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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카터, 애칭은 지미, 난 오늘 부터 야만인이 되기로 했다. 나를 모욕하는 이 세상 사람들…. 그들에게 진정한 야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 것이다. 이 파렴치 하고 신도 없고 천사도 없는 빌어쳐먹을 도시에서 나는 그들에게 비문명, -그것은 사람을 죽이면 안된다는 규정, 을 처참하게 깨부숨으로써 나를 억압하고 사람의 뇌를 문명이라는 헛된 망상으로 찍어 누르려는 그 잘나신 윗대가리들에게 혁명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은 내가 문명이란 이름의 도시, 라비린토스에서 나갈 수 있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되겠다는 소리다. 부자(父子)가 함께 날아 오른 혁명가, 저 위대한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가 되겠다는 소리다. 물론 나는 위를 노리고 노리다가 태양에 밀랍이 녹아 땅에 떨어진 이카로스처럼 그 잘나신 윗대가리에게 패배하여 지상으로 추락할지 모르나 내가 왔다 갔다는 역사는 영원히 남겨져 이 지상위를 벌레 처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한 줄기 미래(未來)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뇌는 휘발성이기 때문에 금방 나를 잊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더더욱 강렬한 임팩트로써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나는 야만인이 되었다. 실 한오라기 걸치지 않은 나의 몸은 날아 갈 듯이 가볍다. 아니 그것은 그동안 입어왔던 옷의 무게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옷이라는 문명을 벗어 던짐으로써 윗대가리들이 말하고 권하는 억압으로 부터 내 짓눌린 어깨를 풀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진보. 그것은 단순히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 처럼, 포스트,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다른 방향으로의 진화인 것이다. 新인류 그것의 맹아(萌兒)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 네오 포스트 모더니즘, 그것이다. 그것이 나 카터, 애칭은 지미(志謎), 가 해야 할 과업 경외로운 사명이다.
그들이 나를 얕보고 있다. 나는 학교에서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동안 내가 뼈를 깎고 뇌를 뽑는 고통을 받아왔다. 누구 때문에? 문명이라는 족쇄를 만들어낸 윗대가리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나는 문명을 증오한다. 이런게 문명이라면 내가 거부해 주겠어. 전력으로 박살내 주겠어! 진심으로 달려가 주겠어! 나는 新인류의 야만인이 된다!
그들에게 나의 공포를 뇌수 깊숙히 박아 때려 넣은 것이다. 그것은 토성의 위성 미마스에 박힌 우주의 성흔처럼 더할 나위 없이 상징적이고 아름다우며 미래의 상식이 될 것이다. 레무리아가 되지는 않아.
그들의 목의 핏줄을 뜯어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그러나 더러운 동맥 선혈을 조미료 삼아 나의 송곳니로 그들의 뼈와 살을 유린하고 내장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릴 것이다. 기다려라, 세상아. 야만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