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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출시된 신규 대전 VR 게임 "완즈: 얼라이언스" 입니다. 2016년 출시한 "완즈"를 팀 단위 대전 게임으로 만들어 새롭게 출시한 게임으로 오큘러스 스토어 독점작으로 출시되어 현재로서는 퀘스트2 기기로만 구동이 가능한 게임입니다.
마법을 이용해 상대와 싸운다는 핵심적인 컨셉 외에는 어딘가 많이 익숙하고 해본 것만 같은 게임 진행이 이어집니다.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발로란트'와 같은 FPS와 완전 동일한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공격 vs 수비 (테러 vs 대테러) 양측 진영이 전투를 펼쳐 상대 진영을 모두 사살하거나, 설치 폭발물(완즈에서는 "오메가")을 공격 팀이 성공적으로 설치하고 터뜨리거나 또는 수비 팀이 폭발물을 제거하는 데에 성공하면 한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이후, 승리한 라운드를 합산하여 최종 승리 팀을 정하는 게임 방식이죠.
이런 게임 방식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만큼, 겪어보지 않으신 분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튜토리얼 없이도 쉽게 이해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처음 킨다면 마법의 종류와 조작키만 알면 다 아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완즈, 개발 고민의 흔적
제가 VR에서 액션 느낌이 조금이라도 섞인 게임이면 언제나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1인칭 시점의 액션 VR 게임은 VR에 완벽 적응한 사람이 아닌 이상 거의 무조건 VR 멀미를 느끼게 된다고 말이죠. 이 게임이 마침 1인칭 시점에 전투 액션이 들어간 게임입니다.
그럼 많이 어지럽겠네요?
놀랍게도 아닙니다.
[▲ VR 1인칭의 한계로 인해 VR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그래도 어지러움을 느낄만 합니다.]
완즈는 플레이어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제하는 대신, 정해진 구간을 텔레포트 하는 식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VR 멀미의 대부분이 내 시야는 앞으로 가고 있는데 현실의 몸은 가만히 있으니 여기서 오는 부조화 때문에 오는 것이라는 걸 고려해보면 자유로운 이동을 막은 대신 텔레포트를 선택한 건 개발진 고민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렇게 만들면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앞서 말한 예시들의 FPS를 이런 시스템에 대입해봅시다. 한 자리에서 멍하니 서서 총을 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지게 됩니다. 총 게임이면 총을 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하는 것도 중요한데 플레이어가 못 움직여버리면 정상적인 대전이 되지 않겠죠. 그냥 먼저 쏘기 싸움이 될 겁니다. 액션성을 크게 해치게 된다는 것이죠.
[▲ 생각보다 몸을 좀 크게 움직여야 제대로 피해집니다]
그래서 완즈는 투사체가 확연히 눈에 보이도록 속도를 맞춰 놓고 좌/우 무빙 정도는 가능하게 만들어뒀습니다. 플레이어가 서있을 수 있는 위치는 제약을 두되, VR의 특성을 살려서 몸 자체를 꺾어 피하는 건 허용하겠다는 거죠. 이것으로 고정된 위치 이동에 따라 오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을 했습니다.
여기에 주문이라는 요소를 넣어 기존 PC FPS와 완즈가 다르게 생각하는 게임 디자인이 보입니다. 완즈에서는 마법으로 싸운다는 컨셉에 맞게 양손 마법봉에 각각 2개의 주문, 총 4개의 주문을 활용해 싸울 수가 있는데요. 이 주문의 종류가 생각보다 많고 공격 관련만 있는 게 아니라 텔레포트 지점을 막아버린다거나 적의 위치를 밝힌다거나 등등의 보조적인 주문들도 많습니다.
