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찌로(7호)를 보내고 더이상 고양이를 줍지 않겠다 다짐했습니다.
매일 다니는 출퇴근길... 저는 밥도 집으로 먹으러 가기 때문에 왕복 두번을 합니다.
그제 아침에 아기고양이들 울음 소리가 들렸지만 출근 시간 땜에 그냥 지나갔습니다.
점심 먹으러 가는길에도 울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아기일지 몰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무실 들어가는 길에 츄르 하나 챙겨 갔습니다.
너무나 작은 아기들이었습니다...
애들 상태는 깨끗해 보여 어미가 있지 않을까 추측했습니다.
주변에서 공사하고 있었는데 공사장 아저씨가 탈출한 두마리 데려다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옆에 제가 찾은 한마리... (아래 사진은 혐오 스러울수 있습니다....)
파리가 항문 주변에 알을 엄청 깟더군요.
20분 정도 고민한거 같아요.
여자친구랑 몇주전에 헤어졌지만 연락했습니다. (둘이 같이 고양이 구조를 많이하고 분양보냄...)
고민 해보라고 하더군요. 살수 있을것 같은 애면 병원 데려가자고
몇번 더 고민하다 데려왔습니다. (지옥의 시작.....)
구더기며 배변이며 냄새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막상 잡아 오니 엄청 울고 움직입니다.
퇴근하고 바로 병원 데려갔습니다. 기운도 없고 상태가 안좋아 보여 응급처치 들어갔고 (응급 할 필요 없었는데 ㅜㅜ)
응급동의서 작성하다가 실수한게 검사동의란에 체크 하긴 했지만 범백검사 빼달라고 했어야 했는데 통으로 검사하는거였나봐요.
결국 음성 나왔고 너무 애기라서 피검사는 불가, 구더기랑 알 전부 제거하고 한쪽 눈 고름져서 딱지 제거하고 그랬습니다.
엑스레이 찍어보니 고관절 한쪽이 부러졌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작아서 100% 확신은 안하셨는데 좀 더 크면 한번 더 검사해보자고 하셨고
다리가 다 움직이길래 오진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네발로 걷지 못하고 바닥에 기어다니는게 골절이 확실한거 같아요)
본인도 힘든지 엄청 울어요... 밥도 거의 안먹을려고 하고 억지로 조금씩 먹이고 있습니다.
이제 막 눈 뜬거 같고 2주 가량 된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나머지 4마리가 계속 신경 쓰이더군요.
새벽에 가보고, 출퇴근, 점심시간, 계속 확인했습니다. 어미가 확실히 없더군요. 36시간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구조한 팔호에게 붙어 있던 파리들이 꼬이는지 다른 애들 등에 알을 좀 까더군요....
이런거 상의할 사람이 없어 또 전 여자친구한테 연락했습니다.
저한테 애들 전부 케어할수 있고 병원비 충당할수 있겠냐고 충고 하더군요.
자기 주변 직원한테 물어 봤는데 한마리 봐준다고 하더니 취소 했습니다.
야밤에 다시 같이 찾아가 4마리 중 파리알이 없는 한마리만 구조 했습니다.
가장 건강한 애까지 두마리를 구조해야 하나 엄청 고민했는데 파리알이 꽤 붙어 있어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형제들과 붙어 있다가 떨어져서 그런지 엄청 울더라구요.
제가 계속 찾아 갔을때만 해도 3마리는 저 보고 계속 우는데 얘는 구석에서 꼼짝을 안했습니다.
부랴부랴 집에 데려와서 정리하고 두마리는 따로 분리해서 지금 데리고 있습니다.
턱에 상처 말곤 몸 상태가 좋은지 밥 주니 엄청 잘 먹고 박스 안에 넣어 두면 넘어 옵니다.
갑자기 혼자가 되서 그런지 하루종일 울다가 자더군요. (저 땜에 어머님이 잠을 못주무셔서 너무 죄송합니다)
2주 밖에 안된 애들이라 분유 먹이고 배변 유도 하고 핫팩으로 온도 맞춰주고 할게 너무 많아 잠을 못잡니다... 출근도 힘들고 점심 시간도 없네요.
너무 미친짓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전까지 구조한 가장 작은 냥이가 1~2개월 가량이었고 아파서 밥 못먹을때만 직접 밥을 먹였고 회복되고는 알아서 밥 잘 먹었는데
얘들은 무조건 끼니마다 제가 챙겨야 하니 오늘도 몇시간 잤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처음 구조한 냥이인데 고관절이 부러져서 혼자서 아무것도 못할거 생각하니 분양도 불가능한거 아닌가 싶네요.
여태껏 전부 완치후에 분양 보내서 잘 갈수 있었는데 너무 걱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차라리 팔호는 그냥두고 나머지 4마리를 구조 했다면 오히려 더 잘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시간적 여유와 금전적 여유가 있으면 모두 구조해서 건강하게 만들어 보고 싶지만 현실은 녹녹치가 않네요.
고양이 구조는 잘한것일까? 나머지는 죽도록 내버려 둔건 잘못한걸까?
지금 스트레스로 10일만에 5키로 빠진 상태인데 고양이 때문에 체중이 더 빠져서 소멸하게 생겼습니다...
에공 고생이 많으십니다 어쩌겠습니까? 눈앞에 나타난걸 .. 타 캣맘들에 비해 해오신일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어떤 결정을 하시던 존중하며 힘내십시요 쪽지 주시면 약소하게나마 지원해드리고싶습니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모두 구하지 못한게 너무 아쉽지만..개인시간은 못내지만 두마리까진 잠안자고 밥시간 줄여서 케어가 어느정도 되네요. 아직까진 외부 지원은 없어도 될거 같습니다. 말씀만으로도 충분히 지원 받았습니다. 팔호가 나중에 고관절 수술해야 한다면 그때 생각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두다리가 부러진 애를 주워다 케어한 경험이 있어서 얼마나 고단한지 잘압니다 지금은 잘 지내고있고 그때 당시 도움주신분들이 계셔서 저도 조금이나마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수술 잡으시면 꼭 연락 주세요 ㅎㅎ
선한 마음으로 하신일들은 언젠가 나에게 몇갑절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분명 복많이 받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 어제 밤부터 둘이 붙여 줘봤는데 다행히 새벽에 안울었네요
어미가 유기한건가요? 저도 여름에 어미로부터 유기된 갓 태어난 고양이 줏은 적 있는데, 고양이도 막장스러운 놈들 참 많은거 같애요.
100% 확신은 못하겠습니다만 수십시간이 지나도 어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어미가 죽었을수도 있고, 바로 옆에서 건물 철거 하느라 어미고양이가 다쳐서 못올수도 있고, 제가 구조한 팔호가 병약해진걸 보고 버렸을수도 있겠네요.
전에 7호가 건강히 뛰어다니는 영상을 봤는데, 다른데로 입양갔나요?? 아니면 어떻게 되었나요??
찌로(7호)는 좋은분께 분양되었습니다 :) 이미 한마리 키우고 계신분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