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에서는 패배했던 플루토스였지만 그 외의 부분으로는 여러가지로 만족스러웠다. 우선 시큐리티 포스의 에이스 중 한 명의 마음에 어둠이 스며들어갈 틈을 만들었다는 것과 잘만 하면 시큐리티 포스의 내부를 썩어들어가게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더욱 큰 혼란을 만들어내어 어둠의 신의 완전한 부활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둠의 신을 섬길 새로운 심장의 일원으로 만들 수도 있었고, 그게 안 되더라도 시큐리티 포스 측에 적잖은 손실을 강요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일이 재밌게 돌아갈 것 같군."
플루토스는 이번 듀얼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한 번의 승리를 내어주고 뒤이어 올 백 번의 승리를 쟁취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둠의 신은 더욱 빠른 시일 내로 강림할 것이다. 자신들의 파멸을 전제로 하는 신앙이었지만 이제와서 자신들의 안위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뭐지, 저 빛은..."
그렇게 생각한지 얼마 지나기도 전에, 플루토스는 도시 어딘가에서 솟구쳐오르는 한 줄기의 강렬한 빛을 목격했고 그 빛이 어둠의 신이 도시에 둘러놓았던 결계를 지워버리는 것을 본 그는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어둠의 신을 보좌하고 있는 페르세포네에게 급히 연락을 넣었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의 연락을 받는 이가 없었다. 재차 연락을 시도해봐도 마찬가지였다. 일곱 번 정도를 더 시도해봐도 마찬가지였다.
"제기랄... 뭔가가 잘못되어가는 것 같긴 한데... 알 길이 없으니..."
불안한 마음에 플루토스는 불경을 무릅쓰고 어둠의 신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수어차례의 접촉 시도에도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질 않았다. 어둠의 신이 쳐놓은 결계가 사라지고, 자세한 정황을 파악할 방법이 사라진 이상 플루토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 원래의 계획을 빠르게 수정해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
"빌어먹을! 거지같은 계집 주제에 잘도...!"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벼르던 복수의 기회를 날려버린 마카리아는 애프터라이프를 배신한 것으로도 모자라 그토록 기다려오던 자신의 복수를 망친 에스트렐라의 영혼이 담긴 카드에 한참이나 욕지거리를 퍼붓다가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아예 그 카드를 내동댕이치고서는 그걸 짓밟으려 들었다.
"내가 이 날만을... 으악!"
"알았으니까 그만 쫑알거려."
그러나 그 꼴만큼은 절대 봐줄 수 없었던 스트는 자신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준 에스트렐라의 강인한 몸으로 그녀의 면상에 강한 하이킥을 내질렀고, 그 아픔에 정신을 못 차리는 틈을 타 에스트렐라의 영혼이 담긴 카드를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생각치도 못 한 얼얼한 아픔에 한참동안 얼굴을 감싸던 마카리아는 그녀와 동명이인인 에스트렐라의 직업이 종합격투기 선수였다는 사실을 뼈가 시려올 정도로 되새겨야만 했었다.
"이... 이 망할..."
"닥쳐. 너 따위가 언니를 욕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생각치도 못 한 희생에 그토록 바라던 복수에 실패하고 분기탱천하던 마카리아를 스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녀를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난 네가 그 날 이후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네게 무슨 사연이 있다고 해도 어둠의 신 따위에게 꼬리치면서, 그 놈을 위해서라면서 수많은 생명들을 살해하고, 그걸 자랑이랍시고 떠들어대는 주제에 복수 운운하면서 나를 받아들여주고 날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준 언니를 욕보이는 너를 내가 가만히 둘 것 같아?"
"그래... 너는 많은 걸 가져봤으니 그런 소리를 실컷 떠들어댈 수 있겠지..."
그 분노로 가득한 눈을 마카리아는 증오와 원망을 담은 눈으로 직시하며 받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네 녀석에게 패배한 이후로 난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마저도 모두 잃어버렸어! 내 미래도, 희망도, 소중한 것도, 작은 가능성마저도! 그런 나를 우리의 신은 받아들였지! 구제불능으로 전락한 나를 끌어안아주었어! 내게 살 이유를 주었어! 그런 분을 위해 싸우는 건 당연한 거야! 이제 난 뭐가 되어도 아무래도 좋아! 너를 나락으로 떨어트려주겠어! 너에게도 내가 겪었던 삶의 고통을 안겨주겠어!"
"제대로 망가졌구나... 너, 제대로 망가졌어."
