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슈중령이 말한 [결정]이라는 것은, 보담일대를 봉쇄해서 모든 주민을 구속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것도 불꽃놀이대회의 다음날 아침 바로라고 한다. PSICOM이란 정말 빠르구나.
빠르다고 한다면, 보담 이적의 봉쇄도 무서울정도로 빨랐다. 아니,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중에 살짝 들은 이야기이지만...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이적에 갔던 조사대녀석들, 누구도 돌아오지 못했다고 하는군.
[팔시 발견]이라는 무선연락을 보낸후 , 소식이 끊어져 버렸다고 말이야. PSICOM은 구조대원을 보내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이적을 봉쇄했다. 혹시, 안에는 아직 살아있는녀석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뭐,군인들은 예상외로, 그렇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말야. 민간인은 틀리다. 네 그렇습니까라며 납득할까, 당연히 아니지. 아빠가 생각하는것도 똑같어. 제대로 된 설명도 안한채, 마을로부터 나오지마, 구속이다, 따위 말한다면 저항하고 싶어지지.
게다가, 그 날,보담에 있던 것은 주민만이 아니었다. 코쿤각지에서 관광객이 모여있었다.
그래서, 불꽃놀이 다음날의 보담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불꽃놀이대회 이후는, 그대로 보담치안연대의 주둔지에서 하루를 묵었다.
당초의 예정으로는, 밤 사이에 비공정으로 에덴의 의료시설까지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돗지가 "벌써 돌아가는거야?"라고 말했기 때문에, 예정이 변경 되었다. 팔스의 존재를 감지해서 보담에 남고 싶었던게 아닐까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불꽃놀이대회에는 돗지의 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스탭도 동행했지만, 치안연대의 주둔지라는 이유로 드러내놓고 돗지의 검사를 계속 할수도 없다. 또한, 한눈에 봐도 부자(父子)라고 알수 있는 돗지와 삿즈를 다른방에 두는것도 부자연스러웠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부자는 방해없이 함께 할수 있게 되었다.
물론, 사전에 나바트로부터 돗지의 상태를 모니터로 관찰하고 싶다는 요구는 받아 들였다.
자그마한 언동이나 행동, 중대한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삿즈도 거절할수 없었다. 뭐,거절했다고 하더라도, 몰래카메라로 촬영되거나 도청기를 설치하거나 했을것이다.
자신들 부자는 항상 감시되고 있다. 그걸 모르는 삿즈가 아니었다.
어찌되었든, 돗지는 매우 기뻐했다. 아기초코보와 함께 침대에 뛰어 올라 방을 뛰어 다니거나, 새벽까지 신나서 떠들어댓다.
다음날은 늦잠 확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돗지는 잠오는듯한 얼굴을 하면서도, 보통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아침밥도 하는둥 마는둥, 아기초코보와 놀기시작하는 것을 보면 잠오는것보다는 놀고싶은 마음이 앞선 것일거다.
돗지가 보담에 남고 싶어했던 이유는 검사가 싫었기때문임에 틀림없다. 이 상태로는, 팔스의 기척 운운할 상황이 아니었다. 불꽃놀이를 보러가고 싶다고 말했을때와는 분명히 틀렸다.
"아빠, 티비 볼래!"
"응? 그래, 벌써 그 시간인가."
15분 남짓의 짧은 어린이용 방송이었지만, 돗지는 반드시 이것을 보고난후 보육소에 가는곳이 습관이었다.
돗지가 얌전히 티비를 보고 있는 사이, 삿즈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리한다. 그리고 방송이 끝나면 돗지는 티비를 끄고, 삿즈는 문단속을 하고 둘이서 현관을 나선다.
돗지가 어린이방송으로부터 졸업할때까지, 줄곧 그런 하루하루가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일이 끝나면 보육소로 돗지를 데리러 가고, 뭘 먹을까 상담하면서 저녁거리를 쇼핑하고......
당연한듯한 이러한 일상은 기적과 같은 행운이 가져다준것이다. 그런 행운이 사라졌을때, 그런 휘황찬란한 시간도 사라졌다.
"아빠, 이 티비, 이상해!"
돗지의 불만스런 목소리로 삿즈는 그런한 생각들로부터 돌아왔다.
