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 주의 ※
첫번째 극장판 리뷰 -> 참고
두번째 극장판 리뷰 -> 참고
본 글은 작년 12월 개봉한 청춘 돼지 시리즈의 세번째 극장판
청춘 돼지는 책가방 소녀의 꿈을 꾸지 않는다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2기인 2부 대학생 편이 발표된 청춘 돼지 시리즈.
이번 극장판으로 일단은 1부가 끝이 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필자는 후술하겠지만 살짝 보기가 겁난 이유가 있어서
첫주의 리뷰를 보고 일부러 둘째 주에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확실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이번 극장판으로 큰 이야기가 정리되고
2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의도가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는 느낌이지만
실제로 까보니 약간의 물음표를 남기고 말았다는 성격의 극장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극장판의 리뷰는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
지금의,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담겨있기에
이 리뷰를 보더라도, 보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판단은 극장판을 보는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미리 서두에서 말해드립니다.
원작의 9권까지 or TV판 + 본 극장판을 먼저 본 후에 읽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 스포 주의 ※
우선, 이번 극장판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태까지 풀지 못했던 '가족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두번째 극장판에서 카에데가 정신적으로 성장을 이루고, 이번 극장판에서 사쿠타와 카에데가 엄마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회복함으로써
1부 안에서 사쿠타 쪽에서 안고 있는 대략의 문제를 일단락 짓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다분하게 드러납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작가의 의도와 달리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가족애라는 감동 보증 수표의 전개를 위해 먼저 선행되었어야 할 과정, 흔히 말하는 빌드업 단계가 다소 난해한 탓에
이번 극장판의 하이라이트가 되었어야 할 부분에서 오는 감동이 살짝 미적지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스토리의 큰 줄기는 엄마도, 카에데도 서로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만나기를 희망하면서, 가족 관계의 진전을 보이는 아즈사가와 家.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엄마와 원래의 카에데가 극적인 상봉을 함으로서, 뒤늦게나마 하나의 가족으로 화합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쿠타도 그만큼 기대했던 카에데와 엄마와의 단란한 광경을 보며 흡족해하는 하는 등 무난한 전개가 이어지지만.
곧바로 다음 날, 사쿠타에게 사춘기 증후군이 발병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예전에 마이가 겪었던 사춘기 증후군과 완전히 똑같은 상황에 처해지게 된 것.
즉, 이번 극장판의 주된 전개는 청춘 돼지 초반의 마이의 관계를 이번에 사쿠타가 그대로 뒤집어 쓴 전개가 되었습니다.
가족 관계의 문제에 지금까지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때에 따라 적당히 타협하며 넘어가려 했던 사쿠타는
지금에 와서 엄마와 만났을 때 정작 어떻게 마주해야할지 난감해했기에, 본인 나름의 배려가 사춘기 증후군으로 발현되어 아예 다른 사람에게서 인식이 지워지게 된 것.
그 영향으로 인해 학교 친구들은 물론, 자신만이 없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쓸쓸히 뒤로하며 자신만 생각했던 스스로를 후회하는 모습.
그런 상황에서 사쿠타가 맞이하게 되는 전개는 다소 뜬금없게도 '평행세계'
메인이 되는 사춘기 증후군의 해결 도중에서 평행세계라는 개념이 갑자기 튀어나온 탓에, 사쿠타는 물론이고 보는 사람도 의아한 상황.
원작에서 이후의 전개를 본 사람이라면, 이 상황의 의도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이 꽤나 자연스럽지만
이 극장판(원작 9권)의 시점에서만 본다면 갑자기 이야기가 복잡해져 버려 흐름이 살짝 꼬이게 됩니다.
아무 이유없이 평행세계에 던져진 사쿠타지만, 결국 메인 스토리의 줄기는 사쿠타의 사춘기 증후군의 해결이기 때문에
평행세계 이야기 자체는 그런 사쿠타가 사춘기 증후군의 해결에 결심을 굳히는 장치로서 활용된 공간일 뿐..
메인 스토리에 그렇게까지 크게 영향을 끼치는 정도는 아니어서 의문만 남아버린 전개가 된 것에 마이너스가 되버렸습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이 평행세계 이야기에 직간접적으로 엮이게 되는 것이, 바로 제목에도 언급되는 책가방 소녀입니다.
두번째 극장판에서는 꿈에서, 이번 극장판에서는 초반에도 만나게 되는 어릴 적 마이와 매우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여자아이로
작중 시점에서는 어떠한 정보도 알 수 없는 신비한 인물.
제목에 떡하니 있으니 큰 비중을 차지할 만한 무언가가 일단은 있기는 하지만
이 극장판에서 나오는 비중이라고는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쿠타를 평행세계로 데려다 줄 때.
자신의 사춘기 증후군은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사쿠타를 원래의 세계로 데려다 줄 때 뿐.
즉, 잠깐의 셔틀의 역할만 하고 휙휙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막상 제목에 책가방 소녀가 들어감에도 정작 책가방 소녀의 비중이 상당히 옅어서
아무 정보없이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완전히 페이크가 되어버렸다는 것이 마이너스가 되버렸습니다.
아무튼 평행세계에서 돌아온 사쿠타는 여전히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뒤늦게 우연찮은 계기로 인해 존재를 기억하게 된 마이와 재회하게 되면서 어머니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마이의 다정한 위로에 결국은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는 사쿠타.
1권에서의 마이와 사쿠타의 관계성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이 씬은 대부분이 호평인 부분으로
이 장면을 위해서인지 이번 극장판에서 유독 마이의 분량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도 합니다.
첫 키스마저도 생략될 정도로 인색한 애니판인데 이번에는 스킵한 부분이 거의 없을 정도.
