 매우 거대한 사신의 낫이었다!
"링크드 카르마 리얼라이즈(LINKED KARMA REALIZE)!!"
유메의 외침으로 그녀의 머리카락도 크림의 색과 같은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완전히 소환진을 통과하며 나타난 새로운 무장 형태의 크림까지.. 이에 유세이와 유마는 물론 아스트랄까지도 상당히 놀란 모습을 보였다.
"우리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적을 베어내는 거야! [블러디아 기요티나]!!"
유메의 곁으로 착지한 크림의 얼굴에 커다란 미소가 그려지며, 가볍게 낫을 휘둘러주었다.
*블러디아 기요티나. 화염 속성. ★6. 악마족. ATK/2500 DEF/2400.
"그나저나 아스트랄 같은 애가 아니었구나? 직접 필드에 나오다니!"
유마가 감탄사와 콧김을 연발하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고, 아스트랄은 그저 미소지은 한숨으로 유마의 이런 모습을 즐기고 있었다. 유세이도 여간 놀라는 모습이 아니었고, 그만큼 굉장한 플레잉들의 연속이라는 뜻일 것이다. 함께 싸우는 이들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준 크림은 두 손으로 낫을 꼭 쥐었다. 자신을 향해 엄청나게 당황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리아와, 홀로 남아버린 몽환천사 드림을 향해. 유메도 붉게 빛나는 머리칼을 찰랑이며, 리아를 향해 붉은 눈동자로 눈빛을 강하게 쏘아보낸다.
"크림쨩의 효과 발동! 내 묘지에서 카드 여섯 장을 제외하고, 다음 상대 턴이 끝날 때까지 자신의 공격력을 배로 할 수 있어! 블루데스 포스(Bloodeath Force)!!"
"아좌아앗!!!!"
유메가 제외하는 카드는 댄싱 싱잉 포츈, 리코일 가드, 라이트 호프 스타더스트, 트레이드 인, 실비아 랜서, 포츈 싱어 가희까지였다. 이들을 모두 제외하자, 크림의 몸에서 붉은 핏빛의 기운이 폭발하듯 터져나오며 강렬한 기류를 만들어낸다.
블러디아 기요티나 ATK/2500 → 5000
"자, 이제 간다!! 크림쨩, [몽환천사 드림]을 공격!!"
"좋아~!"
뒤에서 친구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며, 크림은 두 발을 모아, 다시금 붉은 궤적을 그리며 허공을 가로질러갔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자신을 공격하려는 드림의 날카로운 손톱을 이리저리 피한 크림. 하늘로 높이 올라가 낫을 수직으로 치켜든 순간, 유메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블러디아 기요티나]가 된 크림쨩은 한 턴의 배틀 페이즈에 두 번 공격하는 것도 가능해! 즉, [몽환천사 드림]을 공격해 파괴하고, 다이렉트 어택까지 이어간다!!"
"이거나 먹어랏! 데스사이즈 기요틴(Deathscythe Guillotine)!!"
낫에 두른 붉은 검기가 순간적으로 커지며 그 거대한 몽환천사인 드림을 가를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온 몸에 힘을 실은 크림이 수직으로 베어내자, 그대로 거대한 붉은 검기가 드림의 몸을 양단해버리고 말았다. 반토막난 드림의 몸이 거대한 청록빛의 폭발을 일으키며 사라졌고, 그 충격으로 그 앞에 서있던 리아의 몸이 붕 떠버렸다.
"으아아아앗!!"
리아 LP 7500 → 500
드림의 전투 대미지 2000과 직접 공격 대미지 5000, 도합 7000이라는 엄청난 대미지를 받아버린 리아는 그대로 건물 아래로 추락해버렸다. 2층짜리 건물에서 떨어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꿈 속이라 그런 건지는 몰라도 크게 다친 것 같진 않아보였지만... 상당히 지쳐보이는 모습이, 역시 멀쩡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어쨌든, 유메 일행은 그야말로 대 역전극에 분위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졌다. 유메와 유세이, 유마는 서로 주먹을 마주하며 기쁨을 나누었고, 그들의 친구들도 뒤에서 지켜보면서, 다른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었다.
"크으읏...!!"
그리고, 바닥에서 비척거리던 리아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유마가 앞으로 나서며 당당하게 외쳤다.
"자, 어때? 호되게 당했으면 정신 차리고, 이제 우리들의 꿈에서 나가시지!"
"... 훗... 우후후.. 후흐흐흐흐흣...!!"
그런데, 리아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실성한 듯 웃는 그 모습에 지켜보는 모두가 당황했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리는 리아의 얼굴은... 지금까지 여유를 부렸던 것과 달리, 커다란 분노로 크게 일그러져있었다.
"내가... 내가 이 세계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누구 맘대로 나가겠냐..? 절대 그럴 수 없지... 여긴 내가 만든 내 세계라고!"
"필드에도 패에도 아무것도 없는 네가 뭘 할 수 있겠어. 이 듀얼, 너에게 승산은 없다."
유세이의 냉철한 분석에도 리아는 그저 웃고만 있었다. 마치 뭔가가 있다는 듯한 그 웃음에 유메의 얼굴에 불안함이 새겨지고...
"... 턴을 종료하겠어. 엔드 페이즈에, 내 필드에 릴리즈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릴리즈 소재로 사용돼 묘지에 남아있는 [미소년 기사단 서플라이어]를 제외하고, 카드를 두 장 드로우하지."
각 몽환천사들은 각자 자신의 색깔, 청록색 흰색 검은색 파란색 보라색의 빛줄기가 되어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드림을 소환할 때나 유메가 릴리즈 소환할 때 그렸던 것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규모의 이중원을 그렸고, 그 중앙에 기괴한 문양과 함께 룬 문자 KARMA REALIZE를 써냈다. 다섯 색깔로 그려진 소환진은 이내, 일렁이는 스펙트럼으로 빛을 발한다.
"영원히 깨지 않을 꿈 속에서 마주하는 악몽의 화신!"
기괴한 색의 하늘 아래로 퍼지는 기이한 스펙트럼의 빛에 유메, 크림, 유세이, 유마, 아스트랄과 더불어 뒤에서 지켜보는 친구들까지 기겁을 금치 못하고 말았다.
"그 치명적인 힘을 알현하여, 꿈의 세계로부터 느끼는 절망으로 각성하여라!!"
그 스펙트럼의 빛으로부터 구성되는 건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 같은 몽환정령과 몽환천사들의 것처럼 시작되는 육체의 구성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달랐다. 검은 금속으로 만들어지는 골격은 오른쪽 어깨에는 멀쩡하게 두 팔이 돋아났고, 왼쪽에는 하나는 멀쩡한 팔이, 하나는 어깻죽지 아래에서 날카롭게 절단되어있는 흔적이 보였다. 그 몸의 겉을 감싸는 백색의 무기질 물체도 더욱 볼륨감있는 여성의 흉부라던지, 아름다운 세공이 그려져있는 팔과 어깨의 갑주를 만들어내는 등, 몽환정령이나 몽환천사의 것보다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형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역시 사람의 것과 비슷한, 백색의 얼굴 조각과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두 갈래의 긴 머리가 늘어졌으며, 이는 검은 금속질의 척추 꼬리 아래까지 늘어져 내려갔다. 스펙트럼으로 빛나는 눈을 뜨는 그것의 가슴 중앙에도 스펙트럼으로 빛나는 보석이, 그리고 강하게 펼치는 훨씬 크고 아름다운 날개도 찬란한 스펙트럼 빛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상상을 초월하는 거체라는 점이었다. 엄청나게 거대하다고 느껴졌던 몽환천사들 다섯을 합친 것보다도 더욱 커다란, 그야말로 압도적인 거체를 자랑하며 스펙트럼의 눈동자를 굴리는 그 모습은 심히 공포스럽기 그지 없었다.