"그래! 이젠 뭐가 되어도 아무래도 좋아! 지옥의 밑바닥에 처박혀 살아온 나를 받아들여준 그 분을 위해서라도! 난, 네 목숨을 빼앗겠어!"
그리고는 자신의 듀얼 디스크를 다시 한 번 가동해 이번에야말로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그녀에게 복수하겠다고 이를 가는 마카리아였지만, 자기 눈 앞에 있는 스트는 자신의 주력 덱인 [상검] 덱 대신 자신과 에스트렐라가 함께 만들어나간 [열차] 덱을 듀얼 디스크에 물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 답은 이거야. 언니의 마음이 담긴 이 덱으로, 널 처부수겠어!"
마카리아 LP 8000
스트 LP 8000
코인 토스의 결과, 스트가 선후공을 쥘 권리를 쥐었지만 그녀의 선택은 후공이었다. 선공을 잡게 된 마카리아는 뭐가 되었던 좋다며 자신의 패를 들여다봤다. 그리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의 전개 정도는 해볼만한 패였다.
"패에서 속공 마법, [낙인개막]을 발동!"
"거기에 [증식의 G]를 체인. 자, 할 것은 있고?"
"제길....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그 생각이 무색하게 마카리아의 첫 카드였던 [낙인개막]에 [증식의 G]가 걸려드는 바람에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자칫했다간 스트에게 엄청난 이득을 안겨줄 것이 뻔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것도 안 하고 턴을 넘기기엔 패가 빈 말로라도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럼 이 턴, 네가 특수 소환에 성공할 때마다 나는 덱에서 1장 드로우한다."
"빌어먹을... 패의 [희극의 데스피아안]을 버리고, 덱에서 [데스피아의 도화 알베르]를 수비 표시로 소환...!"
일단 특수 소환에 성공한 [데스피아의 도화 알베르]로 [낙인융합]을 패에 넣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져갔다. [증식의 G]를 무시하고 계속 달려드느냐, 아니면 상대에게 가는 이득을 최소화하고 턴을 넘기느냐의 선택지에서 무엇 하나 잘 못 골랐다간 스트만 좋은 일을 해주는 꼴이 되었기에 마카리아는 고민에 빠졌지만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기에 스트에게 두어장 정도를 더 넘겨줘서라도 어떻게든 아득바득 필드를 채워나가기로 결정했다.
"이어서 마법 카드, [낙인융합]을 발동해서 패의 [데스피아의 드라마트루기아]와 필드의 [데스피아의 도화 알베르]를 융합! 나와라,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
일단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의 융합 소환과 [데스피아의 드라마트루기아]의 특수 소환 효과로 인해 스트에게 2장의 드로우를 더 허락한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지만 그래도 최소한 어떻게든 첫 턴을 넘겨볼 법한 수준의 필드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마카리아는 패의 [무한포영]과 [낙인추방]을 세트하며 턴을 넘겼다.
"그래... 어둠의 신에게 자기 영혼을 팔아가며 복수를 다짐했어도, 결국 네가 그리도 바라는 복수의 날은 오지 않나보네."
"무슨 소릴... 카드는 뒤집기 전엔 모른다고...!"
스트의 말에 마카리아는 발끈하고 있었다. 그토록 바라던 복수의 순간이 다가왔건만, 정작 그리도 쓰러트리고 싶었던 상대는 엉뚱한 인물의 희생으로 기사회생하고 다시 한 번 찾아온 복수의 기회에서는 오히려 예전에 겪었던 패배의 기억이 다시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기억을 완전히 떨쳐내고 자신이 어둠의 신을 섬길만한 유능한 인재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스트라는 벽을 넘어야 하건만, 오히려 그 벽의 높이만을 실감하고 있었다.
"아니, 이건 뒤집지 않아도 알 수 있어. 네게 무슨 사연이 있었던지간에, 그게 남을 죽여가며 네가 믿는 신에게 광신을 보여줄 이유도, 내게 복수할 명분도 되지 않아."
"웃기지 마...!!"
마카리아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기 눈 앞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이대로 놓치고, 또 다시 그 날의 좌절을 맛보다 어둠의 신에게 버림받는 결말을 맞이할 순 없었다.
"너같이 모든 걸 타고난 녀석이 내 사정을 이해할 리 없어! 그 쓰레기같은 놈 때문에 내 삶은 모두 엉망이 되었어! 내 어머니는 그 놈 때문에 모든 걸 잃었어! 그리고 너에게 지고서 모든 게 망가졌어! 너에겐 두 번째 기회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내겐 아니었다고! 이런 불공평한 삶이었단 말이야! 하다못해 불쌍한 내 동생들조차도 구하지 못 하고서 그저 죽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내게 무슨 희망이 있었을 것 같냐고?!"
