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똥작인 건 확신한다. 차이점은 어지간한 똥작은 왜 이렇게 했지? 라면 조커 2는 왜 이렇게까지 했지? 정도?
2. 뮤지컬이 공연예술의 집약이지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단점은 시나리오의 디테일을 반쯤 필연적으로 뭉갠다는 건데
그 단점이 너무 강하게 드러났다. 특히 재판 씬 자체가 훌륭하게 짜여져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사이사이마다 뮤지컬 씬을 끼워넣어서 극의 긴장감, 몰입감을 자꾸 박살낸다.
3. 1을 봤을 땐 고담시가 아서에게 너무하다고 느꼈는데, 2에선 시나리오 자체가 아서에게 너무하다고 느꼈다.
지능적이지도 않고, 인간성에 대한 통찰력이 있지도 않고, 금사빠에 처량한 가정폭력 피해자이자 자신의 엄마까지 죽인 살인범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2시간에 걸쳐 아서에게 때려박았다.
그리고 아서가 이를 받아들인 대가는 할리의 결별과 리키의 칼침이었다. 이 부분에서 내 불쾌감이 폭발했다.
4. 할리 퀸은 사실상 조커의 그루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제대로 만든 팜므파탈이냐면 그것도 아니다. 아서를 충동질했지만 노래로 현혹시키긴 했지만 뭔가 그의 동기를 확 잡아끌만한 스팟이 없었다. 다크나이트의 조커와 하비 덴트 간의 대화처럼
5.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조커라는 프랜차이즈를 부정하고 아서를 돌아보라고 메세지 아니었냐고 하지만, 그 정도인가? 까지는 확답을 못하겠다.
내 생각에 조커는 작중에서 광기의 대명사고, 아서는 그 광기의 굴레를 어떻게든 집어던졌지만 이미 광기에 빠진 고담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고 느꼈음
6. 남발하는 뮤지컬 씬은 아마 아서의 노래 좀 그만하란 막판의 대사로 보건대, 감독이 불쾌함과 이질감을 의도적으로 조성한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걍 졷같기만 했다.
7. 애초에 아서 플렉과 조커를 이분법적으로 다룬 시나리오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든다. 그 잘 못 된 전제 위에서 시나리오를 만들려고 하다보니 이도 저도 못 만들고 블럭을 쌓을수록 무너지는 것 같음.
8. 그리고 보다가 느낀건데 왜 전작의 인물들을 다 끌어와놓고 중요한 라이벌인 브루스 웨인을 배제했는지 모르겠다.
그 광기의 현장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가 그 도시의 광기를 물리치고 어떻게든 도시를 정상화시키려고 한 게 배트맨의 기본 서사 아니었나?
전작의 브루스가 너무 어린 나이로 설정된 게 문제였나 싶기도 함
8번은 배트맨 기본 설정 부터가 그런거라 별수 없긴 함 애초에 배트맨 영화도 아니고 조커 영화고 그나마도 조커가 되지 못하는 조커를 다루는 영화라면 더욱 배크맨이 나오면 안되지 그게 좋게 되든 망작이 되든 말이지
내가 하고자 하고 싶은 얘기는 거기서 배트맨이 폭도들을 때려눕힌다던가 하는 식으로 주도적인 역할이 아니어도 그 상황을 관조하면서 고담과 아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해주지 않았어야 했나 싶었음
기본적으로 배트맨을 만나야 완성되는게 조커라 배트맨을 못만나야 조커가 되지 못하는 조커라는 감독의 의도가 좋든 싫든 성립 된다는 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