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을 보면서 멍한 생각에 빠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종종 아무런 생각도 없어질 때가 있었다.
요즘은 환절기가 되서 쌀쌀해진 날씨에 입김을 내뱉으며 옷을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여밀어 보았다.
땅에 떨어진 낙엽이 산골을 타고 전해지는 바람에 얼어 붙고 있다.
내가 그러한 기분이 드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되어 가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본디 인간의 상념은 기이한 작용에 의해서 생겨나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다.
한치 물결 앞을 알 수가 없듯이 몸 속에 물이 흐르는 인간을 알 수 없는 것도 당연한 느낌일 지도 모른다.
데카르트는 인간은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보았다.
계절이 지나가는 상황에서 찰나의 생각에 빠질 때에도.
아마도 멍한 생각이 자꾸만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