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방의 천장은 내가 알던 것과 사뭇 달랐다. 처음 든 생각은 내가 무슨 범죄 조직에 납치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 방 문을 열며 그 멍청한 생각을 저편으로 날려버린 나에게 익숙한 투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세리아 키르민이에요."
스피커로나 이어폰으로나 헤드셋으로나 들을 법한 목소리를 생으로 들은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뭐뭐뭐뭐뭐뭐뭐뭐?! 세리아?"
나는 부드럽지만 기묘하게도 상업적인 미소를 짓는 은발녹의의 소녀를 보고... 다리가 풀려 휘청여버렸다.
마음 한구석으로는 설마, 코스프레겠지 하며 위안을 얻고 있었다만... 익숙하게 생긴 옷장, 익숙하게 생긴 금고, 그리고 익숙하게 생긴 옷장이 비치된 너무나 익숙한 방은 여기가 세리아방, 즉 아라드라는 것을 내가 지옥파티 10000번을 돌려도 5셋을 만들지 못하리라는 만큼이나 확실히 명시하고 있었다.
지금의 내가 가능한 일이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답하자면 전율하는 심정을 추스리며 세리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뿐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답할 것이다.
"저... 제가 이상해보이지 않나요?"
아주 잠깐의 고개 기울임...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죠, 모험가님? 아라드의 모험가님으로만 보일 뿐인데요?"
그 말을 들은 나의 머릿속은 순간 하얀색으로 뒤덮여 하나의 메세지만 반복 재생했다. 망했다. 이후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밖으로 뛰쳐나와 있었다. 분수... 하츠 하향패치는 아직 예고만 되어 있던 기억이 난다. 피하자.
"꺅!"
빠르게 걸어가던 나는 누군가와 부딪혀 버렸다.
"아야야야... 뭐에요, 아저씨..."
화려하게 차려입은 작은 몸집의 소녀. 그리고 허리에 매어진 가죽으로 제본된 마도서와 깃펜...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이성을 잃어버렸다.
"너... 소환사지, 소환사 맞지!"
당황한 눈초리다.
"맞...는데요."
왜 아까 이성을 잃었는가라 했는지 알 때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금치산자나할법한 미친 짓이었지만... 나는 처음 보는 그 소환사를 안아버렸다.
"대체 뭐하는거야앗!!"
짝! 그 소리는 싸대기를 맞는 소리가 아니다. 채찍질당한거다. 근데 왠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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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뭔 금치산자같은 짓거리를 해버린 거죠??
근데 정말 아라드가보고는싶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오늘따라 이런 글이 올라와요
그리고 키리를 죽이러 가는 모험가
그렇게 어찌어찌 소환수로 편입... 어,제x의 사역x?
속보: 레벨1 모험가, 레벨 86 소환사의 채찍을 맞고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