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5일.
국광해운(주).
서울 종로구 당주동.
“회수는 어떻게 진행되나?”
국정원 이규철 원장이 물었다.
2시간이 넘어간 브리핑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진도 팀이
정찰을 완료하고
복귀 지점에 도달하게 되면
복귀 코드를 송신합니다.
복귀 코드를 수신한 본부에서는
동해상에 대기 중인 잠수함에
회수 명령을 하달합니다.
회수 명령을 하달받은 잠수함 함장은
바닷가로 접근,
팀을 회수하게 됩니다.”
국광해운 이사라는 위장 신분을 가진
정보사 엄주현 중령이 설명했다.
그는 말을 꺼내면서
살짝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너무 오랜 시간 잠을 못 잤다.
브리핑은 너무 길었고,
담배도 너무 많이 피웠다.
그는
아득해지는 정신을 다잡기 위해
담뱃갑을 집어 들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
“잠수함의 특성상 통신이 쉽지 않습니다.
현재
동해상에 대기하고 있는 잠수함은
정보사가 직접 운용하는
SS-074 최준 함입니다.”
해군은
전통적으로
함번에 ‘4’를 부여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4’가 붙어 있다는 이야기는
함정이
해군 소속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아시다시피
잠수함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연락을 주고받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최준함은
여타 손원일급 잠수함과 달리
이동 및 통신 기능을 특화해 건조하기는 했지만,
통신용 부력 와이어 안테나와
300kHz 이내의 초저주파를 사용해
약속된 시간에 통신을 주고받아야 하는 잠수함의 특성은 같습니다.
또한, 통신을 위해서는
통신용 부력 와이어 안테나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통신 심도까지 부상해야 합니다.”
엄주현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니코틴이 뉴런을 자극해 주길 바라면서
있는 힘껏 연기를 빨아들였다.
“진도 팀이 신호를 보냅니다.
본부에서 신호를 수신하고,
잠수함과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약속된 시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에
최대 6시간이 소요됩니다.”
“최대?”
그 말에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순간적으로
구석진 곳에 앉아 있던
뿔테 안경을 쓴
파란 양복을 입고
빨간 나비넥타이를 맨 소년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 소년은
그런 그들의 눈빛을 완전히 무시한 모습으로
엄주현을 바라보고
그 어린아이 답지 않은
날카로운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든
엄주현은
“가장 운이 없을 경우입니다.
아다리만 맞아들어 간다면
10분 안에도 끝날 수 있습니다.”
“재수 없으면
잠수함이 오기까지
6시간을 기다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군요.
진도 팀은
언제 잠수함이 오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엄주현은
그렇게 자신의 브리핑에 이리저리 참견을 하는
그 소년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 소년이 누군지는 몰라도
국정원 원장과 같이 온 것을 봐서는
뭐라고 하기가 어려운 소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드는 생각이라면
저 소년이
국정원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면
국정원 놈들은
현장의 어려움은 하나도 모르면서 말을 재수 없게 하는 재주가 있구나.
라는 것을 되새기게 해 준다는 거랄까?
“정확하신 말씀이십니다.”
엄주현이 말했다.
어린애를 달래는 투가 아닌
잔뜩 비꼬는 식의
존대말이 섞인
그 말에
그 소년이
눈을 들어 엄주현을 바라보았지만,
엄주현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담배를 다시 한번 힘차게 빨아들였다.
“만약 적이 추격해 오는 상황이면,
장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소년을 흘깃 한 번 보고
다시 고개를 돌린
이철원 원장이 말했다.
엄주현은
다시 한번 정확하신 말씀 어쩌고 하면서
비꼴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국정원 원장에게
그런 바보짓을 할 정도로 분별이 없지는 않았으니까.
“현장 최고 책임자인
팀장이 결정하게 됩니다.
잠수함을 통한 복귀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그는 작전 계획에 따라
대체 탈출 경로를 선택할 것입니다.
작전 계획상의 대체 경로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직접 새로운 경로를 찾아낼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 보지요.”
그 말을 들은
소년이 다시 말했다.
“만약 백금산이
예상대로 핵 관련 시설이고,
그리고
그곳에 침투한 진도 팀이 발각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이지요?”
“…….”
엄주현은 잠시 주저했다.
아무리
대북 작전을 총괄하는 권환을 가지고 있는
국정원이라고 해도
이 정도면
월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국장이 아닌
말 그대로
8살 정도밖에 안 된 어린아이의 지적이라면
더더욱.
엄주현은
김광용 사장을 돌아보았다.
국광해운의 대표이자
그의 상관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김광용 사장은
그와 생각이 다른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는 대로 해 줘.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끄덕임이었다.
“백금산이 핵 관련 시설이 맞고,
시설 경비 부대가
진도 팀에 필적하는 특수부대이고,
진도 팀의 흔적이 발각된다면.”
엄주현은
김광용 사장의 끄덕임이
귀찮음에서,
어서 빨리 이 브리핑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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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쫄깃해집니다!!!! 그리고 저기 나오는 소년은 설마.......
이 에피소드 마지막 부분에 나오니까 그때까지 훗날의 즐거움으로 남겨주시기를.......
작가님의 소년이라...역시 그 아이가 보입니다...
역시!!!! 제 소설을 애독해주신 애독자 분만은 단번에 알아주시는 군요!!!!! 진짜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을 느낍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