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조르주 바타유
역자 - 김우리
출판사 - 두번째테제
쪽수 - 91쪽
가격 - 10,000원 (정가)
이질성과 동질성 개념을 중심으로
대중이 왜 파시스트 지도자에게 빠져드는지 밝힌 독특한 연구
바타유는 일부 사회학적 저술을 남기기도 했는데, 《파시즘의 심리 구조》가 대표적으로 이에 해당하는 저술이다. 특히 《파시즘의 심리 구조》는 대중운동과 파시즘의 태동에 대해 그 심리적 구조를 분석하며 바타유 특유의 이질학의 탄생을 미리 보여준다는 점에서, 바타유 사상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부족하지 않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파시즘이 힘을 얻게 되는 메커니즘과 그 심리 구조를 분석하는 바타유의 독특한 시각을 만날 수 있으며, 역자 해제를 통해 유럽의 시대상과 바타유 사상의 핵심 개념이 어떻게 출발하는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930년대에 조르주 바타유는 초현실주의 서클에서 추방된 후, 마르크스주의자들과 교류하고 그 당시 사람들에게서 많은 열광을 이끌어낸 대중운동을 관찰하면서, 이러한 일들의 배후에 숨은 심리 구조에 대한 생각을 키워 나갔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빠르게 퍼져 나가던 파시즘 운동으로부터 비롯된 위기감과 더불어 당대 프랑스의 정치 사회적 분위기는 대중들이 파시즘에 공감하는 이유에 대한 사유를 촉발했다. 이질적인 것이 인간 존재 및 사회 구조의 형성에 떼어놓을 수 없는 중심을 이룬다는 바타유의 테제는 다른 정치·사회·심리적 연구(프로이트, 칼 슈미트, 벤야민, 빌헬름 라이히 등)와는 결이 다르며, 파시즘의 심리 구조를 분석하는 데에서도 특별한 통찰을 보여준다.
바타유는 생산이 아니라 소비를 통해 인간 사회가 형성된다고 본다. 이러한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바타유는 동질성과 이질성에 대한 사유를 전개한다. 동질성은 유용성을 바탕으로 사회를 조직하는 원리이다. 생산을 조직하는 것에서 그 전적인 예를 찾아볼 수 있는 동질성은 사회를 유지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반면 그것에 벗어나는 움직임, 즉 비합리적이며 체제 바깥의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이질성은 그 반대쪽에서 사회를 움직이는 이중적인 정서를 자극한다. 이질성은 인간을 움직이는 기제로 작용하며, 바타유는 생산이 아닌 소비라는 특성이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도 고대부터 찾아볼 수 있는 특성을 이룬다는 점을 지적한다. 《파시즘의 심리 구조》에서는 이 이질성을 두 가지로 나누는데, 군대 등에서 그 특성을 볼 수 있는 상위의 이질성, 명령적 이질성은 사회의 동질성을 깨는 역할을 수행하며, 이질성에 이끌리는 대중은 그것에 따라 움직인다고 분석한다. 이런 심리 구조 속에서 파시스트 지도자들은 힘을 얻고 사회를 움직이는 힘을 얻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바타유는 이러한 이질성의 등장에서 파시즘을 넘어설 힘을 발견하기도 한다. 바타유는 하위의 이질성, 즉 하층민이나 노동자 계급이 구현하는 이질성이야말로 사회 구조를 진정으로 바꾸는 힘(에너지)이 된다고 본다. 바타유가 평생에 걸쳐 탐구했던 이질성에 대한 탐구, 즉 이질학은 이러한 분석으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파시즘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바타유의 비상한 시각을 보여주는 이 짧은 책으로부터,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고민하는 독자들은 변화를 추동하는 힘(에너지)인 이질성에 대한 사유를 더욱 심화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카리스마적 지도자와 대중의 추종, 동질성을 추구하는 사회와 이에 저항하는 이질성의 출현 등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키워 갈 수 있을 것이다.
해제 73
이야 요즘에도 이런 철학서 번역해주는 출판사가 있네요... 고마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