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A. 학생회의 잡무를 맡고 있습니다.
나카가와 나나.
니지가사키 학원의 존경스러운 학생회장입니다.
가끔 차를 마시다 뿜거나, 필사적으로 입을 틀어막거나 하는 버릇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양갈래 초록 그라데이션 소녀와 1분에 한 번씩 두 검지를 뺨에 갖다대는 소녀가 학생회실에 들어왔습니다.
어라? 검지소녀가 윙크를 보내네요.
그녀들은 스쿨 아이돌들을 위한 페스티벌을 도쿄 구 전체를 무대로 연다는 기획안을 가져왔습니다. 흠, 이전에 가져온 서류보다는 더 구체적이군요. 이정도 규모면 예산이...
오, 하나님.
니지가사키 학원이 부자이긴 하지만, 이 기획을 진행하려면 예산이며 타 학교와의 연계며, 관공서에 공문이며 여러모로 할 일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학생회장이 여름해질녘까지 학교에서 일할 정도로 업무가 넘치는 상황인데 말이죠. 물론 학생들의 학창생활을 위해 헌신하는 게 우리 일이긴 하지만...
이러한 건은 학생회 단독으로 결정하기보단, 선생님들께 자문을 구하거나, 학생 투표를 여는 게 타당한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 의해 선출된 우리는 결정권을 갖지만, 이런 대규모 예산안은 학생들의 동의도 필요할 것입니다.
최소한 학생들이 왜 이번 달부터 급식 반찬 수가 줄었냐고 물어보면 인간방패로... 아니, 명분으로 쓸 수 있을테니까요.
생각을 정리하고 회장에게 의견을 내려는 순간...
어? 회장이 승인했습니다.
게다가 부회장은 갑자기 덕밍아웃을 합니다. 회장은 갑자기 입매가 파르르 떨립니다. 초록 그라데이션 소녀와 부회장이 스쿨 아이돌 대화 삼매경에 빠졌군요...
...설마 이거, 단순히 임원들이 하고 싶어서 승인한 거 아니죠?
학생회부터 잠식시켜나가는 니지가사키의 일루미나티 스쿨아이돌 동호회
사실 학생회는 그다지 민주적인 단체가 아니라는 현실의 고증을 지킨..(아무말)
...그래서 스쿠스타에서 감시단으로 흑화(?)한 거군요...
아 여기서 진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