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스키 덕후들의 꿈의 장소 ’하쿠슈 증류소‘ 방문기
지난 7월 말 지옥 같았던 더위 속 하쿠슈 증류소를 다녀오고
한국에 들어와서 한 생각은
‘아 이번 여행 일정도 겁나 꼬였고, 가고 싶던 바도 별로 못갔고.. 좀 아쉽다’
그렇게 2주 정도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추석 연휴에 도쿄행 비행기표가 끊어져 있었습니다.
Day1)
(이… 이꾸욧!!!)
지난 여행에서 일정을 모조리 꼬아버린 입국 심사 대기 때문에
낮 비행기로 갔는데
지난번 게이트 5개만 열어놨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10개 이상 열려 있어
입국 심사가 30분도 안되서 끝났습니다.
지난번에도 좀 그래주지 쯥…
여튼 지난번과 같은 호텔에 묶었는데
방까지 똑같은 방을 줘서 좀 웃긴
이번 첫 끼니는 야키토리 + 에비스맥주
그냥 아무렇게나 들어간 가게이다 보니
그냥 무난무난한 가게였습니다.
오히려 저 에비스 좀 수입해 줬으면 좋겠네 생각만 했네요.
저녁을 먹고 근처의 바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신바시 역과 긴자 거리 사이의 철로 아래 식당가에 위치한
일본소주와 사케를 테마로 한 칵테일을 만드는 바 입니다.
고급 바의 격전지인 긴자와는 한걸음 떨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고급 바들에 비해 꿀리지 않는 곳입니다.
참고로 믹솔로지스트 그룹이라고 계열 바가 근방에 몇군데나 있는 체인점? 같은 곳이지만
일본소주와 사케 테마는 오직 여기뿐
(메뉴판… 오마카세 코스만 찍었고 다른 칵테일 메뉴도 충실)
보통 위스키와 4대 증류주를 메인으로 하는 곳들과는 차이가 있기에
많이 경험해 보라는 의미에서인지 오마카세라는 특이한 메뉴도 있었습니다.
저는 3글라스 코스로 부탁
3글라스 코스로 마시면서 설명을 듣긴 하는데…
사실 잘 몰루…
그렇게 3잔을 다 마시고난 뒤 백바에 보이는 추억의 소주가 한병 있었는데
(오스즈야마 증류소 - 오스즈야마 야마네코 동가마 증류)
2012년 일본 유학을 갔을 때
어디선가 본 만화에서 추천한 소주였던 오스즈야마 야마네코
자취방에서 밤마다 홀짝 홀짝 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도 취급을 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락잔으로 주문
첫 날은 내일을 위해 여기서 마무리 하고 호텔로 돌아가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DAY2)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이번에는 뭐 할까 생각하다
또 증류소나 가보기로 합니다.
일본은 다양한 증류소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대형 위스키 증류소는
산토리와 닛카 두 군데 입니다.
국내에는 닛카가 수입되지 않기 때문에 일본 위스키의 대명사가 산토리 제품이 되어있지만
일본에서는 두 회사의 인지도가 비슷한 수준이죠
닛카의 증류소는 홋카이도의 요이치, 센다이의 미야기쿄 두 곳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미야기쿄 방문을 결정
도쿄에서 센다이까지 1시간 30분을 신칸센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이번에도 아침 5시 기상후 도쿄역으로
아침이다 보니 다들 커피사러 줄을 서 있는
일본인도 우리랑 똑같습니다.
지난번에는 굳이 맥날에서 아침을 사먹고 갔지만
이번에는 에키벤을 이용해 보기로 합니다.
제가 고른건 신슈 명물 산적야키벤토
그냥 닭고기가 죄책감이 덜 들것 같아서?
7시 16분 출발하는 하야부사를 기다립니다.
곧 열차가 들어오는데…
들어오는 열차를 쳐다보니…
저걸 어디서 본것 같다고 생각…
여튼 그런 쓸데없는 생각하며 열차 탑승
그렇게 열차에 탑승해서 바로 도시락을 까먹기 시작
맛은… 노코멘트..