"릴리즈 소환!!!"
그 존재의 소환과 함께, 리아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은 분자로 분해되어 흩어졌고, 드러난 나체는... 마치 얼음이 녹는 것처럼 흐물거리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살갖 안으로 드러나는 것은 지금 소환된 그것과 같은, 하반신이 존재하지 않는 금속질의 뼈대와 녹아내린 살들이 뭉쳐서 만들어지는 백색의 갑주. 그녀 역시 오른팔은 두 개가 멀쩡히 달렸지만, 왼팔 하나는 금속 골격이 절단되어있는 형상으로 남아있었다. 착용하고 있던 듀얼 디스크는 왼팔이 변이되면서 일체화되었고, 스펙트럼의 빛까지 내뿜으며 완전히 하나가 되었음을 알렸다. 그녀의 얼굴도 창백한 백색으로 변하고, 그 눈동자도 아름다운 스펙트럼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도 세 개의 팔과 등에서 펼쳐지는 스펙트럼의 날개를 강하게 뻗으며 소리 높여 외친다!.
그 외침과 함께 판타즈마고리아의 온 몸에서 강한 충격파가 발산되었고, 이 충격파는 그 일대를 휩쓸며 건물을 부수고 무너뜨렸다. 유메, 유세이, 유마는 어떻게든 버티며 서있었는데... 그때, 친구들이 있던 근처의 건물이 충격파를 견디지 못해 파괴되었고, 그 건물들의 잔해가 추락하고는... 당황해하던 친구들을 그대로 덮치고 말았다.
"아, 안돼!!"
모두가 기겁해 비명을 질렀지만... 어찌하지도 못한 채 충격파가 잦아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 모두 망연해있는 사이에 충격파는 그치고, 그제야 모두 정신을 다잡고 리아를 다시 올려다볼 수 있었다.
"후후후... 모두 끝장내주겠다..!"
더 이상 그 목소리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날카로운 금속성이 섞인 괴성이 되었다. 외모도 그렇고 그야말로 괴물이나 다름없는 형상이었다. 이 충격적인 변화에 유마와 아스트랄, 유세이는 심하게 놀라고 말았다.
"대체 뭐야... 저 모습은!!"
<저게 저 여자의 진짜 모습이란 건가..?>
"저게 본모습이라는 건, 지금까지 소환한 몽환정령이나 몽환천사들은 본인의 마이너 카피였다는 건가..?"
유메는 이를 뿌득 갈았다. 설마 이런 상황에서 제노사이더, 자신의 분신을 소환할 줄이야...
"역시... 에스파다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착각이 아니었어.."
한쪽 하늘을 가려버리는 것처럼 거대한 판타즈마고리아의 등장에 유메 일행 모두가 굳어버린 가운데, 다시 여유를 되찾은 리아가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제 네 녀석들을 완전히 끝장내버릴 효과를 생각해볼까? 우선 배틀 페이즈 진입! 그리고 내 분신 [판타즈마고리아]의 효과로 몬스터를 공격할 경우, 대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자신의 공격력은 두 배로, 상대의 공격력은 절반으로 하는 효과를 가진다!"
"뭐야?"
그러자 리아의 필드에 나타난 판타즈마고리아의 카드에, 비어있는 효과칸에 룬 문자가 빼곡히 들어서며 효과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이걸 본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고, 크게 식겁한 크림이 삿대질까지 동원하며 따지고 들었다.
"뭐, 뭐야!? 사기냐? 사기를 치는 거냐?? 즉석에서 효과를 만들어버리는 건 뭔데?!"
"말했지? 이곳은 내 세계라고! 내 세계에서 내가 뭘하는 무슨 상관이겠어! 비록 내 능력의 한계 때문에 만드는 효과에도 정도가 있고, 한 번 정한 효과는 이 결투가 끝나기 전엔 바꾸거나 할 순 없지만... 그래도, 너희들을 쓸어버리는 데에는 모자람이 없지!"
그리고, 표독스러워진 눈매로 자신을 올려다보던 크림을 섬뜩하게 째려본다.
"말 나온 김에, 내게 가장 큰 고통을 안겨줬던 가증스런 네년부터 없애주마!"
"히긱!"
"그리고 효과를 하나 더 추가하지. [판타즈마고리아]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하면, 이어서 공격 선언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계속 되는 전투 파괴로 네 녀석들 모두에게 공격할 수 있게 된다는 거지!"
"그럴 수가..!"
궁극몽환신 판타즈마고리아 ATK/4000 → 8000
블러디아 기요티나 ATK/5000 → 2500
또 다시 효과 칸에 효과 하나가 추가되는 것을 보며 유마와 아스트랄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오른손 두 개를 서로 포개, 그 손에 거대한 스펙트럼 에너지를 끌어모으는 판타즈마고리아와 기이한 빛에 감싸여 공격력이 낮아져버린 크림. 울상이 되어버린 크림과 함께 유메도 큰 절망감을 느끼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거야...?"
폐허가 된 도시 한 가운데에 유메는 무릎을 꿇었다. 그야말로 어찌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 유메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건만 최후의 결과가 이렇다니.. 꿈 속이었음에도 지켜주지 못한 친구들 생각에 눈물이 났다.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이 상황 속에서 그녀가 내릴 수 있는 결단은...
절망 뿐이었다...
"무능한 나를 용서해줘..."
그와 동시에, 판타즈마고리아의 오른팔들이 앞으로 뻗어지며, 그 손에서 강렬한 스펙트럼의 파동을 발사했다. 목표는 울상이 되어버린 크림. 크림의 비명에 유메의 두 눈이 질끈 감긴...
그 순간이었다.
"아직 희망의 빛은 사라지지 않았어!"
"!"
유세이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사방으로 흩날리는 별빛이 눈에 들어왔다.
"[슈팅 스타]의 효과 발동! 자기 자신을 제외하는 것으로, 상대 몬스터의 공격을 무효로 할 수 있어! 스타 클러스터 베일(Star Cluster Veil)!!"
슈팅 스타가 희미하게 사라져가며 흩뿌린 짙은 성운이 일행의 필드를 감싸며 두터운 장벽을 만들었고, 판타즈마고리아의 스펙트럼의 파동은 이 성단의 빛을 뚫지 못하고 와해되고 말았다.
"뭐, 뭐야!?"
"그리고 엔드 페이즈에 다시 특수 소환할 수 있지. 이것으로 공격이 무효가 됐기 때문에, 전투 파괴를 트리거로 삼는 [판타즈마고리아]의 연속 공격은 불가능해진다. 이제 넌 공격권을 잃고, 턴을 넘길 수밖에 없어!"
궁극몽환신 판타즈마고리아 ATK/8000 → 4000
"...!!"
유세이의 선언에 리아의 얼굴이 또 다시 일그러졌고, 유메는 놀라움에 눈을 꿈뻑거렸다.
"유메 누나! 이제 다시 희망이 생긴 거야! 이 정도로 포기할 수는 없는 거잖아?"
"유마 군..."
"그리고, 우리들의 동료들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아. 친구들을, 동료들과의 유대를 믿어!"
"유세이 씨..."
둘의 이야기에 이어 이번엔 크림이 다가와 유메의 어깨를 꼭 잡아줬다. 미소를 지어주면서. 이에 유메는 가만히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지그시 감으며 바랐다. 친구들이 부디 무사하기를. 언제까지고... 함께 할 수 있기를.
