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은 "유로존이 미국 달러에 맞먹는 통화동맹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노동이동과 연방재정(Federal Budget)이 필요하다." 라고 주장한다.
크루그먼 논리를 계속 따라가보자.
그의 논리는 간단하다. 유로존 결성 이전 과거 그리스에 상품을 판매하려는 기업은 그리스에 위치해야 했다. 상품의 운송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로존 도입 이후 국가간 무역거래비용은 감소(reduction of transaction cost)되고, 이제 기업은 그리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상품을 생산한 뒤 운송을 해도 이윤이 남는다.
이제 기업들의 입지결정이 달라졌다. 굳이 여러 국가에 생산공장을 둘 필요가 없다. 유로존 도입 이후 기업들은 '외부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위해 특정국가 한 곳에 모여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어떤 국가에는 A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또 다른 국가에는 B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몰려든다. 그 결과, 유로존 도입 이후 국가별 특화(regional specialization)가 심화되고 유로존 소속 국가내 산업다양화는 줄어들것이다(being less diversified).
국가별 특화 심화와 산업다양화 감소는 경제위기 발생시 비대칭적 충격을 심화시킨다. 만약 A산업 공장이 여러 국가에 골고루 위치해 있을때 A산업 수요가 줄어든다면 여러 국가가 동시에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A산업 공장이 한 국가에만 집중되어 있을때 수요가 감소한다면 그 한 국가에만 경기침체가 발생한다. 즉, 유로존 결성 이후에는 '특정국가에 집중된 위기가 발생할 위험'(a greater risk of severe region-specific recessions.)이 높아진다. (주 : 이게 유로존 동맹의 고질병인 피그스 경제[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포르투갈] 위기)
'경기변동에 대한 대칭적충격'은 최적통화지역 성립조건 중 하나임을 기억하자. 결국 유럽통화동맹은 최적통화지역 성립조건에 위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럼에도 다른 최적통화지역 성립조건인 '자유로운 노동이동'이 만족된다면 경제위기는 해결될 수도 있다. 경기침체가 발생한 국가의 국민이 다른 국가로 이동하면 실업은 해결된다.
문제는 '자유로운 노동이동을 통한 실업감소가 상당히 느리게 진행'된다는 점과 '국민이 다른국가로 이동하면, 경제위기 이후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경제위기 발생 이후 노동이동이 즉각적으로 발생하면 실업은 단시간에 해결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노동이동이 즉각적으로 일어나지 않기(not instantaneous)때문에, 경제위기 발생 이후 몇년간 실업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이 경우 해당국가가 재정정책을 집행하여 실업문제를 빨리 해소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는 재정정책을 집행할 유인이 없다. 왜일까?
실업상황에 빠진 국민들은 느리게나마 다른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나간 후 해당국가의 경제활동인구(labor force)는 크게 감소할 것이다. 경제활동인구 감소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생각하자. 경기침체가 해결된 이후 생산량의 침체갭(recessionary gap)은 없어질테지만 잠재성장(potential growth) 자체는 하락하고 만다. 어차피 잠재성장이 줄어들텐데 재정지출을 늘려서 실업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재정지출 증가는 단지 국가부채 증가만을 초래할텐데 말이다.
폴 크루그먼은 '자유로운 노동이동은 생산량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쳐서 재정정책 사용을 방해한다."(in an environment of high factor mobility such shocks will tend to have permanent effects on output, which will tend to immobilize fiscal policy as well.) 라고 지적한다.
이어서 그는 "이처럼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는 재정정책을 쓸 유인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연방차원에서 재정정책을 구사해주어야 한다" 라고 말한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역할을 해주고 있고, 유로존에도 '연방정부 차원의 재정시스템'(a highly federalized fiscal system)가 필요할 것이다.
이 논문은 폴 크루그먼이 미국 경제학계에 학자로써 등판한 초기 시절에 쓴 논문으로써
당시 198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시카고 학파가 등장하면서 경제이론적으로 대립 관계였고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을 생전의
밀턴 프리드먼도 이 논문의 주장은 흠잡을 때도 없다고 크게 칭찬한 몇 안되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당시 미국 경제학자들도 지나친 달러의 강세는 우려했던 탓에 제대로 된 경쟁화폐의 출범은 나쁘지 않다고 봤지만
유로존을 이 따위로 출범하면 달러의 대항마는 커녕 크루그먼이 언급한 이유로
달러 보다 부실한 시스템이 될 거라고 경고까지 했는데
경고 무시하고 출범 서두른다고 급하게 만든 결과가 지금의 유로존 체제라는 것
연준도 말이 많다지만 이런 이유로 유로존은 더 형편 없다는 얘기
요약
1. 각 나라별로 주요 기반 경제사업이 한정됨 -> 그 사업이 휘청거리면 경제 뒤짐
2. 노동 인구의 자유로운 이동은 즉발이 아님 -> 실업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없음
3. 경제침체는 해당 국가에서 다른 EU 국가로의 이동을 야기함 -> 경제침체 먹은 국가는 노동 인구가 줄어서 경제 위기 극복이 더 힘들어짐
애초에 말도 다르잖아.
저런 이유로 지역 경제가 무너진게 지금의 미국이 보호무역하게 만든 오대호 러스트벨트 위기인데 적어도 미국은 각 주가 여전히 한 국가에 속하기라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