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없는 글재주를 가진 글쟁이는 항상 연습을 해야만 합니다.
무례하게도 한적하다고 이 게시판을 골라 수준 미달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원래 어떤 글을 연재하고 싶다면 준비를 다 끝내고 써야겠지요. 하지만 이건 연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연재를 준비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자비롭게 용서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저는 좋은 판타지는 좋은 규칙을 바탕으로 쓰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저의 판타지를 쓰기 위해서는 제 판타지의 규칙부터 먼저 잡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매우 편리한 요소인 마법을 위해 설득력 있는 연금술을 세워볼까 합니다.
연금술에 대해 쓰면서, 먼저 원소들을 한 글에 하나씩 서술할 것입니다.
지금 계획된 원소는 22가지이며 6 분류로 나뉩니다.
이 다음에는 무엇을 쓸 지 모르겠네요. 일단 그 세계에 인간은 존재한다(최소한 과거에는 존재했다)고 할 방침입니다.
그러니 인간 외의 종족을 서술할 수도 있겠죠.
물론 순서대로 본다면 신에 대한 이야기, 천구의 법칙, 각종 산맥과 바다, 환수와 짐승들이 먼저 세상에 나왔을 테니 시간순으로 서술한다면 그게 먼저 나와야겠지만 솔직히 거창한 소리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언제 글을 접을지 모르기도 해서 허세만 잔뜩 부리고 용두사미가 되는 꼴은 보이기 싫으니까요.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준비하는 과정에 가깝기에, 어디에서 말이 바뀌고 서로 부딪힐지 모릅니다. 그때는 정리를 다시 한 번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모자란 글쟁이에게는 읽어주시는 분들의 관심이 최고의 포상입니다.
(요즘 포상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많이 저속해지긴 했죠. 그 얘기는 하면 손해일 겁니다.)
제가 언젠가 본격적으로 글을 써서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완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하는 다음에 쓸 글의 서문입니다.
세상은 본래 우리가 아는 그대로 지어지지 않을 예정이었다.
원소를 설계하는 임무를 받은 천상의 다섯 관백은 본래 한 명이 하나의 계통을 맡아, 한 계통에 세 종류의 원소를 만들고, 열다섯 원소들을 엮어 아름다운 구조물을 세운 뒤 최후이자 최초의 원소로 그 안을 채울 계획이었다. 아마도 너무나 오래 살아 기하학에 심취한 거미가 생계를 내팽개치고 만들었을 법한 집이 그 형상과 가장 흡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금'을 담당하던 관백은 그것이 따분하다고 생각했다. 예술로서 존재하는 세상이라니. 본질적으로 그것은 죽은 세상이 아닌가? 단 하나의 의지로 세워져서 의미없이 그저 존재하기만 한다고? 관백이 설계한 원소는 다른 관백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그저 자기들끼리 부착될 뿐 완전히 혼합되지 않는 다른 관백들의 원소와는 달리 금 족의 원소들은 예술처럼 화합하여 매끄러운 광택을 자랑했다.
문제는 그것들은 모두 무채색이었다는 것이다.
그 유능한 관백은 새로운 원소들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다른 관백들이 자신의 원소에 불만족해서 조정을 하는 중이기에 여유는 있었다. 새로운 금속들은 특별한 빛깔을 뽐냈다. 화 족의 매혹적인 빛깔, 수 족의 투명한 색감, 목 족의 두터운 질감, 토 족의 규칙적인 무늬, 그렇다. 한둘이 아니었기에, 설계대로 지어지지 못한 구조물이 균형을 잃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구조물은 무너져 한 덩어리로 뭉치고 말았다. '화'를 담당하던 관백이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자신의 원소가 창조되지 말았어야 할 원소들을 삼키게 했다.
그리고 천상을 다스리며 관백들에게 지시를 내린 존재인 신이 그를 제지했다. 그는 이런 형상도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매우 재미없는 대충 둥그스름한 모양이었고 그의 설계도와는 비슷하지도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어느 정도 즐기고 있었다. 누가 뭐래도 그는 신이었다. 그는 언제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런 존재이기에 그는 상황을 재미있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화' 관백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그의 원소들과 그 정수를 세상의 중심에 두었다. 그리고 토 족과 수 족, 금 족으로 하여금 그 중심을 둘렀다. 목 족은 가장 겉을 맡았다.
그리고 신이 직접 설계한 원소가 그 모든 원소들을 뒤덮었다.
<창세 역사>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