그러자, 건물 잔해가 쌓여있던 곳에서 붉은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커다란 울음 소리도 들려오고 있었다. 이내 무너져내린 건물의 잔해가 폭발하듯 터져나가자, 그곳에는 유세이가 불러낸 붉은 용에게서 보호를 받는 모두의 친구들이 멀쩡히 살아있었다. 이를 본 유메 일행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고, 친구들도 모두 엄지를 세워주거나 손을 흔들며 무사하다는 것을 알렸다.
꿈의 세계에 절망은 없는 것이었다.
"이 자식들...!! 감히, 감히!!!!"
하지만 리아의 분개는 더욱 심해졌고, 그 얼굴에 미세하게 금이 갈 정도로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절단된 왼쪽팔을 고통스러운 듯 감싸쥐는 리아는, 자신을 향해 의연한 태도를 보이는 유메 일행을 보며 잔뜩 격노한 얼굴로 목소릴 높인다.
"그저 한 번 운 좋게 막아낸 걸로 기뻐하지 마라! 이제 내 모든 힘을 쏟아부어서 네 녀석들을 모조리 매장해버릴 테니까!! 메인 페이즈 2, [판타즈마고리아]의 새로운 효과!"
다시 나타난 판타즈마고리아의 카드에 세 번째 효과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한 턴에 한 번, 상대 필드의 몬스터를 전부 파괴하고, 제외한다!"
"뭐라고?"
이번엔 더욱 넓게 펼친 판타즈마고리아의 날개에서 스펙트럼의 빛이 광선이 되어 유메 일행의 필드를 뒤덮어버렸다. 울상이 되어 도망치려던 크림과 있는 힘껏 막으려던 호프도 결국 휩쓸리며 파괴되고 말았고, 그 여파에 유메 일행 셋 모두 뒤로 상당히 밀려나고 말았다. 그러는 와중에 판타즈마고리아는 새로운 효과를 새겨넣는다.
"그리고, 게임에서 제외되어있는 카드를 모두, 원래 주인의 덱의 맨 아래에 순서대로 되돌릴 수 있다! 이걸로 [슈팅 스타 드래곤]도 다시 필드로 돌아올 수 없어!"
이번엔 광선이 아닌 사방으로 퍼뜨리는 스펙트럼의 빛을 발하는 판타즈마고리아. 눈이 아플 정도로 기괴한 빛에 유메 일행과 친구들 모두 눈을 가려버렸고, 제외되어있는 카드들이 모두 덱이나 엑스트라 덱으로 다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큭...!"
유세이가 가장 난처해하는 얼굴이 되었다. 리아도 자신의 제외된 카드들을 덱의 맨 아래에 끼워넣으며, 또 다시 카드에 효과를 기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턴 종료시, 이번 턴동안 상대 필드에서 파괴된 몬스터 한 장당, 1000의 대미지를 줄 수 있다! 파괴된 몬스터는 [블러디아 기요티나]와 [CNo.39 희망황 호프 레이 빅토리] 두 장! 즉, 네 녀석들 전부에게 2000 포인트의 대미지를 준다!!"
판타즈마고리아가 세 개의 팔을 동시에 앞으로 강하게 내지르자, 또 다시 강력한 충격파가 발생하며 유메 일행을 덮쳤다.
"으아아앗!!"
유마 LP 2800 → 800
유세이 LP 2900 → 900
유메 LP 3400 → 1400
셋 모두 강한 충격파에 나가 떨어지며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사방으로 부서진 건물들의 잔해가 마치 종잇장처럼 흩날리며 또 다시 친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날아들며 위협을 했지만... 모두의 강한 믿음이 담긴 눈빛이 향하자, 또 다시 붉은 용의 빛이 강하게 퍼졌다.
콰과광!!
그리고, 커다란 그림자들이 나타나 날아오는 잔해들을 쳐부수기 시작했다. 잭의 레드 데몬즈 드래곤과 크로우의 블랙 페더 드래곤이, 카이토의 갤럭시 아이즈 포톤 드래곤과 료가의 샤크 드레이크가, 아키야마의 블러디 아이즈와 동찬의 가론까지 실체화하여 잔해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그들도 굳건한 믿음의 눈빛을 유메 일행에게 보내주었다.
"역시.. 모두 괜찮을 줄 알았다니까!"
유마의 말처럼 유메 일행 모두 친구들의 믿음을 받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리아는 이런 신파극은 가볍게 코웃음을 쳐줄 뿐이었다.
"흥! 그런 꼴을 보여봤자 헛수고다! 이제 모든 걸 끝낼 클라이맥스!! [되살아나는 악몽]의 또 다른 효과! 이번 턴에 효과 대미지가 발생했을 경우, 발생한 대미지 수치보다 낮은 수치의 라이프가 남은 플레이어의 다음 턴을 스킵한다!"
이번엔 되살아나는 악몽 카드에 추가로 효과가 쓰여지는 걸 보고 유메 일행은 경악하고 말았다. 유메 일행 모두 이번에 발생한 대미지인 2000보다 라이프가 적게 남았으니, 모조리 턴이 스킵되어버린다는 뜻이었기에...
"말도 안 돼! 아무말 대잔치냐? 사기 효과 좀 작작 써!!"
유마의 처절한 외침과 망연한 표정의 유세이의 시선을 받으며, 리아는 그저 사악한 미소로 답해주며 다시 카드를 드로우한다. 그리고 그 카드에 또 다시 새로운 효과를 써내려가며, 곧장 발동하기까지 한다.
"마법 카드 [나이트메어 블레스] 발동! 내 필드의 몽환 몬스터를 하나 대상으로 해서 발동하지! 선택한 몬스터가 전투로 3000 이상의 대미지를 주면, 그 수치의 절반만큼의 효과 대미지를 상대에게 가한다!"
즉, 누구라도 다이렉트 어택을 맞아 4000의 대미지를 받게 되면, 그 절반인 2000의 대미지를 또 다시 일행 모두가 받게 되니... 패배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금빛의 머리카락과 스펙트럼 빛의 날개와 달리 기괴한 무채색의 빛이 판타즈마고리아의 세 팔을 휘감았고, 리아와 같은,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유메 일행을 향해 다시금 팔을 뻗어 공격을 준비한다.
"이제 끝이다. 영원히 꿈 속에 파묻혀 사라져버려라! [판타즈마고리아]의 다이렉트 어택!!!!"
리아의 두 눈동자의 스펙트럼이 강하게 빛을 발함과 동시에, 거대한 판타즈마고리아도 움직이며 자신의 빛을 더욱 강하게 발산한다. 머리카락의 금빛과 눈과 날개의 스펙트럼 빛, 그리고 나이트메어 블레스의 짙은 회색빛이 강하게 요동치며, 세 개의 팔이 하나로 만들어내는 거대한 에너지 구체로 모여들었다.
이번에야말로 유세이와 유마의 얼굴에 절망감이 서렸다. 이제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는 완벽하게 절망적인 상황에서...
유메는 이를 꾹 깨물었다.
[BGM Start]
『Lucid Dream』
by.EastNewSound
"... 그래, 이건 꿈이야."
"엣?"
갑자기 중얼거리며 앞으로 걸어나가는 유메를 보고 놀라는 유세이와 유마, 아스트랄. 그런데 앞으로 나서는 유메의 머리카락이 은은한 붉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두 눈을 반짝 뜨는 유메의 눈동자도 맑은 붉은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기괴한 색으로 물든 세계에서 자신의 색을 보이는 유메의 모습을 보며 유세이와 유마의 얼굴에 서서히 놀라움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멍청하긴, 이 세계는 너희들을 꿈을 재료로 내가 만들어낸 세계! 이곳에서 나보다도 더 꿈을 잘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마지막까지 착각에 빠져버리며 사라지는 꼴이 가엾기만 하구나!"