마카리아는 자신보다 배는 안락하고 편안한 길을 살아온 스트를 향해 그간의 울분을 모조리 토해내고 있었다. 비록 스트도 자신의 육신을 잃고서 영혼만이 남아 방랑하던 처지에 놓였다곤 해도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든 역경을 극복해오며 살아왔던 만큼 태어난 것부터가 죄나 다름없었던 자신의 삶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런 스트를 완전히 처단해 어둠의 신에게 바치지 않고서는 그간의 울분을 풀 수가 없었기에 마카리아는 어떻게든 이번 듀얼에서 이겨 자신의 비참한 삶에 조금이나마 보상받아야만 했었다.
"그래서 어둠의 신을 따른 거야! 그런 나라도 받아들여주는 분이었으니까! 아무 희망도 없이 살아갈 뿐인 내게 살아갈 길을 가르쳐줬으니까! 너같은 건 절대 모르겠지! 태어난 것이 죄인 쓰레기의 한을! 그래서 애프터라이프는 내 모든 것이야! 내 마지막 생명줄이야! 네 배부른 소리 따위야 어떻든간에 나는 절대로 질 수 없어!"
하지만 그렇게나 울부짖은 마카리아도 자신에게 승산이 희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뭔가가 끝까지 자신을 조롱하고 끝내 자신을 나락으로 밀어넣으려는 것같은 불합리한 힘같은 것이 느껴졌기에, 그 힘의 근본이 어디에 있던지 배부른 소리를 하는 스트에게 자신의 비참함을 각인시키고 싶었다. 마카리아의 한서린 절규를 잠자코 듣고 있던 스트는 잠시 말을 아끼고 있었다.
*
그렇군... 그게 어둠인가.
그렇다. 이것이야말로 어둠, 네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지.
그렇단 말이지...
*
"잠시 생각을 해봤지만... 역시 내 결론은 이거야...!"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연 스트는 마카리아를 똑바로 응시하더니 한 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네 불쌍한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네 그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아주겠어! 마법 카드, [라이트닝 스톰] 발동!"
"뭐라고...!!"
자신보다 모든 것이 우등했던 스트의 입에서 먼저 세상을 뜬 자신의 자매들을 운운하는 말이 나오자 마카리아는 자신의 불행마저 그녀에게는 그저 수단에 지나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더더욱 격노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 필드에 몰아치는 거대한 벼락들을 피할 방법은 마땅히 없었다. 곧 마카리아의 필드에 있던 두 장의 몬스터가 일거에 쓸려나가고, 상대 필드에 몬스터가 없는 상황에선 [데스피아의 도화 알베르]의 효과는 무의미했다.
"네 마음대로 될 것 같냐...!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의 효과 발동! [라이트닝 스톰]의 효과로 파괴되었으니 덱에서 [알버스의 낙윤]을 특수 소환한다!"
그래도 [라이트닝 스톰]의 효과로 파괴된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의 효과로 덱에서 [알버스의 낙윤]을 소환한 마카리아는 어떻게든 이 턴을 넘기고서 다음 턴으로 자신의 희망을 이어보고자 했었다. 하지만 그 희망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도 험난했다.
"그리고 다음은 이거야! [해피의 깃털]!"
"말했을텐데! 네 마음대로 될 것 같냐고! 함정 카드, [낙인추방] 발동! 묘지의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를 특수 소환...한다!"
원래는 이대로 [빙검룡 미라제이드]를 융합 소환할 생각이었지만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던 나머지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의 효과로 농성을 벌이기로 마음먹은 마카리아였다. 뒤이어 [해피의 깃털]의 효과로 마카리아의 필드에 있던 2장의 함정 카드는 파괴되었고, 그녀가 본능적으로 느꼈던 불길함은 맞아떨어졌지만, 그 방향이 하필이면 자신이 제일 원치않는 형태로서 나타났다.
"그렇다면 다음은 이거다! 네 필드의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를 릴리스하고, [괴성파괴수 지즈키엘]을 네 필드에 특수 소환한다!"
"제길...!"
