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넌 나이가 몇인데 질질 짜냐?"
"닥쳐요 사부."
말은 그렇게해도 진정된거같았다. 이시드가 갑자기 울자 살라딘은 이상황을 어쩔줄 몰라했고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바라보면서 얘기할수있었다. 살라딘은 기뻐하는 얼굴로 말했다.
"허튼, 축하한다 제자야 드디어 오러를 익혔구나."
그러나 기쁜 살라딘에 비해 이시드는 입을 삐죽거린다.
"네 익혔죠."
왜 이렇게 기분이 토라진걸까 살라딘은 그를 건들여본다.
"너는 어째 기쁘지않아 보이는구나?"
"무문의 제자가 됬다면서 기술같은건 하나도 안 알려주고 맞으면서 오러를 깨우친 저는 매우 즐겁습니다~"
빈정거리는 그를 바라보며 살라딘은 그제서야 깨닫는다.
'하긴 내가 해도 심하긴했지.'
사실 그도 맞을 때는 '적당히 맞았다.' 사부도 자신이 죽을거같은 느낌이 오면 때리는걸 관두고 조금 쉬면서 때렸다. 그러나 그는 게이치않고 죽든말든 계속 때렸다. 몸이 넝마가 되면 다시 고쳤고 다시 넝마가 되면 다시 고쳤다. 빛보다 빠른 재생력에 몸은 수천번 망가지고 수만번 고쳐졌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몸이 철을 견디기까지 10년이 걸렸지만 이렇게 하면 3년안이면 될거같다고 예상했지만 눈앞의 소년은 1년안에 해냈다.
"그건 그렇고 단전을 돌리는건 어떻게했냐 제자야?!"
육체는 맞고 나으면 성장하지만 단전을 돌리는건 성장한다고 볼수없다. '깨달아야 한다.'는게 정확하자. 삶과 죽음의 위기속에서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살라딘은 몰랐기보다는 까먹었다. 워낙 오랜시간이 흐른지라 자신도 맞으면서 삶과 죽음의 위기속을 엄청나게 해멨다는 것을...
"맞으면서 계속 단전을 돌리려고 집중했는데 그게 시간이 지나니 되더군요."
"흐음..."
살라딘은 물어보는것을 관뒀다. 사실 깨달음이란게 파바박(?) 오는거라 말로 설명하기도 애매했고 그도 그사실을 알고있다.
"오러를 배웠으니 이제 이건 쓸모 없겠구나."
그는 그러면서 철몽둥이를 대충 아무대나 던졌다. 이시드는 그가 몽둥이를 버리는 관경에 입에 미소가 올라갔다.
"그러면 이제 맞는 수련은 없는건가요?"
"당연하지. 내가 때릴려면 오러를 몸에 두를꺼지않느냐?"
오러의 강도는 철보다 훨씬 단단하다. 비유하자면 두부를 칼로 짜를 정도랄까 보통 여기까지오면 때리는 걸 멈추고 혈도를 뚫어 오러를 원활하게 쓰게해준다. 그러나 살라딘은 이미 이시드는 혈도를 뚫었으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제 맞는 고생 안 해도 된다는 이시드는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 그 미스트 레빗의 권술을 알려줄겁니까 사부?"
"그래."
살라딘은 그말을 끝으로 일어났고 이시드도 따라 일어났다. 냉정한 두눈을 바라본 살라딘은 손가락을 가리켰다.
"저걸 봐라."
그가 가리킨건 이시드가 맞는다고 어느새 신경쓰지도 않게 된 무언가였다. 이시드는 그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와!"
산처럼 커다랗던 거인은 조그마한 언덕으로 변해있었다. 물론 그래도 이시드보다 훨씬 컸지만 상당히 초라해진거같았다. 뒤 돌아보고있어서 등만 보였지만 이시드는 그 변화에 질문을 했다.
"이게 어떻게 된거죠?"
"어떻게되긴 니가 강해졌으니까 그만큼 저녀석은 약해지는거지."
어제만해도 산같던게 갑자기 언덕이 되니 누가봐도 차이가 확 느껴졌다.