이런 유메를 향해, 리아가 오른팔 두 개를 동시에 내지르며 목소릴 높인다.
"자, 사라져라!"
그와 함께 세 개의 팔로 만들어낸 에너지 구체를 유메를 향해 강하게 쏘아보내는 판타즈마고리아. 그 일대를 완전히 뒤덮고도 남을 만한 거대한 에너지 구체가 날아오는 것을 보며 모두가 눈을 질끈 감은 그 순간, 유메는 미소년 기사단 트럼페터였'던' 카드를 들어 올렸다!
"[좌절천사 오티엘]의 효과 발동! 상대 몬스터의 공격 선언시 자신을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하고, 상대의 공격을 한 번만 무효로 한다!"
유메가 두 팔을 앞으로 뻗자, 그 품 안에서 생겨난 작은 빛무리가 하늘로 포르르 날아올랐다. 그 빛무리에서 형성되는 것은 백색의 드레스에 조그만 날개를 가진 오렌지빛 트윈테일 머리를 가진 귀여운 천사 소녀였다. 공중에서 팽그르르 돌며 귀엽게 포즈를 취해보인 오티엘은 윙크까지도 지어주고는, 그대로 앞을 봤는데...
*좌절천사 오티엘. 빛 속성. ★2. 천사족. ATK/ 100 DEF/ 100.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에너지 구체를 보고 말았다. 잠시 사고가 정지된 오티엘이 멍하니 있다가... 이내 사태를 파악한 듯, 얼굴에 순식간에 공포가 들어차고 말았다.
"으웃.. 흐읏..! 흐아아아아아앙!!"
그리고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온 몸을 웅크리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고... 그 울음은 메아리치며 꿈의 세계에 퍼졌다. 그리고, 그 울음으로 인해 유메 일행을 향해 날아가던 에너지 구체는 그대로 공중에서 폭발해버리며 와해되고 말았다!
콰아아앙-!!
"에엑!?"
공중에서 터지며 또 다시 엄청난 충격파가 발생했지만, 오티엘의 가호가 있기에 이번에는 모두에게 가는 피해는 없었다. 폭연이 사라지는 곳에서 리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의연한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유메의 모습이었다.
"이이... 이이이잇...!!!!"
눈에 핏발을 세우고 얼굴을 한껏 일그러뜨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분노에 사로잡혀버린 리아를 상대로도 유메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겁에 질려 펑펑 울면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오티엘을 포근하게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며 달래는 여유를 보이기까지 했다.
"이것이 우리의 꿈이야. 우리는 우리의 꿈 속에서 절대로 지지 않을 거야! 이건 악몽이 아닌, 아침에 일어나서 즐겁게 기억해볼 수 있는 그런 꿈이 될 거라고!"
유메의 강한 결의가 담긴 말에 유세이도 유마도, 그들의 기억으로 투영된 동료들 모두 싱긋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닥쳐!! 닥치라고!!! 여긴 내가 만든 세계라니까!!! 메인 페이즈 2, [판타즈마고리아]의 효과 발동! 상대 몬스터를 전부 파괴해 제외한다! [좌절천사 오티엘]이 파괴되면 엔드 페이즈에 1000의 대미지가 들어가니, 두 녀석은 패배를 피하지 못해!!"
게다가 되살아나는 악몽의 효과로 유메조차도 라이프가 1000보다 적게 남게 되니, 다음 턴이 스킵되고 말 것이었다. 하지만 유메는 다시금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그녀의 손에 들렸던 나머지 카드, 싱어 송 라이터 I♡YOU의 카드도 변화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나 역시 새로이 꿈을 꾸면 될 일! 우리들의 꿈은 너 같은 녀석에게 빼앗기지 않아!!"
그리고 변환된 카드를 당당하게 듀얼 디스크에 세팅한다!
"[스피릿 오브 세이비어]의 효과 발동! 이 카드랑 패의 카드 한 장을 묘지에 보내는 것으로, 이번 턴동안 내 필드의 몬스터는 상대의 카드 효과를 받지 않아! 패에서 [아크 비숍]을 묘지에 보낸다!"
판타즈마고리아가 다시금 날개를 펼치며 유메 일행의 필드를 향해 스펙트럼의 광선을 광역으로 뿌렸다. 겁먹은 오티엘이 유메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또 울음을 터뜨렸지만, 이번엔 유메가 불러낸 스피릿 오브 세이비어가 앞으로 나섰다. 하늘거리는 시스루 드레스를 입은 은빛 머리의 여신은 자신을 따라 필드로 나타난 아크 비숍에게 축복을 내려주었다. 아크 비숍이 그녀의 힘을 받아 석장을 세우며 강한 기도를 올려 강한 결계를 펼쳐냈고, 또 다시 판타즈마고리아의 공격을 공중에서 격추시켜 막아냈다.
"크으읏!!!"
임무를 완수한 스피릿 오브 세이비어와 아크 비숍은 유메 일행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사라졌고, 그제야 오티엘도 고개를 빼꼼 내밀며 안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제야 환하게 웃는 오티엘을 보며 역시 따뜻하게 웃는 유메와 모두들.
그리고, 리아는 모든 공격이 막혀버리자 평정심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다.
"대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째서 내 꿈 속에서 저럴 수가 있는 건데...!! 이건 사기야! 사기라고!!!!"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큰 당혹감이 서린 리아의 태도에 유마가 잔뜩 뾰로통해진 얼굴로 따지고 들었다.
"누가 할 소릴 하고 있어! 아주 그냥 지 멋대로 카드를 찍어내면서 초딩처럼 듀얼한 게 누군데!!"
<유마, 흥분은 그만 해둬. 이제 우리 턴이니까.>
아스트랄의 말에 퍼뜩 정신차린 유마의 얼굴에 다시 웃음이 돌아왔다. 뒤돌아보는 유마와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 유세이와 눈을 마주치는 유메.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함께 싸웠던 이 순간, 절대 잊지 못할 거야!"
먼저 말을 꺼낸 유마가 자신의 차례를 맞아 카드를 드로우한다. 드로우한 카드를 확인한 유마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유메를 바라본다.
"유메 누나! 누나도 캇토빙이야! [무지개 크리보]를 소환하고 턴 종료!"
"크리크리~"
*무지개 크리보. 빛 속성. ★1. 악마족. ATK/ 100 DEF/ 100.
머리의 장식이나 몸 전체의 컬러링이 무지개의 색을 띄는, 동그라니 귀여운 모습의 몬스터가 나타났다. 그 귀여운 모습에 혹한 오티엘이 꼬옥 끌어 안아주기까지. 무지개 크리보를 소환한 유마는 말 없이 유세이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힘들게 지켜낸 세계이니만큼, 아주 소중한 곳이 되겠지."
역시 카드를 드로우한 유세이는 씨익 웃으며 유메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었다.
"우리들의 유대, 절대로 헛되지 않을 거라는 걸 믿어. [스타더스트 샤오롱]을 소환하고 턴 종료!"
"뀨아~"
*스타더스트 샤오롱. 빛 속성. ★1. 드래곤족. ATK/ 100 DEF/ 100.
유세이가 불러낸 것은 스타더스트 드래곤의 머리 모양과 같은 머리를 가진 작은 동양풍의 용이었다. 작다곤 해도 오티엘을 둥글게 감싸고도 여유롭게 공간이 남을 정도로, 사람보다는 확실하게 크긴 했지만. 어쨌든, 오티엘과 무지개 크리보를 감싸는 그 포근함에 오티엘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 그래, 모두와 함께 했기에 의미가 있는 거야. 더 이상 한 개인의 꿈이 아닌, 모두의 꿈이 됐으니까."
