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에 대대장님 사석에서 만났을 때 들은 건데 내 후임의 어머니가 글쎄 부대장한테 전화해서 걔 중대장이 힘들게 군다고 쉬운 일 시키라고 했었나봐.
사실 내 일이 쉬운 건 아닌데 일단 중대가 다른데도 나 전역하기 몇 달 전부터 나보고 후임 교육하라고 그 당시 대대장님께서 시키셨음.
걔는 우리 대대의 A 중대, 나는 우리 대대의 B 중대였음.
그래서 어쨌든 몇 달에 걸쳐서 내 업무를
1) 매일 해야 하는 일
2) 매주 해야 하는 일
3) 매달 해야 하는 일
4) 매분기마다 해야 하는 일
5) 매반기마다 해야 하는 일
6) 매년 해야 하는 일
이렇게 나눠서 읽을 수 있게 txt로 설명서도 만들어 주고
실제로 하는 방법을 시연해 보인 후에 실습도 시켰고 걔 나름대로 공책에 필기도 하더라?
그러고도 나는 불안해서 전역 날 아침에 전역 신고 마치고 사복 갈아입고 사무실 가서 인수인계 사항 최종 점검하고
모르는 거 있으면 전화하라고 개인 휴대전화번호도 알려주고, 그 다음에 개인 짐 정리하고 기지 나가느라고 18시 넘겼음.
그런데 내가 전역하고 나서 첫 동원 훈련 때 부대 들어가니까 신임 대대장님(나와 구면)이 나 부르시더니 하는 말이
걔가 나한테 배운 거 없다고 배째라고 했다는 거야. 대대장 본인이 20번을 지시한 거 했냐고 물어봐도 20번을 다 안 했다고 대답하는 문제아라는 거야. ;
정말 기가 막혔음. 문의 전화 한 번 한 적도 없으면서 가르쳐준 거 없다고 배째라고 했다니 ;
아 참고로 걔는 중위였다. 난 대위 전역했고 내가 인수인계 한 건 B 중대장 일임.
(사실 군대에서 간부 사이에 인수인계 할 시간 저렇게 넉넉히 주는 것 자체가 엄청 희소한 일임, 보통은 하루 안에 끝내거나 아예 얼굴도 못 보고 부대 옮김)
나는 하사 전역하고 우리부대 참수 부대로 바뀌어서 지금 들어가서 임무주면 어버버버 할듯
참수 부대!!!
승기형 몇번 봤는데 아 싸인받아 놓을껄 잘못했음
그게 누구야? 참수했어?
이승기...
타중대 인수인계라서 머지 했더니 중대장 인수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