이번에는 자신을 지켜줘야 할 [데스피아안 쿠에리티스]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거대한 빛이 솟아나더니 이내 거대한 강철의 몸을 지닌 괴수가 모습을 보이고, 마카리아는 점점 더 손을 떨고 있었다. 비록 공격력 3300의 강력한 몬스터가 버티고 서 있기는 했으나 자신의 몬스터가 아니라는 점 하나로도 대단히 내키지 않는 몬스터였다. 원래의 계획대로 [낙인추방]의 효과로 [빙검룡 미라제이드]를 꺼냈다면 최소한 엔드 페이즈에 스트의 몬스터를 모조리 쓸어버리는 것은 가능했지만, 그 전에 자신의 LP가 남아나느냐가 문제였다.
"이걸로 네 필드는 엉망이 되었군. 하지만 지금부터가 진짜야! 필드 마법, [전회조차]를 발동!"
드디어 자신의 전개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스트는 먼저 패의 [전회조차]를 발동해 전개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마카리아의 패는 단 한 장도 없었고, 그녀의 묘지의 카드도 자신의 전개를 방해할 수 있는 카드가 없었기에 스트는 안심하고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이어서 [전회조차]의 효과로 패의 [심야 급행 기사 나이트 익스프레스 나이트]를 버리고, 덱에서 [탄환특급 불릿 라이너]를 패에 넣는다! 이어서 [폭주궤도 플라잉 페가수스]를 일반 소환!"
비록 상황은 달랐지만 마카리아는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예전의 그 치욕을 다시 떠올리고 있었다. 스트의 필드에 모습을 드러낸 한 대의 열차는 마치 자신을 나락의 밑바닥으로 끌고갈 편도 티켓과도 같았다.
"[폭주궤도 플라잉 페가수스]의 효과로 묘지에 있는 [나이트 익스프레스 나이트]를 효과를 무효로 해 수비 표시로 특수 소환! 이어서 [나이트 익스프레스 나이트]의 특수 소환에 성공했으니, 패의 [중기화열차 데릭크레인]을 공수를 절반으로 해서 특수 소환하겠어!"
스트의 필드에 몬스터가 점점 쌓여갈 수록 마카리아의 손은 점점 더 심하게 떨고 있었다. 왜 자신은 끝끝내 스트의 벽을 넘을 수 없는 것인가. 생각할 수록 억울하고 분할 노릇이었다.
"그리고 [탄환특급 불릿 라이너]는 내 필드의 몬스터가 땅 속성, 기계족 몬스터 뿐인 경우에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어!"
마카리아에게 점점 스트의 말은 들려오질 않고 있었다. 이젠 그녀가 뭘 하고 있는지조차 보이질 않고 있었다.
타락한 자의 모습은 정말이지 안타깝기 그지없군. 한때는 찬란하게 빛나던 마카리아라는 듀얼리스트가, 지금은 이런꼴 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다니.
장수는 자신과 맞붙은 호적수를 쉽게 잊지 않는다. 그런데 저 여자에게선 장수의 기백이 보이지않는군.
가엾은 자로군. 장수는 한 번의 전투에서 패배하였다 해도, 그 패배를 교훈 삼아 다시 싸울 의지를 다져야하거늘. 그대는 어째서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 하고 그런 암흑의 길로 들어선 것인가?
그리고 그런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말들이 다시 한 번 플래시백되고 있었고, 이제는 어둠의 신의 손길조차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마카리아는 아무런 가망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자신에게 남은 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희망없는 삶을 살다가 쓰레기처럼 죽으라는 말인가?
어둠의 손길마저 없었다면 자신은 무엇이 되었을까?
소중한 가족들은 하나둘 죽어가는데 그 쓰레기같은 인간만은 왜 그리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나를 괴롭혔을까?
나는 도대체 뭘 했어야 했단 말인가?
왜 겨울 바람을 맞아가며 살아온 자신이 저런 온실 속의 화초 따위에게 패배한걸까?
아니, 애초에 나는 도대체 왜 태어났을까?
*
"역시 다소 무리한 감은 있었지만... 최소한 시간 벌이는 가능하겠지..."
시큐리티 포스의 에이스 중 한 명인 다크니스의 마음에 벌려놓은 틈을 파고들어 그에게 어둠을 심어넣는데 성공한 플루토스였지만 시간을 두고서 진행하려던 것을 다소 무리하게 앞당겨 진행한 탓에 과연 이게 얼마나 제대로 통할지는 장담할 수는 없었다. 몇 번의 재시도에도 불구하고 어둠의 신과도, 페르세포네와도, 하다못해 그 닥터 헤이트와도 연락이 닿질 않으니 그로서는 최악의 가능성을 우선시해 일을 서두르는 것이 그나마 최선이었다.
"그럼, 그 녀석이 이름 값을 하는 걸 구경해볼까. 물론 들키지는 말아야겠지만."