다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스토리 전체적으로 사쿠타의 갈등에 핵심이 되는 것은 결국 엄마라는 존재임에도
이런 상황이 되어서도 엄마는 비중은 전혀 없는 데다가, 오히려 가족 외의 사람인 마이와 잠깐 대화하니까 어느새 해소되었다는 점은
가족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본 극장판 주제에 비해 정작 중요한 부분은 엉뚱한 데에 집중되었다는 느낌이 강한 편.
마이도 이제 가족 될거니까 괜찮잖아! 라고 반박도 가능하지만 틀린말은 아니긴 한.....가?
아무튼 마이의 위로를 받고 나름 용기를 내어 엄마와 마주한 결과.
사쿠타의 사춘기 증후군은 말끔히 해결되어, 자신을 인식해주고 걱정해주는 엄마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며
세 사람의 갈등이 완전히 정리되어 하나의 가족으로 또 한 번 성장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아빠는!?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안고 있던 사쿠타의 가족 문제도 해결됨과 동시에, 기나긴 1부 스토리의 마무리.
사쿠타의 가족 관계도 일단락 지으면서 1부 안에서 일어난 일들은 대략적으로 정리된 상태로 끝나게 됩니다.
1부의 큰 흐름이 등장인물들의 성장물을 띈 형태로, 앞의 이야기들이 주인공이 히로인들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야기였다면
마지막에는 주인공 또한 성장시키게 되는 계기를 만듬으로써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느 정도 알려주는 바입니다.
우선 간략하게 본 극장판의 포인트들을 정리해 봤지만, 일단 총평을 하자면 꽤나 호불호가 갈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사쿠타와 마이가 꽁냥대는 부분이 많이 들어가 있고, 기본적으로 가족 이야기를 들고 나온 이상
어느 정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작품 안에서 최대한 다루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 중심이 되는 시나리오가 원작의 단점마저 그대로 흡수한 탓에 1부의 마지막이 되는 이야기임에도 상당히 이해하기 난해한 편.
제목에 들어간 책가방 소녀는 잠깐씩 등장하는 게 전부고,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엄마는 이번에도 비중이 전혀 없고 화해할 때만 등장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위해 조연 인물들이 희생당하는 면이 다른 편보다 심한 편입니다.
▲ 왼쪽은 책가방 소녀, 오른쪽은 어린 시절의 마이.
더군다나 책가방 소녀의 경우, 어릴 적의 마이와 매우 닮은 모습을 하고 있고, 중간에는 평행세계를 왔다갔다 해주는 역할로
확실히 이야기 거리가 많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작중 내에서 등장은 3번 합쳐서 10분 조차도 안되기에 보는 사람들은 의문만 커질 뿐.
원작에서는 사쿠타가 뒤늦게 이 소녀에 대한 추측을 하는 장면도 있지만, 애니판은 이것마저 생략을 해버린 탓에
아무 정보 없이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가방 소녀는 맥거핀 덩어리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아무리 2기에서도 나올 거라지만 조금 너무 했다고 싶을 수준인지라....
그리고 이전 극장판의 리뷰에서도 설명한 바가 있는데
굳이 이럴거면 극장판이 아니라 극장판 3개를 묶어서 2기를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극장판 3개를 돌아보면서도 전체적인 퀄리티는 극장판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아쉬운 TVA의 연장선에 가까운 느낌이고
실제로 스토리는 TVA의 연장선상이 맞기 때문에 그렇기도 해서 굳이 이렇게 전개하게 될 의미가 있나 싶었습니다.
아마 예상으로는 원래는 첫번째 극장판으로 끝낼 생각이었지만, 2기를 전개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될 내용을
두번째, 세번째 극장판으로 떼어놓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급하게 만들었다는 성향이 강합니다.
실제로도 두번째 극장판은 카에데의 성장을 중심으로 했지만, 정작 후반에는 통신제 고등학교 바이럴에 가까운 형태로
세번째 극장판은 원작의 단점을 그대로 들고와 시나리오 자체가 일관성을 가지지 못하게 된 것도 아마 그것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전개가 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 TVA만 본 사람이라면 2기에 나올 대학생 편은 이야기의 흐름이 꽤나 달라지기 때문에
2기에 나오게 되는 평행세계의 복선, 책가방 소녀, ㅁㅁㅁㅁ ㅁㅁ의 존재로 인해 반드시 이 세번째 극장판을 봐야한다는 것인데
TV판이라면 그래도 이어진다는 성격이 강하지만, 이건 또 '극장판'이라서 굳이 검색해 찾아봐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존재합니다.
제작사는 다르지만, 작가의 전작인 사쿠라장만 하더라도 2쿨 분량을 할애하여 확실하게 1부를 끝맺는 전개를 했기에
이러한 미디어믹스 전개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극장판 본편은 혹평이 꽤나 있지만, 쿠키 영상에서는 원래 두번째 극장판에서 나와야 할 마키노하라 쇼코의 분량을 가져와
첫번째 극장판의 결말에 대한 의문을 나름 해소시켜 주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고
2기를 대놓고 암시하는 존재가 언급되면서 이야기는 다시 TVA로 넘어가 2기인 대학생 편으로 배턴터치.
극장판 2개를 떼어 만들어 놓으면서까지 나오게 되는 것이 결국 메인은 대학생 편이라는 것일텐데
여려모로 극장판의 아쉬운 퀄리티가 과연 대학생 편으로 만회될 수 있을런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개인적으로는 2기가 나온다는 바램은 이루어진 탓에 기대되는 편입니다. 역시 안 나오는 것보다는 나은 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