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끝나고 쉬는데
다른 부서 후임 애가 얼굴에 큰 거즈를 붙여놓고 있더라
그래서 어우 어쩌다가 얼굴을 다쳤냐고 물어봤더니
O-2 데크에서 얘 선임이 브러쉬 달린 그라인더로 작업하고 있었는데
실수로 그라인더를 놓쳤다고 함.
근데 그게 O-1 데크에서 작업 중이던 후임 얼굴 쪽으로 떨어져서 얼굴이 약간 갈렸다고 하더라고
어우 더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다 싶더라
그러고 바로 다음 날 일과정렬할 때
갑판장님이 작전부에서 그라인더 때문에 사고가 있었는데 우리 갑판병들은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뭐 그런 이야기 나왔었음
엑 어째서 그라인더 사용을 금지하고 야스리로 작업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지 않은거냐
그치만 만재배수량이 1만톤짜리인 배인데 그라인더 없이는 일정을 맞출 수 없는걸...
작업하다 그라인더 때문에 다치는 애들 많았지. 난 못한다 그래서 전역할때까지 깡깡이만 했지만
근데 이게 진짜 진동 때문에 전완근 털리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긴 함 ㅋㅋ
몇시간 내내 하고있으니 갑판병 에이스도 힘들어하더라고
어우... 그라인더 사고는 거의 RA때마다 난듯 나는 그라인더는 안 다쳐서 막 혼자 7인치 그라인더도 쓰고 그랬는데, 정작 칼때문에 다침 ㅋㅋㅋ 날 안드는 칼로 억지로 PP로프 자르다 손가락도 썰려서 6바늘 꿰멤
우리 배는 다행히 그라인더 사고는 저거 외에는 별로 없었는데(가끔 브러쉬 날아가서 보안경에 꽂히는 사례는 있었음) 낙상 사고는 진짜 자주 있었음 낙상사고만 한 5번은 본 거 같은데 죄다 어디 뼈 하나는 부러지더라고
낙상도 많긴 하지. 괜히 '사다리'가 아니긴 해 황천인데 난간 안 잡고 내려가던 동기는 뒤통수 스테이플러로 5방 찍었고 황천인데 난간 안 잡고 내려가던 3기수 선임은 8칸을 한번에 내려가면서 발 골절 거의 대부분이 난간 잡았으면 안 다칠 일이었음
그라인더 진짜 몇 번 안 만져보면 그 움직임이랑 반동 제어를 못해서 정말 위험하겠던데
그래서 앵간하면 상병장들이 그라인더하고 일이병들은 잘 안 시키려고 하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