자신을 바라보는 유세이의 마음을 받아, 이번엔 유메가 카드를 드로우한다. 이런 이들을 내려다보는 리아의 얼굴에 당혹감이 깃들었다. 설마, 아닐 거라는 마음을 품고 그들을 내려다보는 리아였지만... 눈을 강하게 부릅 뜨는 유메에게서 느껴지는 업의 기운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유메의 선언에 세 몬스터는 밝은 금빛의 빛줄기가 되어 땅에 자그마한 이중원을 그렸다. 그 원 안에서 열리는 신비한 빛의 이계통로는 기괴한 색으로 물든 꿈의 세계에서 열리는 희망의 문이 되었다.
"시공의 소녀 기사여, 이 자리로 그 모습을 보여 모두의 삶에 대한 강한 염원을 드러내어라! 릴리즈 소환!!"
통로에서 퍼져나오는 찬란한 빛을 받으며, SD 형상을 한 귀여운 꼬마 소녀가 서서히 솟아 올라왔다. 근엄한 자세로 조그만 대검을 잡고 있던 소녀 기사는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곤, 강하게 콧김을 내뿜으며 미소를 지었다. 뭔가, 자신이 필요하다는 듯한 느낌으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느낌이었다.
"[소녀 나이트 슈링]!"
*소녀 나이트 슈링. 빛 속성. ★1. 전사족. ATK/ 300 DEF/ 200.
비록 공격력은 약한 몬스터였지만,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염원의 기운은 어마어마했다. 유마와 유세이, 그리고 유메의 작은 마음이 하나로 뭉친 소녀의 존재감은 절대로 작은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검을 바닥에 쿵 내려찍으며 효과를 발동한다!
"[슈링]의 효과! 한 턴에 한 번 패를 한 장 버리고, 묘지에서 몬스터 한 장의 효과를 무효로 하고 특수 소환한다!"
유메는 남은 두 장의 카드 중 하나, 얼론 워리어를 묘지에 보내고, 묘지에서 꺼내드는 한 장의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세팅했다. 슈링이 칼을 내려 찍으며 열어낸 통로를 통해 다시 나타나는 그녀는 당연히!
"[크림즌 익스큐셔너]를 특수 소환!"
"얏호~ 난 멀쩡하다구~!"
게임에서 제외됐다가 덱으로 되돌아간 건 어디까지나 블러디아 기요티나였기 때문에, 크림은 이렇게 멀쩡히 다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재등장에 리아의 얼굴에는 커다란 공포가 서렸다. 이 흐름대로라면 앞으로 유메가 할 행동은...
"크림쨩."
"유메쨩!"
두 소녀의 눈이 마주치며, 깊고 그윽한 마음을 서로 나누었다. 꿈 속이었더라도 이어지는 둘의 인연이, 이번에도 커다란 힘으로 발현될 것이니!
"공격력 2500인 [크림즌 익스큐셔너]와 공격력 300인 [소녀 나이트 슈링]의 힘을 해방! Vindictus!!"
크림과 슈링이 함께 힘을 내자, 슈링은 그 자체가 붉은 빛으로 산화되었고, 크림의 몸에서도 붉은 기운이 하늘로 솟아 올라가며 커다란 이중원을 그려냈다. 그리고 그려지는 소환의 문양과 KARMA REALIZE 룬 문자. 유메는 땋은 머리를 고정하던 끈을 풀어 헤치며, 영창을 시작한다.
"기억을 품에 안고 싸우는 우리는... 그 업으로써, 더욱 확고하고 선명한 기억이 되어 하나될지니!"
유메의 영창이 시작되니, 크림은 다시금 두 발을 모아 붉은 궤적과 함께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허공에 아름다운 붉은 궤적이 수놓아지며, 기이한 빛의 세계를 한순간이나마 원래의 색으로 바꾸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 마음을 해방하며 싸워나가자!!"
크림이 소환진을 통과하며 새로운 디자인의 은빛 갑주와 매우 길게 휘날리는 붉은 머플러를 목에 두르게 되면서, 그와 동시에 유메는 풀어 헤친 머리카락이 강하게 흩날리고, 그 눈동자는 크림의 것처럼 동공이 날카로워지며 크림의 눈동자와 같은 모양이 되었다.
"링크드 카르마 리얼라이즈(LINKED KARMA REALIZE)!!!"
크림의 두 손에 긴 사슬로 이어진 거대한 붉은 칼날이 쥐어지며 소환진을 완전히 통과하는 순간, 유메의 눈동자와 크림의 눈동자가 동시에 붉은 빛을 반짝였다. 이에 리아는 물론 그 분신인 판타즈마고리아마저 커다란 두려움에 휩싸인 표정이 되었다.
"가는 거야! [루비라이트 리버레이터]!!"
"오오옷~!!"
*루비라이트 리버레이터. 화염 속성. ★7. 악마족. ATK/2800 DEF/2000.
요란한 기합과 함께 필드로 내려온 크림의 커다란 칼날이 리아를 향해 겨눠진다. 두려움에 떨던 리아였지만 새롭게 나온 크림의 모습에 오기를 부리며 언성을 높인다.
"그, 그래봤자 공격력이 낮으면 아무 소용 없어!"
물론 리아의 오기에 크림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콧방귀를 팽 뀌어주었지만 말이다. 유메는 패에 남아있는 한 장의 카드를 듀얼 디스크에 세팅한다.
"마법 카드, [탐욕의 항아리]를 발동! 그리고, 이 마법 카드의 발동에 대해 크림쨩의 효과 발동!"
키잉!!
크림이 두 사슬칼날을 맞부딪치며 날카로운 파공음을 만들어냈다. 이에 괴로워하며 귀를 막는 리아와 판타즈마고리아의 몸에 균열이 서서히 생기기 시작했다.
"필드의 앞면 표시의 카드 효과를 전부 무효로 해 묘지에 보내고, 그 한 장당 크림쨩의 공격력을 700 올린다!"
"[탐욕의 항아리], [되살아나는 악몽], 그리고 [판타즘 월드]까지 묘지로 보내겠어! 비록 [판타즘 월드]의 효과는 이미 무효가 되어있어서 공격력은 두 장만큼인 1400만 오르지만, 그걸로도 충분하지롱~"
"뭐얏!?"
크림의 설명이 이어지자 크게 당황하는 리아. 크림이 만들어내는 음파에 그녀의 필드에 있던 두 장의 카드들이 모두 산산조각나며 소멸해버렸고, 그 여파로 그녀의 몸을 이루는 갑주에 균열이 더욱 심해졌다. 게다가 그녀가 만든 융합된 꿈의 세계가 흔들리면서 분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기까지 하는 등, 그야말로 싸움의 종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루비라이트 리버레이터 ATK/2800 → 4200
"그, 그래도 내게 들어오는 대미지는 200! 아직 라이프가 남..."
"[루비라이트 리버레이터] 크림쨩은 전투로 몬스터를 파괴하면 연속 공격이 가능해! 네가 그토록 바라던 그 효과란 말이지?"
유메가 알려준 효과를 듣게 된 리아의 얼굴에 망연감이 담기고 말았다. 지금껏 유메 일행을 농락하며 그들의 망연한 표정을 즐겼던 그 자신이 말이다.
"간다! 크림쨩!"
"오케이!"
유세이와 유마, 그리고 뒤에서 자신을 지켜봐주는 모두의 친구들에게 응원을 들으며, 유메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고, 크림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두 발을 모아 붉은 궤적을 그리며 크림이 하늘을 가로질러갈 때마다, 폐허가 된 도시 곳곳에서 다른 사람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유세이와 유마, 그리고 유메가 지금껏 만나며 관계를 가지고 인연을 나누었던 사람들이 속속들이 나타나며 유메의 마지막 일격을 응원한다. 사방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혼란스러워하던 리아는 끝내, 정신을 놓아버린 듯 세 개의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어버린다.
