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HG로 건프라라는 물건에 어느정도 손을 적응시켰겠다 싶어서, 다음으로는 부품수도 훨씬 많고 섬세한 작업을 요하는 RG 제품군을 잡게 되었습니다.
아직 건담 더블오를 보진 않았지만 엑시아 특유의 영롱한 초록구슬(?)이 자꾸 눈에 밟혀서 RG 엑시아를 골라 보았습니다.
이야... 조립하는 게 그렇게 재미질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원래 성격이 노가다랑 오밀조밀한거 깨작거리는 거 좋아하는 점도 있지만, 키트 자체의 조립감 또한 정말이지 끝내줬습니다.
손톱만한 부품 열 개 이상을 조립해서 고작 다리 한 짝 나온다는 점이, 뭐랄까, 조립하면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품 몇 개 안 끼웠는데 벌써 완성!'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이번 기회에 타미야의 흘려 넣는 타입의 패널라이너와 씬너를 사서 먹선작업을 해 보았는데요, 이것도 뭔가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펜 가지고는 먹선이 몰드 벗어날까봐 엄청 긴장하면서 천천히 작업해야 했는데 흘려넣는 타입은 그런 거 없이 툭 하면 알아서 슉 퍼지니 참 편했습니다.
RG 특유의 수많은 먹선 포인트들 또한 이러한 재미를 배가해주는 요소들이었죠.
다만 이제야 겨우 두 번째 건프라를 만들게 된 거라 아쉬운 점들도 몇 있었습니다.
1. 런너자국 다듬는 실력이 너무나도 미숙해서 부품 파먹은 경우가 많았던 점과
2. 빔사벨 부품은 처음 접해서, 손 부품에 끼우는 돌기를 런너자국으로 착각해 그냥 잘라버려, 손에 쥐어줄 수 있는 빔사벨 부품이 사실상 없어졌다는 점(...)
어쨌든 기체 디자인, 모형 프로포션, 디테일 구현, 기믹 등 어느 곳 하나 빠지는 부분 없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던 키트였습니다.
아, 통짜 프레임을 쓰다 보니 관절이 순식간에 헐거워진다는 점은 아쉽네요.
오른팔은 계속 쳐져서 저게 팔을 쭉 뻗었을 때의 최고 높이입니다 ㅠㅠ
다음 키트로는 오는 23일에 발매되는 풀 메카닉스 비다르로 무등급 입문해 보려 합니다.
-------------- 잡담1 --------------
디 오리진 4권 한정판 샀습니다. 이제 1~3권을 구해야겠군요. 다행히 아직 응몰에 한정판 재고 있네요.
나름 의미있는 장면이 걸린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 잡담2 --------------
저번에 만들었던 듀라한 발바토스는 없는 부품 없는대로 어찌어찌 머리 만들어서 달아줬습니다.
포즈 잡아주면서 갖고놀고 있는데, 이거 자세를 어정쩡하지 않게, 멋지게 잡아주는것도 은근 어렵네요.
뭔가 어색해...
-------------- 잡담 마지막 -------------
가족샷으로 마무으리. 어쩌다 보니 천사와 악마라는 조합이 되어 버렸네요.
잡담 진짜 마지막: 위에서 무등급 비다르 언급했는데, 사실 지금은 HG G셀프 퍼펙트 팩 부품 다듬고 있습니다.
루프스 흰색 마스크가 안보이는거 같은데 잊어버리셨나요?
제 작성글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학교 동아리방에서 부품 다듬다가 마스크 부품 하나를 잃어버렸습니다.
저도 첫 RG는 엑시아였습니다.
영롱한 초록빛의 클리어파츠, 깨알같은 디테일의 GN케이블, 날카로운 뿔 등 정말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