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려 미지근해진 면발이
내 인생처럼 여겨져 조금 서럽다.
뒤늦은 밤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아니, 그것이 집이던가.
그저 하룻밤 잠만 자고서
다시 직장으로 떠나기 위해 나오는
언젠가 쫓겨나야만 하는 작은 방일 뿐.
젓가락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답답해진 속에 미지근한 음료를 한입 넘긴다.
김샌 콜라가 목을 넘어간다.
내 미련도 어디론가 넘어갔으면 좋겠다.
나이들어 어디 가기도 시원찮은 몸.
박봉의 삶이라 혼자만을 건사하며 사는 삶이
너무도 외롭고 이제는 지겹다.
애써 내어 시작해본 열정도
젊은 누군가들에게 밀리고
나이든 누군가들에게 밀리고
동갑의 누군가들에게 밀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뜨거워진 삼각김밥을 한입 베어문다.
너무 데워 입안이 달아오를 정도로 뜨겁다.
아픔을 달래려 식은 라면국물을 들이켜봐도
너무 급하게 마신 탓에 사레가 들린채
상 위를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만든다.
그런 나를 째려보는 알바의 눈이
무척이나 아프고 죄송스럽고 그러다.
살아본들 누구하나 기억해주지 않고
살아본들 그저 오늘처럼 피해만 남기는 삶.
속이 쓰려오는 커피를 마시며 그리 자조한다.
오늘 밤에도 나의 몸은 갈데없이
편의점 한구석 놓인 탁자에 몸을 기댄다.
힘내쇼. 지금 쓴 글처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만 잔뜩 담긴 마음이라면 힘 내보긴 어렵겠지만 뭐 본인의 마음이 그러하다면 그런거죠. 그래도 한번 힘 내보쇼.
그냥 이 글이 현대시 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