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토리가 아니고 야키톤입니다
도쿄에서 먹고 놀고 마시기... 오늘은 조금 이른 저녁시간부터 술을 한 잔 하고 시작하기 위해 우에노 근처로 향했습니다.
가게 이름은 야리키(Yariki). 예전에 글로 쓴 낮술의 성지 아메요코 시장 근처에 위치한 집입니다.
참고로 이 근처 술집들은 이렇게 가게+야장 형식으로 영업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담배 OK인 '키츠엔' 술집들이 아직도 다수에요.
야리키는 야키토리로 알려진 닭꼬치가 아닌, 돼지고기 꼬치를 의미하는 야키톤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집입니다.
그래서인지 간판에도 돼지가 꼬치를 들고 있죠.
치킨집에서 닭이 자기 다리 들고 있는 거랑 비슷한 겁니다.
가게 내부는 대충 이런 분위기입니다.
자연스럽게 식탁에는 재떨이가 놓여 있는데, 이제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죠.
뭔가 벽에 메뉴가 마구 붙어 있는데, 걱정하실 건 없어요
앉으면 이렇게 사진이 포함된 메뉴판을 줍니다.
영어 메뉴판을 열심히 해석하고 있는데... 점원이 저를 몇 번 바라보더니 '코리안?' 하고 묻습니다.
일본 식당에서 점원이 이렇게 물어보는 건 99% 확률로...
한국어 메뉴판을 갖다주기 위함입니다.
참고로 나머지 1%는 혐한을 위한 물음인데, 저는 다행히 그런 경험은 아직까진 없었네요.
시장스시 와사비 테러나, 쓰시마 일부 식당들의 한국인 거부 사례 같은 거 말이죠.
대부분은 한국인이라고 답하면 활짝 웃으며 한국어 메뉴판을 꺼내주니, 여행하기 참 좋습니다
제가 시킨 메뉴들입니다.
기억 못할까봐 사진에 동그라미를 쳐 놨죠.
삼겹살, 돼지 대장, 돼지 내장 주변 지방, 돼지 횡격막, 그리고 기름진 대장이라고 쓰여 있는 부위입니다.
사실 저 돼지 젖(유통)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재료가 들어오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대충 보시면 감이 오시겠지만, 일반적인 돼지고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돼지부속에 해당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목젖(울대), 돼지꼬리, 비장, 간, 심장(염통), 혀, 머리......
사실 저런 부분들이 맛있는 것이죠.
밑손질만 잘 한다면...
아쉽게도 아래 깔려있는 나머지 종이는 번역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필기체로 마구 쓰여 있어서 번역기도 잘 못 읽는 상황...
하지만 괜찮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좋은 방법이 있거든요.
사진을 찍은 후 AI에게 번역을 맡기면 이처럼 깔끔하게 표로 정리해 주십니다.
저는 구글 재미나이 무료 버전을 쓰는데, 웬만한 필기체 메뉴판도 쫙 번역해주니 참 좋아요.
시킬 때도 한국어 발음대로 읽어서 주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이제 외국 여행할 때 메뉴판 앞에서 울먹이는 일은 없을 겁니다.
벽에 붙어 있는 메뉴들도 아까 번역한 것과 대동소이합니다.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 찍어서 AI에게 맡겨보기.
일단 맥주가 한 잔 나왔고...
스피드 메뉴로 내장조림이 먼저 나왔습니다.
돼지고기 야키톤 전문점이지만, 이건 소고기 부위 졸임입니다.
오사카 쿠시카츠 집에서 먹는 도테야키랑 비슷한 맛이에요.
저는 이런 거 발견하면 항상 시키고 보는 병에 걸려서, 도저히 안 시키고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제가 주문한 꼬치들이 구워지고 있습니다.
점원분들이 죄다 레게머리를 하고 있는 것이 독특했어요.
가게 규칙인가...?
주문한 꼬치가 나왔습니다.
내장 메뉴들이라 타래구이로 나오더군요. 이 부위들도 소금구이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왼쪽이 기름진 대장이라 표시된 부위, 오른쪽이 횡격막(갈매기살)
왼쪽이 내장 주변 지방이라 쓰인 부위, 오른쪽이 대장입니다.
일단 한국에서는 은근히 하드코어한 음식으로 여겨지는 돼지 부속부위들이지만
여기서는 상당히 깔끔하게 잘 손질했습니다.
일부 부위는 기름기가 많지만, 워낙 그런 부위 좋아하고 찾아먹는지라 좋았네요.
하나하나 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삼겹살은 소금구이로 따로 나왔습니다.
나오자마자 한 입 먹고 찍어서 위에가 잘렸네요 ㅋㅋㅋ
기름기 많은 삼겹살을 좋아하는데, 기름기를 상당수 떼낸건지 좀 퍽퍽했습니다.
여기선 부속부위 위주로 먹는 걸로....
그렇게 혼술을 즐기다 화장실에 갔는데, 이상한 문구들이 붙어 있습니다.
"인생에도 스포일러가 있으면 좋을텐데" 라던가
"가게 BGM은 꽤 엄선했습니다" 같은 문구들이요.
너는 그리 길지 않다, 앉아
원피스 의무교육
대체 이 가게... 정체가 뭘까요
추가로 우롱하이를 하나 시키고
구운 주먹밥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사실 저는 구운 주먹밥을 보면 시켜야만 하는 병에 걸렸습니다.
이런 집들의 구운 주먹밥 대부분은 냉동제품일 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어요
뭔가 이상한 포스터도 있네요.
아무튼, 야키토리와는 차별화된 야키톤은 꽤 맛있었습니다.
모란시장 돼지부속 가게에서나 볼 법한 부위들을 꼬치에 꿰어 타래를 발라 구우니, 육즙이 넘치는 매력적인 부위가 되네요.
개인적으로 모란시장 부속구이집도 양념 입혀 구우면 훨씬 맛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지만
거기는 사람들 빨리 회전시키는 게 중요하니 굳이 그렇게까진 안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