"채널마다 다 똑같은 것만 나와"
"이건...보담역이잖아"
화면에 비춰지고 있는것은, 병사들에 의해 봉쇄된 보담역이었다. 그 영상에 여성 캐스터의 목소리가 겹친다.
"어젯밤, 보담만(灣)의 이적에서 팔스의 팔시가 발견된 사실을 듣고, 성부는 보담시 전역의 봉쇄를 결정했습니다."
머지않아 화면은 역의 상공을 덮는 비공전차대의 영상으로 전환되었다.
삿즈는 자신도 모르게 창문쪽으로 뛰었다. 군용쾌속기가 곳곳마다 날아오르고, 또한 분주하게 뛰어 다니는 병사들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아마 보담이라고 생각되는 방향이나 만안(灣岸)상공은 군용정이나 쾌속기로 덮여있었다. 배후에서는, 나레이션이 아직 이어지고 있었다.
"....성부는 에우리데 협곡의 에네르기.플랜트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이, 팔스의 루시에 의한
파괴공작이라고 공개발표했습니다."
팔스라는 말에 돌아본다. 역으로 쇄도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돌려보내는 병사들. 그들은 아마도 관광객일것이다.
보담에 살고 있는것도 아닌데, 우연히 거기에 있는것에 지나지 않는데도, 왜 자신들이 이런꼴을 당해야는지....
삿즈에겐, 그들의 당혹과 분노가 손에 잡힐정도로 잘 알았다. 그건 7일전의 자기자신의 모습이었다.
"일련의 사건에 의해, 팔스의 침약에 대한 시민의 불안은 전례없이 높아져 있고, 보담시민의 격리뿐만 아니라, 보다 강경조치를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거울속 자신의 표정과 같은 사람들을 보고 싶지 않았다.삿즈는 티비의 전원을 껏다.
"오늘은 티비는 그만. 내일 보자꾸나. 봐봐. 이녀석(초코보)이 놀아 달라고하네."
아기초코보가 아프로머리 안에서 날아오르자, 돗지는 그것과 함께 뛰어 다녔다.
아동용방송따윈, 이제 어찌되던 상관없어라고 생각하니 그것을 기다렸다는듯 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사실은,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방의 상황은 항상, 모니터로 관찰되고 있는것이다.
생각한데로, 문앞에 서 있었것은 나바트였다.
"카츠로이씨, 곧 여기를 벗어나기에 준비 부탁드립니다"
"괜찮아요? 팔스의 기척은...."
나바트는 삿즈의 어깨너머로 방안을 둘러보고, 돗지가 아기초코보에게 열심인것을 확인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부는 보담의 모든 주민을 팔스로 강제이주시킬 결정을 내렸습니다"
팔스의 존재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자는 모두, 코쿤으로부터 쫓아낸다라는 것이었다.
시내전역의 봉쇄는 그 전단계임에 틀림없었던것 같다.
"이 사실이 발표 된다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됩니다."
혼란뿐만 아닐겠지. 봉쇄와 구속이 발표된것만으로도 이 정도 소동인데...
지옥이라고 두려워하는 팔스로의 강제이주라면, 주민은 틀림없이 군에 저항한다.
폭동이 일어나는 것도 시간의 문제다.
"팔스의 루시를 찾아 내는것도 급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돗지군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비공정의 발진준비가 되는데로, 출발할것이므로.."
그렇게 말하고는, 나바트는 분주하게 방을 나갔다.
주둔지를 출발한 것은, 그로부터 약 1시간정도 후였다. 의료시설로 되돌아간다고는 말않고 단지 비공정으로 이동한다고 밖에 말하지 않아서인지, 돗지는 그다지 주저없이 방을 나왔다.
올때와 같이 돌아갈때도 기내에서 아기초코보와 잡기놀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돗지는 얌전히있었다. 아쉬운것인지, 멀어져가는 보담을 창문으로 지긋이 주시하고 있다.
"아빠. 뭔가 날고 있어"
돗지가 중얼거렸다.
"보담상공은 PSICOM의 항공부대로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야. 그야, 이빠이 날고 있을.....얼레?"
