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품, 나 안아줌.”
어느 때와 같이 평범한 날, 마요는 교주를 외딴 곳으로 끌고가서는 그렇게 말했다.
“안아달라고?”
“맞음. 안아줌.”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팔을 벌리고 재촉하는 마요. 교주는 어리둥절한 기색으로 엉거주춤 허리를 숙여 마요를 안아주었다.
“이러면 되니?”
“조금 더 세게 안아줌.”
마요가 교주의 허리춤을 강하게 감싸며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다. 여전히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교주는 순순히 마요의 말대로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한층 더 강하게 껴안았다.
“좋음. 이대로 가만히 있음.”
그 정도가 딱 마음에 들었는지 마요는 작게 웃음소리를 흘린다. 교주의 가슴팍에 머리카락을 부벼대는 모습이, 마치 고양이가 제 주인에게 냄새를 묻히는 모양새를 연상시켰다.
‘머릿결 좋네. 뭔가 좋은 냄새도 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기도 무언가 민망하여, 교주는 한손으로 마요의 머리칼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찰랑찰랑하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이 손을 스치며 간질이는 감각이 퍽 기껍다. 머리칼에서 풍기는, 늦봄 만개한 꽃밭에 서 있는 듯한 기분좋은 향기와 보드라운 볼의 감촉, 가슴께를 따뜻하게 덥혀주는 온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아,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수집품.”
“응? 마요, 왜?”
그렇게 마요를 얼마나 안고 있었을까. 마요가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로 교주를 불렀다.
“수집품 내거임. 시스트하고 계약했음.”
“으응?”
별안간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마요. 교주는 당황을 숨기지 못한다. 마요는 반박따위 받지 않겠다는 듯 교주를 붙잡은 팔에 힘을 더 세게 주었다.
“하지만 나 자비로운 주인임. 수집품이 교단에서 일하는거 봐줌. 수인마을이랑 엘프도시랑 유령늪이랑 마녀왕국이랑 정령산 가는것도 봐줌.”
“...어… 고마워?”
교주가 얼떨떨하게 답한다.
“봐주는 대신 조건 있음.”
마요가 고개를 빠끔 들고서 교주를 올려다본다.
“하루에 한번, 오늘 한것처럼 나 꼭 안아줌. 하루 넘게 어디 가면 돌아온 다음 며칠치 몰아서 안아줘야함.”
“무슨 소릴 하나 했더니. 그 정도야 당연히 해주지.”
마요는 그리 말하며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교주는 피식 웃으며 손을 내밀어 새끼손가락을 마주 걸어 약속했다. 마요는 그 별거아닌 약속이 뭐가 그리도 좋은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절대로 나 떠나지 않음. 수집품 비싼 돈 주고 샀음. 마음대로 가버리면 손해 막심함.”
다시 한 번, 마요가 교주의 품에 안겨든다. 하루 한 번이라는 할당량이 초과되어 버렸지만, 교주는 시시콜콜 따지지 않기로 했다.
“수집품 냄새도, 따뜻함도, 심장소리도, 감촉도 보존 못함. 그러니까 하루에 한번씩 안아줘야함. 내 기억 속에 보존함.”
교주의 모든 면면을 새겨두겠다는 듯이, 마요는 교주의 심장께에 귀를 대고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수집품 좋아하는 사도들 많음. 경쟁 치열함. 나도 긴장 풀면 수집품 뺏길까봐 걱정됨.”
또 그러기를 한참. 마요가 나지막이 속삭인다. 그녀는 한 번 더 힘을 주어 교주를 껴안은 뒤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수집품 제일 좋아하는거 나임. 엘리아스 누구보다도 가장 좋아함. 그러니까 수집품도 나 제일 좋아해야됨.”
교주의 손을 잡고 당부하는 마요. 올곧이 눈을 맞춰오는 마요의 시선에, 교주는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치는 이걸로 충분함. 수집품 내일도 일 끝나면 나 안아주러옴.”
마요는 교주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리 말하며 종종걸음으로 멀어져갔다. 마요의 목덜미와 귀 끝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교주는 못 본 척 해주기로 하였다.
‘위험했음. 내 심장소리 들킬 뻔 했음.’
이미 다 들통났음을 알지 못한 채로, 마요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손 끝에 남은 체온, 코 끝에 머무는 향기, 귀에 아른거리는 심장박동 소리를 되새기며.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날도, 언제까지고, 오늘만 같은 행복이 함께하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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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벤트 보고 좀 충격받았음
마요가 교주 좋아하는건 알고 있었는데 대놓고 "나 수집품 좋아함" 하고 박아버릴 줄이야
아마 한동안 정실 1위는 마요일듯
꾜주님들 트릭컬 접으면 마요가 수집품 어디갔냐고 슬퍼함
그러니까 접지말고 10주년까지 같이하자
일단 부당거래로 시스트의 재산을 압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