별로 맛 없을거 알면서 왜 에키벤 먹었냐구요?
하야부사를 타고 센다이로 향합니다.
그리고 곧 지나가는
‘그’ 동네도 통과해 갑니다.
정차는 안하고 바로 통과
기차 탑승 하고 1시간 반만에 센다이 도착
처음 신칸센 타고 느낀 점은..
KTX로 부산 가는 거리랑 비슷 할텐데…
시간은 1시간 가까이 차이나네…
하지만 증류소에 가려면 여기가 끝이 아니다!
센다이에서 센잔선으로 환승 후 사쿠나미로 가야합니다.
그 유명한 센다이 대불도 멀리서 나마 보고…
저게 뭐냐면..
(미쳐버린 원근감)
높이 100미터로 유명한 불상…
그렇다고 굳이 시간 내서 가보기도 그래서 패스
40분쯤 걸려 사쿠나미에 도착
근데 이 때 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기 시작합니다.
날씨 어플에서 흐리다고 했는데!!
사쿠나미 역에서 증류소 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
그나마 다행인 점은 토,일,공휴일은 셔틀버스도 운행합니다.
방문한 날은 공휴일이었기에 셔틀로 이동
셔틀에서 내리면 바로 방문객 센터 입구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닛카 위스키의 3대 주력 위스키, 타케츠루, 요이치, 미야기쿄)
(카페식 증류기를 사용해서 나오는 카페그레인, 카페몰트 위스키와 미야기현 한정판매 위스키 다테)
닛카 증류소는 무료투어와 주말이나 공휴일에만 개최하는 세미나를 포함한 유료투어 두종류가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유료 세미나를 포함한 투어를 신청 하였기에
입장권도 다르고 무료 투어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실제 저장고와 발아실이 공개됩니다.
처음은 유료투어 한정 공개라는 발아실을 안내합니다.
(옆의 까만 흙이 피트, 자유롭게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보리를 발아 시켜서 맥아를 만드는 곳인데..
미야기쿄에서는 이미 이 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해외에서 발아된 맥아를 수입한다고 합니다.
그럼 굳이 유료에만 공개할 필요가 있는걸까..?
증류 시설로 이동하면서 보여준 보리를 보관하는 사일로
저 하얀 기둥 하나에 10톤의 보리가 보관되고
풍압을 이용해서 건물간에 이동이 이루어 진다고
맥즙을 만들어 끓이는 장소
그리고 이 뒤로 중앙 관제실과 발효조가 있습니다만…
관제실이 사진 촬영 금지였던지라 그냥 다 통과해버린..
재밌는 이야기가 관제실 모니터에 가끔 금붕어가 표시 되는데
맥즙을 만들때 투입 되는 강물 일부를 금붕어의 수조로 보내는데
물에 문제가 있어 금붕어가 죽으면 바로 가동을 정지하기 위함이라고;;;
다행이 지금까지 금붕어가 자연사 이외의 이유로 죽은 일은 없다고 합니다.
하쿠슈 증류소와는 다르게 증류 구역 까지 투어로 보여주는 관대한(?)닛카
1차 증류를 하는 증류기가 4개, 2차증류를 하는 증류기가 4개로 입구 쪽 4개는 오늘 가동을 안하고 있었지만
안쪽 4개는 가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닛카 증류소에서는 증류기 헤드에 저 장식을 걸어 놓는데
술의 신에게 잘 좀 봐주십쇼 하는 기원을 담아서 걸어놓는 장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료투어에서는 보여주지 않는다는 실제 위스키가 숙성중인 저장고로 이동합니다.
하쿠슈 증류소와는 다르게 바닥에 1단만 쌓아서 숙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스코틀랜드와 비슷한 방식을 고집한 창업자의 의지가 보이는 구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닛카가 아사히 그룹에 팔려가고 난 뒤
새롭게 건설된 숙성고는 하쿠슈와 같은 방식의 숙성고로 지어졌다고 하네요.
