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로 지우와 지우의 히로인들에 대한 고찰을 써보았다
이번에도 히로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 한다
고찰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유감을 표하는 글이 될 것 같다
1, 2 세대의 히로인 이슬
저번 글에서 이슬을 '동급생'이라고 표현했다
많은 미연시, 하렘물, 청춘 코미디 등의 '동급생' 캐릭터의 성격은
1. 드세다
2. 츤데레
3. 주인공(남)보다 성장이 빠르고 조숙(키가 큰 경우도 많음)
4. 주인공(남)을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음
5. 드세보이지만 여자다운 약점이 있음
정도의 특징이 있다
잘 보면 이슬의 특징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을 미루어보아 이슬이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히로인임을 알 수 있다
3세대의 히로인 봄이
봄이는 '후배'로 표현한 바 있다
'후배'라는 캐릭터의 성격은 대개
1. 성급함
2. 덜렁대고 실수가 많음
3. 울보
4. 먹포
5. 약해보이지만 의외로 약점이랄 것은 안 보임
6. 가끔씩 평소와 다르게 분위기 있고 우아해짐
등의 특징이 있다
봄이와의 특징과도 상당수 일치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봄이 역시 잘 만든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4세대 히로인 빛나
사실 빛나라는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많아 이 글을 쓰게 됐다
빛나는 히로인이라기보다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다른 히로인 캐릭터의 특징이 많지 않다
보통 주인공(남)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오히려 더 많이 가지고 있다
과연 이것이 옳은 선택이었을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빛나가 남자 주인공과 비슷한 행보를 겪으면서 지우와 캐릭터성 자체가 많이 겹쳐버렸다
게다가 4세대의 지우는 엘리트 트레이너이고 빛나는 초보 트레이너
전혀 다른 경험 하지만 비슷한 행보, 그것이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전에도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빛나의 캐릭터란 어때야 했을까
개인적으로 '동급생'과 '후배'가 나왔다면 다음에는 '아가씨'란 캐릭터가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가씨'란 캐릭터는
1. 자존심이 높다
2.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이 자신만만하지만 실제론 별로 잘 하는 게 없다
3. 의외로 지식만은 풍부하다
4. 남이 안 보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한다
5. 집안이 좋다
6. 조숙한 몸가짐에 대개는 긴 생머리
정도의 특징이 있다
일견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지 않나?
그렇다, 포켓몬스터 스페셜의 '플라티나 베를리츠'가 정확히 아가씨 캐릭터다
포켓몬스터 애니의 빛나도 이런 캐릭터였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랬다면 포켓몬스터DP는 다른 모습을 보였을까?
생각해보자, DP의 지우는 이미 상당한 경험과 지식이 쌓인 엘리트 트레이너이다
거기에 초보 트레이너인 빛나가 합류하는데, 이상하게 처음부터 고자세인 것이다
초짜 트레이너가 알량한 지식으로 지우에게 이것저것 훈수하는데, 실제 빛나의 실력은 초보 그 자체
하는 일은 실수투성이,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이것이 제 2의 주인공의 성격으로 부당한가? 어린이용 만화 캐릭터로서 부적합한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열혈, 배틀을 지우가 맡는다면 2의 주인공은 실수, 개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1세대의 지우나 3세대의 봄이 같은 '열혈', '바보'의 실수도 재밌지만 '아가씨'의 실수도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다
충분히 색다른 캐릭터로 웃음과 인기를 끌어모을 수 있었지만 잘못된 길을 선택한 것
그것이 빛나라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5세대 히로인 아이리스
저번 글에서도 아이리스는 '꼬마 천재' 캐릭터나 '야생걸'의 면모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사실 초반의 아이리스는 '야생걸'의 모습을 제법 보여줬었다
나무를 타고 뛰어다니거나 나무 위에서 자고 야생 열매를 그냥 ㅁㅁ는 등의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러한 모습은 줄어든다
포켓몬스터는 체육관이 있는 도시와 도시를 여행하는 모험이고, 도시 안에서는 야생걸의 모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했을까?
개인적으로는 '꼬마 천재'의 느낌을 부각시켜야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도 더 작고 어린 느낌의 아이리스가 나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지우보다 어리겠다고 판단될 만큼
그런데 웬걸, 지우보다 트레이너로서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우가 초기화된 점은 어떤 식으로든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초기화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해보자
지우는 이미 베테랑 트레이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우보다 나이도 경험도 모자란 것이 확실해보이는 어린 꼬마가 지우보다 뛰어난 것이 아닌가!
그런 꼬마와 여행을 같이 하는 지우
대비되는 모습이 많을 것이다
여행 경험도 많고 (비교적)나이도 많은 지우가, 어린 아이리스와 비교해 그의 재능이 변변치 않다는 점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사실 지우는 이제까지도 '트레이너로서의 재능'이 뛰어난 모습은 많이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그 이유는 성장하는 주인공이어야 하기 때문이며, 그 약점은 순간적인 재치와 경험으로 극복해왔다
반면 아이리스는 트레이너로서는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리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보이는 약점이 있다
그 둘이 차이점을 부각시키면 개그적인 면모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고
서로를 의식하며 성장하는, 포켓몬스터 애니의 본질에 맞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반면 '야생걸'의 느낌을 강조하려면...
사실 지금보다 더 강한 느낌을 구사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면 포켓몬스터 애니는 명백하게 아이들을 겨냥하기 때문이다
'야생걸'이 가지는 특징은 사실, 12세나 15세 관람가 영역이 꽤 많다
애초에 '야생걸'이란 캐릭터 자체가 하렘물, 미연시 등지에서 주인공을 당혹스럽게 하기 위한 캐릭터다 보니까
아동용 애니에서는 나무를 타거나 열매를 ㅁㅁ는 이상의 묘사는 힘들었을 수도 있다
'야생걸'의 대표적인 행보인 나뭇잎으로 옷을 해 입거나 옷을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벗어버리는 묘사는 아무래도 어려우니까
포켓몬스터 스페셜의 '사파이어'가 정확히 그런 행보를 보이기는 하지만
6세대 히로인 세레나
세레나는 한마디로 딱 이거다 하고 구분하기는 좀 어렵다
한 마디로 똑떨어지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세레나의 가장 큰 특징은 '지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을 좋아하는' 특징은 포켓몬 애니에서 지금껏 그 누구도 가지지 못했던 요소다
1세기 초반에 이슬이가 그러한 면모를 조금 보이지는 했지만 어디까지다 '동급생이기에 의식하는' 수준이었지 '좋아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세레나는 본인의 성격이나 행동보다는, '지우를 좋아하는' 모습으로 가장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아마 포켓몬 애니에서는 두번 다시는 볼 수 없을 캐릭터일 것이다
이 이상 할 말은 없을 것 같으니 패스
7세대 히로인들
7세대는 사실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렵다
마오도, 수련도, 릴리에도 아직 히로인보다는 클래스메이트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셋 모두 굳이 설명할 것도 없는 훌륭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비중도 낮아지는 법
6세대까지의 히로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은 패스
좀 더 두고보자고요
시덥잖은 긴 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심심하면 한 번씩 개인적인 생각 끄적이는 거니 너무 나쁘게 보진 말아주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