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 해골 동인지
이전까지 미도리야는 자신이 과분한 힘을 받았다고,
약간 자기 비하를 했었는데 우라라카는 미도리야를 긍정하고 존경하며 미도리야로 하여금 스스로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게 해준 인물임.
그리고 우라라카도 다른 여자가 미도리야와 엮일 때마다 남몰래 마음고생을 함.
(범인은 사걸고 여학생으로 변장한 토가)
더욱이, 미도리야가 에리의 존재와 개성을 긍정해준 것처럼,
자신도 단순히 짝사랑을 하는 것만 아니라 우라라카도 미도리야의 꿈을 지지했음.
그리고 미도리야를 통해 자신만의 히어로상을 만들어감.
가면허 시험 때도 미도리야가 꿈에 매진할 수 있게 자기 마음을 잠시 접어둘 정도.
따라서 최종결전에서 미도리야를 좋아하고 그 꿈을 지지하기에 히미코를 상대로 분투한 것.
최종결전 이후 약간의 PTSD 증세에 시달렸지만,
429화에 둔감한 미도리야가 드디어 우라라카의 마음을 알아채고 고백해는 듯한 말을 해주고,
덕분에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음.
이렇게 오랜 짝사랑이 드디어 이뤄지는건가 했는데,
430화에서 미도리야가 힘과 꿈을 잃음.
결말 이후 범람하는 음해밈처럼, "우라라카가 꿈에 정진하는 미도리야를 좋아했는데, 힘이 없다고 히어로의 꿈을 포기해버리는 미도리야의 모습에 우라라카가 실망해서 미도리야를 떠났다"는 이야기는 말이 안 됌.
작중에서 미도리야는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이 힘을 잃고 꿈을 포기한 게 아니라, 세상을 구한 대가로 힘과 꿈을 잃은 것임.
(세상을 구한 것 말고도, 토도로키 쇼토, 이이다 텐야, 코다, 에리, 젠틀, 나강 등 절망에서 구원한 사람들이 수두룩 함.)
미도리야는 분명히 히어로다운 인물이고 구원받을 자격이 있는 인물임.
A반이나 우라라카를 비롯한 주위 사람이라면 이런 미도리야를 안타깝게 여기지, 실망하거나 경멸하면 배은망덕 그 자체임.
(그리고 A반이 슈트 제작 비용을 모금한 것을 보면, 실망하기는커녕 미도리야의 복귀를 열렬히 바라고 있음.)
오히려, 히로인이 주인공을 격려해서 재기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해야하는 시점인데:
바쿠고에게 그 자리를 뺐김.
남친을 금태양에게 네토라레 당한 우라라카...
단순한 밈이 아니라 정말로 서사적 위치를 강탈당했음.
이 때문에 우라라카는 주인공의 옆자리를 바쿠고에게 뺐긴 것도 모자라서, 온갖 음해밈에 시달림.
사실 작가가 결말에서 바쿠고의 구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다른 등장인물들을 모두 바보로 만듬.
미도리야를 몸이 부셔져라 세상을 구하고도 작품 안팎으로 바보로 만들어버리고,
다른 등장인물, 특히 네즈와 올마이트 그리고 호크스 같이 미도리야를 지원해줄 수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무신경한 싸이코로 만들었으며,
우라라카를 포함한 A반 전체도 무개성이면 손절하는 인간들로 만들어버림.
사실상 결말은 바쿠고의 구원을 더 극적으로 만든답시고 미도리야의 처지를 최대한 비참하게 만들어버린 것.
다른 인물들은 누구도 미도리야를 신경쓰지 않는 배은망덕한 종자로 만들고.
심지어 A반 전체가 와서 미도리야의 복귀를 축하해줄 수도 있던 장면을 바쿠고가 올마이트를 통해 슈트를 던져는 것으로 끝남.
그것도 데이터 수집 명목으로.
덕분에 팬들은 이 시점에서 아무런 감동을 못 느끼고, 황당함만 내리 받음.
이 쯤되면 작가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나 의심스러울 정도.
마지막장에서조차 우라라카는 능멸당하는데,
(다른 애들은 앞만 바라고 있는 와중에) 우라라카는 미도리야만 봐라보고 있지만,
미도리야는 우라라카에게 눈길 한 번 주지도 않음.