플루토스는 비록 무리하긴 했지만 자신의 계략에 따라 다크니스가 그 이름값을 하며 시큐리티 포스의 '썩은 사과'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었다.
*
마카리아 LP 8000 → 6000
"허억...!"
자신의 어둠 속에서 방황하던 마카리아를 정신차리게 한 것은 스트가 소환한 [초노급포탑열차 구스타프 맥스]의 효과였다. 오버레이 유닛을 하나 제거하고 상대에게 2000의 데미지를 주는 효과. 그 강렬한 데미지 덕분에 마카리아는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처지에 큰 변화가 오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스트가 오버레이 유닛으로서 제거한 [중기화열차 데릭크레인]의 효과로 인해 스트가 자기 필드에 소환했던 [괴성파괴수 지즈키엘]이 격파되었기에 이건 전혀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이어서 레벨 10이 된 [플라잉 페가수스]와 [탄환특급 불릿 라이너]로 오버레이! 2장의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차라리 자신의 어둠 속을 방황하던 그 순간이 낫겠다는 생각이 몰려올 정도로 마카리아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스트는 2장째의 [초노급포탑열차 구스타프 맥스]를 꺼내들었고, 또 한 번 거대한 열차포의 거포가 강렬한 폭음을 울리며 마카리아를 향해 포격을 가했다.
마카리아 LP 6000 → 4000
"제기랄...!! 어째서야! 어째서냐고! 어째서 내게는 불행만이 약속된 거냔 말이야!!"
두 번째 포격을 얻어맞은 마카리아는 자신이 제정신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스트를 향해 절규하고 있었다. 정당한 싸움에서의 패배였지만 그 패배 때문에 자신이 걸어야만 했던 나락의 밑바닥을 떠올리는 것도 괴로웠건만, 어둠의 신을 따르며 걸어온 수라의 길의 끝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자신의 원수에게 또 한 번 패배해야하는 절망감에 급기야 무릎을 꿇으며 비명에 가깝게 울부짖는 마카리아였다.
"이제 끝을 내자...! 랭크 업 엑시즈 체인지! [초노급포탑열차 저거너트 리베]!"
하지만 스트로선 그 이유야 어떻든지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어둠의 신에게 바치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을 안겨준 애프터라이프의 중핵인 마카리아의 악행에 종지부를 찍어야만 했었다. 자신 필드에 있는 2장의 [초노급포탑열차 구스타프 맥스] 중 한 장의 위에 비장의 카드, [초노급포탑열차 저거너트 리베]를 겹쳐 엑시즈 소환한 스트는 이 듀얼에 끝을 내기로 결심했다.
"이건 분명히 말해두겠어! 그 증오와 분노를 아무리 모은들 그 끝엔 아무 것도 없어! 그리고, 네 과거가 얼마나 비참했던지 간에, 그게 네 악행에 면죄부를 주지는 않아!"
"닥쳐!!!"
자신의 불행에 절규하는 마카리아를 목전에 둔 채, 스트는 배틀 페이즈로 진행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남아있던 [초노급포탑열차 구스타프 맥스]가 마카리아의 필드에 무력하게 서 있던 [알버스의 낙윤]을 일격에 침묵시킨 후, 공격력 4000의 [초노급포탑열차 저거너트 리베]의 일제 사격과 함께 마카리아의 절규는 그 거대한 포성 속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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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한다 새로운 릴레이 팬픽 작가를
그리고 릴레이 팬픽도 서서히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쯤이라야 새로운 주자들이 찾아올지 저도 궁금합니다 :P 그리고 둘의 악연의 결말은 다음 주자들이 적당히 내주겠죠 아마
이번에는 복수라는 이름의 칼이 스트에게 쥐어졌군요. 과연 두 사람의 질긴 악연은 어떤 결말로 끝날 것인가...!!! 그리고 저도 원합니다 새로이 릴레이 팬픽에 참여하실 작가 분들을...
내용을 다시 보니까 브레이크의 몸에 잠시 강림했던 아케루스가 뭔가 이것저것 많이 하고 떠났나 보군요. 과연 아케루스는 아트몬에게 있어서 어떤 존재가 될 지 기대됩니다. 그런 고로 다음 주자 분들을 모집합니다!!! 여러분 모두 많이 참가해 주세요!!!
언제쯤이라야 새로운 주자들이 찾아올지 저도 궁금합니다 :P 그리고 둘의 악연의 결말은 다음 주자들이 적당히 내주겠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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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월
그리고 릴레이 팬픽도 서서히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