이 숙성고에는 유료 이상의 특별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위스키 만드는 모든 과정을 한번씩 손 댄 위스키를 숙성중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 이후로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이걸로 투어는 끝이고
세미나실로 이동
제가 참가한 세미나는 ’집에서 즐기는 하이볼‘세미나
기본적인 하이볼과 과일을 넣어서 만들어 먹는 후르츠 하이볼을 만들어 마십니다.
그렇게 두 잔을 만들어 마시는 걸 끝으로 유료 투어는 종료되었습니다.
증류소 투어만 놓고 보면 하쿠슈 쪽이 좀 더 재미있는 느낌이었습니다만
예약은 무료투어가 있는 미야기쿄 쪽이 훨씬 수월한 편입니다.
대신 무료투어가 아닌 유료투어여야 좀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투어가 끝나면 기프트샵이 있는 곳에서 유료 시음도 가능하기에
기프트샵으로 이동
주말이라 1인당 3잔 20분 시간제한으로 주문이 가능 했고
저는 미야기쿄10년, 닛카프론티어, 요이치 키몰트 피티&솔티 3가지를 구매했습니다.
미야기쿄 10년은 현재 발매되지 않고 있는 위스키라 선택
닛카프론티어는 이번 10월1일에 새로 발매되는 신상품인데 증류소 한정으로 선행 유료시음이 가능해서 선택
요이치 키몰트는 그냥 궁금해서(…)
이렇게 3잔을 홀짝거리다 보니 기프트 샵에서 분위기가 웅성웅성..
증류소 한정 판매 위스키 중에서도
수량 한정, 판매 날짜, 판매 시간 모두 비공개인 ‘닛카 츠루’가 진열된 것입니다.
술 마시다 말고 가서 바로 바구니 담고 결제부터 때린 뒤 다시 돌아와서 술을 마십니다(…)
제가 구매하고 나서 5분 쯤 뒤 품절 나버린
어디서 쓸 운을 쓴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있었으면 좋겠다 한 제품을 구매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증류소 한정 위스키 폭풍 구매(…)
미야기쿄 키몰트 3종, 그레인 위스키, 애플브랜디 히로사키, 증류소 한정 블렌디드 위스키
아마 제 인생에서 두번 올 일은 없을 장소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두 구매하는 걸로 했습니다.
이렇게 두번째 위스키 증류소 탐방을 끝내고
센다이 시내로 돌아가게 됩니다.
-2부에서 계속-
Ps.
질 : 주류 면세가 2병인데 다 어떻게 가지고 올라고?
답 : 2병은 직접 가지고 오면서 초과분은 세관에서 자진 납세
나머지 5병은 다음달에 회사 사람과 한국에 놀러오는 일본 친구한테 보내서 가지고 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대신에 한병은 조공으로 바침
잘봤습니다 추천
주지육림!
니카 위스키 영롱하네요! 멋진 여행부럽습니다~
센다이에 니카 위스키에 사쿠나미라니...! 제대로 즐기고 오셨군요!
다께스루 맛있긴함. 12년 , 21년 전부 만족하면서 마심. 물론 일본 위스키 가격 거품이 끼기 전에 ㅜ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ㅎㅎ
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ㅠㅠ
저 2주전에 미야키교 갔을때는 츠루 2시간 넘게 계속 진열되어 있었는데 시기가 좋았네요
경쟁률 치열한 야마자키 증류소 유료투어 보단 하큐슈가 더 가능성이 있어보이는군요. 이제 계속해서 신청 해봐야겠습니다. ^^
입국시 세관에 자진 신고하면 세금 얼마나 나오나요? 위스키는 120%라고 들었는데요. ^^
155%입니다
155% 쎄네요 ㅎㅎㅎ
저도 9월초에 요이치 증류소를 다녀왔는데요. 요이치 증류소는 상당히 컨츄리하네요. 하큐슈나 미야키코 증류소는 현대식 시설로 중무장 했네요. ㅎㅎ
츠루 축하드립니다~ 저는 삿포로 요이치증류소 가서 구했는데~ 미야기쿄 증류소도 너무 좋네요 ㅎㅎ 요이치증류소에서 박물관에서만 3시간정도 있었던거 같은데 다케츠루 대단하신 분이더라구요 ㅎㅎ 좋은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