옆쪽으로 들여다본 삿즈는, 돗지가 가르킨 [뭔가]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겉보기엔 극히 보통의 군용쾌속기였지만, 아무래도 움직임이 이상했다.
"뭘 하고 있는거지?"
움직임이 이상한 이유는 곧 알게 됐다. 다른 군용쾌속기에 쫓기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쫓고 있는 쪽은 용서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그것을 회피하면서 날고 있기때문에, 이상하게 날고 있는것처럼 보였을것이다.
아무래도, 쫓기고 있는 쾌속기의 목적은 보담 이적인것같다. 회피행동을 하면서도, 조금씩 이적으로 향하고 있다.
"앗! 추락한다!"
돗지가 외쳤다. 교묘히 빠져 도망가던 쾌속기가 드디어 탄을 맞았다.
하지만 검은연기를 피우면서도 쾌속기는 이적의 상부로 급접근했다. 그리고, 어떤자가 이적의 상부쪽에 뛰어 내렸다.
"민간인?"
멀리서 보기엔 아직 소녀(세라 입니다)처럼 보인다. 그녀는 쾌속기로 손을 뻗어, 뭔가를 외친다. 과연, 쫓기고 있었을것이다. 민간인이 군용기를 탈취했다고 한다면..
그 때였다. 그녀의 모습이 이적에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쫓기고 있던
쾌속기가 튕겨져 나가, 시계로부터 사라졌다. 대체 저건 뭐였을까?
"돗지군, 이적의 위에 누군가가 뛰어올라탄것은 봤었지?"
언제인가 나바트가 배후에 서 있었다. 돗지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 사람이 사라진것도 봤었어?"
"사라진게 아니야. 안에 있어"
이적에 빨려 들어간것처럼 보인 것은, 눈의 착각이 아니었던것 같다. 그렇다고 한다면, 민간인이 이적에, 팔스의 팔시에게 사로잡혔다는것이 된다.
"그래. 확실히 봤구나. 대단하네."
나바트는 돗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느긋한 얘기하고 있는 상황인가. 빨리 소녀를
구출해야되는거 아닌건가.
"지,지금것은.... 빨리 구조하지 않으면..."
"아니요, 그럴필요는 없습니다. 저 이적은 봉쇄된채, 팔스로 옮겨질겁니다.
보담의 모든주민들과 같이. 목적지는 똑같으니까 문제 없겠죠."
지금, 나바트가 뭐라고 한거지? 삿즈는 귀를 의심했다. 이적은 봉쇄된채 팔스로 보내진다,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게다가, 저 자는 팔스의 루시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자녀분의 적입니다라고 나바트는 목소리를 낮춘채 덧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것만으론 사명을 완수한게 되지는 않는것 같다라는 사실.
지금도 팔스의 루시라고 생각되는 소녀를 발견했지만, 돗지는 무사하다.
그것은, 돗지의 사명은, 팔스의 팔시 혹은 루시를 찾아내서, 쓰러뜨리는일.
"돗지군은 그녀가 탄 군용쾌속기에 흥미를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적에 봉인된채
팔스로 보내는것이 최선책이겠죠"
억누르고 있던 뭔가가 터질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삿즈는 목소리를 거칠게 한다.
"최선책이라고!? 웃기지마! 저것을 팔스로 보내버리면!"
이적(異跡)채로 팔시나 루시가 팔스로 보내져버린다면, 코쿤에 사는 자들에게는 아무런 해도 안끼치게 된다. 즉, 돗지는 사명을 완수할수 없게 된다.
"저것을 팔스에 보낸다면? 코쿤의 시민은 팔스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되겠죠"
"당신은 그걸로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돗지는 어떻게 되냐고! 이대로 시해!? 뭘 위해서 그 귀찮은 검사를 계속 해왔다고 생각하는거냐고!"
하지만, 나바트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답했다.
"물론, 코쿤 전시민을 위해서지요. 달리 뭐가 있어요?"
"무...뭣!"
분노가 지나치면 말조차 나오지 않게 된다는걸 처음으로 알았다. 꽉 쥔 주먹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떨렸다.
