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있는 부대에 있었다. 흔히 말하는 꿀부대 중 하나였는데 우리집이 서울이 아니라 그 덕은 많이 못 봄.
뭐 여튼 거기서 있던 썰 중 하나.
적당히 편한 부대에서 적당히 잘 놀다가 적당히 잘 전역 준비하는 대대 보급관 중사 한 명이 있었음.
그냥 평범하게 일도 그럭저럭 하고, 다른 간부들하고도 잘 지내는데, 유독 그 대대 군수과장이랑은 사이가 안 좋은 게 병사들 눈에도 보임.
내가 동원병이라 대부분의 일과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데 하루는 그 대대 군수과장이 사무실로 올라옴.
그래서 적당히 커피 한 잔 내드리고 간부들 얘기하는 거 듣고 있는데 그게 아주 가관임.
1. 대대 보급관 차에서 뭔가 꺼낼 게 있어서 보급관 차 트렁크를 열어봄.
뭔가 보급품이 잔뜩 쏟아져 나왔다고 함.
건빵이라거나, 부식으로 나온 라면이나 기타 등등.
트렁크 가득 채울 정도로 쌓아놨다는데 이건 뭐 과장인 거 같지만, 그래도 많이 빼돌린 듯.
2. 옆 부대랑 합동 훈련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부대에서 쓰는 기물이 몇 개 사라짐.
그래서 몇날며칠을 찾아도 안 보여서 결국 손망실 처리했다고 함.
근데 나중에 군수과장이 알아보니 다른 부대에서 해당 기물이 있었음.
알고 보니 대대 보급관이 숨겨 놨다가 그쪽 부대 간부에게 팔았다고 함.
3. 그 외에 뭐 물자 관리 제대로 안 되는 건 기본이고, 일을 적당히 하는 줄 알았더니 ㅈ도 해놓은 게 없음.
근데 결국 1번은 그냥 적당한 훈계로 넘어가고 2번에는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 했는데 그게 없어서 징계도 안 됨.
업무 똥도 엄청 싸두고 전역해 버려서 결국 나중에 그 군수과장만 더럽게 고생함.
결론 : 한국 군대는 증거만 없으면 다 된다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