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와 리버풀이 21일 새벽 올드 트래포드에서 올 시즌 첫 노스웨스트 더비를 치른다.맨유 트위터 캡처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는 꼴을 보느니 피라냐(식인 물고기)가 가득 찬 어항에 피 흘리는 손을 집어넣겠다.”
로이 킨의 이 말은 리버풀에 대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적개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21일 새벽 리버풀과의 올 시즌 첫 ‘노스웨스트 더비’를 앞두고 있는 맨유의 분위기는 킨의 말처럼 그렇게 호기롭지 못하다.
리버풀은 현재 8전 전승으로 2위 맨시티에 8점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17연승 행진 중이다. 살라흐와 피르미누, 마네의 삼각편대, 파비뉴와 헨더슨의 허리진, 센터백 반 다이크와 양 풀백 로버트슨과 알렉산더 아놀드까지 구멍이 없다. 1990년 이후 30년 만의 우승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리버풀 우승만은 눈 뜨고 못 본다”는 맨유라면 “우리가 잡겠다”며 리버풀과의 맞대결을 벼르는 게 맞다. 마음이야 굴뚝 같겠지만 차마 리버풀을 잡겠다고 큰소리치지 못하는 게 맨유의 서글픈 현실이다.
맨유는 2승3무3패 승점 9로 12위에 처져 있다. 선두권보다 강등권이 더 가깝다. 8경기 만에 리버풀과 15점 차로 벌어질 정도로 클래스의 차이가 명확하다. 가뜩이나 전력이 달리는데 골키퍼 데 헤아와 미드필더 포그바마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버풀에 1-3으로 패한 뒤 무리뉴 감독이 경질된 전례가 있다. 이번 홈경기에서 참패하면 솔샤르 감독이 경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는 알레그리 전 유벤투스 감독이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자기 팀이 질 줄 알면서 경기를 봐야 하는 느낌”이라는 트윗에 맨유 팬들의 두려움이 잘 압축돼 있다. 베팅업체들의 배당률(리버풀 5/7, 맨유 9/2)까지 리버풀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맨유에도 솟아날 구멍이 없는 건 아니다.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에 1승3무로 져본 적이 없다. 살라흐도 잘 막았다. 4경기서 골은 물론이고 도움조차 내주지 않았다. A매치 피로도 리버풀이 더 심하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리버풀 선수들은 A매치 기간 동안 6만6553마일을 이동해 맨유 선수들이 비행한 거리보다 3배 길었다. A매치 2경기를 모두 뛴 선수도 리버풀이 5명인 데 비해 맨유는 2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