심지어 미도리야 곁은 평소에 미도리야와 친한 남자애들인 쇼토와 이이다, 미네타가 차지하고,
우라라카는 바쿠고에게 가로막혔음.
작가가 자신이 만든 주인공이자 꺽이지 않는 히어로인 미도리야의 서사를 능멸한 것처럼,
우라라카 또한 미도리야를 사랑하는 서사가 부정당하며 능멸당한 거나 마찬가지임.
결말에서 작가가 사랑을 상징하는 우라라카의 서사를 망친 것을 보면,
정말로 작가에게는 인간과 작가의 마음이 없는 것 같음.
나도 전에 작가의 감성이 남과 괴리되었다고 글을 쓴 적이 있음: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7999875
그리고 나만 아니라 작가의 친구관을 지적하는 글도 많더라
작가의 친구관에 대한 지적: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8120879
히어물에 대한 몰이해에 대한 지적: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8012931
주인공 대신 빌런에 대한 이입한 것에 대한 지적: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8006453
우라라카는 분명히 미도리야를 좋아했고, 429화에서 미도리야가 고백하는 것 같은 연출도 넣었고,
일러스트마다 미도리야와 우라라카가 서로 붙어있는 묘사를 했음.
만약 작가가 "미도리야는 우라라카를 친구로만 여겼지 이성으로 좋아한 적이 없었다는 반전이었다", "둘의 결말은 열린 결말이다"하면 연애 빌드업을 깨면,
쳐맞아야함.
찰리 채플린의 명작: 시티 라이트
열린 결말을 만들려면, 열린 결말을 위한 빌드업이 필요.
열린 결말로 유명한 영화 "시티 라이트"가 좋은 예.
영화 내내가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빌드업과 이루어질 수 없다는 빌드업을 동시에 함.
따라서, 관객은 영화를 보고 각자 나름대로의 이유로 결말을 상상할 수 있음.
이의 반례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 나오는 아밀린 홀도에 대한 반전임.
영화에서는 아밀린 홀도가 배신자라는 빌드업만 내리 쌓고, 반전에 대한 힌트는 전혀 주지도 않았음.
따라서, 나중에 홀도가 무고하다는 반전이 나와도 관객들이 감탄하기는커녕 기만당한 기분만 들음.
미도리야를 향한 우라라카의 짝사랑은 우라라카의 서사 그 자체임.
그런데 결말에서 우라라카의 서사가 그냥 생략된 것.
그리고 안 그래도 원래 바쿠고를 편애하던 작가가 우라라카의 서사적 위치마저 바쿠고에게 넘긴 것임.
그야말로 독자를 기만하고 우라라카를 우롱한 것.
작가가 빌드업을 했으면 그걸 수습해야함.
보자기를 풀었으면 수습해야지.
"그런데 작가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보자기를 흙탕물에 버렸음."
그나마 429화까지는 빌드업을 잘 마무리하는 것 같았음: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7115317
그런데 작가가 한 짓은
"429화에서 모든 빌드업을 완수했으니,
430화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
미도리야와 바쿠고 엔딩으로 가자!"
꼴임.
당연하지만 서사를 잘 마무리했으면 그걸 유지해야함.
그걸 막판에 비틀면 그건 독자는 배신하고, 자기 작품을 유기하는 꼴임.
결론:
히로아카 팬으로서 내 소원은 미도리야와 우라라카와의 관계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거.
그렇게 빌드업을 했으면 끝을 맺었어야지.
부디 단행본의 추가 장면에서 이를 보여주기를.
그 전까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진정한 결말:
상단의 이미지를 캡쳐해온 원본 글 링크: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7154147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715271
내용을 좀 보충해서 재업했습니다.
우라라카의 마지막 2화에 대한 작가가 그린걸 보면, 히로인? 이정도까지 묘사하면 되겠지? 하고 마지막화 앞을 그리고 마지막 화에선 그냥 자기 하고 싶은거 해야지. 하고 그렸단 느낌이 쎄함
제가 길게 쓴 걸 잘 요약해주셨네요.