"체인 블레이드 - 크로스 슬라이스(Chain Blade - Cross Slice)!!!!"
거대한 칼날을 허공에 띄워 사슬을 이용해 빠르게 회전시키던 크림의 몸이 크게 회전하며, 그 거대한 칼날을 그대로 판타즈마고리아를 향해 투척했다. 막으려는 시도를 할 여유도 없이 빠르게 날아간 칼날은 그대로 판타즈마고리아의 가슴에 박힌 스펙트럼의 수정과 왼쪽 눈을 찍어 깨트려버렸다.
파킹-!
"끼야아아악!!!!"
그 상처는 그대로 리아에게도 전이되어, 그녀의 가슴팍에 박혀있던 수정과 그 왼쪽눈이 파괴되는 고통 속에서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그럼에도 리아는 계속해서 자신의 뜻대로 바뀌지 않는 주변 풍경을 보며 망연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 세계가... 내 세계가...!!"
고통 속에서 최후까지 몸부림치며 꿈의 세계를 붙잡으려는 리아였지만... 그녀를 바라보던 유메가 마지막으로, 목소리 높여 일갈한다.
"우리들의 세계에서 썩 꺼져버려!!"
그 일갈과 동시에 크림의 공격을 받은 판타즈마고리아의 상처의 균열로부터 스펙트럼의 빛이 터져나왔고,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한 판타즈마고리아는 거대한 스펙트럼 빛깔의 폭발을 일으켰다.
"으아아아아아아-!!!"
리아 LP 500 → 0
[Yusei, Yuma, Yume WIN!!]
거대한 폭발에 휘말려 리아는 사라졌고, 그와 함께 세계를 물들였던 기괴한 빛깔도 사라지며, 이전의 그 색으로 되돌아왔다. 부서졌던 건물들도 원래대로 돌아갔고, 그렇게 도시는 세 개의 도시가 융합되어있던 그 형태로 다시 복구되었다.
"...... 이겼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도시를 한참이나 둘러보던 유메의 한 마디에, 유세이는 미소를, 유마는 기뻐 날뛰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기뻐하는 이들을 환한 미소로 돌아보는 유메가 폴짝이며 그들에게 다가갔고, 힘있게 한쪽 손을 내밀었다. 유세이와 유마는 그런 유메의 손을 향해 자신의 손을 내밀어, 힘찬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으로 듀얼의 마지막을 장식해주었다.
"진짜 엄청난 녀석이었어..."
<그래도 유마였기에 망정이지, 다른 이들이었으면 버티기도 힘들었을 거야."
"으헤헤.. 꿈속이지만 아스트랄의 칭찬을 들으니까 괜히 뿌듯한 걸?"
<저 바보는 꼬마는 또 좋다고 저런다~>
실실 웃으며 만담을 즐기는 둘을 보던 크림의 농담 섞인 핀잔에, 유메와 유세이도 피식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럼 유세이 씨, 유마 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조심스러운 유메의 물음에 유마나 유세이나 그 얼굴에 씁쓸한 기운이 담겼다.
"앞으로 만날 일은 없겠지. 보아하니 사는 세계 자체가 다른 것 같으니."
"정말, 형 누나들 만나서 뭔가 굉장히 좋았는데 이렇게 헤어지다니... 정말 아쉽네."
그러자, 갑자기 세 사람이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건물들도 희미하게 세 갈래로 갈라지려는 것을 보니, 리아가 사라졌기에 꿈의 세계도 다시 분리되려는 모양이었다. 결국 찾아오게 된 이별의 순간이 아쉬웠지만, 유메와 크림은 미소를 지으며 멀어져가는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준다.
"그래도, 평생 잊지 않을 거야!"
<우리가 함께 싸웠던 사실만은 우리의 업으로써 반드시 남을 테니깐!>
유세이도, 유마와 아스트랄도 손을 흔들어주며 점점 멀어져갔다. 마지막으로 목소리가 닿지 않을 정도까지 그들이 멀어졌음을 느꼈을 때...
유메는 눈을 퍼뜩 떴다.
"......?"
눈 앞에 보이는 방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던 유메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왠지 굉장히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피로가 누적된 것인지 잠을 잘못 잔 것인지...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유메는 정신이 아득한 느낌만 들었다.
"꿈인가...?"
<유메쨩, 굿모닝~>
<잘 잤나.>
주변을 둘러보던 유메에게 크림과 베히모가 다가왔다. 눈을 꿈뻑이며 둘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는 유메가 의아한 크림이 손을 흔들며 유메의 상태를 살핀다.
<유메쨩, 왜 그래? 정신을 영 못차리네..?>
"아... 뭐, 그냥..."
유메는 골똘히 생각해봤다. 뭔가 굉장한 꿈을 꿨던 것 같았지만...
"... 그냥, 좀 이상한 꿈을 꿨어."
<이상한 꿈?>
"뭔가 듀얼을 하고 그랬는데, 릴리즈 소환이 아닌 이상한 소환을 막 하는 사람도 나왔고 그런..."
.
..
...
꿈은 늘 그렇듯, 잊혀지기 마련이다.
잭과 크로우는 모처럼 늦잠을 잔데다 이상한 꿈을 꿨다며 중얼거리는 유세이를 보며 오랜만에 놀리기에 바빴고, 해먹에서 떨어지면서 잠에서 깬 유마도 아스트랄에게 요란하게 설명을 하지만 두서없고 희미한 기억을 과장하며 설명하는 그 말에 아스트랄은 딱히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이렇기에, 꿈은 언젠가 잊혀지고 마는 그런 것이다.
.. 하지만, 꿈이 있기에 사람들은 언제고 살아간다.
깨어있을 때와 잠들어있을 때의 꿈. 이러한 꿈들이 있다는 것은 그에게 많은 희망이, 많은 미래가 감춰져있다는 것이니까.
이 소중한 꿈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기에...
꿈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리라.
...
[BGM Start]
『True』
from.Silent Hill
"흐억... 허억..."
사방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 그 한 가운데에, 작은 파편쪼가리 같은 새하얀 조각배에 몸을 맡긴 리아가 있었다. 몸은 완전히 만신창이였다. 갑주들은 균열도 심하고 떨어져나간 부분도 많았던데다, 가슴에 있던 수정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있었다. 등에 흔적만 남은 듯 갸날프게 반짝이는 스펙트럼의 날개는 얼마 안 가 꺼져버릴 것만 같았다. 얼굴에도 균열이 심했고, 왼쪽눈은 커다란 상처로 유리구슬처럼 깨져버리며 소실되었다. 그녀는 남은 오른쪽 눈에서 흘리는 눈물과 함께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 작은 공간을 힘겹게 기어다녔다.
"그래도.. 살았어... 꿈 속이라는 인식 때문에 날 정화할 생각은 못 했나보네... 흐윽.."
오른팔 하나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지 삐걱거리며 덜렁거리는 것이, 떨어져나가버릴 것만 같은 고통까지 밀려왔다. 남은 오른팔과 왼팔만으로 몸을 일으켜세우려는 리아는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견디며 이를 꽉 깨물었다.
"크흑... 시, 시간이 필요해... 다시금 꿈을 모아 힘을 회복하고 강해져서... 다시, 다시 재기하는 거야... 다음번엔 반드시...!"
"안됐지만 다음은 없습니다."
"!!"
