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스토가
결국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레이스 박사는
아고스토의 입을 막기 위해
잇토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 쪽은 미스터 스즈키입니다.
일본계 미국인 3세로,
인류학 박사과정을 겪는 학생이면서,
이번 포럼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습니다.”
그레이스 박사가
잇토키를 소개했다.
소개를 받은 잇토키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노아 스즈키(Noah Suzuki)입니다,”
그의 손을 잡은 산타나 차관은
그런 그에게
일본어로 답했다.
“はじめまして。どうぞ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차관의 유창한 일본어 인사에
잇토키는 무심한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럽게 일본어가 나와도
잇토키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가 스즈키라는 성과
일본계 미국인 3세라는 신분을 받았을 때부터 예상되던 시나리오 중 하나였으니까.
“죄송합니다.
저는 일본어를 하지 못합니다.”
잇토키가 영어로 말했다.
그레이스 박사가
잇토키를 거들어 차관에게 설명했다.
“그는
일본계 미국인 3세입니다만,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합니다.
미국인으로 평생을 살았으니까요.”
CIA가 사쿠라바 잇토키에게 제공한 신분이
바로 일본계 미국인 3세인 노아 스즈키(Noah Suzuki)였다.
미국에서 태어나,
단 한 번도 일본 땅을 밟아본 적 없는
인류학 박사과정을 준비중인
하버드 대학 지원 장학생.
“오. 저런.
제가 실수했네요.
사과드려요.”
차관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잇토키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자신이 위장신분이 아닌 상황이라면
일본인으로서
여기서 같이 고개를 숙였겠지만
그는
일본인의 모습을 한 미국인이라는 신분이었으니까.
“아닙니다.
그나저나 어떻게 일본어를 하시는지?”
“일본 문부과학성 장학생으로
일본에서 공부를 했었어요.
참으로 감사한 나라입니다.
미스터 스즈키의 모국은.”
산타나 차관이 말했다.
“그러셨군요.”
잇토키는
그렇게 말하고 대화를 마무리하려 했다.
길어져봤자
좋을 것이 없는 대화다.
그러나
그녀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신기하네요.
제가 만난 일본계 분들은
다들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는데.”
잇토키는 속으로 쓰게 웃었다.
일본이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친일인재 육성의 한 단면을 실제로 보게 되자
본인도 일본인이기는 하지만
씁쓸함이 들었다.
대표적으로
사사카와 재단이 있다.
일본 A급 전범이던 사사카와 료이치가
경정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설립한 사사카와 재단,
일명 일본재단의 경우
노무라 재단, 도요타, 미쓰비시, 도쿄은행 등과 함께
전 세계에
친일 인사 육성을 위한 프로젝트 사업, 장학 사업에
엔화를 쏟아 붓고 있다.
아마 그녀도
그러한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일본에 갔을 테고,
그리고
친일인사가 되어서
고국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남미에서 일본의 위상은 대단하다.
일본인 이민자들이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브라질은 물론,
남미 전역에서도
하폰(Japon)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그래서
CIA도
그에게 일본계라는 신분을 제안했을는지도 모른다.
본인 자신이 일본인인
사쿠라바 잇토키에게는
어떻게 보자면 웃기는 광대놀음일테지만........
잇토키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일 따름이었다.
산타나 차관은
시선을
남은 한 사람에게 돌렸다.
“이쪽은 미스 앤 챔버입니다.
그녀는
이번 회의 기간 동안
저를 도와 자료를 마련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표면적으로는요.”
그레이스 박사가 말하자
산타나 차관의 얼굴에 의문스러움이 떠올랐다.
“반갑습니다. 차관님.
앤 챔버입니다.”
“반갑습니다. 미스 챔버.
챔버 양도
스페인어를 못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죠?”
“..... 죄송합니다.
저도 스페인어에 그리....”
차관의 얼굴에
또 다른 물음표가 겹쳐졌다.
오지랖 넓은 아고스토가 대신 나섰다.
“하하하.
그녀는 어릴 때 미국에 입양되어서 말이죠.
뭐. 라티노의 피를 이었으니
배우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아니겠습니까?”
아고스토의 설명에
차관 얼굴의 물음표 하나가 벗겨졌다.
하지만 하나가 남았다.
차관은
그레이스 박사에게 물었다.
“표면적이라니요?”
그레이스 박사가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음... 차관님.
그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드려도 될까요?”
그레이스 박사가 그렇게 말하자
차관은
뭔가 눈치 챈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이런,
제가 손님들을 너무 기다리게 했네요.
우선 앉으시죠.
약소하지만
환영의 의미로 저녁식사를 마련했습니다.”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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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이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