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한국시간 11월 1일)에 스팀공지로 올라온 디렉터 김진상 씨가 로아돌 플레이어에게 하고 싶어하는 얘기입니다. 당시 개인사로 바빠서 우리말로 바꿔서 올리지 못했는데, 개발자와 게이머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엿볼 수 있었죠.
아래는 이번 패치에 대한 로스트 아이돌론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진상 씨가 전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게임 출시된 10월 12일 이래 정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짧은 자축 후, 다양한 채널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피드백과 제안들을 확인하는 데 바빴죠.
아시는 대로, 턴 제한은 출시 후 가장 뜨거운 감자였고, 제가 전혀 예상치 못 한 사안이었습니다. 잠깐의 당황이 끝나고, 팀과 저는 바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턴 제한에 긍정적이든 그렇지 않든 모든 플레이어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서 장고를 거듭했습니다. 이는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턴 제한을 깔끔하게 제거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기술적 장애물이 산적해 있었죠. 초기 논의는 작업 속도에 중점을 두었는데, 실망한 플레이어들에게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해결책을 내놓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속도를 최우선 사항으로 삼았다면, 저번 주(11월 첫째 주)에 턴 제한 제거 옵션을 제공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그 대가로 플레이어들은 특정 턴 후 이후 게임이 저장되지 않는 상황을 맞이했을 겁니다. 추가적인 논의 후, 해당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끔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그에 따라서 스피드보다 퀄리티를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턴 제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신 여러분에게 큰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뉴 게임을 시작하면, 턴 제한을 끌 수 있습니다. 기존 시스템을 고수하고 싶은 신 분들은 디폴트 설정으로 턴 제한 상태로 플레이할 수 있죠.
저를 당황하게 한 또다른 사안(팀원 모두가 그런 건 아닐 겁니다)은 긴 컷신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불만이었죠. 특히 초회차 플레이어들에게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죠. 로스트 아이돌론스는 스토리 중심 게임으로서, 저는 컷신과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맥락을 전달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게임 초반부에서는 제 의도가 무리수로 작용한 부분이 있고, 플레이어들은 플레이 측면에서 게임의 중심부에 빠르게 진입해 한시라도 빨리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첫 에피소드 전투에 더욱 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도입부의 컷신 3개 장면을 삭제했습니다.
여러분에게 항상 귀를 열어놓고 있으니, 로스트 아이돌론스 피쳐 업보트 게시판에 의견을 남겨주시거나 타 플레이어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투표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게시판을 방문하시면, 다음 패치로 예정된 컷신에서의 대화 수동진행 같은 '삶의 질(QoL)' 향상 기능에 대한 개발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ㅡ 진상
[11월 1일 로스트 아이돌른스 패치 노트]
https://store.steampowered.com/news/app/1580520/view/3400807199273529174
개발자가 구현하고 싶어하는 세계와 게이머들이 추구하는 바가 다른 건 비단 로아돌의 국한된 얘기가 아닐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로아돌 개발진은 오픈 마인드에 게이머들의 요구와 제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겠죠. 너무 잘 들어주는 게 문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턴 제한 제거'가 그 대표적인 일 중 하나일 겁니다. 저는 턴 제한이 있어서 보다 공격적이고 계획적인 캠페인 공략이 가능했다고 보는 입장이라, 그닥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플레이어들이 원하니 개발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죠.
북미 시장이 1순위라서 미국, 캐나다 유저들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는 건 사실입니다. 근데 저쪽 머릿수가 압도적이고 그 만큼 말도 많아서 그런 거죠. 스팀 커뮤니티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북미 게이머들이 이상한 소리도 많이 하지만, 번뜩이는 뭔가를 발휘할 때도 많죠. 그렇다고, 로아돌 개발진이 한국 시장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클베에 한국 게이머를 참가시키고, 한국 게이머의 플레이 혹은 리뷰 영상을 참고하는 건 한국 시장도 나름 비중이 있기 때문이죠.
저는 아재 게이머라서 그런지, 에너지가 부족해서(?) 응원하면서 구경하는 입장을 고수한지 오래 됐습니다. 근래 재밌게 한 서양 SRPG 게임 2개도 제가 뭐라고 안 해도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에너지 넘치는 게이머들이 개발진에게 계속 피드백을 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패치를 이끌어 나가더군요. 주기적으로 패치 노트를 스토킹해서 살펴보면 대부분 다 제가 원하던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거의 구경만 하고 있죠. 하지만 다른 분들은 자기 의견을 로아돌 개발진에게 피력해서 원하는 방향을 어필해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분명 뭔가 소득이 있을 겁니다.
끝으로, 저는 로아돌 스토리 좋아합니다. 중국 고대역사 좋아해서 자치통감 풀세트로 사서 심심할 때마다 읽고, 특히 초한쟁패기와 위촉오 삼국시대에 사족을 못 쓰기에 "스토리 맛은 안정적이야!" 이러면서 플레이했죠. 다만 중간중간 연출이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을 뿐이죠. 엔딩....도 좀 그랬는데 나중에 DLC로 다 설명해 줄 거라 생각하기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김진상씨가 여기도 보니, 구경만 하시지 마시고, 여기다가 느낌점 적으셔도 되지 않을까요?
사실 이미 비슷하고 있죠. 스포일러 문제도 있고 해서 만약 제대로 한다면 디스코드를 이용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풍화설월 해볼려다가 전투는 안하고 대화만 너무 많아서 읽기 지겨워서 안함
옛날 파엠 시리즈만 해봤지 풍화설월이 어떤지 몰랐는데 로아돌처럼 대사량 많은가 보군요.
유튜브 보니까 전투보다 로아돌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대화보고 이벤트 보고 그런가 보더라구요. 로아돌이 풍화설월 열화판 같더라구요. 그래픽이야 로아돌이 훨씬 좋지만, 시스템적으로 거의 복붙수준이고 열화판느낌. 풍화설월 유명하다고 해서 유튜브로 영상 봤는데, 너무똑같아서 놀람 열화판이라서 더 놀라고
어릴때 JRPG하면 저런게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지루함. 스토리가 대동소이해서 그런지 더 두드러짐
좀 그런 면이 있죠. 랑그릿사, 파판택, 택오, 파엠 등 아재 게이머라면 볼 만큼 보고 들을 만큼 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