[▲ 주문만 다른 게 아니라 캐릭터 패시브도 따로 있다]
[▲ 캐릭터마다 키가 다르다는 설정 때문에 시야(카메라)도 조정된다]
거기에 캐릭터마다 주문의 종류가 다르고 게임에서 같은 팀이 고른 캐릭터와 중복 선택이 불가능하며 라운드 시작 전에 주문을 교체할 수 있는 정비 시간도 주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기존 PC FPS가 순수 피지컬 플레이에 무게 중심을 많이 두고 있다면 완즈는 멀미와의 타협을 위해 피지컬 요소는 줄이되 전략적인 요소를 한층 높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방향성이 확실히 다른 모습입니다.
한 가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거 같다고 생각한 부분은 캐릭터마다 레벨을 올려서 주문을 해제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캐릭터를 육성한다는 느낌을 살릴 수 있긴 하겠지만 주문 조합을 핵심으로 잡은 게임이 아이러니 하게도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문 조합을 못하도록 막아놨다는 점. 그리고 현재 매칭 시스템이 캐릭터 레벨을 고려하지 않아서 주문 해금이 다 되어 있는 사람들과 전투를 펼쳐보면 꽤나 불합리한 게임 경험을 겪게 되어 있는 만큼 해당 시스템이 올바른지 저는 좀 의문입니다.
직접 해본 플레이 전략
[▲ 오메가 들고 바로 뛰는 팀원]
일단 게임 출시 초기라 아직 사람들이 맵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공격 팀인 경우 오메가를 들고 무조건 설치 사이트(A or B)로 뛰어서 바로 설치부터 하는 게 필승 전략으로 보입니다. 설치 후에 빠져있거나 텔레포트를 계속 타다가 수비가 해체를 시도하면 해체하고 있는 상대를 툭치고 도망가는 걸 반복하면 수비팀이 3인큐가 아닌 이상 대응이 불가능합니다.
맵에 엄폐물이 아주 좋은 위치에 있는 곳이 하나씩 있습니다. 여길 빠르게 먹고 싸우면 당연히 유리하고
[▲ 텔레포트가 즉시 시전은 아니라서 무적은 아닙니다]
비슷한 생각으로, "그럼 고지대를 먹고 엄폐물에 앉아서 피킹하면 사기 전략 아닌가?" 싶어서 해봤더니 플레이어 시야가 엄폐물에 가려지면 안 되도록 막아놨네요.
드디어 VR로 해볼 만한 대전 게임이?
[▲ 음성 채팅이 있지만 공방 유저들은 노래 틀고 게임을 하는 등
너무 시끄럽게 플레이를 해서 음성 채팅을 켜두고 게임하기가 힘들다]
오랫동안 VR 게임은 싱글플레이 위주로 추천되어 왔습니다. 사실 친구랑 같이 할만한 적절한 VR 게임이 거의 없었다는 게 더 올바른 표현이겠네요. 그런 분들을 위해 드디어 제대로 할만한 팀 대전 게임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맵을 10년 동안 플레이 해도 건재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보다시피 대전 게임이 가져다주는 늘 새로운 한 판은 게임 수명 연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요. 완즈가 바로 그런 대전 게임인 만큼 드디어 오랫동안 잡고 있을만한 VR 게임이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주변에 함께 VR 게임을 즐길 사람이 있다면 이번에 새로 나온 '완즈 얼라이언스' 충분히 구매 고려해볼만 합니다.
아직은 매칭 시스템이 다인큐끼리 잡아준다는 개념이 없고 게임 중간에 탈주를 해도 탈주 페널티가 없다 보니 라운드가 밀리면 팀원이 중간에 마구 나가는 문제가 있어서 무조건 다인큐가 유리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혼자 플레이 하는 건... 저는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니 딱 잘라 말해서 "혼자 하면 좀 그렇습니다."
게임 구동 조건
메타 퀘스트2
친구...
익숙한 진행이라고 해서 해리포터 호그와트를 연상했는데! 발로란트군요 ㅎㅎ
순간이동해서 딱 도착했는데 3명이 쳐다보고 있으면 공포 장르가 맞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