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관계없는 왜곡 빔)
헤븐즈필의 사쿠라를 시간순서대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사쿠라는 히로인 중에서도 정신상태가 가장 급격하게 변화하는 만큼, 그 부분도 정리해보겠습니다.
일단 초반부는 시로에게 관심을 받기 때문에 약간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 제로 시절에 받았던 처치가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쿠라의 무의식(속칭 그림자)이 성배로서 활동하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이 돌아다니는 과정은 사쿠라에게는 꿈으로 인식되고, 깨어난 뒤에도 기억이 애매합니다.
쓰다 보니 알았지만 이 부분은 의외로 변동이 별로 없습니다. 사쿠라 본인은 자기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명확하게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사쿠라의 무의식인만큼, 사쿠라 본인이 바라는 일은 이뤄지곤 합니다. 세이버가 퇴장당한다거나, 시로가 큰 부상을 입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사쿠라에게 명확한 죄의식이 감지되는 건 아닙니다. 사쿠라한테 이런 일은 어디까지나 자기가 생각해본 일이 우연히 실제로 일어난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이 되고, 죄의식이 있을 리도 없죠.
이 과정 중에서, 사쿠라는 몸과 정신이 둘 다 구석으로 서서히 몰립니다. 자신이 시로를 속이고 있었던 것 자체는 뭐, 우리의 주인공께서 잘 보듬어줍니다마는 대성배의 영향은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었죠. 이때부터 그림자에게 먹히는 사람의 인원이 급격하게 늘어갑니다. 린과의 마찰도 있고, 하여간 사쿠라의 정신이 상당히 구석으로 몰리고 있죠.
그리고 우리 방심왕을 먹어치웁니다. 사쿠라가 그림자와 직결된다는 건 명확히 보면 여기서 드러나죠. 제 4의벽 너머에서 보던 독자들은 그 전까지는 반신반의였지만 여기서 물증이 나타났습니다. 이전까지의 살육은 전부 사쿠라의 짓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본인이 했든 안했든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이 와중에 시로는 조켄에게서 사쿠라의 진실을 듣고, 선택지에 따라 사쿠라를 죽이려고 시도합니다.
「선배. 어째서, 죽이지 않는 건가요」
어둠 속에서, 사쿠라는 그렇게 말했다.
「……사쿠라」
깨 있었던 건가.
사쿠라는 누운 채, 몸을 떨며, 쳐들어진 나이프를 바라보고 있다.
……그 눈동자는, 그저, 괴로운 듯이 흐려져 있었다.
내가 사쿠라를 죽이러 온 것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고 만 걸 사죄하는 듯한, 눈물 흘리기 직전인 얼굴.
「괜찮아요, 생각한대로 해도. 저, 자살은 무서워서 할 수 없으니까. 선배라면, 괜찮아요」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사쿠라의 목소리에는 애원과, 숨길 길 없는 두려움이 있다.
몸은 작게 떨며, 벗어날 수 없는 죽음을 바라보듯이, 머리 위에 쳐들어진 나이프를 필사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건.
지금이라도 도망치고 싶어지는 자신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힘껏 짜낸 결의였다.
「…………사쿠라」
……이런.
이런 걸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나는 코너에 몰려 있었던 건가.
사쿠라가 떨고 있는 걸.
잠든 척 해서 나를 살리려고 했던 사쿠라의 각오를, 어째서 처음에 눈치채지 못했나????!
「사쿠라, 나는」
「알아요. 선배가 고른 건, 틀림없이 옳아요. 왜냐하면 잘못한 건 저니까. ……마지막이니까 말해버리지만, 저, 이제 언제까지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루가 어느 정도 긴지, 낮에 선배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그건 언제 낮인지, 어제는 무슨 일이 있었고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지, 전혀 알 수 없게 되고 말았어요.」
「그것만이 아니라구요? 저, 이상한 꿈을 꿔요. 무서운 꿈이고, 항상 피범벅인데, 하지만 그게 즐겁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있어서, 그런 거 다 합쳐서 무서운 꿈이었어요.」
「그 꿈속에선 저는 나쁜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은 걸 빼앗고 웃고 있는 거에요. ……그게 무서워서, 계속 도와달라고 했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죽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타인을 구해주지 않으니까, 타인이 구해주지 않는 건 당연하고, 이 꿈은 그저 꿈이라고 보고도 못 본 척 해 왔어요.」
「……하지만, 아니었어요. 저는 그런 꿈을 바라고 있었어요. 사실은 겁쟁이에 더럽고 약은 자신. 다들 싫어서, 원망할 수밖에 없어서, 그런 꿈을 한 순간이라도 즐겁다고 생각한 제가 잘못이에요. 꿈이 잘못인 게 아니라, 그런 꿈을 꾸는 저 자신이, 처음부터 있어서는 안 됐어요.」
「선배. 저, 조금씩 이상해지고 있어요. 이대로 가면 그런 꿈밖에 꾸지 않게 돼서, 선배도 알아보지 못하게 돼요. 꿈속만이 아니라, 정말로, 다른 사람들을 죽이며 돌아다니는 악인이 되는 거에요」
「그, 그러니까…… 여기서, 부탁할 수 있나요. ……제, 제가 나쁜 제가 되기 전에, 선배의 손으로 끝내준다면, 그게……」
그나마 나아요, 라고 사쿠라는 말하려고 한다.