"착각하지마시고,카츠로이씨. 저의 일은 코쿤의 시민을 팔스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겁니다"
나바트의 말투는 어디까지나 싸늘했지만, 그 입가에는 희미하게 낮은 의지의 악의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너무 큰소리를 내지 않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자녀분이 동요합니다"
당황해서 돗지의 모습을 눈으로 찾는다. 확실히, 아이에게 들려줘서 좋은언쟁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돗지는 최후미의 좌석을 기어오르는데 열중하고 있어서 이쪽을 눈치챈 낌새는 없다.
안도한 순간,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삿즈는 좌석에 힘없이 허리를 내리고는 , 머리를 부둥켜안았다.
나바트가 다른곳으로 가는 발소리가 들렸지만, 이 이상 들이댈 기력은 없었다.
말해봤자 쓸데없는일이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일이다. PSICOM이나 성부에게 있어서,
돗지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코쿤만 안전하다면 어린아이 하나쯤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닐것이다.
나바트뿐만 아니라, PSICOM의, 아니 코쿤에 사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오히려, 돗지만 무사하다면 코쿤따윈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자신이야말로 이단아였던것이다라고,
깨달았다. 그렇다면, 이 나의 손으로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돗지를 대신해서, 사명을 완수하는것이다.
사명을 완수하든 못하든, 보통의 생활로는 돌아가지 못한다는것에 변함은 없다.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과도 동등한 말로이다. 그렇더라도, 괴물에 비교한다면, 크리스탈쪽이 다소 제대로된거겠지.
팔스의 팔시를 쓰러뜨린다. 할수 있을까? 보통의 인간에 지나지 않은 자신에게, 팔시라고 하는 강대한 존재를 쓰러뜨일수 있을까?
아니, 가능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냐. 이적의 상부에서, 필사적으로 뭔가를 외치고 있던 소녀(세라)의 모습이 떠오른다. 극히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소녀가 군의 포위망을 뚫고서 이적에 다가가는것따윈 있을수 없다.
그래도 그녀는 해낸것이다.
그 군용쾌속기를 조종하고 있던게 누군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자도 무리인줄 알면서도 그녀를 이적으로 옮겨주었다.
그들은 나바트가 말한데로, 돗지의 적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들의 행동은 삿즈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설령 무모하다고 생각되는 행위일지라도, 해볼만한 가치는 있다.
"돗지........"
마음속으로 중얼거릴 생각이었지만, 그만 목소리가 나와버렸다.
"왜그래, 아빠"
언제인지, 돗지는 바로 뒤의 좌석에 있었던것같다. 의자등받이를 넘어서, 삿즈의 얼굴을 바라본다.
"아니, 아무것도 아냐"
자신도 모르게 눈앞이 흐려졌다. 삿즈는 당황해서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빠, 잠깐 낮잠 좀 잘께"
"응"이라고 대답한 돗지의 달려나가는 발소리가 났다. 아기초코보의 울음소리와, 돗지의 떠드는 소리와 함께. 삿즈는 눈을 감고서, 가만히 그것들을 들었다.
의료시설로 돌아가니, 역시 방은 각각이었다. 적어도, 아기초코보를 곁에 놔주고 싶었지만, 검사에 방해라서 허가되지 않았다.
"싫어! 아빠랑 함께가 좋아!!!"
돗지가 평소와 다르게 어리광을 피우며, 삿즈의 상의 소매를 꽉 쥐고서 놓으려 하지 않았다.
혹시, 돗지에게 들켜버린건가. 이적이 팔스에 보내지기전에 팔시를 쓰러뜨리러 간다는 결의를..
"돗지군, 미안해. 중요가 검사가 있으니까, 조금만 더 참어. 그렇지, 내일, 검사하다 짬이 나면 아빠랑 같이 놀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께. 그걸로 어때?"
돗지는 아직 방황하고 있는 모양이다. 삿즈는 돗지를 안아 올렸다.
"검사가 전부 끝나면, 뭐라도 좋으니 좋아하는것 사줄께. 뭐가 좋을까? 그림책이 좋을까?
커다란 초코보인형일까?"
"정말?"
"응,정말이다. 뭐든지 좋아.말해보렴"
"노틸러스 파크! 초코보,많이 볼거야!"
