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으며, 그러기에 언제나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우리를 설레이게 만들죠."
그렇지만 이토록 예상 밖의 일이 내게 일어날 줄은 몰랐다.
나는 어릴 적부터 여러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어떤 것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었고,
어떤 것은 온전한 나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잘 버텨왔고, 요즘은 무료한 평화를 짧게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처럼, 태풍이 오기 전이 가장 고요한 법이었다.
뇌mri와 암
이 두 단어가 내 인생을 침범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토록 죽음을 꿈꿨을 때에는 악착같이 살려놨더니,
꿈을 꾸기 시작하자 운명이 내 삶을 가져갈려고 한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처음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욕심이 생겼는데,
항상 꿈에만 그리던 일들을 시작하기로 힘겹게 마음 먹었는데,
웃음이 나온다.
초점을 잃은 채 공허함만이 담긴 눈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흘러내리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세상을 바라만 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