전부 알게 된 사쿠라의 선택 전문. 어쨌든 스스로 죽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타인이 대의로 죽이는 것은 긍정하는 장면입니다. 물론 이 장면 자체에 함정카드가 있지만 그건 넘어가고.
아무튼 자신이 살아있을 필요가 없는 걸 알았지만, 이 말을 하는 시점에서 사쿠라는 자신에게 아군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리야는 원래부터 사쿠라를 싫어하고, 린은 쌀쌀맞지, 최후에 옆에 있던 시로가 칼을 들고 들어왔으니까요. 하지만 시로는 사쿠라의 아군이 되겠다고 했고, 사쿠라도 그에 상응하는 결의를 다집니다. 이후 인클루드 루트에 나옵니다만, 이 시점에서 사쿠라는 자신에게 처한 상황에게 저항할 의지가 만땅입니다.
하지만 이 다음날이 문제입니다. 할아버지에게 대항하기 위해 본가로 쳐들어간 사쿠라입니다만.
바로 앞에 신선, 아니, 반쯤 상한 미역이 기어 올라온 거죠.......
하하하하하하 제기랄....... 다된밥에 재뿌리기도 정도가 있지...... 스토리 진행적으로는 취사완료를 누른 건가....
아무튼 여기서 사쿠라는 신지에게 협박을 당하고, 그 협박 부분이 엄청나게 크리티컬이었기 때문에 사쿠라가 한순간 이성을 던집니다. 그리고 맨정신으로 미역을 회쳐버리죠.
여태까지의 살육은 꿈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죄의식이 없었지만, 이번엔 대낮에 맨정신이라는 차이가 있었죠. 그런 사쿠라의 정신변화를 살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내가 가진 기능이 사람을 죽이긴 했지만 내가 원해서 죽인 건 아니야.”
“물론 그것도 용서받을 일은 아니지만 아직까진 선배가 나의 아군으로 있어 주고 있어.”
“그런데 지금은 내 의지로 사람이 죽었잖아?”
“그러면 선배, 사쿠라는 나쁜 아이인가봐요.”
예이, 사쿠라님께서 성대한 자각착각 속에 흑화 해버리셨습니다.
하여간 저 미역만 아니었어도.......
이후로 사쿠라는 대공동까지 자기 자신을 나쁜 아이로 인식하고 나쁜 아이답게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대공동에서의 문제는 린과 함께 다뤄야 하므로 추후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전 글에 썼던 사쿠라에 대한 선결과제 4문항입니다. 이 부분은 제 사적인 대답입니다. 써놓고 보니 과도하게 사쿠라 편을 드는 것 같긴 합니다만...
Q1. 그림자 상태로 돌아다니는 사쿠라는 성배의 영향을 받은 것인가. 받았다면 어느 정도인가.
A1. 받았다. 적어도 사쿠라에게 정상적으로 있을 도덕랭크를 크게 삭감시키고 실행시킬만할 정도로 받은 겁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폭우 속에 맨몸으로 가서 젖지 않는 것만큼 어렵다고 봅니다.
Q2. 사쿠라를 소성배 상태로 만든 조켄의 책임은 어느 정도인가.
A2. 물론 원흉입니다. 책임도를 따지자면 벌레영감님이 원탑. 단지 얘는 대놓고 악역이라서 그렇게 큰 질타를 안 받는 것처럼 보입니다. 요점은 포지션 문제인건가....
Q3. 자신의 의지나 생각을 실제로 발현해버리는 그림자를 사쿠라가 제어할 수 있었는가. 제어할 수 없다면 그 책임은 어디로 가는가.
A3. 핸들과 브레이크가 망가진 차를 받았습니다. 라는 문제와도 상통하는군요. 실제 법률에는 무지합니다만, 이 경우엔 운전자가 되게 억울할 것 같습니다...
Q4. 이러한 일을 인식한 후에, 사쿠라의 이후 선택과 행보는 어떠했는가. 마지막의 마지막에 등을 떠민 것은 누구였는가.
A4. 제가 보는 한, 사쿠라는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습니다. 단지 그게 안 좋은 방향으로 해결됐을 뿐입니다. 그리고 등 떠민 건 암만 봐도 벌레영감과 상한미역이었습니다.