"그리고 저게 너랑 똑같이 작아졌을때 넌 저거랑 싸워야할거다. 그리고 승리하면 너는 여기 벗어날수있는거고."
살라딘은 그에게 '목표'를 주었다. 이시드는 그의 말에 이거 하나만은 알수있었다.
'여기에 나갈수있다.'
아무리 시간의 흐름이 현실세계보다 훨씬 빠르다고하지만 여기온지 벌써 6년째다. 이시드는 나갈수있다는 희망을 풀었고 이글거리는 눈으로 스승을 바라보았다.
"빨리 시작하죠. 사부"
살라딘은 가만히 있었다. 제자가 사나이의 눈을 가졌다는 것에 감격했기 때문이다. 아마 스승님도 이런 기분이였을까 살라딘은 일렁이는 눈물을 머금으면서 말했다.
"그전에 일단 알려줄게있구나."
살라딘이 그다음에 내뱉는 말은 뚱딴지 없는 말이였다.
"신이 되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단다. 하나는 태어날때부터 신인거고 다른 하나는 신이 임명해줘서 되는거고 나머지 하나는..."
살라딘은 이 3번째 항목으로 신이 된 케이스였다.
"신을 죽여서 그 자리를 빼앗는거다."
그가 신이 된건 자신의 권술덕이였다.
"그리고 미스트 레빗의 권법은 신을 죽인 '갓 슬레이어(God Slyaer)'지."
"!!!!"
갓 슬레이어는 신을 죽일 수 있는 무기나 비법 그리고 신을 죽인 자를 일컫는다. 갓 슬레이어로 지정되면 무기와 비법은 ‘차원의 법칙’에 의해 그 차원에서 버려진다. 그러나 살라딘같은 경우는 자기가 신이 된 경우였고 미스트 레빗의 권술같은 경우는 자신이 살던 대륙에 사라지긴했지만 그의 머릿속에 있으며 그는 다른 차원에 발령받은지라 전에 자기가 살던 곳에서나 금술이였지 여기는 아니였다.
그의 말에 이시드의 눈이 커졌다. 살라딘은 팔짱을 끼면서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정신 똑바르게 눈 뜨고 배워야한다. 신도 죽인 권법이니 저딴 괴수 따위는 한번에 보낼수있어!"
살라딘은 그말을 끝으로 주먹을 쥔다. 이시드도 따라 주먹을 쥐었다. 살라딘은 그의 눈을 한번 더 바라보고는 말했다.
"주먹으로 치는건 점을 공격한다고 보면되고 손바닥을 치는건 면으로 보면된다."
살라딘은 권술의 기초를 설명하면서 시범을 보였고 이시드는 그걸 따라했다. 살라딘의 수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쏴아아아아
폭포는 시원하게 내려오고있었고 폭포가 떨어진 물은 커다란 호수를 이루었다.
탁탁탁.
키가 2m에 가까운 은발 머리의 거한이 달려왔는데 여기서 주목할점은 그는 호수를 달리고 있다는것이다.
탁탁탁.
흑발의 여인도 그를 따라 달려오고있었고 그녀는 황금빛 오러를 품은 주먹을 그에게 날렸다.
펑펑펑
은발의 거한은 몸을 비틀어 아주 손쉽게 피했고 그중하나는 당수를 내리치듯 그녀에게 보냈다.
까앙~!
"많이 컸구나!"
그녀는 되돌아온 권기를 부수고서는 호탕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도망만 칠거냐?!"
여인은 그렇게말하면서 전신에 황금빛 오러를 품었고 그녀의 뒤에있던 오른발끝에 힘을 주고 앞으로 내딛는다.
슈욱
그모습이 마치 토끼같았고 한번 움직였을뿐인데 순식간에 100m가까이 날라왔다. 그걸 본 은발의 청년 이시드는 혀를 한번 치고는 코앞까지 다가온 여인 이제는 라디안에게 오른쪽 주먹을 뻗으면서 반대쪽에 있는 먼저 다가간 왼쪽주먹을 내리 꽂는다.
"흡!"
라디안은 여유롭게 팔을 들어 막았고 이시드는 씨익 웃었다.
"걸리셨군요!"
키아아아앙!!!