갑자기 들려온 어느 남자의 목소리에 리아의 얼굴에 다시 공포감이 서렸다. 이전에 유메 일행과 듀얼할 때도 보여준 적 없었던 커다란 공포심에 사로잡힌 얼굴. 그 원인은 아주 오랜 옛날에 들었던 그 목소리 때문이었다. 그 목소리를 듣자... 견딜만 했던, 잘려나간 왼팔의 상처로부터 느껴지던 고통이 갑자기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고통과 두려움에 떨며 고개를 돌린 리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조각배 한쪽에 다리를 꼬고 앉은 초록색 머리의 남자...
"흐아아.. 아아...!! 너... 너, 다 다.... 다이스 룰러...!?"
다이스 룰러였다.
"절 잊지 않으셨군요. 뭐, 그 왼팔의 상처만 보면 기억날 테니 잊고 싶어도 못잊었겠지만."
여유롭게 미소지으며 조롱하는 다이스 룰러를 보자, 리아의 얼굴은 그 어떤 때보다도 커다란 공포에 휩싸이고 말았다. 남은 힘을 다해 두 팔을 휘적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리아를 보며 배시시 미소짓는 다이스 룰러.
"어떻게, 어떻게 여길 찾아온 거야..? 어떻게!!"
"하하하, 제가 누군지 잊었나요? 제가 누굽니까. 정신 분야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싱글벙글 웃으며 이야기하던 그의 목소리가 일순 싸늘해졌다.
"[에스파다 에스퍼 다이스 룰러] 아닙니까."
"...!!"
"당신이 어디로 숨었는지 찾기 정말 힘들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하필이면 당신이 찾아왔던 호시노 유메 말입니다, 그 아가씨는 저희가 항상 지켜보던 인간이었거든요. 간밤에 그녀에게서 이상한 기운이 감지돼 잘 살펴봤더니만..."
그리고 날카롭게 눈을 치켜뜨는 그와 눈을 마주치자, 리아는 온 몸이 프레스기에 압착되는 것 같은 기운에 그대로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덕분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군요. 아직도 저희를 도와줄 생각은 없으신 겁니까?"
"흐흑... 다, 당장... 당장 나가! 내 세계야... 여긴 마지막으로 남은 내 꿈의 세계라구...!! 당장, 당장 나가!!"
눈물 콧물까지 짜내며, 유메가 그랬던 것처럼 일갈하는 리아를 보는 다이스 룰러는 이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끝내 저희를 돕겠다는 선택은 하지 않으시는군요. 뭐, 어차피 이 지경이 된 당신에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요."
"뭐.. 라고..?"
조각배 끝에 앉아있던 그가 자리에서 일어서 걸음을 걷기 시작하자, 새하얀 조각배가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에 기겁하는 리아.
"어차피 당신의 능력을 습득하는건 끝냈으니... 당신이 쌓아온 업이나 챙겨야겠군요. 그러니 이제 편히 쉬세요."
"아아... 내 세계가...!"
눈물을 짜내는 리아의 얼굴을 손으로 콱 붙잡은 다이스 룰러. 그가 걸어오는 동안, 조각배는 이미 초록색으로 완전히 바뀐 상태였다.
"정화되십시오."
초록색의 작은 조각배는 그저, 검은 공간을 유유히 가로질러 나아가고만 있었다.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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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아주아주 긴 글, 읽어주시느라 정말정말정말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스트로베리 시드입니다.
이번에는 100화 특집이라는 느낌으로, 극장판 같은 느낌으로 KARMA 외전을 들고 왔습니다... 하하.
사실 100화 특집으로 할 예정은 없었지만... 작중 시점이 딱 이 때 즈음이기도 하고, 100화를 달성했으니 뭔가 하긴 해야겠다 싶어서... 과감히 올려봅니다. (...)
극장판 같은 느낌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이 작품은 유희왕 5D's 극장판, '시공을 초월한 유대'를 모티프로 한 작품입니다. 유우기와 쥬다이, 유세이였던 것이 유세이와 유마, 유메로 바뀐 것이죠.
게다가 듀얼로그가 썰렁했던 패러독스가 아쉬웠기에, 리아는 진짜 미친듯이 치고받고 싸우도록 해봤답니다.
ps2 - 꿈이라는 특성 때문에 듀얼이 뭔가 룰과 매너를 분쇄☆해버린 격이 되었지만, 깊이 생각하지 말아주시고 그냥 원래 저 효과고 저 카드였다...고 생각하고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
ps3 - 수정판입니다. 사실상 거의 바뀐 건 없지만 대사 같은 곳 약간 수정하고, BGM 추가 작업을 거쳤습니다. 너무 뒤로 밀려서 은근슬쩍 재업합니다.. 용서를; (...)
-오리카 목록-
*댄싱 싱잉 포츈. 속공 마법.
이 카드명의 효과는 1턴에 1번밖에 발동할 수 없다. ①: 패 / 덱에서 "포츈 댄서 무희" 또는 "포츈 싱어 가희" 1장을 특수 소환할 수 있다.
-[가희]가 노래를 부르고 그에 맞춰 [무희]가 춤을 추고 있는, 아름다운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스피릿 오브 세이비어. 빛 속성. ★8.
[천사족 / 효과]
①: 상대 카드 효과가 발동했을 경우, 패의 이 카드와 "스피릿 오브 세이비어" 이외의 패의 카드 1장을 묘지에 보내고 발동할 수 있다. 턴 종료시까지, 자신 필드의 몬스터는 상대 카드의 효과를 받지 않는다.
ATK/1000 DEF/1000
*판타즘 월드. 필드 마법.
①: 이하의 효과 중 1개를 선택하고 발동할 수 있다. ●"몽환" 몬스터가 릴리즈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그 릴리즈 소환에 사용된 몬스터를 자신 필드로 특수 소환한다. ●"몽환" 몬스터가 싱크로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그 싱크로 소환에 사용된 몬스터를 자신 필드로 특수 소환한다. ●"몽환" 몬스터가 엑시즈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그 엑시즈 소재 몬스터를 자신 필드 위로 특수 소환한다. ②: 필드 존의 이 카드는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여러 세계가 하나로 융합되어있는 기이한 형상의 세계입니다.
*몽환정령 렘. 어둠 속성. ★4.
[악마족 / 효과]
①: 이 카드가 일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패에서 "몽환정령 논 렘" 1장을 특수 소환할 수 있다. ②: 이 카드가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이하의 효과 중 1개를 선택하고 발동할 수 있다. ●이 카드의 공격력 / 수비력을 뒤바꾼다. ●이 카드는 튜너로 취급한다. ●이 카드의 레벨은 8이 된다.
ATK/1900 DEF/1100
*몽환정령 논 렘. 어둠 속성. ★4.
[악마족 / 효과]
①: 이 카드가 일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패에서 "몽환정령 렘" 1장을 특수 소환할 수 있다. ②: 이 카드가 특수 소환에 성공했을 경우, 이하의 효과 중 1개를 선택하고 발동할 수 있다. ●이 카드의 공격력 / 수비력을 뒤바꾼다. ●이 카드는 튜너로 취급한다. ●이 카드의 레벨은 8이 된다.
ATK/1900 DEF/1100
*몽환천사 드림. 어둠 속성. ★8.
[악마족 / 릴리즈 / 효과]
"몽환" 몬스터 2장
①: 이 카드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대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몬스터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②: 자신 몬스터 존에 레벨 / 랭크가 8인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이 카드는 전투 /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③: 이 카드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경우, 상대에게 800 대미지를 준다.
ATK/3000 DEF/3000
*몽환천사 레브. 어둠 속성. ★8.
[악마족 / 싱크로 / 효과]
"몽환" 튜너 + 튜너 이외의 "몽환" 몬스터 1장
①: 이 카드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대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함정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②: 자신 몬스터 존에 랭크 / 소울이 8인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이 카드는 전투 /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③: 이 카드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경우, 자신 LP를 800 회복한다.