불꽃놀이대회에서도 그런얘길했었었지라고 생각한다. 어지간히도 초코보가 있는 노틸러스.파크에 가고 싶은가보구나.
사실은, 돗지가 원하는 것을 단말기로 주문해서, 그 뒤로 바로 이적으로 향하려던 생각이었지만, 돗지가 원하는것은 물건이 아니라, 장소이며,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다. 말로만 하는 약속이 되버리지만, 어쩔수 없어.
"알았어. 검사가 끝나면, 아빠랑 같이 노틸러스.파크로 가자꾸나"
아기초코보가 나도 잊어버리지마라고 말하는듯이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온다.
"이녀석도 함께말이야"
"응! 약속이야, 아빠!"
"알았어. 약속이다"
결코 지킬수 없는 약속이었다. 삿즈가 팔시를 쓰러뜨린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끝나기전에
돗지는 크리스탈이 되겠지. 혹시라도 쓰러뜨리지 못한다면.....시해다.
"힘내서 검사 받는거야.."
바닥으로 내리니, 돗지는 크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노틸러스.파크에 간다는 약속이 기쁘겠지, 만면에 웃음이 떠올라 있다. 그 웃는얼굴이 항상 자신을 지탱해 주었다. 그 웃는얼굴이 보물이었다.
절대로, 괴물따위로 만들까보냐라며 굳게 맹세한다. 설령 그 말로가 크리스탈일지라도,
최후의 최후까지 니가 웃고 있을수 있도록............
돗지의 얼굴을 확실하게 눈에 새기고, 삿즈도 웃어 보였다. 능숙하게 웃어보였을까나..
돗지에게도, 나바트에게도, 지금이 이별의 순간이라는 것을 들켜서는 안된다.
"자,돗지군, 먼저 방으로 돌아가 있어줄래? 누나도 곧 갈테니까"
"응. 아빠. 약속이야"
돗지는 오른쪽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문쪽으로 달려갔다. 조그마한 등짝이 순식간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삿즈는 쎄게 어금니를 깨물며, 흘러져 나오는것을 참는다. 이걸로 된거야.
"협력, 감사합니다. 카츠로이씨"
"아..아니에요.."
비공정안에서의 언쟁따윈 잊어버렸다는듯, 나바트는 사냥하게 머리를 숙인다. 참 대단한 사람이다. 솔직히 말해서 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은 이제부터 그녀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삿즈는 가능한한 진정된 표정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것보다,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게 있습니다만."
돗지와 같이 자신도 또한 감시되고 있다. 보담으로 가기위해서는, 우선 구실을 만들어 여기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파름포름으로 가서, 그림책이나 장난감을 사올까 해서 말이에요"
파름포름에는, 아동용의 그림책이나 장난감만을 모아논 커다란 샵이 있다. 장거리항로의
파일럿이었을때, 자주 그 가게에서 돗지의 선물을 사서 오곤 했다. 당시에는 아직 돗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몰랐었기때문에, 눈에 들어오는것을 손에 집히는데로 사와서는
아내에게 많이 놀림당했다.
"역시, 저런 조그마한 아이가 검사,검사라면 가여워요. 적어도 신경쓰지 않게 이런거라도
사주고 싶습니다."
"네, 분명 돗지군도 기뻐하겠죠"
"지금부터 외출하면, 아무리 서둘러도 돌아오는건 내일 오후나 저념쯤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만,돗지가 뭔가 물어본다면, 그 부분을 어떻게 잘 말해 주실수 없겠습니까. 그녀석이...걱정하면 안되기에.."
"알겠습니다"라고 나바트는 미소지었지만, 문득 깨달은듯이 덧붙여 말한다.
"그러시다면, 군의 비공정으로 바래다드릴께요. 파름포름까지라면, 민간기보다도 훨씬 빨리 도착할거고..."
"역시로군"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해서라도 감시를 붙일 생각인것이다.
목적지로서 파름포름이라고 한것은 정답이었다. 자그마한 마을과는 달리, 대도시인 파름포름이라면, 인파속에 섞여 수월히 모습을 감출수 있을거야.
"아 그래주시면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계획을 들키면 안된다. 삿즈는 기쁜듯이 웃어 보이며 머리를 숙였다.
우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