순간 금속이 수십 수천번 회전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라 다를까 왼쪽팔에 품은 붉은 오러의 톱날은 그녀의 가드라란 팔에 미친듯이 회전중이였고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면서 오른 쪽 팔을 들었다.
키아아아앙!!!
잠깐 라디안이 멈칫한 사이에 이시드는 오른팔을 휘둘어 톱날모양의 오러를 품었고 그녀는 그걸 본 순간 제빨리 막았지만 덕분에 그녀의 팔 양옆에는 톱날이 돌고있었다.
"오러를 운영하는게 많이 늘었구나."
"칭찬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팔이 그녀를 조여왔고 이대로가면 톱날이 그녀의 머리를 분쇄시켜 버릴것이다. 그러나 라디안은 아주 쉽게 팔에 한번 힘주는 것으로 벗어났다.
"크윽, 힘으로 밀다니 너무 합니다 사부."
그녀가 팔을 벌리자 이시드의 양팔은 벌어졌고 옷을 입지않은 그의 탄탄한 신체가 적나라하게 보여졌다. 허점이 보이자 그걸 놓칠리없는 라디안은 오른쪽 주먹을 뻗는다.
슉
“오?!”
그녀가 오른쪽 주먹을 펼치자 이시드의 앞 발인 왼발을 축으로 90도로 꺾고 왼쪽으로 몸을 비틀었다. 그걸 본 그녀는 입에 탄식이 흘러나왔고 이시드는 왼쪽으로 두 번 오른쪽으로 한번 정권을 내뻗는다.
미스트 레빗의 권법 1. -트리플 체이서(Triple Chaser)- 퍼버벅! 라디안은 양팔로 막더니 자세를 고쳐잡아 왼손 오른손을 교차하여 빠른 잽을 구사했고 이시드는 능숙하게 앞발을 중심으로 스텝을 구사하면서 그녀 옆에 다가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라디안이 왼발을 뻗어 그의 대퇴부를 노렸다.
카앙!
강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이시드는 막지않고 다리에 오러를 뿜는 것으로 버텨냈다. 라디안은 철옹성같이 버티는 그의 행동에 혀를 찬다.
“어이구야, 피할 필요도 없는거냐.”
오러에 변형을 안 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소드 마스터의 오러다. 이시드의 오러는 소드 익스퍼드 최상위의 경지인데 붉은 오러가 그 증거다. 소드 마스터는 소드 익스터드 최상급 7명을 도륙내는 정도다. 보통 이시드도 공격을 흘리면서 상대하는데 이제는 그냥 버티니 이시드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라디안은 느낄수있었다. 라디안은 다리를 거두고 늠름하게 성장해진 자신의 제자를 본다.
굵어진 턱선과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양쪽 눈이 다른 색이란게 인상적이다. 이제 2m를 넘은 그의 신체는 온몸으로 근육이 채워져있었고 얼굴보다 큰 대흉근이 눈에 간다. 쭉쭉 뻗은 승모근과 삼각근(어깨)는 기사들이 갑옷으로 차고다니는 견장같았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은발과 테양에 익은 구릿빛 피부인 그는 마치 조각상을 보는 것 같았다. 여자 허리보다 더 두꺼운 팔뚝을 보며 라디안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흑흑흑, 스승님이 이런 기분이였을꼬.”
자신의 예상과 달리 너무 잘 커줬다. 라디안은 감격에 겨운 것도 잠시 팔을 고쳐잡아 자세를 취하고는 말했다.
“자, 제자야 ‘그걸’ 해라!”
“엥?, ‘그거’요?”
라디안이 내뱉는말에 이시드는 머리를 긁적여 그걸하는것에 망설여진다.
“사부, 지난 번에 그거 생으로 했다가 피 보셨잖아요? 그래서 여자로 바뀌었고.”
“무슨 소리 남자는 생으로 해야지.”
이시드는 머뭇 거리다가 오른쪽 주먹을 꽈악 쥔다.
“하긴 우리 문파가 그래서 좋죠.”
자신이 언제 스승에게 한 번 먹여줄 기회가 있겠는가 이시드는 전신에 뻗어있는 혈도를 한곳으로 집중한다. 뇌에서 내려와 내단을 거쳐 오른쪽 손목에 집중된다.