여담으로 그림자 상태에서 사람들을 습격할 때는, 인간적인 도덕을 뛰어넘어서 상위 포식자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관계나, 죠죠1부에서 디오의 사고방식을 생각하면 편할 겁니다. 할아를 해보신 분이라면 라이더의 과거이야기를 참고하실수 있을 겁니다.
언제나 글을 쓰면 난잡해지는군요. 언제나처럼 자세한 건 댓글란이 될 것 같습니다.....
이태까지 사쿠라 대한 글을 보고 생각나는게 이건 마치 납치당했는데, 납치범이 방 바닥에 칼 던져주며, 도망칠려면 그 칼로 나를 찔러 죽여라. 만약에 내가 안 죽으면 너를 죽일것이다. 또 피해자는 납치범 죽이거나 상처 내면 피해자에서 범죄자 되는 법안 때문에 그지같으며,안하면 수차례 그지같은 꼴을 당하것이고 유일하게 납치 당한걸 아는 사람은 자기뿐이고 탈출 방법은 납치범이 들어 왔을때 밖에 없는 상황 같군. 그리고 그 납치범이 몇년째 X간하는 중 피해자 짝사랑한 남자 이름 부르며 이방 나가면 죽일거야 선전포고를 하며 결국 피해자는 납치범 죽이고 방 밖에 나갔는데, 범죄자가 이미 경찰을 불러가지고 그 피해자를 구해주는게 아니라 여자를 범죄자로 인식하고 여자는 인생 끝이니 미쳐버린 것 같은 상황이네요.
어느쪽이든 상황이 사쿠라를 짓누르고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요. 그냥 상황에 짓눌려 시로가 올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면 비극의 여주인공이 됐겠지만, 사쿠라쪽이 먼저 폭발했기 때문에 의견차가 극심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미역 대단한듯 FATE에서는 잠시나마 세이버조를 위기로 몰아넣고 UBW에서는 최강의 서번트도 다루고, 고깃덩어리 성배 역할도 해보고 HF에서는 사쿠라의 흑화에 결정적 원인이 되고 쓸데없이 이야기에서 중요해 ....
조켄하고 미역을 죽입시다! 키레 사스가 유혈 방정맞은 입방정 이늠도 죽입시다!
미역 대단한듯 FATE에서는 잠시나마 세이버조를 위기로 몰아넣고 UBW에서는 최강의 서번트도 다루고, 고깃덩어리 성배 역할도 해보고 HF에서는 사쿠라의 흑화에 결정적 원인이 되고 쓸데없이 이야기에서 중요해 ....
저놈만 아니었어도 이야기가 좀 상쾌했을텐데.....
이태까지 사쿠라 대한 글을 보고 생각나는게 이건 마치 납치당했는데, 납치범이 방 바닥에 칼 던져주며, 도망칠려면 그 칼로 나를 찔러 죽여라. 만약에 내가 안 죽으면 너를 죽일것이다. 또 피해자는 납치범 죽이거나 상처 내면 피해자에서 범죄자 되는 법안 때문에 그지같으며,안하면 수차례 그지같은 꼴을 당하것이고 유일하게 납치 당한걸 아는 사람은 자기뿐이고 탈출 방법은 납치범이 들어 왔을때 밖에 없는 상황 같군. 그리고 그 납치범이 몇년째 X간하는 중 피해자 짝사랑한 남자 이름 부르며 이방 나가면 죽일거야 선전포고를 하며 결국 피해자는 납치범 죽이고 방 밖에 나갔는데, 범죄자가 이미 경찰을 불러가지고 그 피해자를 구해주는게 아니라 여자를 범죄자로 인식하고 여자는 인생 끝이니 미쳐버린 것 같은 상황이네요.
그런상황이라고 하긴보다 학대를 지속적으로 당하다가 대로에서 사람을 학살하지않으면 가족이 죽는다고 협박받은거가 더 합당하지 않을까합니다.물론 그 가족이라던가 자신을 경찰이라던가 구해줄 가능성은 한없이 적고말이지요 가해자를 마지막에 사쿠라도 죽이긴합니다만...일단 문제가 되는건 관계없는 일반인 학살이니까요.뭐 사쿠라는 저도 충분히 동정은 하고 있고 사람으로써 이해는 갑니다만...
어느쪽이든 상황이 사쿠라를 짓누르고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지요. 그냥 상황에 짓눌려 시로가 올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면 비극의 여주인공이 됐겠지만, 사쿠라쪽이 먼저 폭발했기 때문에 의견차가 극심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조켄하고 미역을 죽입시다! 키레 사스가 유혈 방정맞은 입방정 이늠도 죽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