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은 안 하지만 유게서 원신 글들 읽어보고
유튜브에서 원신 관련 채널영상들 시청하곤 했는데
행자 남매를 볼 때마다 묘하게 떠오르는 게 있더라고.
바로 이 크툴루 신화의 누그와 예브. 신성모독의 쌍둥이.
행자남매 보면 단순히 농담으로 치부할 수준 이상으로
이상하게 부부 내지 연인같은 모습을 보여 주는데
누그와 예브도 쌍둥이 남매이자 부부임.
거기다 러브크래프트 위키에 따르면 이 둘은 상징적으로 음양을 이루는데
음과 양은 서로 대비되면서 조화를 이루잖아?
여기서 행자 남매의 한자 이름을 보면 각각 남행자-공(空)/여행자-형(荧).
여기서 공은 불교에서 세상의 진실-어떤 고정된 실체도 없다-을 뜻하고
공식설정상 주인공인 남행자(공)은 세상의 진실과 관련된 여행을 하고 있으며
반대로 형이라는 한자에는 '현혹하다, 어지럽히다, 미혹하다(=진실을 거스르다)'라는 뜻이 있는데
여기 해당하는 여행자는 천리(天理, 세상의 이치)의 주관자에 대항하는
심연 교단이라는 집단의 수장으로 있음.
한마디로, 행자 남매는 서로 대비되는 이름을 갖고 대비되는 위치에 있지만
동시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조화를 이루는 위치에 있는 인물들.
그리고 뭣보다, 바다 거품 마을의 멜뤼진 카노틸라가 행자를 보고
'세상을 집어삼킬 괴물로 보인다'라고 말하는데 여기서도 또 하나 짚어볼 게 있음.
바로 크툴루 신화에서 누그와 예브는 아우터 갓 크삭스클루트가
남성적 측면과 여성적 측면으로 나뉘어진 형태라는 것.
그리고 크삭스클루트는 최고신 아자토스의 자손으로서 어마어마한 강자인데
동시에 동족포식과 끊임없는 창조/파괴본능 때문에
직계 자손들조차 크삭스클루트를 피해 도망간 공포의 대상임.
이상의 내 망상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면...
카노틸라가 본 괴물같은 모습은 행자의 진짜 모습이 맞고
행자는 본래 단일 개체였으며 티바트에 큰 위협이 되는 위험한 존재인데
모종의 이유로 인해 티바트에 올 때는 둘로 분열해 버려서
부부같은 묘한 남매가 되었고 그 힘도 극도로 미약해진 상태.
그리고 카노틸라가 하늘(셀레스티아)로 뻗은 긴 줄이 보인다고 한 페이몬은
여행자와 달리 분열 이후 오랫동안 자느라 전후사정을 아직 모르기에
상대적으로 감시가 쉬운 남행자가 언제 진실을 알아채고 동생과 융합해
무시무시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티바트를 위협할지 모르니
천리가 감시용으로 붙여놓은 정찰드론...이라고 하면 너무 지나친 망상이려나?
아 잠깐만 얘들아.
지금 내 방에 포탈이 열려서 보니 아자토스님이 좀 와보라고 손짓하시거든?
아직 '위대한 종말과 시작의 그날'이 오지 않았는데 왜 벌써 반쯤 깨신거람......
너무 걱정마셈 ㅇㅇ 금방 다녀올게.
어.. 행자가 니벨룽겐인가?
옴 이스트라 셔교스....아스타라 가트 하크탐.....아 미안미안. 갔다왔는데 아직 혼돈의 힘이 덜 빠졌어.
어.. 행자가 니벨룽겐인가?
뭐 진실은 류웨이 사장이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