키아아아앙!
손목에 쌓이고 쌓인 마나는 회오리가 되었고 마나의 소용돌이는 부딪치고 부딪쳐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듯 꿈틀되고있었다. 이시드는 살라딘이 했던 말을 떠올린다.
-어느 가문이나 유서 높은 문파에게는 필살기가 있는 법. 우리 미스트 레빗도 필살기는 있다. 사실 뭐 필살기라고 해봤자 이게 어딜가나 똑같은게 흔한 소설의 영웅처럼 마나를 한 곳에 집중 시켜놓고 이게 최후의 일격이다! 라며 내찌르는 거지만...
그는 그말을 끝으로 오른쪽 손에 주먹을 쥔다.
-권법의 필살기라고 해봤자 주먹으로 시작해 주먹으로 끝내는걸 상상했지만 우리 선조는 무언가 ‘독창성’을 중요시 여겼지 그리고 수행중 수행을 하다가 완성했단다.
그리고 주먹을 뻗었다. 그러나 주먹을 뻗는 순간 쥔 주먹은 점점 펴지면서 손바닥 모양이 되었고 투웅 이라는 소리와 함께 구름이 갈라졌다. 누가보면 멀쩡한 사람이 허공에 손 뻗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시드는 갈라진 구름을 보며 입을 쩌억 벌린다. 놀란 이시드를 보며 살라딘은 말을 이었다.
-여래신장(如來伸張) 부처님의 손바닥이라고 하지. 사실 나는 부처는 잘 모른다만 전에 한번 동대륙에 가보니 동대륙의 신 중 하나였다군, 스승님은 이걸 우리 권법으로 변형시켰고 이름도 새로 지었다네.
그는 이걸 -레빗핸드(Rabbit Hand)-라 불렀다. 이시드는 이걸 듣고는 참 문파의 스승들은 이름 참 짓기 귀찮아 한거같았다라고 느꼈다. 대충 때리다가 ‘흠 이게 연계되네?’ 라고 느끼면 기술이 되고 아무이름 붙여서 미스트 레빗의 권법으로 삼는다. 하긴 근본적으로 미스트 레빗 이름의 유래는 초대가 단지 토끼를 좋아해서 붙이지 않았는가 가뜩이나 미스트 레빗의 권법 이름이 맘에 안 드는 이시드 였고 필살기라도 좀 거창하게 지을줄 알았는데 큰 오산이였다. 실망스러워하는 이시드를 보며 살라딘은 한숨을 짓는다.
-낙담하지마라, 나도 처음에는 그랬으니 그리고 이 기술 나름 편리하다고? 반격기로도 쓸 수 있다.
주먹이 점을 공격하다면 손바닥은 면으로 충격을 안으로 넣는다. 살라딘이 이시드에게 권술을 가르쳐줄 때 제일 먼저 알려준 것이다. 이 기술의 무서운 점은 ‘상대방을 속이는 것’인데 보통 주먹부터 쥐고 돌격하면 상대방은 막으려는 자세를 취할 것이다. 그러나 주먹을 내찌르면서 손바닥으로 내리치면 충격이 안으로 전해져 방심하는 상대방을 ‘박살’낼 수 있다. 이시드는 거기까지 회상하고는 주먹을 뻗는다. 유성처럼 떨어지는 주먹은 점점 펴지고 손바닥으로 되면서 팔을 엑스자로 만드는 살라딘의 팔 중앙에 투웅 하고 내리친다. 그리고 1초간 그녀의 몸은 미동이 없는체로 서있었다.
투아아아아앙!!!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더니 그녀의 전신으로 충격이 뻗어진다. 충격은 안으로 들오가 마치 안에있는 영혼을 날리는 것 같았다. 충격파는 그녀의 몸에서 벗어나 폭포를 뚫었다. 라디안은 잠깐 피에 섞힌 가래를 뱉고는 말했다.
“쿨럭, 축하하구나.”
그 한방으로 온몸의 혈도가 뒤틀여졌다. 라디안은 신체를 다시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합격이다.”
그녀의 말에 이시드는 환호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