ATK/3000 DEF/3000
*몽환천사 소냐. 어둠 속성. ★8.
[악마족 / 엑시즈 / 효과]
레벨 8 "몽환" 몬스터 × 2
①: 이 카드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대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마법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②: 자신 몬스터 존에 소울 / 레벨이 8인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이 카드는 전투 /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③: 이 카드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경우, 카드 1장을 드로우한다.
ATK/3000 DEF/3000
*몽환천사 솜니움. 어둠 속성. ★8.
[악마족 / 의식 / 효과]
"판타즘 리추얼"에 의해 의식 소환. ①: 이 카드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대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패 또는 묘지에서 카드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②: 자신 몬스터 존에 소울이 8인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이 카드는 전투 /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③: 1턴에 1번, 상대 몬스터의 공격 선언시에 발동할 수 있다. 그 공격을 무효로 한다.
ATK/3000 DEF/3000
*몽환천사 트라움. 어둠 속성. ★8.
[악마족 / 융합 / 효과]
"몽환" 몬스터 × 2
"판타즘 퓨전"에 의해 융합 소환. ①: 이 카드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대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필드에서 카드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②: 자신 몬스터 존에 랭크가 8인 몬스터가 존재할 경우, 이 카드는 전투 / 효과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③: 이 카드가 수비 표시 몬스터를 공격했을 경우, 그 수비력을 공격력이 넘은 만큼 전투 대미지를 준다.
ATK/3000 DEF/3000
*판타즘 리추얼. 의식 마법.
"몽환천사 솜니움"의 의식 소환에 필요. ①: 자신의 패 / 필드에서, 레벨의 합계가 8 이상이 되도록 몬스터를 릴리스하고, 패에서 "몽환천사 솜니움"을 의식 소환한다. ②: 상대 턴에 이 카드를 묘지에서 제외하고 발동할 수 있다. 그 턴에 1번만 자신이 받는 전투 대미지를 0으로 한다.
-[몽환정령 렘]과 [몽환정령 논 렘]이 기괴한 손을 깍지끼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입니다.
*판타즘 퓨전. 통상 마법.
①: 자신의 패 / 묘지에서 융합 몬스터 카드에 의해 정해진 융합 소재 몬스터를 제외하고 "몽환천사 트라움" 1장을 엑스트라 덱에서 융합 소환한다. ②: 상대 턴에 이 카드를 묘지에서 제외하고 발동할 수 있다. 그 턴에 1번만 자신 필드의 몬스터 1장은 파괴되지 않는다.
-[몽환정령 렘]과 [몽환정령 논 렘]이 나선을 그리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입니다.
*몽마의 손길. 카운터 함정.
①: 자신 필드에 "몽환" 몬스터가 존재하는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마법 / 함정 카드의 발동과 효과를 무효로 하고, 뒷면 표시로 제외한다.
-몽환정령들의 손길에 잠을 자는 남자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헤매이는 악몽. 통상 마법.
이 카드명의 ② 효과는 듀얼 중에 1번만 발동할 수 있다. ①: 자신 필드에 "몽환" 몬스터가 존재하는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상대 필드의 몬스터 1장을 고르고 묘지에 보내고, 그 몬스터의 공격력 / 수비력 중 더 높은 수치의 절반만큼의 대미지를 상대에게 준다. ②: 이 카드의 발동시, 카드를 1장 드로우한다. 드로우한 카드가 "헤매이는 악몽"이었을 경우, 바로 발동할 수 있다.
-미로처럼 얽힌 어두운 곳에서 헤매는 남자를 지켜보는 몽환정령들의 모습입니다.
*되살아나는 악몽. 지속 마법.
①: 자신 묘지에서 "몽환" 몬스터를 가능한한 자신 필드로 특수 소환한다. 이 효과로 특수 소환한 몬스터의 효과는 무효화되어, 공격력 / 수비력은 그 몬스터의 레벨 / 랭크 / 소울 × 100의 수치가 된다. ②: 이 카드가 마법 / 함정 존에 존재하고, 효과 대미지가 발생했을 경우, 그 수치보다 낮은 라이프 수치를 가진 플레이어의 다음 턴을 스킵한다.
-악몽을 기억해내 절망하며 괴로워하는 남자의 모습입니다.
*나이트메어 블레스. 통상 마법.
①: 자신 필드의 "몽환" 몬스터 1장을 대상으로 하여 발동할 수 있다. 대상 몬스터가 전투를 실행하는 것으로 3000 이상의 전투 대미지가 발생했을 경우, 그 절반의 수치만큼의 대미지를 상대에게 준다.
-자신의 몸에 어두운 악몽의 기운을 두르는 [궁극몽환신 판타즈마고리아]의 모습입니다.
*궁극몽환신 판타즈마고리아. 어둠 속성. ★10.
[악마족 / 릴리즈 / 효과]
"몽환" 몬스터 5장
①: 이 카드가 상대 몬스터를 공격할 경우, 대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이 카드의 공격력은 배가 되고 상대 몬스터의 공격력은 절반이 된다. ②: 이 카드가 전투로 상대 몬스터를 파괴했을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그 턴의 배틀 페이즈 중, 1번 더 이어서 공격할 수 있다. ③: 1턴에 1번, 자신의 메인 페이즈에 발동할 수 있다. 상대 필드의 몬스터를 전부 파괴하고, 제외한다. ④: 1턴에 1번, 자신의 메인 페이즈에 발동할 수 있다. 제외되어있는 카드를 전부 원래 주인의 덱 맨 아래에 순서대로 되돌린다. ⑤: 엔드 페이즈시, 이 카드가 몬스터 존에 존재할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그 턴 중 파괴된 상대 몬스터의 수 × 1000 대미지를 상대에게 준다.
정말 엄청난 에피소드입니다.자신들의 진화의 상징인 몬스터들을 소환하여 대역전하는 주인공들,어려운 상황을 타파할 수 있게 도와줬었던 무지개 크리보,스타더스트 샤오롱,좌절천사 오티엘로 슈링을 소환하고,크림을 불러내어 루비라이트 리버레이터로 잇고,그것으로 역전.서로의 마음을 합한 듀얼이었다는 것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또다른 인상깊은 점으로는 이사오 유세이,도르베 유메,크로우 유마같은 네타의 융합체들과 자기 멋대로 효과를 만드는 보스,리 컨트랙트 유니버스를 시전하는 유메가 있었습니다.정말 재밌었어요.카르마가 책으로 인쇄되어 나온다면 저는 기꺼이 전권 소장할 겁니다.
야호!다시 곱씹으며 읽을 수 있겠군요!
사실 딱히 달라진 건 없지만요 ㅋㅎ;
정말 엄청난 에피소드입니다.자신들의 진화의 상징인 몬스터들을 소환하여 대역전하는 주인공들,어려운 상황을 타파할 수 있게 도와줬었던 무지개 크리보,스타더스트 샤오롱,좌절천사 오티엘로 슈링을 소환하고,크림을 불러내어 루비라이트 리버레이터로 잇고,그것으로 역전.서로의 마음을 합한 듀얼이었다는 것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또다른 인상깊은 점으로는 이사오 유세이,도르베 유메,크로우 유마같은 네타의 융합체들과 자기 멋대로 효과를 만드는 보스,리 컨트랙트 유니버스를 시전하는 유메가 있었습니다.정말 재밌었어요.카르마가 책으로 인쇄되어 나온다면 저는 기꺼이 전권 소장할 겁니다.
허헛.. 그렇게 된다면 크나큰 영광이겠군요. 후한 칭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